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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의 1월 수출 및 제조업 지수 부진을 감안하면, 경기둔화에 대처하기 위한 중국 정책당국의 움직임이 예상된다. 특히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8%를 기록한 가운데, 생산자물가 상승률의 마이너스 폭이 확대되면서 디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중국정부는 비효율을 제어하기 위해 시장화를 도입 및 확대하는 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내민간자본 형성을 위한 유동성 보강과 해외자본 유입이 필요하다. 하지만 통화증가율은 목표치를 하회 중이며, 지난 해부터 자본수지는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해외자본 유출 및 중국의 해외투자 활성화로 인해 순유출로 전환되었다.
더욱이 해외자본 유출규모는 최근 위안화 환율 약세에서 나타나듯 확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시중 유동성 환경을 개선하고, 경제성장에 대한 기대를 회복시켜 해외자본을 유입하려 할 것이다. 특히 하반기 FED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를 염두에 둘 경우, 인민은행의 금융완화정책은 상반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다만 유념할 점은 인민은행이 전면적인 금융완화 시그널을 주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민은행은 상대적으로 이목을 덜 끄는 예대율 조정을 선택한 후, 단기 유동성지원창구의 전국 확대를 단행하고 재대출 및 재할인을 비롯해 다양한 맞춤형 유동성조절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중국정부가 전면적인 유동성 확대에 따른 비효율(투기자금의 급격한 유출입, 부동산 과열, 과잉설비 확대) 발생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고 소비지출로의 경제 성장동력 이동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중국 정부의 금융완화 및 경기부양책의 발표는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에서 소재/산업재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중국 정부 및 인민은행의 경기부양책 및 유동성 확대조치는 점진적일 것이고 성장동력은 소비지출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미국 1월 소매판매 부진의 시사점 = 성장주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전망
스위스 중앙은행, 덴마크 중앙은행에 이어 스웨덴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1%로 인하하면서, 마이너스 기준금리 국가 대열에 합류했다. 또한 5년물 국채까지를 매입대상으로 100억 스웨덴 크로나 규모의 양적완화 조치를 발표했다. 디플레이션 리스크 및 자국 통화 강세압력에 대응하고자 하는 중앙은행들의 행보들은 자국뿐만 아니라 주요국 국채금리의 마이너스권 진입 압력을 높이는 파급효과를 낳고 있다. 예를 들어 기존 덴마크 예금자 혹은 국채 보유자의 경우, 독일 분트채를 -0.75%의 금리수준까지 매입할 유인이 존재한다. 이와 같은 움직임들은 상대적으로 금리 매력이 있는 미 국채로 확대될 것이다. 지난 12일 진행된 10년물 국채 공매에서 외국인 응찰률이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는 사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 국채 매입에 나서고 있다는 신호이다.
유동성 측면 이외에도 펀더멘털 측면에서도 미 국채 금리는 안정화 현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1월 소매판매의 부진은 FED의 인내심을 지속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 1월 소매판매는 휘발요를 제외할 경우, 전월대비 보합에 그쳤다. 즉,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최근 임금 상승을 감안하면, 이는 가계의 소비성향 감소와 저축률 상승을 시사한다. 이와 같은 결과는 가계의 최대지출 부문인 임대료의 상승 영향으로 판단된다. 미국 주택 판매가격은 고점이었던 2007년 6월대비 -21.7%를 기록 중인 반면, 임대료는 동기간 15.2% 상승했다. 특히 자가 주택 수는 금융위기 이후 여전히 감소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한 반면, 임대 주택 수는 사상 최대규모를 계속 경신하며 자가 주택 수의 54.2% 수준에 육박한 상황이다. 결국 임대료 급등에 따른 부담이 나타나기 시작한 소비지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해서는 고용시장의 회복뿐만 아니라 주택시장에서 실질적인 구입수요가 자극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장기 모기지 금리의 안정과 주택가격의 안정적 상승세는 이에 대한 필요조건이다.
글로벌 유동성의 보강 흐름과 FED의 조기금리 인상 우려가 완화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외국인 수급상황이 다소나마 개선되면서 반등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다만 KOSPI보다는 유동성 환경에 민감한 KOSDAQ 시장의 상대적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또한 경기 회복이 아닌 유동성 보강에 따른 할인율의 하락이 주요한 동력으로 작용하면서 가치주보다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받는 성장주의 강세가 뚜렷할 전망이다. 가치주 영역에서는 경기싸이클보다는 신제품 싸이클에 민감한 IT와 국제유가 하락의 수혜가 예상되는 유틸리티 업종이 투자 유망하다는 판단이다.
안도감과 위험자산 선호
설 연휴 동안 전개된 글로벌 증시 환경은 우호적이었다.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 회의에서 그리스와 유럽 채권단은 구제금융 4개월 연장에 합의했다. EU 집행위원회와 ECB, IMF으로 구성된 채권단 트로이카는 그리스가 새로 제출한 개혁 정책의 이행 여부를 실사하고서 4월 말에 구제금융 분할지원금과 그리스 국채보유에 따른 투자이익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그리스는 6월 말까지 EFSF 펀드를 이용해 은행권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합의의 결과 그리스는 재정수지 목표와 경제회복, 금융 안정 등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정책의 변경을 자제하기로 했다.
다만 트로이카가 전 정부와 합의한 올해 기조재정수지 흑자 규모를 GDP의 3% 수준으로 달성한다는 목표는 낮출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유로그룹은 EFSF가 제공하는 펀드는 시중은행의 자본 확충에만 쓰도록 제한해 정부가 이를 재정에 이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리스로서는 긴축안을 채권단이 아닌 스스로 정할 수 있다는 명분을, 독일을 중심으로 하는 유로존 집행위는 그리스의 긴축안을 채권단이 심사한다는 명분을 확보하며 서로가 원하지 않았던 파국을 피해간 것이다. 예정된 Happy Ending의 성격이 컸지만, 뉴욕증시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위험자산 선호가 강화되는 모습이었다.
한편, 글로벌 금융시장은 옐런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시그널을 줄 것인지에 대해서 주목하겠지만, 그러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근 1월 FOMC 의사록을 통해서 FED 내 다수가 성급한 긴축이 경기회복을 훼손할 수 있으며, Forward Guidance인 ‘인내심’ 문구를 삭제할 경우, 금융시장이 과민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나타난 사실은 FED의 긴축은 QE와 달리 전격적이거나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과열 위험을 주장한 위원들은 일부에 그쳤다.
결국 옐런 의장은 증언은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통화정책 운용이라는 원론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다. 이후 발표될 4/4분기 GDP 수정치가 당초 2.6%에서 달러 강세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확대로의 영향으로 2.1%로 하향조정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FED의 조기금리 인상 우려는 더욱 완화될 것이다.
S&P 500 업종별 시총비중의 변화와 시사점
Price와 Quantity 측면의 제약이 없는 산업이 부각 중 = 미국 철강노조 산하 석유노조의 파업이 4주째로 접어들고 있다. 이번 파업은 1980년 이후 35년 만에 최대 규모다. 현재 파업에 휘말린 회사는 셸을 포함해 테로소, BP, 모티바 등 모두 15곳으로 늘어났다.
이로써 미국 내 전체 정제 능력이 2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산되고 있지만, 국제유가의 반등세는 좀처럼 강화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국제유가와 관련된 공급과잉 우려가 장기적 관점에 기인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자본집약적인 산업의 특성과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석유업체들의 부채규모가 6조 달러로 확대된 상황을 감안하면, 원유시장의 공급과잉이 빠르게 해소되고 국제유가가 가파른 반등세를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최근 미국의 Rig 수 감소가 나타나고 있지만, 사우디의 증산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현재 미국의 Rig 감소규모 정도로 사우디와 미국의 치킨 게임이 종료되고, 암묵적인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해 보인다. 현재상황은 1986년 원유시장과 매우 흡사한데, 당시 Rig 수는 75% 이상 감소했고, 결국 정치적 협상을 통해 유가 급락이 마무리되었다. 즉 치킨게임은 승자와 패자를 뚜렷이 나눌 때까지 진행될 것이며, 석유업계에 대한 자금압박은 국제유가 하락압력으로 작용할 것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편 국제유가의 반등을 위해서는 공급축소가 불가피하기에, 상당기간 동안 글로벌리 원유산업의 신규 설비투자가 제한될 전망이다. 이는 글로벌 경기회복세가 진행되더라도 원유산업의 실적은 P 뿐만 아니라 Q 측면에서도 개선여지가 적다는 의미한다. 즉 미국 채굴 및 탐사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S&P 500 에너지 업종 시총비중에 선행하고 있음에서 나타나듯, 설비투자의 위축은 장기 성장성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기타 업종으로 이동시킬 것이다. 최근 미국증시에서는 에너지 업종의 시총비중이 감소하는 과정에서, IT/헬스케어 업종의 시총비중이 상승하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금융시장의 초점은 향후 성장성 우려(Q)가 없고, 디플레이션 압력(P)에서 자유로운 업종들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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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16 12: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