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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말레이시아에서 금융불안이 심화하고 있어 한국도 장단기 외화차입이나 스왑, 외환시장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말레이시아 금융불안 조짐 및 시사점’이란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의 크레딧디폴트스왑(CDS) 프리미엄은 작년말 106bp(1bp=0.01%)에서 최근 136bp로 30bp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1~3bp 상승하는 데 그친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 비해 훨씬 큰폭으로 오른 것이다. CDS는 부도가 발생해 채권이나 대출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신용파생상품으로 프리미엄이 높을수록 부도 위험이 높음을 의미한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작년 4분기 이후 유가급락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와 국영 개발은행(1MDB)의 디폴트 우려 등으로 작년 9월말 대비 7.92% 하락했다. 이는 아시아 통화 중 가장 크게 떨어진 것으로 말레이시아의 금융불안을 반영하고 있다.
보고서는 단기외채증가, 외환보유액감소, 경상수지 악화, 외국인 채권자금 이탈로 대외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말레이시아 단기외채는 지난 2009년말 485억달러에서 2012년말 927억달러, 지난해말 1032억달러로 최근 5년간 2.4배 급증했다. 반면 경상수지 악화 등으로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9월 1273억달러에서 올 2월 1105억달러로 줄어들었다. 경상수지 흑자는 유가급락으로 크게 줄어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율이 2009년말 15.5%에서 작년말 4.6%로 급락했다.
이에 따라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2009년 3월 50%에서 2012년말 66%, 작년말 89%로 급증추세를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 89%는 한국의 31.7%, 태국의 38.8%, 필리핀의 13.0%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총외채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율도 48.4%로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말레이시아의 경제상황이 악화되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말레이시아 채권 기피현상이 심화되면서 투자자금도 이탈하고 있다. 작년 5월 728억달러에 달했던 외국인들의 말레이시아 링깃채권 보유액은 올 2월 563억달러로 165억달러(-22.7%) 급감했다.
보고서는 말레이시아의 각종 금융지표 악화가 대외건전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으로 단기간내 개선될 가능성이 적으며, 이것이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과 맞물려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미 금리인상을 앞우고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시아 역내국가의 대외건전성 문제가 부각될 경우 한국도 장단기 외화차입 및 스왑, 외환시장에 직ㆍ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의 ‘말레이시아 금융불안 조짐 및 시사점’ 분석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말레이시아 금융 현황
말레이시아 CDS(136bp)가 작년 12월 이미 태국, 필리핀 수준을 넘어선 데 이어 금년 들어서는 인도에 근접하고 있다.(태국 102bp, 필리핀 91bp, 인도 148bp)
CDS 급등 = 금년들어 전반적인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여타 아시아 국가들과 달리 말레이시아 CDS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말레이시아 CDS는 작년말 106bp→3/17일 136bp로 30bp(28.3%) 상승했으나 태국 +3bp(102→105bp), 인도네시아 +1bp(157→158bp), 필리핀 +1bp(90→91bp) 등은 대체로 보합수준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중국은 소폭 상승했다.
링깃화 약세 심화 = 작년 4분기 이후 유가급락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와 국영 1MDB의 디폴트 우려 등으로 링깃화는 아시아 통화 중 가장 큰 폭 약세를 보였다.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작년 9월말 대비 7.92% 약세를 보였다. 외환보유액도 작년 9월 $1,273억→2월 $1,105억으로 5개월간 13.2% 감소했다.
배경 = 말레이시아 CDS·환율은 작년말 국영 1MDB의 대출상환 실패로 상승하여 ①단기외채증가 ②외환보유액감소 ③경상수지악화 ④외국인 채권자금 이탈이 대외건전성 우려로 이어지면서 상승폭이 확대됐다.
단기외채급증·외환보유액감소 = 말레이시아 단기외채는 ’09년말 $485억→’12년말 $927억→’14년말 $1,032억으로 최근 5년간 2.4배 급증했다. 단기외채증가와 외환보유액감소로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은 ’09년 3월 50%→ ’12년말 66%→ ’14년말 89%로 급증했다. Fitch는 외환보유액과 단기 외채가 동일한 수준(100%)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13년 5월 $1,414억을 고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15년 2월에는 $1,105억 수준을 보였다.(고점대비 -21.9%) 단기해외차입이 빠르게 증가하는 한편 외환보유액은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어 대외여건 악화 지속시 링깃화 급락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 증대되고 있다.(Worst case starts to look like base case, BNP Paribas)
단기외채는 은행 $400억(39%), 비은행 $210억(20%), 외국인보유 단기채 $170억(17%), 비거주자예금 $250억(24%) 등으로 구성된다. 주변국 대비 높은 단기외채 관련비율: 말레이시아의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비율 89%는 여타 亞 국가대비 크게 높으며 증가 속도도 빠른 편이다.
경상수지 악화 = 작년 하반기 이후 유가급락 영향으로 말레이시아의 경상수지 흑자는 3분기 연속 감소했다. GDP대비 경상수지비율도 ’09년말 15.5%에서 ’14년말 4.6%로 급감했다. 말레이시아의 경상수지흑자는 ’14.1분기 $61억→ 2분기 $50억→ 3분기 $23억→ 4분기 $17억으로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링깃화 약세는 유가하락(원유, 가스 수출이 총수출의 22%) 및 중국 경기부진 등에 기인하고 있다. 금년에도 미 금리인상과 더불어 추가 약세가 예상되고 있다.(Deutsche Bank) 유가하락시 마이너스 영향이 큰 국가들은 러시아, 브라질, 멕시코, 말레이시아, 나이지리아 등으로 꼽히고 있다.(Morgan Stanley)
외국인 채권자금 이탈 = ’14년 5월 $728억에 달했던 외국인들의 말레이시아 링깃채권 보유액은 ’15년 2월 $563억으로 9개월간 $165억(-22.7%) 급감했다. 링깃화 채권시장 외국인 비중도 ’14년 7월 40.4%→’15년 2월 34.1%로 감소했다.
시사점 및 전망
최근 말레이시아 CDS·환율 등 금융지표 악화가 대외건전성 (external vulnerability)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으로 이어지고 있어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과 맞물려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말레이시아는 외환보유액 감소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단기외채가 외환보유액의 90%에 육박하고 있어 외환시장 및 CDS 불안 지속시 해외시각이 급속히 악화될 소지가 있다. 저유가 지속으로 경상수지가 단기간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외국인 채권자금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으며 통화 약세와 외환 보유액도 뚜렷하다.
CDS 및 달러/링깃 환율 불안 지속시 그간 큰 폭으로 증가한 은행부문 등의 해외 단기차입에 대해 차환(Roll-Over) 리스크가 높아질수 있으며 말레이시아는 물론 역내 스왑시장과 외화자금시장이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소지가 있다. 최근 말레이시아 정부보다 신용등급이 2단계 높은 국영석유기업 Petronas (A1/A-)가 5, 7, 10, 30년 달러화 채권을 $50억 발행하는 점보딜에 성공하는 등 아직까지 말레이시아의 장기외화차입 시장에는 큰 영향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말레이시아 금융 및 경제에 대한 투자자 우려로 Petronas의 발행액이 조달 목표액인 $60~70억에 미달했다는 점에서 우려의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신용평가사 Fitch도 3/18일 경상수지 악화, 1MDB 사태 등을 고려해 현재 A-인 말레이시아 신용등급을 Triple B로 하향할 가능성이 50%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Fitch에 의해 말레이시아(A3/A-/A-)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경우 타 신용평가사들도 강등 여부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
미 금리인상을 앞두고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시아 역내 국가의 대외건전성 취약성이 부각될 경우 한국도 장단기 외화차입 및 스왑, 외환시장에 직간접적 영향을 받을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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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03 0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