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20일 이주열 한은 총재와 11개 시중은행장들이 함께 모여 금융협의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미국 FOMC 통화정책결정문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은행장들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 등으로 은행 수익성이 저하될 소지가 있으므로 정부가 추진하는 수수료·금리 자율성 원칙하에 수익기반 다변화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미국 FOMC 통화정책결정문과 관련 “인내심 문구가 삭제됐으나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함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국의 향후 금리인상 시점 및 속도에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이로 인해 국제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이에 대비해 은행들이 외화유동성 관리에 더욱 유의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한국은행은 지난 3월 19일 미국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관련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개최했다.
한은은 이날 오전 장병화 부총재를 반장으로 회의를 열어 미국 FOMC 결과(한국시각 19일 오전 3시 발표)가 국내외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했다.
한은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는 미 연준의 정책스탠스 변경 직후 미국 등 국제금융시장의 동향을 살펴보고, 향후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일차적으로 점검했다"며 "앞으로도 한국은행은 미 연준의 정책변화와 이에 따른 국내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필요 시 정부와 협조해 신속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화금융대책반 회의에는 장 부총재 외에 통화정책·금융시장 및 국제 담당 부총재보, 공보관, 조사국장, 금융안정국장, 통화정책국장, 금융시장국장, 국제국장, 외자기획부장 등이 참석했다.
KB금융경영연구소의 ‘3월 미국 FOMC의 국내외 금융시장 영향’ 보고서 내용을 중심으로 미국 FOMC 통화정책결정문과 관련한 국내외 영향 등을 살펴본다.
3월 FOMC 의 주요 변화
시장의 예상대로 ‘인내심’ 문구가 삭제되었으나, 인플레이션 및 기준금리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3월 통화정책 성명서에서 ‘인내심(be patient)’ 문구가 삭제됐다. ‘인내심(be patient)’ 문구는 지난해 12월부터 ‘상당 기간(considerable time)’ 문구를 대체하며 도입했다. 옐런 의장은 다음 회의인 4월 28~29일 회의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였으나, 경제 상황에 따라 6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 전망 업데이트를 통해 인플레이션 전망을 하향 조정하여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기존에 비해 완화되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올해 근원 PCE 물가 전망을 지난해 12월 전망(1.5~1.8%) 대비 하향 조정한 1.3~1.4%로 예상했다.
한편, 2016년은 1.5~1.9%, 2017년은 1.8~2.0%로 예상하여 근원 PCE 물가는 2017년 중에 Fed의 목표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도 지난해 12월 전망(2.6~3.0%) 대비 하향 조정한 2.3~2.7%로 예상했다.
기준금리 전망도 하향 조정하여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기존 전망에 비해 완만해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Fed 위원들의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 기준)는 지난해 12월 1.125%에서 0.625%로 큰 폭 하향 조정했다.
고용시장 회복이 기준금리 인상 여건을 마련하였으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의 하향 조정에는 달러화 강세 영향이 일정부분 반영됐다.
지난 2월 실업률이 5.5%를 나타내어 Fed 관계자들이 자연 실업률로 추정하는 5.2~5.5% 수준의 상단까지 하락했다. 자연 실업률(NAIRU, Non-Accelerating Inflation Rate of Unemployment)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실업률 수준을 의미한다. 2004년에는 실업률이 자연 실업률 보다 0.1%p 낮은 수준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바 있으며, 1994년에는 실업률이 자연 실업률 보다 0.8%p 가량 높은 수준에서도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한편, 최근까지 금융시장에서는 임금 상승률 둔화를 기준금리 인상의 저해 요인으로 제시해 왔으나, 이번 회의에서 옐런 의장은 임금 상승이 금리인상의 전제조건이 아님을 언급했다.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이 지난해 8월 2.5%(전년동기대비)에서 올해 2월 1.6%로 둔화되고는 있으나, 고용률은 2013년 4분기부터 개선 추세를 보였다.
반면, 옐런 의장은 최근의 달러화 강세가 강한 미국 경기를 반영하고 있다고 언급하였으나, 물가 상승률 둔화 및 수출 약화도 초래하고 있음을 인정했다. 달러화 강세는 시차를 두고 PCE 물가 뿐만 아니라 근원 PCE 물가의 상승률 둔화를 초래하여 Fed의 2가지 통화정책 목표 중 하나인 물가 안정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달러화 강세는 수출 가격 경쟁력 약화도 초래하여 미국 경기회복에 일정부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달러화 강세가 가속화됨에 따라 미국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전망
3월 FOMC 결과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됨에 따라 단기적으로 미국 국채금리 및 달러화는 약세 압력이 우위를 나타낼 전망이다.
3월 18일 미국 국채금리는 장ㆍ단기 금리 모두 전일대비 10bp 이상 하락하고 달러화도 주요 선진국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 10년물은 2.05%에서 1.92%로 13bp 하락하고 2년물은 0.67%에서 0.55%로 12bp 하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1.0% 하락하고 달러/유로 환율은 2.5% 상승했다.
단기적으로 엔/달러 환율 하락 및 달러/유로 환율 상승 등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약세 압력이 우위를 나타낼 전망이다. 엔/달러 환율은 일본 중앙은행이 지난 3월 1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유지하며 현재의 양적완화 및 경기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데 이어 3월 FOMC 결과가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되어 하락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달러/유로 환율은 ECB의 양적완화 뿐만 아니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도 선반영하며 최근까지 약세가 심화된 점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완화를 일정부분 반영하며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ㆍ장기적으로는 달러화 강세 속도가 지난해 하반기 대비 완만해질 전망이다. 다만,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경제지표 의존도가 증가한 점은 불확실 요인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달러화 강세의 가속화는 ECB의 양적완화 기대, 일본 중앙은행의 추가 양적완화 가능성,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 등을 동시에 반영했다. 하지만, 3월 FOMC에서 인플레이션 전망 및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하향 조정된 점을 감안할 때 중ㆍ장기적으로 달러화 강세가 재현되더라도 강세 속도는 지난해 하반기 대비 완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경제지표 의존도가 증가하여 향후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발표 및 FOMC 회의를 전후하여 달러화의 변동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인내심’ 문구 삭제와 함께 옐런 의장은 향후 금리인상 시기가 경제 상황에 의해 결정될 것임을 언급하여 통화정책의 모호성이 증가됐다.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및 전망
원/달러 환율도 단기적으로는 하락 압력이 우위를 나타낼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3월 초부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 및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하며 1,110원 선에서 1,130원 선까지 급등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 및 속도 우려가 완화된 점을 감안할 때 단기적으로 하락압력이 우위를 나타낼 전망이다.(3월 19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2.7원 하락)
한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전까지 미국 경제지표 및 통화정책 스탠스에 따라 원/달러 환율 변동성 및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1999년과 2004년에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되기 전에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 및 상승 압력이 확대됐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이후로는 원/달러 환율이 재차 하락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은 유지했다.
1999년과 2004년의 미국 기준금리 인상 본격화는 미국의 경기개선에 따른 한국의 경기개선 및 추가 금리인하 기대 감소로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견인했다. 한편,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초기까지는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상존할 전망이다. 2004년에도 미국의 금리 인상 이후인 8월과 11월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
기사최종편집일:2024-05-17 09:0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