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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부터 엔/달러 환율 상승세가 진정되고 있다. 일본의 3차 양적완화 기대 약화, 미국 금리인상 압력 완화, 엔 캐리 트레이드 여건 약화, 그리스 우려 등으로 이러한 양상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다.
엔/달러 환율의 상승 진정이 원/엔 환율 하락을 제한할 전망이나, 외국인 자금 유입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할 경우 원/엔 환율 하락 압력이 상존하고 있다.
엔화 환율의 최근 동향
지난해 12월부터 엔/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달러화 대비 엔화 약세)이 제한되고 있는 가운데, 엔/유로 환율은 하락(유로화 대비 엔화 강세) 전환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10월 31일 일본 중앙은행(BOJ)의 2차 양적완화를 계기로 110엔을 상향 돌파하여 12월 초 120엔 선까지 상승하였으나, 이후 추가 상승이 제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이 120엔 선까지 상승함에 따라 미국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6월에 기록한 고점 수준(123.5엔)에 근접했다. 이는 ①2차 양적완화 발표 이후 일본 중앙은행 및 정부가 일본 경제에 대한 판단을 상향 조정하고 있는 점 ②수출입 및 가계소득 측면에서 일본 경제의 개선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는 점 ③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 및 전망이 하향 조정된 점 등에 기인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3분기에 일본의 경기부진 우려가 지속되며 추가 양적완화 기대가 확산되고 미국의 경기개선 기대에 따른 금리인상 논란이 부각되어 엔/달러 환율이 상승하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한편, 엔/유로 환율의 하락 전환은 일본의 3차 양적완화 압력이 완화된 가운데 유로존 양적완화 기대가 확산되고 실제로 시행된 데에 기인하고 있다.
원/엔(100엔) 환율은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과 동조화를 나타냄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900~930원 후반 사이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한편, 4월 들어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 보다 더 큰 폭 하락(각각 -3.4%, -0.6%)함에 따라 원/엔(100엔) 환율은 11차례에 걸쳐 종가 기준 910원을 하회했다.
엔화 가치 전망: 경기 및 통화정책 측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속화된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일본의 경기개선 압력은 확대되고 있는 반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압력은 완화되고 있어 엔/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진정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IMF는 4월 World Economic Outlook에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을 1월 전망 대비 0.5%p 하향 조정한 3.1%로 예상한 반면, 일본은 0.4%p 상향 조정한 1.0%로 예상했다.
일본은 엔화 약세 및 국제유가 하락으로 무역수지가 올해 3월 흑자로 전환되었고 가계소득 여건도 개선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엔/달러 환율이 100엔 대에서 120엔 선으로 추가 상승하며 수출물량지수는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고, 국제유가 하락으로 올해 1~3월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9.1% 감소했다. 엔화 약세에 따른 수출 대기업의 실적개선으로 명목임금 인상 압력은 확대되고 있으며, 국제유가 하락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되어 실질임금 하락률이 감소했다.
일본 노동조합 총연합회 등에 따르면, 주요 대기업의 올해 기본급 인상폭이 지난해보다 확대됐다. 일본 정부도 올해 2.7% 수준의 임금 인상을 예상, 이는 지난해 2.2%와 지난 10년 평균 임금 상승률 1.8%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년동기대비 실질임금은 지난해 5월 4.0% 하락에서 올해 2월 2.3% 하락으로 하락세가 둔화되었으며, 올해 중 증가 전환될 것이라는 기대가 점증하고 있다.
미국은 달러화 강세 및 국제유가 하락으로 물가상승 압력 및 추가적인 경기개선 기대가 약화되고 있다. 달러화 강세로 통화정책 기준지표인 근원 PCE 물가1가 둔화되고 있으며, 수출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셰일오일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고용 및 투자여건이 다소 악화됐다.
올해 들어 광업의 신규 고용이 3개월 연속 감소(월평균 1천 명)하였으며, 건설업의 신규 고용도 3월 들어 감소세로 전환됐다. 광업의 설비가동률이 지난해 3분기 90.1%에서 올해 1분기 85.7%로 하락하여 전체 설비가동률 하락(지난해 3분기 79.5% → 올해 1분기 78.8%)을 초래했다. 다만, 광업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2.8%)과 광업 및 건설업이 비농업 부문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각각 0.6%, 4.5%)은 높지 않은 수준이다.
일본과 미국의 상반된 경기여건으로 일본의 3차 양적완화 및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예상 시점이 각각 10월과 9월 경으로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중앙은행은 4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수출 및 소득 여건의 개선으로 일본 경기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하였으며, 일본 정부도 지난 3월에 기업수익 및 개인소비 개선을 이유로 경기 판단을 상향 조정했다.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최근 의회에 출석하여 유가 하락 대응 및 시장 기대 충족만을 위한 추가 완화정책은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의 3월 FOMC에서 Fed 위원들의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 기준)는 지난해 12월 1.125%에서 0.625%로 50bp 하향 조정했다.
엔화 가치 전망: 캐리 트레이드 및 금융시장 여건
엔 캐리 트레이드의 경우 일본인의 해외 증권 투자는 증가하고 있으나, 엔화 차입여건이 유로화에 비해 열위를 나타내고 있고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이 축소되고 있어 당분간 엔/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제한할 전망이다.
거주자 중심의 비차입형 기초자산 캐리 트레이드를 포함하는 일본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말 대비 2015년 4월 현재 주식 투자는 9.6조 엔 증가하고 채권 투자는 2.9조 엔 증가했다. 비거주자 중심의 차입형 캐리 트레이드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로화 차입 금리인 유로 리보(Libor) 금리가 엔화 차입 금리인 엔 리보 금리를 하회하였으며, 격차가 확대 중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ECB의 금리인하 및 양적완화가 본격화된 데에 기인하고 있다. 유로 리보 금리는 올해 4월 들어 (-)로 전환되어 유로화 차입 시 오히려 이자를 수취하고 있다. 파생 캐리 트레이드를 포함하는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도 지난해 10월 초 12.1만 건에서 올해 4월 중순 현재 2.3만 건으로 축소됐다.
그리스의 채무상환 불이행 우려도 최소한 2분기 중에는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어 同 우려가 부각될 때마다 안전통화인 엔화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할 전망이다.
그리스는 정부의 유동성 부족으로 기존 구제금융 및 국채 상환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며, 구제금융 분할금(72억 유로) 추가 지급 및 재정 개혁안 협상에서도 채권단(EU, ECB, IMF로 구성)과의 입장 차가 지속되고 있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및 국채 상환액은 올해 9월까지 매월 30억 유로를 상회하며, 6월과 7월에는 70~80억 유로 수준이다.
원/엔 환율 전망
엔/달러 환율은 일본의 3차 양적완화 기대 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재차 부각되거나, 일부 엔 캐리 트레이드 여건 및 그리스 우려가 개선되기 전까지 최근의 상승(달러화 대비 엔화 약세) 진정 양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Bloomberg 컨센서스 기준 올해 2~4분기 말 엔/달러 환율 전망치는 올해 들어 거의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2분기 122엔 → 3분기 124엔 → 4분기 125엔)
엔/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진정에 따라 원/엔(100엔) 환율의 추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나, 글로벌 유동성의 국내 유입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엔/달러 환율보다 하락 압력을 크게 받을 경우 원/엔(100엔) 환율의 하락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올해 4월 원/엔(100엔) 환율이 900원에 근접한 데에는 엔/달러 환율의 약보합(-0.6%)에도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수 강화 등에 따른 원/달러 환율 하락(-3.4%)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국내 주식 및 채권시장의 가격 부담이 증가한 상황에서 대내외 불확실성이 부각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이 약화되며 원/달러 및 원/엔(100엔) 환율의 하락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KOSPI는 2011년에 기록한 고점 수준인 2,200pt에 근접하였고, 국채 금리는 한국의 1분기 성장률 발표 이후 추가 하락이 제한되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1분기 성장률(전기대비 +0.8%)은 경기부진을 나타내었으나, 시장의 예상을 상회하여 국채 금리 하락 압력이 완화됐다.
올해 2월부터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수 전환 및 강화를 유럽계 자금이 주도하고 있는 점과 유럽계 자금의 단기 투자 성향을 감안할 때, 그리스 우려 및 원화 환율 우려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산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입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과 원/엔(100엔) 환율 900원에 대한 부담으로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 개입할 가능성도 원/엔(100엔)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엔(100엔) 환율이 900원을 하회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 연평균 원/엔(100엔) 환율은 920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올해 1분기 평균 원/엔(100엔) 환율은 924원 수준을 나타냈다.
KB금융경영연구소 |
기사최종편집일:2024-05-17 09:0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