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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금통위, 수출 부진과 메르스 여파로 인해 경기 하방리스크가 확대되었다고 진단하며 3개월만에 기준금리 추가 인하했다.
6월 금통위는 메르스 사태와 수출부진 지속 등으로 성장경로의 하방위험이 확대되었다고 진단하며 금년 3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했다.(1.75% → 1.50%) 금번 금리인하 결정에서는 한 명의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했다.
기자회견에서 한은 총재는 경기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해왔던 소비가 메르스 여파로 위축되고 있어 선제적 정책 대응이 필요했음을 강조했다. 메르스 사태로 인한 경제 파급 정도를 아직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나, 지난 세월호 사태의 미온적 대응(사태 4개월 후에 금리인하)에 대한 부담도 존재했던 것으로 유추된다.
한편 금번 금리인하로 가계부채 추가 확대가 우려되는 만큼 관련 정책 당국과 부처가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으며, 美 금리인상으로 인한 자본 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국내 펀더멘털 고려시 제한적일 것임을 시사했다. 향후 정책당국의 일련의 부양책 시행에도 불구하고, 경기 개선이 미약한 경우 추가 통화완화의 가능성이 일부 잠재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채권시장에는 향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신중론이 우세한 가운데,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해 왔던 시중금리는 통화정책회의 이후 전 구간에서 반등했다.
민간소비는 개선세를 보였으나 생산과 투자, 수출 부진으로 성장 모멘텀이 다소 약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4월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1.6% 상승하고, 소비자심리(4월:104 → 5월:105)도 7개월래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며 소비는 완만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4월 전산업생산이 광공업과 건설업 부진으로 두달째 감소(-0.3%, MoM)하고 투자도 부진을 지속했으며, 5월 수출 증가율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10.9%, YoY)를 기록해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가 부각됐다.
특히 중국의 무역전략 변화(가공무역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 유도)와 일본 기업들의 투자 확대('15.1Q 日 설비투자 전년동기비 7.3% 증가)로 향후 구조적 수출 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제조기업들의 경기인식 또한 엔화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및 對중국 수출부진, 불확실한 경제상황 등의 영향으로 재위축될 소지가 있다.
한편 5월 CPI 상승률(0.5%, YoY)은 담뱃세 인상효과 제외시 마이너스 증가율을 지속했으나, 전월대비 상승압력은 다소 강화됐으며 근원물가도 소폭 개선됐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
수출 둔화세가 심화되며 성장 모멘텀 약화 우려가 부각된 상황에서 MERS 여파로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이 증대된 것은 금번 금리인하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수출 둔화로 경기 모멘텀 약화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MERS 여파로 인해 개선조짐을 보이던 소비도 재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이 증대했다. 5월 금통위에서 위원들은 '14년 말까지 엔/달러 환율이 49% 상승했으나 日기업의 수출단가는 17% 하락에 그쳤다며 엔화약세가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특히 메르스 초기대응 실패로 국민들의 공포가 심화되면서 경제활동이 위축되며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소매 서비스 업종의 매출액 감소 현상이 뚜렷했다. 6월 첫째주 백화점 매출액은 5.1~2주 대비 25.0% 감소, 대형마트 매출액은 7.2% 감소했다.
또한 외국인 관광객이 대폭 감소하고 있어 관광업과 운송/숙박업, 병원업 등에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2003년 사스 경험(중국인 당시 349명 사망)에 의해 중국 관광객의 경각심이 증대되었으며, 中 관광객의 국내 여행 예약 취소율은 40%에 육박했다.
메르스 확산세가 진정되는 경우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1분기 이상 지속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되나, 일시적인 성장률 위축이 불가피해 정책 대응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사스 여파로 중국과 홍콩의 2013년 2/4분기 성장률이 위축되었으나, 충격은 1분기에 그쳤다. 2003년 사스 충격시 동남아 경제 피해액은 0.6%p로 추정됐다.(ADB)
MERS 사태로 경기 하방 리스크가 증대됨에 따라 하반기 추경 편성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작년 4/4분기 세수 결손에 따른 정부지출 감소로 성장률 둔화 문제가 부각된 가운데, 금년에도 예산편성안과 세수 진도율 고려시 세수 결손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2015년 예산편성안을 경상성장률 6.1%로 가정하고 계획(한은이 전망한 '15년 경상성장률: 4.0%)했으나, 세수 확보 추이는 2014년도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메르스 여파로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금번 추가 금리인하와 더불어 하반기 추경 편성 가능성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추경 편성 요건은 △전쟁이나 대규모 자연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침체, 대량실업, 남북관계의 변화, 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법령에 따라 국가가 지급하여야 하는 지출이 발생하거나 증가한 경우 등이다.
한편 하반기 추경 편성시 채권시장의 물량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인 가운데, 향후 MBS 발행과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유가 상승에 따른 기대 인플레 상승 등과 함께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번 금리인하로 가계부채 급증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여 정책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 거래량 호조세와 낮은 금리수준의 영향으로 5월에도 급증했으며, 금번 추가 금리인하로 인해 가계부채 급증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5월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06~'14년 5월 평균 6.3천호를 크게 상회한 12.7천호를 기록했다.
부채 급증으로 인한 가계의 원리금상환부담은 노후에 대한 불안심리, 부동산과 증시 등 자산가격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 등과 더불어 향후 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중장기적 시각에서 대책이 고려될 필요가 있다. 시중자금이 자산시장으로 이동하며 부동산과 증시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나, 상승세 지속 여부는 불확실하다.
한편 금리인하의 실물경제 파급효과가 미흡해 정책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존재하는 가운데, 파급경로 개선을 위한 대책이 동반될 필요가 있다.
통화 완화기조의 지속으로 4월 M2 증가율은 9.0%(YoY)로 높은 수준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반면, 통화승수는 가계 소비 감소, 저금리로 인한 화폐보유 기회비용 감소 등의 영향으로 감소 추이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협의통화인 M1(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예금)의 증가율이 가속화되며 '15년 3월 기준 광의통화(Lf)에서 M1이 차지하는 비중(20.7%)은 '07년 4월 이래 최대치를 기록해 시중자금의 단기화 현상이 뚜렷하다.
금통위원들도 지난 정책회의에서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로 금융중개기능이 약화되고 있으며 금리인하로 인한 실물경제와 물가로의 2차 파급효과가 여전히 미흡함을 지적했다. 일부 위원은 경제주체들의 금융저축 동기 약화 방지, 기업자금 조달의 원활화 도모 등을 통해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장기 투자로 유도하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번 금리인하 이후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우세하나, 향후 경제지표 개선 여부에 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메르스 여파와 수출 둔화 등으로 경기 하방리스크가 증대되었으나, 향후 추경이 동반된다면 경기는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단기간 내 연이은 금리인하 단행으로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됨에 따라 당분간 시중금리는 추경 편성에 따른 물량 부담과 글로벌 금리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시중금리의 장단기 스프레드 확대 추이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경기 회복세가 확인되고 물가 상승세가 가시화되는 경우에야 국고 3년 금리도 완만한 상승압력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추경 집행에도 불구하고, 3분기 경기 회복이 미약하고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국내 영향도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 추가 금리인하 논의가 재차 불거질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한은 총재는 통화정책의 가장 큰 제약요인인 가계부채에 대해 정책 당국이 총량 관련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언급했으며, 가계부채가 통화정책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되면 부채버블 우려가 증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연준의 오는 9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지만, 연내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도 존재하고 있다. IMF와 세계은행은 연준의 연내 금리인상이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금리 인상시기를 내년으로 미룰 것을 권고했다.
한편 대외 금리 상승은 통화정책의 제약요인이며, 향후 글로벌 차원의 포트폴리오 조정에 따른 자금이탈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유로존의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과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글로벌 금리가 다시 급등세를 시현해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으며, 독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1%를 넘은 것(장중)은 작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독일 국채와 미국채 10년 금리는 금년 저점대비 각각 91bp, 84bp 상승(0.079% → 0.984%, 1.646% → 2.484%)했으며, 국고 10년과 미국채 10년 금리 격차도 2bp로 축소됐다.
선진국 국채를 필두로 채권시장이 본격적인 조정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포트폴리오 재조정 과정에 채권투자 비중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FT에 따르면 선진국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지난 5월 신흥국 국채시장에서 44억달러 자금이 유출(2013년 5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최대 규모)된 것으로 나타났다. IMF와 세계은행은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시 신훙국의 급격한 자금이탈이 우려된다고 경고하면서 美 긴축에 따른 taper tantrum 가능성을 꾸준히 제기했다.
다만 국내의 경우 외국 중앙은행, 연기금 등 장기 투자기관 채권투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급격한 자금 이탈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나, 국내 시중금리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함에 따라 이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
기사최종편집일:2024-05-07 11:28: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