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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유기업 텐웨이그룹이 채권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여 첫 국유기업 디폴트 발생했다.
4월 21일 하북성 바오딩(保定)에 위치한 지방국유기업 텐웨이(天威)그룹이 88.5백만 위안의 채권이자를 지급하지 못하여 국유기업 첫 디폴트 발생했다. 과잉생산으로 업황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태양광 및 풍력발전 사업의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모회사(중앙국유기업)는 지원 역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꼬리 자르기’에 나섬으로써 오랜 기간 동안 뿌리깊게 남아있던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이 국유기업에서 처음으로 작동되지 않은 사례다.
시장은 이를 단순히 개별사례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충분한 예측으로 영향이 제한적이다. 채권시장 규모와 깊이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여 시장은 이를 개별적인 부도 사례로 인식하고 있으며, 국유기업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나 위험회피성향 강화 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경기둔화, 산업구조조정 등으로 향후 개별적 부도사례가 빈번히 나타나는 것이 뉴노멀로 인식될 것이며 중국정부도 시장불안을 방지하기 위해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은 점차 축소될 전망이며, 이 과정에서 부실 국유기업의 구조조정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암묵적 지급보증을 없애 과잉생산업종 등 ‘자금의 3대 블랙홀’에 고여 있는 자금을 혁신중소기업으로 유도하는 것이 현정부의 의도다.
다만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속도조절에 나설 것으로 보여 국유기업의 연쇄 구조조정으로는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며, 역량있는 민간중소기업은 오히려 자금조달 확대의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업신용평가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국유기업에 대한 맹목적 신뢰, 민간기업에 대한 불신 등 과거의 기업신용평가 방식에서 벗어나 펀더멘털에 기초한 신용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산업구조조정 정책을 고려하여 장기적인 자산포트폴리오 조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중국 국유기업 첫 디폴트의 의미와 영향’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중국 국유기업 첫 디폴트 발생
중국 국유기업 텐웨이 그룹이 중기어음 (天威)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여 국유기업 첫 디폴트가 발생했다.
4월 21일 중국 하북성 바오딩(保定)에 위치한 지방국유기업인 텐웨이그룹이 중기어음 ‘11天威MTN2’의 88.5백만 위안 이자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11天威MTN2’는 텐웨이그룹이 2011년에 발행한 만기 5년 중기어음으로 최초 신용평가 등급은 AA+였으나 2012년부터 6차례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현재 B등급 유지 중이다.
이는 종전의 두 차례 민영기업 채권 부도에 이어 국유기업에서는 처음으로 발생한 부도 사례로 시장의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2014년 3월, 태양광관련 민영기업인 차오르(超日)가 공모채 이자를 지급하지 못하여 중국 첫 회사채 디폴트가 발생했다. 2015년 4월, 고급 음식점을 영위하는 민영기업 샹어칭(湘顎情)이 채무불이행을 공시하였으며, 이는 중국 두 번째 회사채 부도, 최초 공모채 원금 부도 사태다.
과잉생산으로 업황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태양광 및 풍력발전 사업의 부진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텐웨이그룹은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국자위,國資委) 산하 중앙국유기업인 중국병기장비그룹(병장그룹,兵裝集團)이 100% 소유한 지방국유기업이다.
과잉생산으로 업황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태양광 및 풍력발전 사업의 부진으로 2011년부터 연속 4년 손실이 발생하였으며, 2014년 손실규모는 101억위안, 순자산은 -80억 위안(총자산 129억 위안)으로 자본잠식이 심각하여 자체적인 채무상환은 불가능한 수준이다.
모회사 병장그룹은 중국 방위산업의 선두권업체로 텐웨이에 대한 지원역량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텐웨이의 핵심 상장 자회사인 바오벤전기(保變電氣)에 대한 지배권을 가져가는 등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
시장은 이를 단순히 개별사례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충분한 사전 예측으로 영향이 제한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부도 사례가 사모채에서 공모채로, 민영기업에서 국유기업으로 확대되는 추세가 이어질 것이며, 텐웨이의 부도는 국유기업에 대한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이 처음으로 작동되지 않은 것이므로 민영기업 부도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국유기업 첫 디폴트라는 상징적 의미로 언론에서는 큰 화제가 되었으나 채권시장은 이에 대해 이미 충분히 예측했으므로 충격이 제한적이다. 실제로 저신용등급 채권수익률 상승으로 인한 신용스프레드 확대가 나타나지 않다.
금리자유화 가속, 주식시장 호황 등에 따른 전반적인 기대수익률 상승으로 채권투자들의 높은 조달비용 커버를 위한 고수익채권 수요가 지속될 것이며 개별적 디폴트 사건으로 전체 위험회피성향이 강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별 디폴트 사례 증가 속에서도 비교적 높은 위험자산 선호도가 유지된다는 것은 중국 채권시장 규모 및 깊이가 일정 수준에 도달했음을 방증하고 있다.
경제성장 둔화, 산업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개별적 부도 사례의 증가가 점차 뉴노멀로 인식되고 있으며 중국정부도 시스템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속도조절을 할 것이므로 국유기업 연쇄부도 및 금융기관의 대규모 부실이 나타날 가능성은 적은 편이다.
국유기업 첫 디폴트의 의미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을 없애 비효율적 부문에 고인 자금을 효율적 부문으로 유도하고 있다.
투자 견인식 구성장모델은 자금이 비효율적 부문에 고여 효율적 부문의 자금난을 심화시키는 후유증을 야기하고 있다. ‘자금의 3대 블랙홀’로 불리는 비효율적 부문으로는 투기적 부동산 거래, 지방정부가 융자플랫폼을 통해 벌여놓은 수익성 낮은 투자 프로젝트, 과잉생산업종 등이 이에 해당된다. 이로 인해 혁신 중소기업, 신흥산업 등 효율적 부문의 자금난이 심각해져 경제개혁 및 성장모델 전환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자금이 비효율적 부문에 고여있는 것은 지방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刚性兑付)으로 인해 비효율부문이 시장원리에 어긋난 고수익·저위험의 매우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지방정부가 한계기업을 퇴출시키지 않는 데는 지방정부 세수, 경제성장률 목표, 정경유착, 부패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존재하고 있다. GDP 대비 통화량(M2) 비율은 무려 190%로 양적완화를 했던 미국(70%)보다 높은 수준이므로 시중에 풀려 있는 유동성이 결코 부족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하는 증량(增量)보다는 이미 풀려있는 존량(存量)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관건이며, 이를 위해 암묵적 지급보증을 철폐하여 자금 배분 및 유통의 비효율성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이에 대해 리커창총리는 올해 양회 기자회견에서 “개별적 금융리스크의 발생을 허용하고 시장화 원칙에 따라 정리함으로써 투자자들의 위험의식을 제고시키겠다”고 밝혔으며 이는 암묵적 지급보증에 대한 중국정부의 철폐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정부의 암묵적 지급보증 철폐를 위해 중국정부는 회사채 투자자 분류제도, 예금보험제도 등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 가고 있는 중이다. 2015년 1월 15일 발효된 ‘회사채 발행 및 거래 관리방법(公司债券发行与交易管理办法)’에 의해 회사채 투자자 분류제도가 시행되었으며, 등급이 AAA이하인 회사채의 경우 적격투자자(금융자산 300만위안 이상인자)만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자를 분류된다.
또한 2015년 5월부터 시행된 예금보험제도의 경우 최고 50만 위안까지 정부가 보호하므로 한계기업 퇴출에 따른 은행 부실 증가로 인한 대규모 예금인출사태를 예방할 수 있다.
무위험수익률을 낮추고 자본시장을 활성화시켜 기업의 높은 자금조달비용 문제를 직접조달을 통해 해결하려는 중국정부의 의도다.
암묵적 지급보증의 존재로 이와 관련된 이재상품을 비롯한 투자자산은 사실상 무위험자산이 되었으며 부동산경기 과열 등으로 인해 높은 무위험수익률이 형성돼 있다. 높은 무위험수익률은 중소기업의 자금조달비용을 상승시켰고 실물경기 부진으로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진 은행들은 중소기업 대출에 적극적이지 않으며 게다가 엄격한 IPO심사제 등으로 중소기업의 직접조달도 어려운 상황이다.
투자, 수출을 통해 고속성장을 이룬 구성장모델하에서 주로 은행이 자금공급 역할을 해왔으며 이로 인해 간접조달 위주의 자금조달구조가 형성돼 있다.(전체 자금조달액 중 은행대출이 70% 차지)
기업의 자금조달비용을 낮추기 위해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을 고려할 수도 있으나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직접조달 통로를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중국 주식시장 A주의 평균 PER는 약 36배, 즉 직접조달비용은 2.7%(1/PER) 수준으로 이는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5.1%)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작년 11월부터 최근까지 이미 3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하여 금리수준이 역사적 저점에 도달한 점을 감안할 경우 남아있는 금리인하 여지는 제한적이다.
기업의 직접조달 지원을 위해 기존의 엄격한 IPO 심사제를 등록제로 전환하는 한편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주식시장의 호황이 필요하다. 현재 중국 증권업감독관리위원회는 IPO 등록제를 준비 중이며 올해 내에 실시할 예정이다. 무위험수익률이 높을 경우 주식시장에 흘러드는 자금이 제한적이므로 주식시장이 활기를 띠기 어렵다.
암묵적 지급보증이 없어질 경우 무위험수익률도 떨어지게 될 것이며 이는 주식시장 호황으로 이어져 현정부가 제창하는 '대중창업, 만중혁신(大衆創業萬衆創新)'도 직접조달 확대로 활성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은행업에 대한 시사점
국유기업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를 버리고 펀더멘털 위주의 신용분석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암묵적 채무보증이 이번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뿌리깊게 남아 있던 ‘국유기업은 무조건 안전하다’는 인식을 버리고 펀더멘털에 따라 국유기업을 재평가할 필요하다.
1980년대 회사채 발행이 시작된 후 장기간 암묵적 지급보증 관행이 유지되어 왔으며, 최근 부도사례가 발생하기 전까지 오랜 기간 동안 중국채권시장은 '영부도'를 기록해 왔다.
정부, 대주주 등 외부 지원가능한 자원은 단순히 참고요인으로 고려해야 하며 아무리 든든한 배후가 있더라도 국유기업 자체의 펀더멘털을 중심으로 한 신용분석 및 리스크통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유기업 중 민간부문이 대체 가능하고 경쟁력이 낮은 국유기업은 유사시 정부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개별적 부도사례의 빈번한 발생이 뉴노멀로 될 것이며 은행은 옥석을 가리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경기둔화 및 개혁으로 향후 개별적 부도사례가 빈번히 나타날 것이지만, 현재 시장규모와 깊이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여 개별 부도의 충격을 소화할 수 있으므로 심각한 금융불안을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회사채 부도가 사모채에서 공모채로, 민영기업에서 국유기업으로 확산되는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금리자유화 가속 등으로 금융기관의 NIM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무조건 리스크를 회피할 수는 없으므로 감내할 수 있는 위험수준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연내 실시 예정인 등록제 IPO 등으로 직접조달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은행 대출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것이므로 은행들은 그동안 외면했던 중소기업, 영세기업 중에서 옥석을 가리는 안목을 키워야 한다.
중국정부의 개혁 및 산업 구조조정 정책에 맞추어 자산포트폴리오를 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
전통산업의 과잉생산 축소 및 기술력 제고, 전략적 신흥산업 육성, 국유기업 개혁 등을 통해 산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중국정부의 전략이다. 중국정부는 2013년 10월 '공급과잉 해결에 대한 지도의견'을 통해 공급과잉 업종으로 분류된 산업을 적극적인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켰다.
폴리실리콘, 풍력, 조선, 철강, 시멘트, 평판유리, 전해알루미늄 등 업종이 공급과잉 산업에 해당되며 텐웨이그룹, 차오르회사채 부도 사례도 중국정부의 과잉생산 축소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과잉생산 축소 과정에서 성장률 둔화를 감내하는 대신 이를 보완할 전략적 신흥산업을 지원하고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중국정부가 제시한 7대 전략적 신흥산업에는 에너지 절약 및 환경보호 산업, 차세대 정보기술, 바이오, 첨단장비제조, 신에너지산업, 신소재, 신에너지 자동차 등이 포함돼 있다. 국유기업 개혁의 목표는 민간자본 참여를 활성화하고 산업 내 통폐합을 유도함으로써 국유기업의 경쟁력과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이다.
업무 및 수익구조 다각화로 예대마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비이자수익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금리자유화 임박에 따른 은행의 가격경쟁 심화, 주식시장 호황으로 인한 예금 감소 및 기대수익률 상승 등으로 은행의 조달비용이 상승하여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예대마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비이자수익 확대, 혁신을 통한 새로운 수익원 발굴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주식, 채권 등 직접조달시장 확대에 대응하여 주식 및 채권 인수, 자산관리 등 영역으로 업무를 확장하여 수수료수익을 늘릴 수 있다. 또한 산업구조조정이 본격화됨에 따라 인수합병이 대대적으로 일어날 것이므로 M&A 자문서비스 등 업무도 취급할 수 있다. |
기사최종편집일:2024-05-03 0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