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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지속으로 이자이익 창출 능력이 약화됨에 따라 최근 국내은행은 수익구조개선의 일환으로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사업을 확대하는 추세다.
’15년 상반기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예대금리차 축소가 지속됨에 따라 국내은행의 이자이익 창출능력이 크게 약화됐다. 국내은행의 순이자마진은 2013년 이후 1%대를 지속하고 있으며, ’15년 2분기에는 1.58%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수수료 수익 확대를 통한 수익구조 개편이 불가피해짐에 따라 국내은행은 자산관리 부문의 고객 저변을 확대하고 관련 서비스 제공을 강화하고 있다.
복합점포 확대로 one-stop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기존 고액자산가(High Net Worth)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반 대중(Mass)으로 확대하고 있다.
올해 들어 대부분의 은행들이 영업점 성과평가지표(KPI)에서 교차판매 등 비이자이익지표에 대한 배점을 상향 조정1)하는 등 영업점 운영에서도 자산관리 부문을 강조하고 있다.
저금리로 은행 정기예금에서 고수익 추구가 가능한 금융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무브(Money Move)’가 진행됨에 따라 안정적인 고객기반 확보가 중요해진 점도 자산관리 사업 강화를 추진하는 주요 배경이다. ’15년 상반기 중 은행 정기예금은 14.6조원의 순유출을 보인 반면 신탁(15.2조원), 채권형펀드(12.1조원), 신종펀드(13.2조원) 등은 순유입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이후 자산관리 사업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구축한 미국은행의 사례를 감안할 때 자산관리 분야는 초저금리 환경 하에서 은행의 핵심 수익원으로 역할 가능하다.
위기 이후 주요 미국은행들은 수익구조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자산관리 부문을 주력사업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저금리가 지속되고 시장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고객의 전문적인 자문서비스 수요가 증가한 것도 자산관리 부문을 핵심 사업으로 인식하게 된 또다른 계기다.
미국은행은 ①자산관리 부문에 강점이 있는 조직 인수를 통한 전담조직의 설립 ②대중 부유층으로 고객기반 확대 ③핵심 고객군 설정과 이에 대한 적극적인 영업확대 추진 등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주요 4대 은행(JP Morgan, Morgan Stanley, BoA, Wells Fargo)의 평균 자산관리 사업 수익기여도(WM 수익/순영업수익)가 위기 전(’05~’08년) 14.3%에서 위기 이후(’10~’14년) 22.0%로 7.7%p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저금리가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이들 은행의 평균 ROA는 ’10년 0.58%에서 ’12년 0.63%, ’14년 0.74%로 꾸준히 개선됐다.
그러나 국내은행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금융상품 판매 중심으로 이루어짐에 따라 자산관리 사업 강화가 은행 수익구조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산관리는 일정 금액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상품 판매뿐만 아니라 고객 특성에 맞는 재무계획 수립, 자산배분 등 투자관련 자문서비스를 제공한 대가로 수수료를 취하는 사업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수익창출이 가능하다. 글로벌 은행들은 투자자문, 운용 및 성과보수에서 자산관리 수익의 45%를 창출하며, 예대업무와 금융상품 판매 수익비중은 각각 25%, 20% 수준이다.(Boston Consulting Group)
그러나 투자자문이나 상담서비스의 무료 제공을 당연시하는 국내 자산관리 시장의 문화 등으로 국내은행의 자산관리 수익이 금융상품 판매에 의존하고 있어 수수료수익 창출에 한계를 노정시키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의 수수료수익 중 금융상품 판매(펀드, 방카슈랑스 등)에 해당하는 대리사무취급 수수료 비중은 ’12~’14년 평균 47.1%에 달하는 수준이다. 은행에서 제공되는 자문서비스는 수익창출 수단이기 보다는 고객 유지 및 유치를 위한 부가서비스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따라 수수료 수익 확대를 통한 수익안정성 확보가 국내은행의 주요 과제로 꾸준히 제기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이익 비중은 위기 이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무르는 등 신규 수익원 확보가 미흡한 실정이다.
금융업권 내 채널 경쟁 심화와 수수료율 인하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금융상품 판매 중심의 현 자산관리 사업 구조로는 수익성 개선이 불가능하다.
저금리 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은행권의 펀드 판매규모는 ’13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으나, 금융업권 내 상품판매 경쟁이 심화되면서 점유율은 하락하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간 펀드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은행의 점유율은 ’13년 45.3%에서 ’15년 38.4%로 6.9%p 하락했으며 증권사는 같은 기간 7.5%p(48.2% → 55.7%) 상승했다.
금융당국의 펀드투자자 비용부담 완화 추진, 판매사간 점유율 경쟁 심화 등으로 펀드판매 보수율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펀드 판매보수율은 0.67%(’10년) → 0.55%(’12년) → 0.46%(’14년) → 0.41%(’15.6월) 등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자산관리 사업은 점포설치, 전문인력 운용 등 일정수준 이상의 관리비용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분야임을 고려하면, 판매중심의 현 수익구조를 유지할 경우 중장기적으로 적정 수준의 수익성 확보가 어려울 전망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3년말 한 시중은행은 전국 11개 PB센터에서 총 30억원의 적자를 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관리업이 중장기적으로 국내은행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판매수수료(commission) 뿐만 아니라 자문서비스 수수료(advisory- fee) 창출이 가능한 사업모델 구축이 필수적이다.
환경 변화에 민감한 금융상품 판매와 달리 자문서비스는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 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다. 또한 저금리 지속으로 단일 금융상품 보다는 최적화된 포트폴리오 구축, 재무설계 등 전문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대될 전망이다.
자문서비스로 사업범위를 확장해 나감에 따라 ‘단순 상품판매 → 상품조합 → 자산배분 → 재무설계’ 등 각 자산관리업의 영역에서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자문 중심의 사업모델은 고객의 재무 목표를 파악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개발하고 이에 대한 서비스를 제공 할 수 있는 능력이 핵심 경쟁력이므로 다양한 상품의 개발과 전문 인력 확보가 중요하다. 최근 주요 국내 은행들도 투자자문업 등록, 전문 인력 확보 등을 추진하는 등 자문서비스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한편 자문서비스가 수익사업으로서의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 수익기여도가 높은 고객과 장기적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객 분석을 통해 수익기여도에 따른 고객군을 차등화하여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서비스의 질뿐만 아니라 효율성도 제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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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03 0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