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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는 대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금융안정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했다.
9월 금통위는 최근 경제지표 부진과 경기 하방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과 금융안정의 필요성을 고려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총재는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증대되었음을 인정하면서도 경기가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히 회복되고 있으며 현 통화정책이 충분히 완화적임을 강조했다. 통화 및 대출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모기지론 금리도 미국보다 낮음을 피력했다.
또한 국내 펀더멘털과 외환보유고 고려시 자본이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대외악재로 신흥국 위험이 부각된다면 전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언급했다.
특히 美 금리인상의 부정적 파급효과와 中 경기둔화가 맞물릴 가능성을 우려했다. 금리인하 소수의견 등장을 선반영했던 시중금리는 만장일치 금통위 결과에도 불구하고 9월 FOMC 확인심리와 추가 통화정책 기대 잔존으로 반등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7월 산업생산 발표 결과, 메르스 충격이 완화되고 있으나 수출과 제조업 부진이 심화되며 성장 둔화 가능성이 우려됐다.
7월 산업생산(0.5%, MoM)은 서비스업 생산이 반등(1.7%, MoM)에 힘입어 증가세를 지속했으며, 소매판매 역시 개선(1.9%, MoM)되는 등 메르스 충격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제조업 재고율(129.2%)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고치(129.9%) 수준에 근접한 가운데, 재고부담으로 제조업 가동률은 전월비 0.5%p 감소한 74.7%에 그쳤다.
이에 따라 광공업 생산(-0.5%, MoM)은 작년 4/4분기 이후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하며 부진을 지속해 제조업 중심의 경기 하방압력이 부각됐다.
또한 8월 수출 증가율이 6년래 최대폭으로 감소하고 2/4분기 GNI는 4년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여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증대됐다. 2/4분기 국민소득(-0.1%, QoQ)은 기저효과와 배당소득 감소 등으로 4년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또한 8월 수출은 텐진항 폭발과 중국 수입수요 감소로 對中수출이 추가 악화되고, 석유관련 제품 수출단가 하락도 심화되며 6년래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더욱이 중국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되면서 수출 불확실성이 높아지며 경기 회복세를 제한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
美 금리인상 불확실성과 中 경기둔화 가능성, 취약 신흥국 위험 등으로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준의 통화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 경기둔화 우려와 원자재 가격 급락에 따른 신흥국 위험 등이 가세하면서 민감성이 증대하고 있다.
더욱이 연준이 9월 금리인상을 이연하더라도 글로벌 경제는 향후 긴축 전환이 불가피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일부 신흥국의 경우 통화가치 급락과 더불어 초저금리 상황에 기반한 과다 부채 이에 따른 신용 리스크도 부각되고 있어 취약국 위기가 불거질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중앙은행 외환보유고 부족 및 원자재 의존도 등을 근거로 터키, 남아공,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를 주요 취약국으로 꼽았다. 특히 일부 신흥국 위기 발생시 펀더멘털에 따른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나, 위기발발시 전이 가능성은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신흥국 리스크와 자금이탈 우려는 국내 통화정책의 운신폭을 제한하는 최대 제약요인이다.
주요국 양적완화 이후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을 근거로 대규모 유입된 신흥국 자금이 최근 유동성 축소 위험을 반영해 이탈되면서 국제 자금흐름 재편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신흥국 자산가격 하락과 더불어 통화가치 급락으로 현지통화 표시 자산 수익률이 추가 하락하며 자금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9주 연속 577억 달러의 펀드자금이 이탈) 반면 동기간(7/9일~9/9일) 선진국 채권과 주식형 펀드 자금은 188억달러 유입됐다.
국내 또한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고 있으며, KOSPI 시장에서 외국인은 8/5일부터 26 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총 5.3조원을 회수했다. 그러나 한은총재는 최근 외국인 자금이탈 강도가 2013년 테이퍼텐트럼(taper-tantrum)시기보다 약하며 다른 신흥국과도 차별화되었음을 강조했다.
다만 양호한 펀더멘털과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고려할 때 국내는 여타 신흥국과 차별화될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여전히 통화정책의 최대 제약요인이 되고 있으며, 오히려 한은의 금융안정 책무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총재 역시 국내 펀더멘털과 외환보유고 고려시 자본이탈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대외악재로 신흥국 위험이 부각된다면 전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음을 언급했다.
채권시장의 경우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는 제한적인 것으로 보이나, 원화채 투자 메리트는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의 원화채 순투자 규모는 작년 연말 100.4조원에서 7/6일 106.2조원까지 증가했으나, 하반기 일부 국가의 순매도세가 부각되며 8/11일 100.7조원까지 급감해 채권시장의 외국인 자금이탈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채권시장내 외국인 자금 이탈이 경기여건이 좋지 않은 일부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일시적 자금 유출이라는 점에서 과도한 우려는 제한적이다. 특히 통화가치 급락에 따른 취약국으로 간주되고 있는 말레이시아(금년 중 2.9조원)와 태국(1.3조원)의 자금 회수 규모가 컸다.
다만 금리 하락으로 인한 이자수익 감소와 환율 상승에 따른 환차손 우려는 물론 스왑레이트와 내외금리차를 고려한 차익거래 유인도 축소되면서 원화채 투자 메리트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국인은 달러화 자금을 조달한 후 통안채 등에 1년 이하 단기채권에 투자해 원화채 이자에 달러 차입이자(libor 금리 등)와 스왑레이트를 감한 만큼의 차익을 획득했다.
또한 9~12월 중 외국인 보유 원화채의 만기도래 규모가 17.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감안해, 향후 재투자 지속 여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통화정책 실효성 논란과 부작용 우려 역시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경제는 메르스 여파가 완화되고 있으나, 제조업 부진과 수출 둔화 등으로 인해 성장 모멘텀이 크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작년 8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성장률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며 경제 구조적 문제로 금리인하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자금의 단기 부동화와 설비투자 유인 감소 등으로 인해 장기투자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물가로의 2차 파급효과도 미흡한 편이다.
특히 구조적 문제와 대외 여건 악화가 가장 큰 저성장 고착 위험 요인으로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인하에 따른 성장 모멘텀 확충 가능성이 의문시된다. 더욱이 저금리를 기반으로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부채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으며, 원리금상환 부담은 소비 감소로 이어져 경제 활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상반기만 해도 엔저로 인한 원화약세 유도의 필요성과 함께 금리인하 주장이 제기되었으나, 최근에는 환율 상승이 수출을 촉진하기보다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추가 금리인하 단행으로 외국인 자금유출이 현실화될 경우, 자금유출을 제한하기 위한 정책적 비용이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점 또한 추가 금리인하 논의 확대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서 논의되는 25~50bp 수준의 금리인하 이후 외국인 자금유출이 현실화될 경우, 이를 제한하기 위한 금리 인상폭은 인하폭 보다 훨씬 커야 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국내경기 모멘텀이 미약한 점을 고려할 때, 연준의 금리인상 이연이 확인되는 경우 추가 금리인하 기대는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금융안정의 필요성과 금리인하 실효성 논란에도 불구, 대내외 하방 리스크로 연간 성장률 2% 중반 달성도 어려울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잔존해 있다. 한은총재는 단기적인 과도한 경기 부진을 막아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해 구조개혁에 일조할 것을 언급하면서도 성장경로가 크게 이탈하지는 않고 있다며 추가 금리인하 시사를 제한했다.
더욱이 9월 FOMC(9/16~17일)에서 연준이 대내외 경기여건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기 쉽지 않아 인상을 시도하더라도 25bp가 아닌 소폭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또한 향후 미국의 금리인상도 매우 점진적(crawing)으로 진행되면서 글로벌 금리도 완만하게 상승할 전망이다.
따라서 美 금리인상이 이연되는 경우 국내 통화완화정책 기대가 잔존하며 시중금리의 상승을 제한할 것으로 보이나, 연준의 정책행보와 신흥국 위험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
기사최종편집일:2024-04-19 10:30: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