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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금융위기 공포감이 여전한 가운데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도 암울해지고 있다.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면 우리나라의 경제는 태풍에 휩싸인 듯 휘둘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국 경제, 트리플 딥(triple-dip)에 빠지나?’라는 보고서에서 “중국의 내년 경제 성장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지면 우리나라의 성장률 또한 1.0%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경제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로 두 차례의 성장률 급락을 경험했다.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하다가 다시 하락해 저점을 만드는 ‘더블 딥(double-dip)’을 기록한 데 이어, 최근 중국발 불안으로 인해 ‘트리플 딥’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총수출의 30.1%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게다가 대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특성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총수출의 56.5%가 중국 경기둔화의 영향
을 받는다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7%대에서 6%대 후반으로 하락추세다. 내년 전망치는 6%대 중반까지 하향조정되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내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대 미만으로 떨어지고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면 우리나라의 총수출 증가율은 4.0%포인트 이상, 경제성장률은 1.0%포인트 이상 떨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모습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신흥국 전반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최근의 미국 기준금리 우려에 기인한 달러 강세, 금리상승 부담과 중국발 쇼크로 인한 원자재 가격 하락 등의 거시 변수들이 신흥국을 짓누르고 있다. 러시아 통계청은 올 상반기에 -3.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은 내년 경제성장 전망치를 -0.24%로 낮췄다. 반면 인플레이션 예상치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남아공·베네수엘라·나이지리아·인도네시아·베트남 등 다른 신흥국들도 마찬가지다.
중국 뿐만 아니라 흔들리는 신흥국들로 인해 우리 기업들 또한 향후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전국경제연합회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했다. 이에 따르면 9월 종합 BSI 전망치는 95.1로 나타났다. BSI전망치가 100을 웃돌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을 밑돌면 그 반대다.
BSI는 지난 3월 103.7을 기록한 이후 4월(97.5), 5월(99.4), 6월(96.4), 7월(84.3), 8월(89.6)까지 6개월 연속 100을 밑돌고 있다. 지난 7, 8월에 비해 나아졌지만 여전히 100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홍성일 전경련 재정금융팀장은 “기업의 경기전망은 메르스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으나 여전히 기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중국 리스크 때문에 높아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한국 경제, 트리플 딥(triple-dip)에 빠지나?’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최근 대내외 경제 현황
(한국 경제의 트리플 딥 가능성 증대) 최근 중국 경제의 불안이 확산되면서 한국 경제는 미국 금융위기, 유럽 재정위기, 중국 경제위기의 세 번의 충격으로 트리플 딥(triple-dip)이 형성될 가능성이 크게 높아지는 모습이다.
(트리플 딥의 개념) 트리플 딥(triple-dip)은 단 기간 내 경기 저점이 세 번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통상 경기 저점에서의 일반적인 전환점의 모습은 저점이 한 번 형성되고 경기가 침체 국면에서 회복 국면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것이다.
그러나 통제 불가능한 대내외 위기가 발생할 경우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다가 다시 하락하여 경기 저점을 형성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한 경우 저점이 두 개가 형성되면 더블 딥(double-dip), 세 개가 형성되면 트리플 딥(triple-dip), 그 이상의 저점이 만들어지면 멀티 딥(multi-dip)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로 두 번의 경기 저점이 만들어지는 더블딥이 가장 유력하였으나, 최근 중국발 경제위기가 고조되면서 경기 저점이 추가되는 트리플 딥의 가능성이 점증되고 있다.
(국내 경기 동향) 미국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로 경제성장률과 경기지수가 두 번의 저점을 형성하고 회복 국면으로 진입하였으나, 최근에 들어 재차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트리플 딥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재정위기 이후 반등했던 경제성장률이 다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최근 경제성장률은 2% 내외 수준에 불과한 모습이다.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2014년 1분기 전년동기대비 3.9%에서 2015년 2분기에 2.2%로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최근 경기 동행지수가 하락세를 보이며 기준치인 100을 하회하는 가운데 경기 선행지수도 하락 추세로 반전됐다.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015년 초 기준치인 100을 소폭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2015년 5월 이후 기준치를 하회했다.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014년 하반기 이후 상승 추세가 이어졌으나 2015년 6월 하락세로 반전했다. 기존 지수의 추세에서는 선행지수가 상승하면 동행지수가 일정한 시점차를 두고 따라가는 모습을 보였으나, 현재 동행지수는 상승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경제위기 우려와 예상되는 위기시의 모습
(중국 경제의 동향) 2007년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는 가운데 최근 소매판매와 수출도 부진한 상황이다.
2014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4%를 기록하였지만 2015년 상반기에는 7%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0% 밑으로 떨어진 이후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면서 2015년 상반기 7%까지 하락하는 모습이다. 2014년 순수출의 경제 성장기여도는 양(+)의 값을 회복했지만, 소비와 투자의 경제 성장기여도가 과거 수준을 하회하면서 전체 경제성장이 부진하다.
미국 금융위기 이후 소매판매증가율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수출증가율 역시 급감했다. 소매판매증가율은 미국 금융위기 이후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2014년에 12%까지 하락했다. 수출증가율 역시 미국 금융위기 때 급락한 후 기저효과로 크게 반등하였지만, 그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2015년 1~7월 기준 전년대비 0.6% 감소했다.
(중국 경제의 전망) 주요 국제기구와 투자기관은 2015년 이후 중국 경제가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투자기관의 전망에서 중국의 경제성장률 예측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기별 국제투자기관의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의 평균값 추이는 전망시점이 다가올수록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013년 전망시점에서는 7%대 후반에 달하였으나 최근에는 6%대 후반으로 하향전망되었으며 2016년 경제성장률 전망 역시 기존 7%를 상회하는 수준에서 6%중반까지 하향조정됐다.
주요 국제기구는 2015년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했고, 2016년 전망도 2015년 성장률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IMF와 OECD는 중국의 2015년 경제성장률을 7%를 하회하는 수준으로 조정했고, 특히 IMF는 2016년에도 중국경기가 더욱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주요 투자은행 역시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홍콩계 은행인 HSBC는 중국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반면, 독일계 은행인 Commerzbank는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위기의 성격) 만약 중국 경제에 위기가 발생할 경우 유동성이 부족한 ‘외환위기’는 아니나, 대규모개방경제(large scale open economy)의 특성을 감안할 때 중국 경제는 ①복합 불황에 따른 침체 장기화 ②유동성 함정에 의한 정책 처방 무효 ③강력한 전염성을 가진 글로벌 경제 충격 등의 모습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복합불황에 따른 침체 장기화) 중국 경제의 위기는 단순한 실적 부진이 아니라 복합불황(複合不況, combined depression)의 성격으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현재 중국 경제는 내수와 수출의 두 가지 성장 동력을 모두 상실한 상황이며, 특히 내수는 유효수요가 부족하여 디플레 모습까지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주식시장의 폭락이 이미 시작되었으며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도 나날이 높아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내수가 침체되어 있는 상황에서 자산시장의 버블이 붕괴된다는 것은 90년대 일본식의 장기적인 불황국면으로의 진입을 의미한다. 여기서의 복합불황이란 부채가 많은 기업들의 도산과 자산의 매각, 자산 가격의 하락, 금융기관의 파산 등으로 이어져 경제 시스템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중국의 경제위기 모습은 단순한 경기 사이클상의 침체 국면이 아니라 중장기 성장 추세 자체를 크게 하락시키는 경제적 붕괴(economic collapse)에 가까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불황이 장기화 될 우려가 존재하고 있다.
둘째, (유동성 함정으로 정책 처방 무효)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통해 시중에 자금을 풀어도 실물 경제 회복의 모멘텀을 만들 수 없는 유동성 함정(流動性陷穽, liquidity trap)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위기를 과소평가하기 어려운 이유중 한 가지는 정책적 처방이 어렵다는 점이다. 즉, 이미 중국 정부의 다양한 경기부양책이 시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 경기가 반응을 하지 않는 것으로 볼 때, 중국 경제가 유동성 함정(아무리 많은 유동성이 공급되어도 가계와 기업의 심리를 회복시키지 못하는 국면)에 빠져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향후에도 중국 정부가 거시정책(팽창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 미시정책(기업 투자 규제 완화, 부동산 시장 활성화) 등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사용하더라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셋째, (강력한 전염성을 가진 글로벌 경제 충격)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높은 비중을 고려해 볼 때, 중국 경제의 위기는 글로벌 경제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며 그 위기 전염 속도도 급격할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 경제(교역, 투자,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중국의 높은 비중을 고려할 때 중국의 경제위기는 거대한 글로벌 충격으로 작용할 것이 분명하다.
중국발 경제위기는 금융시장, 교역, 투자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이되어 타경제권으로 전염될 것이다. 이중 가장 가시적이고 충격이 큰 경로는 교역경로로 보이며, 경제위기 발생시 충격을 크게 받을 국가들로는 중화권(대만, 싱가포르), 아시아 신흥국 및 중진국, 자원수출국(브라질, 러시아, 중동 등) 등으로 판단된다.
한편 선진국의 경우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지는 않겠으나 선진국 경제들 자체가 뚜렷한 경기 회복세를 나타내지 않고 있어 중국 수요의 부진에 따른 수출경기 악화, 중국 시장 진출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의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된다.
중국 경제위기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국의 대중국 의존도) 한국 수출의 중국의존도는 급격히 증가하여 전체 수출의 약 30%에 달하고 있고 주력산업 제품의 상당 부분이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01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18.4%에서 2014년 30.1%로 급격히 상승했다. 2015년 1~7월까지 대중국 수출비중은 30.5%를 기록하여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주력산업의 대중국 수출 비중 역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중국경제가 위기를 맞는다면 한국 수출에 큰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 산업중 대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은 IT 56.7%, 석유화학 48.1%, 기계 24.3%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내 현지 생산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자급률이 높은 철강과 선박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한⋅중⋅아시아 간 수출 고리) 한국 수출의 대 중국의존도는 아시아를 통한 경로까지 고려하면 중국 경제위기시 직접적 영향권 내에 들어가는 수출 비중은 56.5%(대중국 수출 비중 30.1% + 대 아시아 수출비중 26.4%)에 달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중국의 경제위기 파급 경로중 중국에서 아시아를 거쳐 한국으로 가는 경로의 영향도 클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중동 제외)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약 20.3%를 차지하고 있어 단일국가로의 수출로는 매우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은 한국과 유사하게 중국으로의 수출의존도가 매우 높다.
한국의 대아시아 수출의존도는 2015년 26.4% 수준으로 대중국 수출을 합하면 절반이 넘는 수출이 아시아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은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에게 전체 수출의 26.4%를 수출하고 있어 대중국 수출(30.1%)을 합하면 약 56.5%를 아시아에 수출하고 있다. 한국의 수출비중이 비교적 높은 일본, 아세안 국가들까지도 중국의 경기침체로 인한 수출 감소가 발생하면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 경제위기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중국 경제위기가 현실화(경제성장률 5% 미만)될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은 1%p 이상의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중국 경제의 침체 단계 구분) 중국의 경제성장률 단계를 기준으로 연착륙(6%대), 경착륙(5%대), 경제위기(5% 미만)의 세 국면으로 자체 정의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연착륙하는 기준은 연간 경제성장률이 6%대(구체적으로 6%대 초중반)일 경우이며, 경착륙의 기준은 5%대(5.0%~5.9%)로 자체 정의된다. 중국의 연간 경제성장률이 5%미만(4.9% 이하)일 경우 이를 경제위기로 간주된다.
(중국 경제의 침체 단계별 영향) 중국의 경제위기시(2016년 연간 경제성장률 5% 미만) 한국 총수출은 4.0%p 이상, 경제성장률은 1.0%p 이상의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분석의 전제 : 2016년 중국 경제가 정상적인 경기 상황에 놓여 있을 경우 연간 경제성장률은 2015년과 비슷한 수준(현대경제연구원 추정 6.8%)으로 가정하고, 현대경제연구원(2012)2)의 기존 분석결과를 이용했다.
연착륙시(6%대 경제성장률) : 중국 경제가 2016년 연착륙(6%대 경제성장률)할 경우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면 2016년 한국의 총수출은 0.5%p의 감소 압력을 받으며 경제성장률은 0.1%p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경착륙시(5%대의 경제성장률) : 중국 경제가 2016년 경착륙(5%대의 경제성장률)할 경우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면 2016년 한국의 총수출은 2.2%p, 경제성장률은 0.6%p의 하락압력을 받을 수 있다.
경제위기시(5% 미만의 경제성장률) : 2016년에 중국이 경제위기(5% 미만의 경제성장률)에 빠질 경우 다른 조건이 모두 같다면 2016년 한국의 총수출은 4.0%p 이상의 하락 압력이 발생하며,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1.0%p 이상의 하락 압력이 발생한다.
시사점
한국의 높은 중국의존도를 감안할 때 중국의 경제위기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막대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 한국 경제에 ‘빙하기’가 도래할 수도 있다.
첫째, 현 시점에서 중국 경제위기의 현실화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선제적 대응이 마련되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중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지고 있고 중국 경제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아직은 말 그대로 가능성의 영역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가 중국 경제위기가 현실화되는 것을 보고 반응을 한다면, 최근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유럽의 재정위기 등과 같은 글로벌 경제위기시의 급격한 전염속도를 고려해 볼 때, 급박한 상황 전개에 적시적이고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없어 대외 리스크 관리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따라서 선제적으로 중국 경제위기라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고 정부와 민간은 위기관리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고, 위기 발생시 상황별 신속한 매뉴얼 실행능력에 대한 점검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아시아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에 대비하여 외환보유고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현재 한국의 외환보유고는 여유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 경제가 1990년대 말과 같은 외환위기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취약한 경제구조를 가진 아시아 신흥국들은 중국발 경제충격의 직접적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외환유동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특히 상황이 악화되어 이 지역에서 디폴트 도미노가 발생할 경우 한국 경제는 교역대금 등의 미수채권이 증가하여 국내로의 외환 유동성 유입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글로벌 자본의 신흥국 탈출 심리가 확산될 경우 국내 증권시장에서도 외환유동성이 급격하게 빠져 나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현재 국내 외환보유고에 큰 문제는 없으나 아시아 외환위기의 광범위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략이 요구된다. 우리의 입장에서 교역 비중이나 익스포져가 비중이 높은 국가를 중심으로 개별 국가들의 경제 상황과 유동성 위기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진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국가군에 대해 정부 차원의 채권-채무 관계 및 외환 이동에 대한 점검 노력이 요구되며, 교역과 자본투자가 많은 기업들은 리스크 축소가 필요하다.
셋째, 「탈(脫)신흥국 - 향(向)선진국」으로의 수출 및 투자 전략의 재(再)설정이 필요하다.
그동안 한국 경제의 수출 및 투자 전략은 신흥국 시장에 집중되었으나 최근 중국발 신흥국 경제들의 위기 가능성이 점증되고 있기 때문에, 기업의 대외전략은 신흥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재설정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유럽 및 미국 시장을 지향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이미 체결되어 있는 한－EU FTA와 한－미 FTA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체계적인 민․관 공조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반면 중국, 아시아 신흥국, 자원 수출국 등에 대한 직접적인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기존 현지 사업체에 대한 실적 및 유동성 흐름 점검, 계획된 진출 사업에 대한 재고 등을 통해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다만 「탈(脫)신흥국 - 향(向)선진국」의 전략으로의 수정은 일시적인 것으로 글로벌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경우 기존의 「향(向)신흥국」으로의 회귀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넷째, 외환 시장이 글로벌 유동성의 급류에 휩쓸리지 않도록 투기자금과 변동성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글로벌 유동성의 이동 속도가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주식, 채권, 외환 시장에서의 투기 자금과 변동성 변화에 대한 감독 기관의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특히 환율 변동성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과도한 변동을 막기위한 미세조정 노력은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적극적인 시장 개입도 필요하다.
나아가 외환시장 급변동으로 인한 환위험 피해를 완화할 수 있도록 환위험에 노출된 기업에 대해 무역보험공사의 기능을 확대하여 무역보험 및 유동성 지원 등의 대책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다섯째, 중국 경제위기의 한국으로의 파급력을 완충시킬 수 있도록 내수 경제의 체력을 높이고 민간 주체들의 건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국내 경제 상황에 대한 총체적이고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객관적이고 균형잡힌 진단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한국 경제의 체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시장원리에 충실한 경제 개혁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효율성 확보를 위한 노동시장 중심의 구조 개혁이 진전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건전한 시장질서를 유지하면서 기업들이 창조적인 활동을 촉진할 수 있게끔 불필요한 규제를 완화시켜야 한다.
경제 체력의 핵심인 내수 기반 강화를 위해 가계의 소비심리 회복과 가계부채 문제 연착륙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발생은 가계의 자산 소득과 사업/근로 소득의 감소 그리고 부(富)의 축소로 이어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계의 건전성이 확보되어 있지 못 할 경우 가계 부문과 금융기관의 디폴트가 만연하게 되어 내수 디플레가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정책 당국은 확장적 재정정책의 지속적 추진을 통해 국내 유효수요의 창출과 경기 회복력 강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가계 부채 문제의 연착륙을 통한 건전성 제고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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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17 09:0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