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통위는 통화정책만으로는 성장력 확충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10개월 연속 금리 동결했다.
4월 금통위는 완만한 경기 회복 기대, 정책여력 확보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10개월 연속 기준금리(1.5%) 동결했으며 금리인하 소수의견은 2~3월에 이어 1인에 그쳤다.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글로벌 성장 둔화와 1/4분기 경기 부진을 반영해 금년도 성장률을 하향조정(3.0%→2.8%)했으나 여전히 민간 기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단독적인 금리인하는 정책여력만을 소진시키는 것이며, 재정확대와 구조개혁이 동반되어야 정책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현 기준금리가 경기회복 지원에 충분히 완화적이나 더 완화적으로 갈 수 있음을 언급했다.
특히 ‘금리정책의 타이밍’을 강조하며 경기 부진 지속시 재정확대와 금리인하의 조합가능성을 열어둬 채권시장 내 추가 금리인하 기대 잔존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산업생산 및 소비자심리 등 국내 경제지표가 소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부진한 상황
국내 2월 광공업 생산이 예상 밖 호조(3.3%, MoM)를 보이며 전산업생산(0.8%, MoM)이 반등했으나 이는 모바일 신제품 출시에 따른 반도체 생산 증가에 주로 기인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말 일시 감소했던 제조업 재고율이 128%대로 재반등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최고치(129.5%) 수준을 지속하고 있어 산업생산 반등압력이 크지 못한 상황이다.
2월 소매판매(-1.8%, MoM) 역시 개소세 인하 연장에 힘입어 내구재 판매(3.6%, MoM)는 증가했으나, 비내구재 소비(-4.4%, MoM)가 더 큰 폭 감소하면서 부진했다. 한편 3월 소비자심리 및 기업경기실사지수 모두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국 정책당국의 부양 효과 가시화 및 美 제조업 경기 반등 등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은 다소 완화됐다.
중국의 3월 수출이 기저효과를 제외하더라도 큰 폭 증가하고, 정책당국의 인프라 투자 중심의 부양 효과가 가시화되며 산업생산과 고정투자, 소매판매 모두 예상을 상회했다.
특히 中 정부가 금년도 목표 재정적자 비율을 기존 red line으로 여겨왔던 3%로 상향하며 성장률 방어 의지를 표명했을 뿐더러 일대일로(一帶一路)와 AIIB를 통해 자국내 과잉설비 산업의 해외진출을 도모하고 있어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15년말부터 라오스 철도, 파키스탄 고속도로 및 수력발전소, 인니 고속철도 건설이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달러화 강세와 글로벌 수요 감소로 부진을 이어오던 美 제조업 경기도 강달러완화에 힘입어 반등하고 있어 G2를 중심으로 한 대외 여건은 다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3월 ISM 제조업지수는 6개월만에 기준치(50)를 상회한 51.8를 기록해 확장세로 전환됐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
4월 수정 경제전망에서는 연초 경기 부진을 반영해 성장률을 소폭 하향 조정했는데, 여전히 민간기관들 보다는 긍정적인 수준이다.
한은은 1/4분기 경기 부진과 글로벌 성장 둔화에 따른 교역량 감소 등을 고려해 금년도 성장률을 소폭 하향조정했으나, 2/4분기 이후 경기는 완만히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문별로 보면 재고 증가와 기업들의 설비투자 계획을 반영해 설비투자를 비교적 큰 폭 하향조정했으나, 건설투자는 지난해 수주물량의 착공흐름을 고려해 상향조정하고 민간소비도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전체 GDP 성장경로는 연초 경기 부진 반영분을 제외하면 1월의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으로 이는 시장 및 민간기관 전망에 비해 높은 수치이다.
금통위는 성장지원을 위해 재정확대와 구조조정, 통화정책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차원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실효성이 낮아지고 부작용 논란이 지속되면서 재정정책 역할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G20 회의 또한 통화정책만으로는 성장 회복을 지원하는데 한계가 있어 회원국들에게 재정정책을 과감하게 사용할 것을 주문했으며, IMF도 양호한 재전건전성을 근거로 들며 우리나라에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권유하고 있다.
실제로 '12년 이후 한은이 기준금리를 175bp나 인하(3.25%→ 1.5%)한데 반해, 재정확대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GDP 대비 정부지출 비중: '12년 19.6%→ '15년 19.6%)
한은 총재도 추가적인 금리인하 여지는 있으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재정과의 조합이 필요하며 단독적인 금리인하는 정책여력만을 소진시킨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금통위도 구조개혁 추진, 재정역할 확대, 효율적 거시건전성 정책 체제의 작동 등의 적정조합 틀 내에서 금리인하의 긍정적 효과가 극대화되고 부작용이 최소화된다는 의견이다.
또한 한국형 QE 이슈에 대해서는 통화정책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며 부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여당이 총선 공약 중 하나로 한국형 QE 추진을 내세우면서 채권시장에는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 기대가 일시적으로 증대되었던 상황이다. 주요 골자는 한은이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업은행의 자금여건 개선을 위해 산금채를 인수하고 가계대출 장기분할상환 전환 확대를 위해 MBS를 인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 총재는 이에 대해 한국형 QE는 기존 선진국에서 활용하는 QE와 다른 개념으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중앙은행 발권력을 동원하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언급했다. QE는 전통적 통화정책(금리인하)이 모두 소진된 경우 활용하는 수단으로, 기준금리를 (+)로 고정시킨 상황에서 유동성 확대는 실효성이 제약받게 된다.
그러나 현재 산업은행의 자금조달 여건은 충분히 양호하고 신용경색이나 우량기업 자금난이 문제되는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선을 그었고, 중앙은행은 법 테두리 안에서 구조조정을 지원할 것임을 강조했다. 산금채의 국고 대비 금리 스프레드는 10bp 초반에 불과하다. 한은법상 한은의 산은채/MBS 직접 인수가 불가능하며 산은출자 역시 불가하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의 통화완화에도 불구하고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지속되는 것에 대해 재정정책과 구조조정이 동반되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하며 통화정책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금통위 이후 하반기 중 추경과 금리인하 조합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으나, 정치권내 합의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번 금통위를 계기로 하반기 중 추경을 동반한 금리인하 기대가 높아졌으나, 여소야대 총선 결과로 향후 정치권내 의견 합의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야당은 인위적인 경기 부양책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으며, 재정을 통한 경기 지원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비판했다.
야당은 법인세 및 개소세 인상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여당은 이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추경 편성이 국회에서 합의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확대는 불확실하다.
다만 지난해 세수가 결손에서 벗어나 세계잉여금이 발생한데다, 금년 초 국세유입 증가로 재정 여유분이 확대되고 있어 하반기 추가적인 재정집행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1~2월 국세유입 증가(+10.9조원)와 세계잉여금(+2.8조원) 발생으로 재정수지가 개선됐다.
금통위원 교체 이슈, 한은 총재 스탠스 고려시 상반기 중 금리동결 기조 지속될 전망이다.
금번 금통위 이후 금통위원 교체와 한은 총재의 정책 스탠스, 6월 FOMC 점검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상반기 중 금리 동결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시장에는 새로운 금통위원(7인 중 4인)들 중 비둘기파적 성향의 인물 비중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나, 성향 파악을 위해서는 1-2 차례 금통위 회의 결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편 금리인하는 1.국내 경기가 추가 위축되어 2.추경 논의가 확대되고, 3.금융시장 안정이 전제되어야 단행될 것으로 판단된다.
연준의 금리인상은 6월 Brexit 투표 일정과 美 물가 상승압력의 불확실성, 산유량 동결 합의 불발에 따른 유가 재반락 등으로 하반기로 지연될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금리인하를 여전히 선반영하고 있는 시중금리는 향후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반등압력이 부각될 수 있으나, 정책 기대가 잔존하고 있어 반등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글로벌 차원의 금리 상승압력도 연준의 완화적 스탠스, 유가 하방위험, 주요국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따른 미국채 선호 등으로 상승 압력이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
기사최종편집일:2024-05-17 09:0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