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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8%를 기록했다. 민간소비 확대, 건설투자 증가 영향으로 1분기(0.5%)보다 다소 호전된 것이다.
다만 2분기 성장률도 재정조기집행,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 정책효과와 부동산 위주의 성장세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경기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기업 구조조정과 소비절벽이 현실화되는 3분기 이후 경기반등에 따라 향후 성장경로가 명확해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연간 성장률이 7월 전망한 2.7%가 되려면 하반기(3·4분기) 분기 평균 성장률이 0.5% 이상이어야 가능하다.
3분기 가장 우려되는 리스크는 기업 구조조정이다. 최근 대우조선해양 위기와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에서 볼 수 있듯 주요 대기업들이 흔들리면 해외 교역감소와 실업자 증가로 경기에 악재로 작용한다. 문제는 올 하반기부터 조선, 건설, 철강 산업을 중심으로 다수의 기업들이 본격적인 구조조정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따른 고용문제는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7월 취업자수 증가는 29만8000명으로 지난 1월(33만9000명)보다 감소했다. 특히 제조업 취업자수는 1월 14만5000명에서 7월 –6만5000만명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2분기 소폭 회복세를 나타냈던 설비투자지수 증가율도 7월 들어 –12.3%로 급감했다. 국내 수요 부진으로 여전히 일부업종은 과잉생산이 지속되고 있고 기업 구조조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기업 구조조정 영향으로 제조업 고용시장 침체 우려가 현실화되는 모습”이라며 “산업정책의 강도와 속도와 경제 체력이 버틸 수준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소비절벽’도 성장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상반기 내수 소비를 이끌었던 개별소비세 감세정책이 종료되면서 7월부터 자동차 등 주요 내구재 위주로 판매 둔화 현상이 뚜렷하다.
7월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4.3%로 6월(9.0%)보다 감소했다. 특히 최근 두자릿수 증가율이었던 내구재소매판매액지수는 7월 들어 0.6%로 대폭 하락했다. 향후 소비경기 판단 지표인 소비재수입액 증가율도 7월 –4.4%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비부진으로 서비스업 경기도 악화될 전망이다. 7월 서비스업 생산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2.7%로 6월(5.4%)보다 떨어졌다. 전기대비로는 –0.7%를 기록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와 함께 오는 28일부터 시행되는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도 단기적으로 서비스업 경기에 악영향이 우려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9월 금통위 기자회견에서 “(청탁금지법이) 중장기적으로 사회투명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순기능이 예상되나 단기적으로 일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수요위축과 이에 따라 고용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9월부터 정부 추가경정예산이 집행되고 8월 수출도 20개월만에 증가세를 나타냈으나 경기 하방리스크를 충분히 감내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다.
주 실장은 “추가경정예산은 집행 지연으로 타이밍을 놓쳐 3분기 국내 경기에는 큰 영향을 주기 어렵게 됐다”며 “8월 수출액이 전년보다 소폭 반등했으나 이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기저효과이며 수출물량은 감소세여서 수출경기가 반등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향후 경기회복을 위해선 재정·통화정책이 건전성보다는 성장에 무게중심을 둬야한다”며 “소비절벽을 막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향후 보호무역주의 대응전략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 보고서 내용을 중심으로 현 경제상황 진단 및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국외 경제동향
미국은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로지역의 경우 산업생산 및 수출 등을 중심으로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시현하고 있다. 중국은 적극적 재정정책 등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수출 및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되는 등 성장세가 미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요 상품가격 = 8월중 국제유가(월평균, Dubai 기준)는 주요 산유국의 생산동결 논의 계획, 미국의 휘발유재고 감소, 달러화 약세 등으로 전월대비 2.6% 상승했다.
기타원자재가격의 경우 곡물가격은 재고량 전망치 상향 조정 등으로 하락하였으며 비철금속가격도 중국의 수입 감소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국내경제동향
내수 및 대외거래 = 소비·설비투자는 감소하고, 건설투자·수출은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7월중 소매판매는 승용차 판매 부진 등으로 전월대비 2.6% 감소했다. 설비투자도 운송장비 투자를 중심으로 전월대비 1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투자는 건물 및 토목이 모두 늘어나면서 전월대비 1.3% 증가했다.
8월중 수출(401억달러, 통관기준)은 선박·화공품 등의 큰 폭 증가에 힘입어 전년동월대비 2.6% 증가했다. 7월중 경상수지는 상품수지를 중심으로 흑자폭이 축소됐다.
생산활동 및 고용 = 제조업 증가하고, 서비스업은 감소했으며, 취업자수 증가폭은 다소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7월중 제조업 생산은 기타운송장비, 금속가공 등이 감소하였으나 반도체·전자부품, 1차금속, 자동차 등이 늘어나면서 전월대비 1.3% 증가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운수, 음식·숙박 등이 증가하였으나 도소매, 금융·보험, 전문·과학·기술 등이 감소하면서 전월대비 0.7% 감소했다.
취업자수(전년동월대비)는 29만 8천명 증가하여 전월(6월 +35.4만명)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다. 전월대비(계절조정)로는 3만 6천명 증가했고, 실업률(계절조정)은 3.6%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물가 및 부동산가격 = 소비자물가 오름세다 둔화됐고, 부동산가격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중 소비자물가(전년동월대비)는 0.4% 상승하여 전월(0.7%)보다 오름세가 둔화됐다. 전월대비로는 농산물 가격의 큰 폭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기료 한시 인하 등의 영향으로 0.1% 하락했다.
근원인플레이션(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은 전년동월대비 1.1% 상승했다.(전년동월대비 7월 1.6% → 8월 1.1%, 전월대비 0.1% → -0.3%)
아파트 매매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0.1% 상승했다.(전월대비 7월 0.1% → 8월 0.1%) 전세가격도 전월대비 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전월대비 7월 0.1% → 8월 0.1%)
종합 및 향후 전망
국내경기는 수출회복이 더딘 가운데 내수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7월중 소비와 설비투자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 등 일시적 요인의 영향으로 감소하였으나, 건설투자는 건물 및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나면서 증가했다. 8월중 수출(통관기준)은 영업일수 증가, 선박수출 급증 등 일시적 요인으로 전년동기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국내경기는 확장적 거시경제정책 등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이다.
주요국 통화정책 방향, 기업 구조조정 추진 등 대내외 경제여건 등에 비추어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소비자물가는 저유가, 전기료 한시 인하 등으로 낮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연말로 갈수록 점차 오름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상수지는 흑자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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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03 0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