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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들어 등락을 거듭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2016년 들어 글로벌 경제의 주요 이슈에 따라 급등락을 반복하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연중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2016년 초 중국 경기 불안 등으로 인해 달러당 약 1,238.8원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중국 경기 경착륙 가능성 완화,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감소 등으로 빠르게 하락했다.
5월 이후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며 원/달러 환율이 약 1,190원 수준으로 재차 상승하였으며, 6월 말 브렉시트 투표 직후인 6월 27일 1,182.3원을 기록했으나 8월 16일 1,092.2원으로 연중 최저치로 급락했다. 8월 말 옐런 연준 의장의 금리인상 여건 강화 발언으로 1,120원대로 재차 상승했으나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9월 7일 1,090.0원으로 하락했다.
특히 최근 IMF 보고서에서 원화가 저평가 되어 있다고 평가함에 따라 최근 원/달러 환율의 하락 원인을 살펴보고 균형환율 수준을 추정해보고자 한다. 최근 IMF 보고서에서는 원화 가치가 2015년 실질실효환율 기준으로 평균 -8%(-4%~-12%) 저평가되어 있다고 평가하였으나, 이는 경상수지 균형을 달성하기 위한 환율 수준을 균형환율로 평가한 결과다.
균형환율은 구매력 평가 기준, 국제수지 균형 달성, 경제 펀더멘탈을 반영하는 수준 등 다양한 개념이 존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 균형 외 국내 주요 경제변수를 고려한 균형환율을 추정해보고자 한다.
원/달러 환율 하락의 원인 및 균형 환율 추정
최근 원/달러 환율 하락의 원인 =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따른 외국인 증권투자 순매수가 확대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통화완화 정책 지속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증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심리 개선 등으로 신흥국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 경기 불안, 브렉시트 투표 등 세계 경제의 하방 리스크로 인해 세계 주요국들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지속되며 글로벌 유동성이 크게 증가했다.
특히 브렉시트 투표 이후 공포지수인 VIX 지수가 하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크게 낮아지면서 글로벌 투자심리도 개선됐다.
더욱이 주요 선진국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등으로 채권 수익률이 하락하면서 늘어난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신흥국 채권 및 주식에 대한 투자자금 순유입이 6월 -33억 달러에서 7월 249억 달러, 8월 121억 달러로 증가하는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국내 금리 수준은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9월 7일 기준 국내 국고채 2년물의 만기수익률은 미국 대비 0.6%p, 일본 대비 1.5%p, 영국 대비 1.2%p, 독일 대비 2.0%p 높은 상황이다.
선진국 대비 높은 금리 수준, 안정적인 투자 환경, 달러 대비 원화 강세예상 등 원화에 대한 캐리 트레이드 매력도가 상승하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란 낮은 금리 또는 약세가 예상되는 통화를 차입하여 높은 금리 또는 강세가 예상되는 통화에 투자하는 거래를 의미한다.
주요 선진국 대비 높은 금리 수준이 지속되는 가운데 높은 국가 신용등급 및 낮은 부도 위험 등에 따른 안정적인 투자 환경,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지연에 따른 원화 강세 예상 등 캐리 트레이드에 적합한 환경이 조성됐다. 달러, 유로, 파운드 등 주요 통화 대비 원화에 대한 캐리 트레이드 지수가 2016년 6월에서 8월 사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이로 인해 국내 증권시장에 외국인의 증권투자 순매수 규모가 확대되며 원/달러 환율 하락의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주식 및 채권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지난 3월 5.6조원에서 6월 3.0조원으로 감소했다. 브렉시트 투표 직후 일시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되었지만 세계 금융시장 안정화 등으로 인해 7월 6.1조원, 8월 2.7조원으로 순매수세 지속되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에 따른 달러화 약세
미국 경제의 더딘 회복세와 브렉시트 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의 하방 리스크 등으로 인해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 FOMC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율 또한 장기 목표치인 2%에 미치지 못한 점 등을 이유로 금리를 동결했다. 선물시장에 반영된 연방기금금리로 보면 9월 인상 확률은 7월 20%대 중반을 기록한 반면 12월 인상 확률은 30%대 중반을 기록했다.
8월말 잭슨홀 미팅에서 옐런 의장의 금리인상 여건 강화 발언 이후 9월 인상 확률이 42%까지 상승했으나 9월 6일 현재 24%로 재차 하락한 반면 12월 인상 확률은 9월 7일 현재 42%로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지연 기대에 따른 달러화 약세로 주요국 통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상승했으며, 특히 원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크게 상승했다.
2016년 6월 평균 환율 대비 8월 평균 환율의 가치 변화율을 보면 브라질 헤알화는 6.9%, 일본 엔화는 4.4%, 호주 달러 3.0%, 대만 달러 2.5% 등으로 주요국 통화가치가 대부분 상승했다. 특히 한국 원/달러 환율은 6월 평균 1,168.4원에서 8월 평균 1,111.4원으로 하락해 브라질 헤알화 다음으로 높은 5.1%의 가치상승률을 나타냈다.
국내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지속
최근 대외 수요 부진, 수출 단가 하락 등으로 국내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수입 역시 감소세가 지속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내 수출은 세계 경제 회복 부진, 저유가에 따른 수출 단가 하락 등으로 2014년 10월부터 2016년 7월까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2016년 8월 +2.6%) 국내 수입 역시 저유가로 인한 원유 도입 단가 하락, 국내 수요 부진 등으로 2014년 9월부터 2016년 7월까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2016년 8월 +0.1%)
수입이 수출보다 크게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로 경상수지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면서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입 감소율이 수출 감소율을 하회하면서 상품수지 부문에서 6월 128.2억 달러 흑자가 발생하는 등 불황형 흑자가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 경상수지 흑자규모도 6월 121.7억 달러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지속으로 국내 유입되는 달러 공급이 누적되며 원/달러 환율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균형환율 추정
균형환율이란 일반적으로 한 국가의 기초 경제 여건을 반영하며 대외부문과 대내부문의 균형을 달성하는 환율 수준을 의미한다. 균형환율은 일물일가 법칙에 따른 구매력평가설(Purchasing Power Parity), 국제수지의 균형을 달성하는 수준, 환율 결정 구조 모형에 따른 환율 수준 등 다양한 개념이 존재하며 이에 따라 추정방식도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본 보고서에서는 Clark and MacDonald(1999)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환율 변동에 영향을 미치는 기초경제변수를 이용하여 환율의 행태를 설명하는 축약식을 설정하고 이를 통해 추정된 환율을 균형환율로 정의한다.
본 보고서에서는 Clark and MacDonald(1999)에서 제시된 행태균형환율추정 방법을 이용해 원/달러 환율의 균형 수준을 추정했다. Clark and MacDonald(1999)에 따르면 커버되지 않은 이자율 평가조건(Uncovered Interest rate Parity Condition) 조건 하에서 경제기초변수와 실질환율 간 관계를 통해 균형환율 수준을 추정했다.
실질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경제기초변수로는 대내외 실질금리차, 상대적 교역조건, 교역재와 비교역재 간 생산성 차이, 순해외자산, 리스크 프리미엄 등을 설명변수로 고려했다. 추정에 사용된 시계열 자료는 2002년 1분기에서 2016년 2분기까지 원/달러 환율, 한미간 금리 스프레드, 상품교역조건 지수, 한미간 상대적 서비스물가, 순해외자산, 한국 외화채권 5년물 CDS 프리미엄 등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을 추정된 행태균형환율과 비교해 본 결과 2016년 9월 평균 원/달러 환율인 1,107.9원은 균형환율인 1,153원 대비 약 3.9% 정도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1분기 원/달러 환율이 1,201원으로 상승하면서 균형환율 대비 약 3.5% 저평가되었으나 3분기(7월 1일~9월 7일) 들어 원/달러 환율이 1,124.3원으로 하락하면서 약 2.5% 고평가로 전환됐다. 최근 시점인 9월 평균(9월 1일~7일) 원/달러 환율 1,107.9원은 균형환율 대비 약 3.9% 고평가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사점
첫째,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 확대에 따른 국내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환율 미세조정 및 시장 안정화 대책 강화 등이 필요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유로 및 일본의 추가적 통화완화 정책 여부, 브렉시트여파 등 산적해 있는 세계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인해 향후 국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될 우려 상존하고 있다.
외환시장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국내 수출입 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환율의 쏠림 현상에 대해 적극적인 미세조정 및 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대응할 필요가 있다.
둘째, 원/달러 환율의 급변동으로 인해 피해 발생이 예상되는 기업들에 대해 효과적으로 환위험을 예방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상대적으로 외환 리스크에 취약한 중소․중견기업들의 경우 무역보험 및 유동성 지원 등을 통한 지원을 확대하고, 전문 인력을 통한 외환 리스크 관리 방안마련에 대한 교육 강화 등이 필요하다.
동시에 해외시장 정보 제공 등 신시장 개척에 대한 지원, 수출 기업과 현지 교민 사회와의 협력 체계 구축, 중소․중견기업들의 FTA 활용률 제고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업의 수출 활동을 지원해야 한다.
셋째, 중장기적으로는 우리나라 수출품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환율 변동에 강한 경제 체질로 개선해야할 필요가 있다.
환율의 급변동에 제약받지 않고 꾸준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우리나라 수출품의 고부가가치화, 고기술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또한 지속적인 R&D 투자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산업의 육성 및 세계 선도제품 개발을 통해 중장기적인 글로벌 교역 환경 변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
기사최종편집일:2024-05-17 09:0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