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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트럼프 당선자는 도드-프랭크 법으로 인한 과도한 규제가 은행의 자금중개기능을 약화시켜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금융 규제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의 강한 반대와 법안 폐지 과정의 복잡성 등을 감안할 때 신정부는 동 법안을 전면 폐지하기보다는 볼커 룰, 장외파생상품 및 헤지펀드, 금융소비자 보호 등의 주요 내용에 대한 부분적인 수정을 통해 우회적인 방법으로 금융규제 완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이 법안의 수정이 국내 금융회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볼커 룰 완화시 외은지점의 국내 투자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완화된 규제 환경 하에서 미국 내 영업을 활성화하고 수익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미국 신정부의 금융규제 완화 가능성과 시사점'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미국 신정부의 금융 규제 완화 가능성
트럼프 당선자는 도드-프랭크 법으로 인한 과도한 규제가 경기에 미친 부정적 영향을 강조하며 동 법안의 폐지 또는 대폭 완화 입장을 강하게 표명했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제정된 도드-프랭크법이 대출을 제한하고 규제 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은행의 수익성을 감소시켰을 뿐만 아니라, 자금의 원활한 흐름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규제 개혁을 주장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연준은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해 왔으나 각종 규제로 은행의 수익은 감소하고, 대출은 여전히 부진한 편이다.
월가의 대형은행을 대상으로 제정된 동 법이 오히려 소규모 은행과 대출기관들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드-프랭크 법 도입(2010년 7월) 이후 대형 은행의 규모는 더욱 커졌지만 지역 은행이나 신용조합의 파산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농민이나 중소기업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어려워졌다. 중소형 은행들이 퇴출되는 경향은 금융위기 기간보다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은행의 자금중개기능 약화가 미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인식을 기반으로 트럼프 집권 이후 금융 규제 완화를 추진할 전망이다.
공화당은 도드-프랭크 법의 대체 법안으로 '금융 선택 법(Financial Choice Act)'을 채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원 금융 서비스 위원장인 Jeb Hensarling 의원이 지난 9월 발의하여 10월 하원을 통과한 법으로 공화당의 Agenda에 따르면 2017년 4분기부터 도드-프랭크 법의 개정을 위해 동 법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수백 개의규정과 다수의 관료적 정부 기구를 만든 복잡한 도드-프랭크 법에서 벗어나 단순한 규율체제로의 전환을 지향하고 있다.
민주당의 반대로 오바마 정부의 핵심 법안 중 하나인 도드-프랭크 법의 폐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수정의 범위나 방향에 대해서도 현재 불확실성이 높다.
차기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로 선정된 Chuck Schumer는 도드-프랭크 법을 폐지하려는 트럼프 정권에 대한 강력한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도드-프랭크 법안을 폐지하기 위해서는 상원 100명 가운데 60명의 찬성표가 요구되기 때문에 52석을 확보하고 있는 공화당은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또한 오바마 행정부는 임기 종료 전에 금융 규제 강화를 위해 새로운 규정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 도입 이후 폐기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므로 현재 도드-프랭크법의 규칙 제정이 완료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서둘러 입법화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절차법(Administrative Procedure Act)에 따라 이전 정부에서 마련된 규정을 다음 정권에서 폐지하기 위해서는 여론이 형성되어야 할뿐만 아니라, 진행 과정에서 소송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신정부의 도드-프랭크(Dodd-Frank) 법안 개선 방향 전망
미국 신정부는 도드-프랭크 법안을 전면 폐지하기 보다는 자본규제 등의 핵심은 유지하면서 볼커 룰, 장외파생상품 및 헤지펀드 규제, 금융소비자 보호 등의 주요 내용을 부분적으로 수정함으로써 금융 규제를 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자본요구기준(capital requirement) 등 자본규제가 완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볼커 룰의 폐지와 금융소비자 보호 규제의 수정은 금융 선택법의 주요 내용이다.
볼커 룰(Volcker Rule) = 볼커 룰의 주요 내용은 규제 대상 기관의 자기계정거래 금지, 헤지·사모 펀드 영업 및 투자 금지, 준법 감시 프로그램 운용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볼커 룰은 부보예금기관, 은행지주회사 및 관련사에 대해 1) 대고객 헤지거래 또는 시장조성 업무를 제외한 자기계정거래(proprietary trading) 금지 2) 기본자본(Tier 1 capital)의 3% 이상 헤지·사모펀드 투자 금지 3) 볼커 룰을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를 입증하는 준법 감시 프로그램 유지와 개선 의무를 규정 등이다.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해서도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은 자기계정거래와 헤지·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추가 자본금과 상한선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융회사의 대형화를 제한하기 위해 기업결합 이후 부채 기준 시장점유율이 10%를 상회할 경우 해당 금융회사의 인수·합병을 금지하고 있다.
트럼프 측은 볼커 룰의 시행으로 유동성이 감소하고 변동성이 증가하여 금융 시장이 취약해지고, 은행의 안정성·수익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기계정거래를 금지하는 볼커 룰이 금융기관들의 시장조성 기능을 크게 위축시켜 유동성 감소를 가져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라이머리 딜러들의 채권 보유량이 2007년 말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딜러들의 시장 중개 기능이 크게 약화됐다. 자기계정거래를 줄이고 국채 등 유동성이 높은 자산을 주로 만기 보유 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은행들의 시장 충격 흡수 능력이 약화됐다.
유동성 창출 기능이 위축될 경우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격 불확실성 심화, 자본조달 및 리스크 헤지 기능 제약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장의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거래 비용이 증가하고 소규모 거래 발생 시에도 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낮아짐에 따라 유동성 관리 목적 자금이 상대적으로 유동화가 용이한 채권 ETF 및 펀드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되며 투자심리 악화 시 급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필수적인 ALM 행위이더라도 거래에 앞서 감독당국의 사후적인 평가를 염두해 두고 거래해야 하는 부담이 생겨 영업활동 자체가 위축될 우려가 있다. ALM(Asset-Liability Management)은 은행의 재무 건전성 유지에 필수적인데 볼커 룰에 따르면 60일 이내의 단기에 이루어지는 ALM 활동이 규제대상 자기계정거래에 해당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볼커 룰의 전면 폐지를 강조하는 금융 선택법이 그동안 규제 강화에 대응하여 전략 변화를 시도해 온 대형 은행들에게 미치는 효과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금융선택법은 금융회사의 업무를 다변화하는 것이 금융회사의 수익성을 높이고, 기업의 활동과 일자리 창출에도 효과적임을 근거로 제시하고 있지만 글로벌 은행들은 볼커 룰의 시행 안에 따라 그동안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변화, 미국 본토 비즈니스 축소 또는 철수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해 왔다. Goldman Sachs, BOA 등 대형 금융회사는 관련 영업부서 폐지 등에 따른 수익 감소 및 고용축소 등의 부정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관련 데스크를 축소·폐지 또는 타회사에 매각하거나 시스템 개선 작업을 진행하였다.
따라서 금융 규제 완화로 인한 비즈니스 모델 변화는 새로운 비용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은행이 단기적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장외파생상품거래 규제
도드-프랭크 법은 파생상품의 거래·청산 및 정보의 중앙 집중화, SEC와 CFTC의 장외파생상품 거래 감독, 링컨 수정안(Lincoln Amendment)을 포함하고 있다. 장외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전자거래플랫폼(SEF) 사용 의무화가 시행됨에 따라, 장내에 준하는 인프라를 통한 거래 비중이 빠르게 증가했다. 2016년 11월 기준 미국 내 이자율 파생상품 거래금액의 55%, 신용 파생상품 거래금액의 76%가 SEF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표준화된 파생상품은 중앙청산소(CCP)를 통해 청산하고, 중앙청산소를 통하지 않는 파생상품 거래에 대해서는 자본 요건 강화 및 증거금 의무화, 거래내역의 중앙예탁기관(central repository) 보고를 규정하고 있다. 모든 장외파생상품 거래 내역에 대해 청산 여부에 관계없이 해당 장외파생상품 거래정보저장기구로의 보고 및 기록을 의무화하고 있다. 도드-프랭크 법에서는 스왑정보저장소(SDR)와 증권기초스왑정보저장소를 파생상품의 거래정보를 수집하고 중앙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기구로 지정했다.
규제대상이 되는 장외파생상품을 포괄적으로 스왑과 증권기초스왑으로 구분하여 정의하고 각각 CFTC와 SEC에 규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장외파생상품의 규제 면제 근거가 되었던 상품선물현대화법의 규제 면제 조항을 모두 삭제함으로써 장외파생상품을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스왑거래 주체에 대한 연방정부의 지원을 금지함으로써 실질적으로 부보금융기관의 스왑 시장 참여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Lincoln Amendment) 링컨 수정안은 납세자의 세금이 장외파생상품으로 인한 부실 발생에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됐다.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2009년 G20 합의에 따라 미국의 도드-프랭크 법을 포함하여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규제 시행으로 거래가 크게 위축됐다.
2016년 상반기 기준 글로벌 장외파생상품 잔액은 544조 달러로, 2013년 710조 달러를 고점으로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 CDS 등 신용파생상품의 잔액 비중이 감소한 반면, 금리 및 외환 파생상품의 잔액 비중은 증가했다. 2016년 기준 글로벌 장외파생상품은 시장가치 기준으로도 2008년 34조 달러 대비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G20 국가들의 장외파생상품 관련 규제 추진과 바젤Ⅲ 시행으로 장외파생상품의 위험 평가 방식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은행을 중심으로 장외파생상품에 대한 노출 규모를 감소시키는 상황이다.
트럼프 측은 장외파생상품시장의 CCP도입이 새로운 'too-big-to-fail' 위험을 야기한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으나, 장외파생상품 규제는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국제적 공조체계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수정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도드-프랭크 법은 장외파생상품 시장을 규제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CCP에서 청산하도록 하였으나 시스템 리스크를 CCP에 집중시킴으로써 CCP를 too-big-to-fail 기관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6년 11월 기준 미국 내 이자율(신용) 파생상품 전체 거래금액의 84%(81%)가 CCP에서 청산되고 있어 2015년 11월(78%) 대비 증가했다.
장외파생상품 규제는 장외파생상품 시장의 장내화를 목적으로 하는 G20 차원의 금융개혁 합의의 틀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미국의 독자적인 규제 완화정책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이러한 공조와 관계없이 미국이 금융규제를 완화하는 경우 규제 차익regulator arbitrage) 문제로 글로벌 규제 완화가 추진될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다.
헤지펀드 규제
신정부가 헤지펀드의 등록 및 보고를 의무화하는 도드-프랭크 법의 규정을 폐지하거나 완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의 도드-프랭크 법에 따르면, 운용 규모 1억 달러 이상의 헤지펀드와 운용 규모 1.5억 달러 이상의 사모펀드는 SEC에 등록해야 하며, 운용자산 규모, 레버리지 비율(부외자산 포함), 거래상대방 노출 규모, 보유 자산의 종류, 가치평가 방식 등을 보고할 의무가 있다. SEC는 헤지·사모펀드가 보고한 정보를 토대로 투자자보호 여부를 감독하며, 매년 감독 사항을 국회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
면 신정부는 헤지·사모펀드의 성과 보수에 대한 세율을 인상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헤지·사모펀드들의 성과 보수를 자본소득이 아니라 일반 소득으로 분류해서 세율을 높이기로 공약했다. 트럼프는 법인세 인하로 인한 세수 부족분을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 높은 세금을 매겨 충당하겠다고 밝히며 성과보수에 대한 중과세 필요성을 언급했다.
현재 미국의 펀드매니저들은 일반적으로 투자금의 1~2%를 운용 수수료(management fee)로 받고, 해당 투자가 약속한 수준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경우 대략 20%를 성과 보수(carried interest)로 받다. 펀드매니저들의 운용 수수료는 일반 소득(ordinary income)으로 분류되어 39.6%의 세율이 적용되나, 성과보수는 자본소득(capital gains)으로 간주되어 세율 23.8%가 적용되고 있다.
세율 인상이 신정부의 세수 확대 기여에 미치는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공약을 이행하더라도 소득세율 자체가 인하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헤지·사모펀드 운영자들이 지금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낼 가능성은 높지 않다.
2007년 운용자산규모와 헤지펀드 수 측면에서 최고에 달했던 글로벌 헤지펀드 산업은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수익률도 부진한 상태다. 펀드 수익률 악화로 인해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수수료 수익이 하락하면서 2015년 말 청산된 헤지펀드는 6년래 최다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펀드매니저들이 과거와 같이 높은 성과 보수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헤지펀드 매니저에 대한 세율 인상은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월가에 대한 견제를 보여주는 트럼프의 대중영합주의를 상징하고 있다.
금융소비자 보호
도드-프랭크 법에서 금융소비자 보호 관련 핵심 규제는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신설 및 금융회사의 주택담보대출 시 차주의 상환능력심사 의무화 등이다.
FRB내 독립조직으로 CFPB를 신설하여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각종 소비자관련법의 시행령 제정, 관련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제재, 소비자 민원 조사, 금융 교육을 담당하게 했다. 금융회사는 주택담보대출을 제공하는 경우 변제능력이 있는 소비자에게만 대출을 공급할 의무가 있으며, 변제 능력을 확인하지 않고 대출한 경우 채무자는 담보주택 반환으로 모든 채무가 해소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측은 금융기관과 소비자에 대한 CFPB의 과도한 규제가 양 측 모두에게 비효율성을 야기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CFPB가 금융기관에 천문학적 규모의 벌금을 부과함으로써 금융기관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파산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CFPB는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모기지 상품의 불완전 판매를 이유로 JP Morgan에 대해 130억 달러의 벌금을, 200만 개의 허위 계좌를 개설한 Wells Fargo에 대해서는 18,5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였다.
또한 지나친 소비자 보호는 금융 상품 선택에 대한 소비자의 권리를 오히려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공화당은 CFPB의 역할을 축소하기 위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최근 소비자보호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여론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금융규제에 대한 비용-편익 분석을 실시하여 규제의 효과와 의회의 예산을 연계하도록 함으로써 CFPB의 권한을 축소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현재 Director 중심 조직에서 중립적인 위원회 조직으로 전환을 추진하거나, CFPB 위원장을 교체하는 방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각종 금융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법 개정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또한 트럼프의 핵심 지지자들이 금융소비자 보호법의 혜택을 비교적 많이 받는 저소득 백인들임을 감안할 때 CFPB의 무력화는 현실화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금융회사에 미치는 영향
도드-프랭크 법의 개정이 국내 은행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볼커 룰의 국내 적용 대상은 미국계 은행의 국내 현지법인·지점, 국내은행의 미국 내 현지법인·지점, 미국 내 현지법인·지점을 둔 국내은행의 미국 관련 거래에 한정돼 있다. 국내 은행의 미국 내 점포는 볼커 룰의 영향이 미미하기 때문에 총자산 규모가 증가 추세인 반면, 미국 은행의 국내 점포 자산은 위기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도 미국의 금융 규제는 다른 선진국의 금융 규제와 완전히 동조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트럼프 신정부의 규제 완화가 국내 규제 정책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는 볼커 룰, 영국에서는 소매은행업 분리(retail ring-fencing)등 겸업을 제한하는 조치가 추진되어 왔으나, 유럽 대륙은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는 규제차익의 해소와 자국 금융회사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G20을 통한 규제 수준의 국제적 평준화를 의도하여 왔으나 자국의 금융 규제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강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미국의 금융 규제는 타 선진국들과 유사한 방향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금융 규제는 그들의 정치적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미국의 경우 전통적으로 공화당은 시장 경제를 지지한 반면 민주당은 규제와 정책으로 금융시스템을 정비하는 등 규제와 완화를 반복해 왔다.
볼커 룰의 완화는 외은 지점의 국내 투자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외은지점의 경우 국내 투자 과정에서 시장조성과 자기계정거래 목적의 트레이딩을 활발히 하는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볼커 룰 시행에 따라 운용 규모가 크게 감소한 상황이다.
외은지점의 자기계정거래와 시장조성 목적의 트레이딩은 모두 투자자의 주문 처리 과정에서 발생하며 분리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거래 자체가 위축된다. 볼커 룰 시행 이후 주요국에서는 자국 내 미국계 금융기관의 달러화 통화스왑 거래 위축으로 인한 달러화 공급 감소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볼커 룰이 완화되어 외은지점의 자기계정거래가 가능해지면 주력 업무인 단기트레이딩이 증가하고, 국내 투자가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은행그룹 국내 지점의 국채 매매가 증가하고, 미국은행의 국내 지점 등을 대상으로 하는 국내 금융회사의 채권 거래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금융회사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미국 내 영업 확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은행 계열 금융회사의 자기계정거래와 헤지펀드 및 PEF 운용·투자가 미국 내에서 가능해질 경우 이를 활용한 다양한 수익 추구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국내 증권사 실적에서 해외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2015년 당기순이익의 약 1% 수준), 미국에서는 2015년 0.4백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자기계정거래와 헤지·사모펀드 투자를 통해 가장 많은 수익을 창출해 왔던 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미국 내에서 관련 비즈니스를 철수한 상황이어서 규제 완화 시 국내 금융회사들에게 잠재적인 수익 창출 기회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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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07 11:28: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