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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 소집 요청(7.12)에 따라 한미 FTA 개정에 대한 양국의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본협상은 올해 11~12월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측 협상 목표는 한국에 대한 무역수지 개선에 방점이 찍힌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은 최근 ‘한미 FTA 개정협상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연구실 김수진 수석연구원은 "한미 FTA 개정이 폭넓게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일방적인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내에서도 수용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율의 관세조정 등을 통한 무역수지 개선 효과는 불확실해 궁극적으로 환율 절상에 대한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우리나라 주요 수출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우려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협상의 주요 이슈는 △미국의 무역적자가 심화된 자동차·철강에 대한 수입규제 △미국이 경쟁우위를 보유한 서비스산업 개방 폭의 추가 확대 △에너지 부문에 대한 협정 추가 △원산지 규정, 노동 및 환경기준 강화, 환율조작 금지 등을 통한 불공정 무역 차단 등이다.
우리나라의 대미(對美) 수출산업 중 자동차 및 부품 분야게 가장 부정적일 전망이다. 미국이 급진적으로 자국 우선주의를 강요할 가능성은 높지 않고, 저율의 관세조정을 통한 무역수지 개선 효과는 불확실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원화 절상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가 추진했던 TPP 및 이달 예정된 NAFTA 재협상 등을 통해 경제협정에 환율조작 금지 조항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 한미 FTA에도 환율 조항이 추가 반영될 전망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한미 FTA 개정협상에 따른 산업별 영향’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한미 FTA 개정협상의 예상 방향
한미 FTA 개정협상에 대한 미국의 협상 목표는 무역수지 개선이다. 미국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특별 회기 소집 요청(7.12)에 따라 한미 FTA(2012.3.15. 발효) 개정에 대한 양국의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적자가 불공정한 무역관계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인식, 한미 FTA 이후 對한국 무역적자가 크게 늘어 개정협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정협상의 주요 쟁점은 자동차와 철강에 대한 관세·비관세 장벽 강화 및 한국의 서비스시장 개방 확대, 에너지부문 추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무역적자가 심화된 산업을 중심으로 교역장벽 강화 = 자동차, 철강은 미국이 전략적으로 보호하는 산업이자 한미 FTA 이후 한국의 對美 무역흑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으로 주요 이슈가 될 전망이다.
미국이 경쟁우위를 보유한 산업에 대한 한국의 개방 확대 = 미국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 부문에 대하여 FTA 합의문 이행을 촉구하고, 에너지 부문에 대한 협정을 추가할 가능성이 크다.
환율조작 금지, 원산지 규정 강화, 노동 및 환경기준 강화, 보조금 지원 근절 등을 통해 불공정 무역을 차단할 수 있는 수단을 중점 요구할 전망이다. 미국은 오바마 정부가 추진했던 TPP 및 8월 예정된 NAFTA재협상 등을 통해서 경제협정에 환율조작 금지 조항이 반영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강력하게 견지, 한미 FTA에도 환율 조항이 신규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기준 3가지 중 무역흑자 200억 달러 이상(232억 달러), GDP 대비 경상수지 3%이상(7%)에 해당하는 반면 멕시코, 캐나다는 해당 사항이 없다. 이에 한미 FTA 개정협상 과정에서 원화 절상 압력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전반적으로 국내 수출산업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주요 산업별 영향
자동차 및 부품 = 완성차 및 차부품에 대한 관세(2.5%)가 부활될 경우 가격경쟁력 약화로 미국 판매 부진이 심화되고, 국내 OEM 생산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무역 불균형(미국의 對韓 자동차 수출은 수입의 10%수준) 등을 근거로 양허를 재조정하고 관세 부활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국내 자동차는 최근 미국 판매가 부진한 가운데 관세부과로 원가가 상승해 가격경쟁력이 더욱 약화될 전망이다.
한미 FTA 이후 관세 폐지와 국내 자동차 수출 증가의 상관성이 높지 않으나 인센티브(차량구매 보조금)지급 확대 등 미국 자동차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향후에는 관세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對美 자동차 수출은 관세가 철폐된 2016년 이후 오히려 감소했다.
해외 브랜드의 OEM 생산(르노삼성, 한국지엠)도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닛산, GM은 무관세 혜택을 활용하여 일부 차종을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 2016년 미국으로 수출된 전체 자동차 중 OEM 생산이 30.9%를 차지하고 있다.
완성차의 현지생산과 부품의 현지조달 확대로 부품업체에도 부정적이다. 보호무역 강화에 따라 완성차 업체는 미국 현지에서 부품을 조달하고 생산하는 체제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부품 업체는 수요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현지 진출을 모색할 경우에도 자금조달 등의 투자리스크가 증가할 전망이다.
철강 = 미국은 불공정 무역에 대한 규제를 꾸준히 강화할 전망이다.
철강은 FTA 이전부터 대부분 무관세 품목이나 최근 미국이 아시아 국가를 위주로 불공정 무역 규제를 강화해 왔다. 전 세계 철강 공급과잉으로 미국 철강업체의 가동률이 하락한 가운데 아시아 국가에 대한 철강무역 적자가 확대되어 미국 내 불만이 고조돼 왔다.
반덤핑 조사과정 등에서 기업이 충분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경우 AFA(불리한 이용가능한 정보, Adverse Facts Available)를 적용해 고율의 반덤핑관세(AD), 상계관세(CVD) 를 부과하는 사례 증가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 수입 철강을 전면 제한하기 어렵고 우리나라의 對美 수출 의존도가 높지 않아 비관세장벽 강화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은 철강 소비의 23.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입 철강을 규제할 경우 자동차, 건설 등 주요 산업의 생산원가가 상승하는 점도 부담이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철강산업을 안보와 연결하여 수입 제한)는 잠정 보류됐다.
한국의 對美 철강수출량은 총 철강수출의 12~13%, 국내 조강생산량의 6%이다. 미국의 규제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 등 주변국의 대미수출 물량이 국내로 유입되어 내수시장의 수급이 악화되고 제품가격이 하락할 위험이 있다.
서비스 산업 = 법률 시장 등 미국의 경쟁력이 높은 서비스 부문에 대한 개방 확대가 예상되고 있다.
국내 법률시장은 한미 FTA의 단계적 개방 협정에 따라 최종단계까지 개방이 되었으나 미국은 FTA의 완전한 이행 문제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법률시장은 2017년부터 3단계(한미 FTA상 최종 단계) 수준으로 개방을 확대하여 외국 로펌과 국내 로펌 간 합작법인 설립이 가능하고, 합작법인은 국내 변호사를 채용해 국내법 자문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합작 법인에 참여하는 외국 로펌의 지분율과 의결권은 49%로 제한하고, 업무영역에서도 송무와 공증, 노무, 지식재산권 관련 업무는 제외하고 있어 미국은 이전부터 한국 법률시장의 완전한 개방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한국의 對美 기타사업서비스(법률서비스 등)수지 적자는 FTA 이후 축소됐다.
그 외 의료시장 및 클라우드컴퓨팅, 4차 산업혁명 관련 산업 등에 대한 영업환경 개선 및 규제 완화 등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원유·천연가스) 부문을 FTA 협정대상에 신규 추가 = 미국산 원유와 가스(LNG) 수입을 늘림으로써 대미 무역흑자가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수입원의 다변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올해부터 미국셰일가스가 한국가스공사 등의 장기계약에 따라 도입(280만 톤/연, '16년 수입의 8.8%)되기 시작해 2019년에는 연간 580만 톤이 수입될 예정으로 對美 수입금액이 20억달러 가량 늘어나 무역흑자가 완화될 전망이다.
다만 미국산은 운임비 부담이 높고, 기존 수입처와의 장기계약 물량이 많아 미국셰일가스 도입을 단기에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원유와 천연가스에 대한 관세(3%)가 철폐될 경우 미국산 에너지의 가격경쟁력 확보로 수입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며, 국내 LNG발전 및 정유, 석유화학은 원가 절감에 따른 수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LNG는 전통적으로 공급자 우위에 있어 우리나라는 불리한 조건에서 LNG를 수입하고 있는 실정으로 수입원의 다변화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시사점 및 향후 전망
한미 FTA의 역진적인 개정이 폭넓게 이루어질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미국의 FTA는 대부분 단순한 경제적 협정 이상의 동맹관계를 기초로 하고 있어 일방적인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 내에서도 수용되기 어렵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했던 강력한 보호무역 정책기조가 최근 완화되고 있다. 국경조정세에 대한 논의 폐지, 철강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보류 등이다.
저율의 관세조정 등을 통한 무역수지 개선 효과는 불확실하여 궁극적으로는 환율 절상에 대한 압력이 높아질 전망이다. 2016년 이후 對美 무역흑자가 축소되고 있는 점은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 방어 논리로 활용될 수 있으나 주요 수출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우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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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03 0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