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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 지능(AI), 사물 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모바일 등 지능정보기술이 기존 산업과 서비스에 융합되거나 3D 프린팅, 로봇공학, 생명공학, 나노기술 등 여러 분야의 신기술과 결합되어 실세계 모든 제품·서비스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사물을 지능화하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우리사회가 큰 폭으로 변화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을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기존 산업혁명에 비해 더 넓은 범위(scope)에 더 빠른 속도(velocity)로 크게 영향(impact)을 끼친다.
기업들은 고유 기술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개하여 관련 산업의 생태계 규모를 확대하려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또한 국가간의 제조경쟁이 가속화되어 제품의 생산에 따른 마진이 감소함에 따라 제품의 서비스화를 통한 사후관리 부분에서 부가수익을 창출하는 쪽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능형 공장의 도입으로 과거보다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변화는 제조업체들이 생산에만 머무를 경우 퇴보할 수밖에 없으며, 궁극적으로 제품에 소비자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플랫폼 기반의 서비스를 부가하는 형태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제조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의 변화가 기업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함에도 불구하고 자금부족, 정보부족 등으로 변화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못하고 있다.
정부 또한 정권에 따라 신성장산업육성, 창조경제육성, 4차 산업혁명육성으로 이름이 변경되며 역점사업의 초점이 변경되다보니 기업들이 장기적인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역사적으로 산업 격변기에는 기존 주력산업이 쇠퇴하며 새로운 기회들이 창출되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산업 또한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미디어선진국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미디어 기업의 장벽이 무너졌고,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사회적 변화와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는 미디어환경 속에서 자생력을 갖기 위해서 떠안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혹자는 저널리즘이 이러한 격변의 시기 성공의 실마리는 콘텐츠와 플랫폼에 있다고 말한다. 독자의 라이프스타일에 파고들어야 하며, 신뢰와 팬덤을 끌어올 수 있는 콘텐츠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또 직접 플랫폼이 될 수 없다면 플랫폼에 올라 타 최적화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디어산업이 처한 작금의 상황을 감안하면 상당히 일리가 있는 말이다. 미디어 환경을 단편적으로 표현하자면 저널리즘은 더 이상 언론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저널리즘이라는 용어를 쓰는 게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기업이 콘텐츠를 제작해 큰 호응을 얻기도 한다.
최근 SNS에서 주목 받은 대표적인 콘텐츠는 폭언에 시달리는 전화상담사를 위해 통화 연결음에 가족의 메시지를 담았더니 폭언이 줄어들었다는 내용의 실험카메라 형식의 영상이었다. 그런데 이 영상을 만든 건 바로 GS칼텍스다. GS칼텍스의 자사 브랜드 광고였던 것이다.
어쨌든 앞으로 미디어는 어떻게 소통하고 어떻게 참여도를 이끌어낼지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또한 콘텐츠를 올려놓는다고 알아서 팔리는 시절은 지난 것 같다. 이제 미디어는 소비자에게 들어가는 데 주목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
현재 페이스북,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플랫폼과 소셜미디어 의존형 미디어가 많다. 이는 한계점이면서도 하나의 실마리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자체 플랫폼을 만들기 힘든 상황에서는 플랫폼에 올라타는 전략이 유효할 수도 있다.
우리가 보는 콘텐츠는 플랫폼이라는 그 공간이 규정짓는다. 플랫폼의 특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신뢰 확보'가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매체에 중요하게 가치를 부여하는 독자들을 삶의 동반자로서 생각하는 미디어로 만들어야 한다.
소비자는 어떤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니즈를 충족시킨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에 구매하고 이용한다.
따라서 통계학적 타깃 독자가 아니라 그들이 원하는 뒷단에 찾아들어가 발견하는 게 저널리리트가 가야 하는 방향일 것이다. 타깃을 추상적으로 여기는 게 아니라 실존하는 독자를 찾아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한편, 당장 미디어와 직결되지는 않지만 '4차 산업혁명'은 몇 가지 주목해야 할 시장의 흐름이 있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 자체는 허구성이 있지만 인공지능 기술에 따른 환경변화가 예고된 것은 사실이다.
향후 인공지능 기술이 미디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AI비서 상용화에 따라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뉴스 콘텐츠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중개자가 사라져 직거래가 가능하고 국경을 벗어난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가상화폐 도입도 미디어 업계와 완전히 동떨어진 이야기는 아니다. 간편결제 활성화에 따라 이용자의 콘텐츠 유료구매 의사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디어를 둘러싼 디지털 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결국 디지털의 목표도 저널리즘의 본질에 다가가는 것이다. 원칙과 상식의 문제를 해결한 이후에 디지털 세계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기술은 중요하지만 보조적인 역할을 할 뿐이다.
‘좋은 데이터 저널리즘’에는 ‘현장취재’가 필요하다. 대인취재, 대기관 공식취재, 비선취재가 종합돼야 한다. 사람을 만나고 본질을 꿰뚫는 과정에서 데이터가 빛을 발하게 된다.
인터넷 공간에는 왜곡된 정보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왜곡된 정보는 전파를 타고 빠르게 확산되기도 한다. 언론은 ‘말하지 못하는 존재’를 위해서 말해야 한다. 한국 저널리즘의 미래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미디어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채 창간 26주년을 맞고 있는 ‘파이낸셜포커스’는 누적된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파이낸셜포커스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고, 독자들에게 가장 편한 방식으로 전달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데 적극 노력할 것이다.
또한 열린 자세로 독자와 소통하면서 어떻게 참여도를 높일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병행할 것이다. 새로운 미디어 기술이 제공하는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독자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법도 적극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파이낸셜포커스가 창간 26주년을 맞이할 수 있는 것은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 덕택이다. 독자 여러분에게 진심어린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앞으로도 독자 여러분과 공유할 수 있는 뉴미디어 공간 확보를 목표로 더욱 정진할 것으로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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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07 11:28: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