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제조업 혁명을 이루려면 관련 기관이 유기적으로 빠른 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거버넌스(governance, 공공경영)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울산시와 UNIST, 세계경제포럼이 13∼14일 UNIST에서 개최하는 '제1회 4차 산업혁명 포럼 in ULSAN'에서 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 혁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개진됐다. 세계경제포럼은 매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세계 각국의 정계, 관계, 재계 수뇌가 모여 폭넓은 정보교환과 세계경제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하는 다보스포럼을 주관한다.
이번 포럼에는 제4차 산업혁명의 비전을 최초로 제시한 세계경제포럼을 비롯해 미국 버클리 대학, MIT, 일리노이 주립대학, 연구소, 대·중소기업 등 국내외 전문가와 관계자 400여 명이 참석했다.
세계경제포럼 회장 클라우스 슈바프(Klaus Schwab)는 축하 메시지에서 "4차 산업혁명포럼 in ULSAN의 주요 주제는 '제조의 미래'인데, 이는 우수하고 풍부한 생산력을 자랑하는 대한민국에는 매우 중요한 의제"라며 "이런 혁명 속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며, 기술진보와 더불어 사람들을 감동하게 하는 혁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4차 산업혁명 흐름 속에서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려면, 다양성을 기반으로 변화에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기현 울산시장은 환영사에서 "울산은 제조업 중심도시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 삼성SDI, SK에너지 등 우수 대기업과 수많은 중소기업이 있고 4차 산업혁명을 구현할 최적의 인프라를 갖춘 도시"라며 "이번 포럼이 4차 산업혁명의 세계적 흐름과 변화를 확인하고, 울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제조업의 방향성과 신산업 육성의 추진상황을 심도 있게 점검할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또 "2017년 울산광역시 승격 20주년을 맞아 포럼과 연계한 기념행사를 개최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울산은 세계경제포럼과 협력하며 제조업 도시에서 한국형 4차 산업혁명의 산실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정무영 UNIST 총장은 "제조의 혁신은 제조 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며 "국제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혁신을 이용함으로써 고용, 기술, 규제, 지속 가능성 및 교역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세계경제포럼의 임원이자 아시아 태평양 총괄인 저스틴 우드(Justin Wood)는 "세계경제포럼에서 공식 발표한 제조의 미래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의제로 될 것"이라며 "전 세계 26개국 장관들과 16개 글로벌 기업 CEO들이 이사로 활동하며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세계경제포럼 제조의 미래 팀장 프란시스코 베티는 100여 개국에 4차 산업혁명에 의한 제조의 미래 준비도를 기술혁신, 인력자원, 국제무역 및 투자, 정부와 연구기관의 협력, 지속성장 가능성, 시장 상황, 기반시스템 구축 정도 등 7개 분야로 구분하고 총 90개 항목의 자료를 분석하여 비교 발표했다.
한편, 최근 산은경제연구소 미래전략개발부 오세진 연구위원산은 ‘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 트렌드 변화’ 보고서를 통해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변화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변화 필요성에 대한 기업들의 공감대 확산이 필요하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다양한 제도적, 사회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토론과 합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산은경제연구소의 ‘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 트렌드 변화’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이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 고조
2016년 다보스 세계경제포럼 이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어 왔다. 이미 우리는 2000년대 이후 사물인터넷이 보편화되어 모든 만물이 연결되는 새로운 사회를 살게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해왔다.
사실 '4차 산업혁명'에서 말하는 사물간의 네트워크 연결, 로봇을 이용한 공장자동화가 과거에 없던 생소한 기술들이 아니다.
다만 인공지능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화하면서 빅데이터의 활용도가 높아짐에 따라 스마트팩토리, 자율주행차 등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예상했던 기술들이 예상보다 빨리 우리 앞으로 다가와 본격적인 확산 일로에 들어섰다는 것이 이전과는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4차 사업혁명'에서 언급되는 다양한 기술이 있지만 제조업에 사용되는 핵심적인 기술은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으로 압축된다.
ICT 기술의 발달로 사물인터넷을 통한 데이터 생산량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축적된 빅데이터는 인공지능의 다양한 학습에 사용된다. 인공지능의 학습에는 대량의 데이터가 필요한데 최근 인공지능의 학습에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면서 정확성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 것이다.
센서기술의 발달에 따른 빅데이터 생산, 생산된 빅데이터의 처리능력 향상, 빅데이터를 이용한 AI의 정확도 향상이 상호간에 선순환을 거치면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하는 독일이나 '선진제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추진하는 미국 등 여타 국가에 비해 유독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에 열광하고 있다.
이는 과거 '신성장동력 산업 육성', '창조경제 육성' 등의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산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데다 일부 산업의 경우 이미 중국에 뒤쳐지는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우리나라 산업의 미래ㅐ에 대한 위기감이 확대되었고, 이 위기를 '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변화 기회를 통해서 타개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야기될 우리 미래의 변화는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나겠지만 특히 제조업 분양에서 변화폭이 크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먼 미래로 예상되던 자율주행 기술은 최근 하이브리드 형태의 자율주행 3단계 수준에 이미 도달했다. 자율주행에 필요한 컨트롤러, 센서 등 부품산업도 향후 지속적으로 동반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신차들은 하이브리드 형태의 자율주행 기능을 기본사양으로 장착하여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팩토리의 확산은 생산공정의 유연한 자동화를 통해 높은 생산성을 확보하며 인력을 대체하고 제조업체의 본국회귀를 촉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제조업 비중이 높아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자율주행차의 경쟁에서 뒤처지게 되면 신차판매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며, 스마트팩토리가 확대되면 변화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한 제조업체들은 경쟁력에서 뒤처지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향후 10년 안에 일반화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우리는 이에 대한 대응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 제조업 변화
개방형 혁신 확대 =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하여 생산 및 개발 분야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20세기 산업화 시대의 기업들은 자신만의 특화된 제품을 생산하여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제조 기술의 개방화가 진전되면서 특정 기업만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이란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3차 산업혁명 이후 수많은 정보들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다양한 기술정보들을 오픈소스 플랫폼을 통해 인터넷에서 쉽게 기술정보들을 다운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오픈소스 확대 움직임은 관련 기업들간 상호연합체를 구성함으로써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또한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오픈소스 하드웨어인 라즈베리파이, 아두이노, 비글본 등이 약 2~3만원대로 저렴하게 공급되고 있다. 위 모듈을 이용할 경우 각종 전자제품 및 사물인터넷 제품을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상황이다.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기술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상호간에 개선점을 모색함에 따라 정보개방을 통한 기술발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특정 분야에 관심 있는 다수의 개인들이 국경을 뛰어넘어 네트워크를 통해 서로 소통하면서 기술발전이 촉진되는 시대가 보편화되고 있는 것이다.
개인들이 스스로 다양한 자원을 공유하며 제조에 참여하는 것을 '메이커 운동'이라고 한다.
현재 이러한 운동의 흐름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메이커로 나서는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들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개인들이 대규모 공장에서나 사용하는 수천만 원대의 CNC 밀링머신, 레이저 절삭공구, 3D 프린터 등을 사용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가의 제조 장비들을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늘어나고 있어서 개인들도 큰 비용부담 없이 자신이 생각했던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공간은 메이커로 나서는 사람들 간의 소통의 장소로도 활용되고 있으며, 초기 진입자에 대한 컨설팅 역할도 겸한다. 이와 같은 공간들이 확대되면서 오픈 소스를 통해 얻은 제조 정보로 고가의 생산장비를 이용하여 자신이 생각했던 다양한 시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과거에는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이 창업하여 상품을 생산, 판매하기 위해서 상품개발, 시제품 생산, 자금조달, 공장설립, 제품홍보, 판매망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상품화 과정을 구축해야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시제품만 생산하면 킥스타터(Kick Starter), 인디고고(Indiegogo) 등의 크라우드 플랫폼 사이트에 공개하여 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방식의 창업은 다양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가장 중요한 장점은 첫째, 자금조달이다.
은행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서는 아이디어와 별개로 담보가 필요하다. 그러나 크라우드 형태의 자금조달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특별한 담보 없이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둘째, 상품성 검증이다. 해당 시제품을 플랫폼 사이트에 런칭하였을 때 사람들이 펀딩에 참여하는 정도를 살펴 상품성을 사전에 점검해 볼 수 있다. 투자자들의 태도를 통해 향후 이 제품의 판매확대 가능성을 어느 정도 미리 판단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셋째, 리스크 최소화이다. 만약 펀딩금액이 목표액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해당 금액은 모두 투자자들에게 되돌려주게 되며, 생산자는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에 대한 검증과정에 시제품 개발비용만 지출함으로써 리스크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생산자가 이러한 검증과정 없이 물건을 팔려고 했다면 공장설립, 홍보 등에 상당한 지출을 하고 나서야 자신의 제품이 상품성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제조기술이 보편화되고, 자금조달, 공장설립, 제품홍보, 판매 등에 소요되는 비용이 획기적으로 감소함에 따라 누구나 쉽게 저비용으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들의 창업 진출이 점차 증가하자 이들을 대상으로 시제품을 대신 제작해 주는 대행사가 생겨나고, 펀딩에 성공한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량생산을 대행해 주는 대규모 공장들도 늘어나면서 개인들도 아웃소싱을 통한 대량생산에 어렵지 않게 진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생산방식은 참여자가 증가함에 따라 점차 시스템화되는 추세다.
또한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생산된 제품은 대기업에 의해 생산된 제품보다 소비자의 니즈를 빠르게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13년 킥스타터를 통해 페블이라는 스마트워치가 런칭되었다. 페블 스마트워치는 한번 충전으로 일주일을 사용할 수 있으며, 착용한 채로 수영, 다이빙, 샤워 등이 가능하며, 휴대폰과 연동하여 문자, 운동 등 각종 정보를 디스플레이 해주는 제품이다.
이때 모금한 금액은 1,027만달러(한화 123억원)로 단기간에 성공을 거둔 사례로 언급되고 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대기업 소니에서는 스마트밴드 시장에 진출하여 '토크'를 출시했다. 그러나 이 제품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채 소비자의 외면을 받으며 판매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최근 스마트워치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침체되면서 페블이 동종의 스마트밴드 회사인 핏빗(Fitbit)에게 피인수되었으나 이는 개인의 새로운 제조, 생산, 사업방식이 대기업과의 경쟁을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3년 전만 해도 이러한 크라우드펀딩 방식의 생산 및 투자가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팽배했다. 생산자와 투자자 모두 전문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머지않아 실패할 것이란 의견이 많았으나 지금은 이러한 방식의 생산과 창업이 점차 보편화되는 추세이다.
이러한 성공사례가 누적되면서 전세계에서 아이디어를 가진 수많은 개인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여 자신의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기 위해 도전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아직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해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생산된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진 않지만 높은 성장성을 보인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제품과 서비스의 융합 = 과거에는 기업이 특정 제품을 만들면 그 제품의 고유 특성과 제조 기술력을 바탕으로 상당기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 베트남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제조기지로 급부상하고 기능적으로 유사한 제품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됨에 따라 신제품 개발 및 생산에 따른 마진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다. 더구나 개인들도 제조시장에 뛰어들면서 제조경쟁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샤오미는 다수의 중소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공기청정기, 미세먼지 측정기, 스마트밴드, 전기자전거, LED TV 등 다수의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팔고 있다. 하이얼(Haier)은 중국의 최대 가전회사로 발돋움하면서 한국 제품가격의 절반이하 가격에 냉장고, 세탁기, TV, 에어컨 등을 제조하여 판매하고 있다.
세계 최첨단 가전을 표방하는 다이슨(Dyson)의 날개 없는 선풍기는 이미 중국의 다수의 업체에서 유사한 성능의 카피제품으로 만들어 팔고 있으며, 전동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서 판매하던 세그웨이는 저가의 카피제품을 만들어 팔던 중국의 나인봇에게 피인수됐다.
일부 사례는 중국에서 해외기업들이 특허권을 보장받지 못하여 생기는 문제라고 할 수 있으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어렵지 않게 카피 제품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제조 기술의 진입장벽이 낮아졌기 때문에 생겨난 문제라고도 볼 수 있다.
제조경쟁이 가속화됨에 따라 제조업체들은 단순히 제품을 생산해서 판매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낮추고 제품의 이용과 사후관리까지 담당함으로써 부가수익을 창충하는 쪽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와 같은 제품의 서비스화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데서 더 나아가 비용절감 등을 포함하여 소비자가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느끼는 만족도를 기반으로 서로의 효용 또는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제품의 판매방식이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소비자 효용과 무관하게 단순히 일정기간 사용료를 받고 제품을 빌려주는 렌트나 리스의 단선적 개념과는 차별된다고 하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제품의 서비스화를 보여주는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로 세계 최대의 항공기 엔진 제조업체인 미국의 제네럴일렉트릭(GE)을 들 수 있다. GE는 과거와 같이 단순히 경쟁사보다 고품질의 항공기 엔진을 제조해서 판매하는 것만으로는 경쟁사와 차별화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현재 GE는 사용 마일리지만큼 사용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엔진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항공기 엔진에 다양한 센서를 장착하여 인공위성을 통해 사용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수집된 빅데이터를 통해 고장 위험을 사전 진단한 뒤 항공사에 연락해 고장 가능 위치 및 점검 방법을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판매방식은 항공기를 도입하는 항공사의 부담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항공사는 항공기 운항거리 만큼 비용을 지출하기 때문에 경기침체로 항공기 운항횟수가 줄어들 경우 지불 금액이 낮아져 항공기 도입 및 운영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 있다.
생산자는 제품의 사용 및 관리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사용자는 초기 도입비용 부담을 낮추면서 운항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이러한 사업모델은 굴삭기, 휠로더 등 건설기계를 만드는 회사들도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도 최근 중장비 원격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여 관리자에게 스마트폰 연동을 통한 실시간 모니터링 자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수집된 빅데이터에 대한 원격 모니터링을 통해 고장 가능성 여부 추정 및 사전 출장수리로 장비 가동 중단에 따른 고객의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도 제품의 서비스화는 현재보다 더욱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냉장고가 제품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외형적인 디자인 및 기능뿐만 아니라 언제 어떠한 제품을 넣어뒀는지,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인지 파악하여 냉장고 사용자에게 알려주고 필요한 제품은 제휴 온라인 마트와 온라인 결제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주문하고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의 활용을 통해 소비자는 효용을 느끼고 냉장고 제조사는 제휴 마트, 결제회사 등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수익을 배분해가능 방식의 사업모델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초기 설치비용과 운영부담이 높은 분야에도 제품의 서비스화 움직임은 적극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동화 로봇은 생산에 투입될 경우 높은 생산성이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초기 구매비용과 관리비용이 높아 도입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위와 같은 방식을 통해 부담을 낮춰 줄 수 있다.
로봇 생산기업이 고객사에게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하면서 로봇을 도입시킨 후 가동시간에 따라 사용료를 부과한다면 고객사는 생산성 향상에 따른 수익성을 높일 수 있고 로봇 제조사는 안정적인 수익 및 사후관리 서비스에 따른 관리수익까지 얻게 되는 구조가 될 것이다.
제품의 서비스화 확선은 궁극적으로 기존의 하드웨어 경쟁구도가 약해지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플랫폼의 경쟁력이 보다 중요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생산자가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소비자에게 해당 제품 이용에 따른 이윤을 얼마나 제공해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지능형 공장의 출현 = 지능형 공장이란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Big Data),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설계, 개발, 제조, 유통 등의 과정이 유연하게 관리되는 공장을 의미한다.
과거의 공장이 정해진 생산 프로세스의 자동화 수준이었다면 지능형 공장은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실시간 생산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자원관리 최적화, 공정 최적화, 맞춤형 주문 고객을 위한 유연생산, 품질향상 등을 가능케 하는 차세대 공장을 의미한다.
현재 많은 공장들은 다년간 근무한 공장 근로자들의 생산노하우를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스마트팩토리가 보편화되면 다년간 근무한 근로자들의 생산 노하우를 빅데이터로 축적하여 기계의 오류발생 가능성을 사전적으로 예측하고, 과거 유사사례 검토를 통한 최적의 해결방안까지 제시하여 누구나 쉽게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할 수 있게 됨으로써 생산 중단이나 불량품 생산 가능성을 거의 제로 수준까지 낮출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의 공장운영 체계는 소요인력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에 기업들은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로 공장 입지를 이전 또는 확대했다. 특히 중국이 개혁개방을 시작한 이후 많은 공장들이 중국으로 이전함에 따라 중국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였다.
그러나 중국이 높은 성장률을 보일수록 인건비의 수준도 빠르게 상승했다.
중국 제조업 근로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2005년 1.2달러에서 2016년 3.6달러로 11년간 3배 증가했으며, 비교 국가 중 두번째로 높은 임금 수준을 보였다. 동기간 포르투갈, 브라질 등의 임금이 하락하거나 정체한 것과 비교하면 중국의 임금은 상당히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의 높은 인건비 상승으로 몇몇 선두기업들은 인건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능 스마트팩토리를 짓기 시작했다. 그 대표적이 기업이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고 있는 대만의 폭스콘(FOXCONN)이다.
폭스콘은 중국의 장쑤성 쿤산에 있는 공장직원 5만명을 자동화 설비로 대체하는 등 공장의 완전자동화를 목표로 인력을 로봇으로 대체하고 있다.
폭스콘의 스마트팩토리는 3단계를 거쳐 완성될 예정이다. 우선 사람이 꺼려하거나 위험한 작업을 처리하기 위해 개별화된 자동화시스템을 설치하는 1단계, 전체 생산라인의 최적화를 통해 로봇 투입을 줄이는 2단계, 최소한의 인력만 남겨두는 3단계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팩토리 도입으로 생산성을 높여 인건비 비중을 개도국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면 과거와 같이 인건비 절약을 목적으로 중국, 베트남 등에 공장을 세울 필요가 없어진다. 오히려 자국에 공장을 짓는 것이 의사소통이나 접근성, 관리 측면에서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로 독일의 암베르크 지역에 지어진 지멘스(SIEMENS)의 스마트팩토리를 들 수 있다. 암베르크 공장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을 대표하는 공장이자 스마트팩토리의 모범답안으로 언급되고 있다.
암베르크 공장에 투입된 금액은 약 2억유로(2,600억원)로 생산성은 과거에 비해 8배가 증가했으며, 불량률은 0.0011%로 낮아졌다.
직원들은 생산이 아니라 불량판명 제품을 테스트하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일에 투입된다. 이와 같이 공장을 제3국에서 자국으로 환원하는 움직임을 리쇼어링(Reshoring)이라고 하며, 지멘스 이외에도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아디다스의 스피드팩토리 등 해당 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향후에는 인건비의 지속적인 상승, 전세계적인 노령화에 따른 노동인력 부족 등으로 기업들의 스마트팩토리 도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다. 다만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일반화되기 위해서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소요되는 높은 비용, 생산 효율화 달성에 필요한 자체적인 생산과정 데이터의 부재, 공장 관리자들의 스마트팩토리에 대하 인식 부족, 관련 인력의 부족 등 넘어야 할 장벽들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스마트팩토리 도입은 고비용 소요로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에 대기업으로부터 시작하여 점차 중견, 중소기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팩토리가 보편화되면 제품 양산에서 차별적인 부가가치 창출이 어려워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생태계 구축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과거 파워트레인에 대한 제조 경쟁력에서 보안솔루션, 자율주행 솔루션 등 네트워크 플랫폼의 완성도로 핵심경쟁력의 축이 변화하고 있듯이 제조업은 스마트 시스템과 연계된 플랫폼 비즈니스의 한 영역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팩토리 도입으로 제조업의 리쇼어링이 확산되면 국가간의 분업관계도 변하게 될 것이다. 인건비 절약을 위한 공장의 해외이전 시도가 줄어들게 될 것이고, 반대로 시장 접근성 확대를 위한 소비시장에 근접하여 전략적 생산공장 설립을 확대하는 움직임 확대될 것이다.
또한 스마트팩토리 도입은 기업간의 분업관계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데, 하나의 공장에서 다양한 제조 품목의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중소기업에 대한 하청이 점차 줄어들게 될 것이다.
정부와 기업의 대응현황
정부의 대응 = 2000년 이후 중국의 제조업이 급성장하면서 우리나라 제조업은 기술력을 가진 일본과 저가 공세를 펼치는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확산되었다.
이에 2008년 이명박 정부는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을 경제정책 아젠다로 설정하였다. 약 360여명의 산학연 전문가를 참여시켜 성공 가능성이 높은 6대 분야, 22개 신성장동력 산업분야를 선정한 뒤 육성 플랜을 수립했으며, 이를 토대로 정부 각 부터 및 기관들은 해당 부문을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추진했다.
당시에 선정됐던 산업들을 살펴보면 반도체, IT 융합, 차세대 무선통신, 태양전지, 신소재, 나노융합, 로봇, 그린카 등 '4차 산업혁명'을 대배하여 육성해야 할 산업들이 이미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기술 선정 당시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높고 관련 기술력 축적이 상당기간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향후 산업변화에 따른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기존산업에서의 시너지를 확장하기 위애서는 우리의 강점인 제조읍을 더욱 고도화시키는 방향으로 산업정책으 지향해가야 한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었다.
이는 2011년 당시 독일이 인더스트리 4.0을 추진한 배경과 유사하며, 우리는 이보다 3년이나 앞선 시점에서 이미 제조업의 고도화 전략을 추진했던 것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산업 육성을 추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여타 선진국에 비해 대응이 늦다고 평가되는 것은 신규사업 추진에 따른 리스크 관리노력 부족과 정책의 지속성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유로존의 재정위기, 2012년 이후 중국의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장기간의 경기침체 속에서 많은 기업들이 전세계적인 수요절벽을 만나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신성장산업은 수요의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기존의 성공전략을 따라가는 팔로우업 전략을 주로 추구해오던 우리 기업들이 신성장분야에 대한 선도기업 전략으로 단기간에 탈바꿈하는 것은 경험적으로나 장기간의 경기침체라는 시기적으로도 어려웠던 것으로 판단된다.
2013년 정권이 교체된 후 정부의 제조업 육성 정책은 '창조경제를 위한 제조업 혁신 3.0'으로 변경되었다.
주요 추진내용으로는 IT.SW.사물인터넷 융합으로 2020년까지 1만개 공장의 스마트화 추진', '실증 시범특구를 조성하여 무인자동차 등 혁신제품 사업화 촉진', '엔지니어링, 디자인, 임베디드 SW 등 3대 소프트파워 강화' 등으로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반영하였다.
그러나 이와 같이 정책이 변경되는 과정에서 기존에 추진했던 사업들의 지속력은 약화되었고, 2014.6월 '제조업 혁신 3.0 전략'이 발표된 이후 2016년 12월에 들어서야 '4차 산업혁명 시대 신산업 창출을 위한 정책과제'가 발표되는 등 구체적인 신규 정책방향이 수립되기까지 상당기간 소요되었다.
최근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2017.7월)'을 통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주요 정책방향을 수립중에 있다. 우선 대통령 직속으로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하고, 기술 산업 사회 공공 등 분야별 혁신과제를 선정하여 이를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5G, loT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스마트공장 2만개 보급, 자율주행차 등 4차 산업혁명 선도분야를 선정하여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신정부가 들어선지 얼마 지나지 않아 향후 산업정책의 큰 틀을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실행전략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대응 = 2010년 이후 국내 GDP 성장률이 3% 이하 수준에 머물면서 제조업체들의 경기상황을 나타내는 BSI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왔다.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향후 경기전망에 대한 희망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도 일부 업종을 제외한 제조업 경기가 부진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신규투자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과거 신성장동력산업에 야심차게 투자했던 기업들도 수요부족으로 관련 사업을 정리하여 동종 업계내 다른 기업마저 신규사업 투자에 나서기가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었다.
올해 초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하여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에 영향을 받거나 또는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약 76.6%를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못했거나 전혀 준비 못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71.2%를 차지했다.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영향을 받을 것을 예상하고 있음에도 불구가고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이 기업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음에도 기업들의 대응이 소극적인 가장 큰 이유는 향후의 변화가 어떠한 양태로 해당산업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정보부족'인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개념이 여전히 생소하고 수많은 정보들이 난립함에 따라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고 궁극적으로 해당 기업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모호하게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그 결과 향후 대응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수립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의 경우 52.4%의 기업이 '정보부족'을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소극적 대응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으며, '자금부족'은 4.8%로 미미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대기업이 '4차 산업혁명' 관련 투자를 주저하는 이유는 자금부족보다는 향후 변화가 여전히 모호하고, 실질적인 수요 부족에 따른 투자실패 우려가 크다고 보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정보부족(44.1%)' 이외에도 '자금부족(31.1%)'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하여 대기업과 차이를 보였다. 중소기업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규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매출액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추가로 자금을 조달하여 투자하기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시사점 및 과제
우리 앞에 놓인 10년 뒤의 세상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신기술의 출현, 생산기술의 발달, 수많은 서비스 간의 연결 등으로 지금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자동차 시장은 하이브리드 형태의 자율주행 차량이 확대되며 시장의 최신 유행을 선도할 것이며, 스마트팩토리 도입의 확산으로 생산성이 높아져 일반 양산품의 가격은 낮아질 것이나, 서비스로 특화된 제품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판매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창업에 나설 것이며, 기업의 형태도 지금처럼 경직된 구조가 아닌, 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유연하게 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서 있는 현재 시점은 '4차 산업혁명'으로 변하게 될 미래의 초입이라 할 수 있다.
인공지능의 선두를 점하고 있는 구글, 스마트팩토리의 선두를 달리고 있는 지멘스, 제품의 서비스화를 이끌고 있는 GE,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는 테슬라 등의 선도기업들은 앞으로 변화될 미래의 선두에서 제도적 문제점을 해결하는 한편, 성공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던 기술들의 시장성 확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으로 산업 격변기에는 기존 주력 산업이 쇠퇴하며 새로운 기회들이 창출되는 양태를 보여왔다.
IT 혁명이라 불리우는 3차 산업혁명의 시기를 되돌아보면 기존 디스플레이 시장이 브라운관에서 LCD로 바뀌는 과정에서 국내 기업들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선도 기업 위치에 오를 수 있었으며, 휴대폰 분야에서도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당시 세계적인 기업이었던 노키아, 모토로라 등을 제치고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이 늦었으며, 지금이라도 대처를 서둘러야 한다고 하고 있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변화가 순탄하지만흥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독일에서는 2011년부터 '인더스트리 4.0'을 내세우며 스마트팩토리 도입 확대를 위해 노력해 왔지만 독일 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은 아직까지 중요성에 공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조사기관 GfK Enigma에 의하면 독일 중소기업의 51%가 인더스트리 4.0과 같은 제조공정의 디지털화는 '중요하지 않다'고 응답했고, 막대한 투자비용과 제조공정 데이터의 유출 가능성 등이 중소기업의 생존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어 스마트팩토리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독일은 스마트팩토리 확산 전략보다는 표준화, 법제도 보완, 전문인력 육성 등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춘 '플랫폼 인더스트리 4.0'으로 산업육성 전략을 전환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변화가 확산되기 위해서는 변화 필요성에 대한 기업들의 공감대 확산이 필요하다.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으면 기술변화를 도입하려 해도 수많은 저항에 밀려 결국 실패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마트팩토리 도입 확대에 따른 위협, 자율주행차 교통사고의 법적 책임문제, 인공지능의 윤리성 문제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다양한 제도적, 사회적 문제에 대한 사회적인 토론과 합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전후방 생태계 구축, IT보안 문제 해결, 빅데이터 구축, 관련 기업들간 기술표준 수립 및 확대, 전문인력 육성, 신산업이 태동할 수 있는 각종 법이나 규제 및 제도 정비 등의 과제드ㅡㄹ이 선결되어야 한다.
다만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본질적 접근이 아닌 스마트팩토리를 많이 도입하고 보자는 식의 접근을 하게 되면 결국 독일과 같은 시행착오를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신규 사업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플랫폼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민간에서는 시행착오를 통해 스스로 발전전략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며, 정부는 새롭게 생겨난 문제나 산업간의 갈등을 적극 중재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 사업성을 검토하고 국제경제 상황 분석, 내부적인 역량 확보, 신규 사업에 대한 시행착오 등을 통해서 성장해 나가는 것을 감안한다면 신규사업이 결실을 보기까지 최소 5년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 5년마다 정부 정책의 큰 틀이 바뀐다면 기업들이 어렵게 시행해오던 사업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일단 수립된 정책은 중도 수정을 거치더라도 큰 틀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 나가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
기사최종편집일:2024-04-29 15:15:5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