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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4월부터 10월까지의 국내외 경제·금융 여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세계경제는 회복세가 확대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미국은 고용사정 개선, 경제심리 호조 등에 힘입어 내수를 중심으로 양호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유로지역과 일본은 소비를 중심으로 개선흐름을 지속하였으며, 중국은 견실한 성장세를 유지하였다.
국내경제는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개선흐름을 지속하였다. 2/4분기에는 건설투자의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수출과 설비투자의 호조에 힘입어 전기대비 0.6%의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3/4분기 들어서는 수출이 반도체,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도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성장세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장기시장금리가 금융여건 변화에 따라 좁은 범위 내에서 등락하였다.
주가는 주요국 기업실적 개선, 글로벌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선진국과 신흥시장국 모두 상승세를 지속하였으며, 미 달러화는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 ECB 등의 통화정책 완화기조 축소 가능성 부각으로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내었다.
국내 소비자물가는 2/4분기 중 2% 내외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3/4분기 들어 농산물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오름폭이 확대되었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은 대체로 2%대 중반, 기조적 물가흐름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은 1%대 중반 수준을 유지하였다.
한편 주택매매가격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따른 투자수요 등으로 5월 이후 서울 강남지역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높은 상승세를 나타내었다. 다만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방안(이하, 8.2 대책) 발표 이후 오름세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주택전세가격은 대체로 안정세를 지속하였다.
국내금융시장에서 장기시장금리는 6월 중순 이후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완만하게 상승하다가 8월 들어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에 따른 투자심리 약화 등으로 상승폭이 확대되었다.
원/달러 환율은 미 연준 통화정책 정상화 추이, 북한 리스크 등의 전개 상황에 따라 등락하였다. 한편 외국인 국내 증권투자는 북한 리스크 증대 등의 영향으로 8월 이후 순매도로 전환되었다.
은행 가계대출은 8.2 대책의 영향 등으로 개별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다소 둔화되었으나, 집단대출 증가세가 지속된 데다 인터넷전문은행 영업개시 등으로 기타대출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3/4분기 중 증가규모가 전분기 수준을 소폭 상회하였다. 한편 비은행 가계대출은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노력이 이어지면서 증가규모가 소폭 축소되었다.
한국은행은 2017년 5∼10월 중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통화정책을 완화적으로 운영하였다. 이 과정에서 금융안정에도 유의하였으며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변화,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였다.
이러한 정책기조 아래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25%로 운용하였다. 통화정책 결정 시 주요하게 고려되었던 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한국은행은 2017년 5월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하였다. 이는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예상보다 다소 확대되었으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아 앞으로의 상황변화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우선 이 기간 중 국내경제는 소비 증가세가 여전히 미흡하였으나 수출과 투자가 개선되면서 성장세가 확대됨에 따라 GDP성장률이 연간 전체로는 4월 전망치(2.6%)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러나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변화,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경제의 개선속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 등으로 물가안정목표인 2% 수준의 오름세를 지속하였으며 당분간 2%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하였다.
한편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등으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가계대출은 증가규모가 전년에 비해서는 소폭 축소되었으나 은행 및 비은행모두에서 예년보다 높은 증가세를 지속함에 따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7월 및 8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연 1.25%로 계속 유지하였다.
이는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었으나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은 가운데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매우 높아 향후 여건 변화와 이러한 변화가 국내 금융·경제에 미칠 영향을 신중히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개선되고 소비도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판단하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 전년도 전기료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2%대 초반으로 오름세가 확대되었으며 연간 전체로 7월 전망수준(1.9%)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었다.
그러나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인플레이션율이 1%대 중후반을 유지하고 있어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았다. 한편 7월 이후 북한 리스크 증대 등으로 금융시장에서 주가, 환율 및 장기시장금리가 상당폭 등락하는 등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됨에 따라 금융안정 리스크 증대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
아울러 가계대출이 은행을 중심으로 예년수준을 상회하는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주택가격은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발표 이후 오름세가 둔화되었으나 이와 같은 현상이 기조적으로 이어질지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도 고려하였다.
10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하였다.
이는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가겠으나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변화 등 불확실성 요인이 잠재해 있어 향후 그 추이와 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 점, 당분간은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였다.
구체적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소비도 완만하게 확대되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따라 금년 GDP성장률이 7월 전망치(2.8%)를 상회하고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의 오름세를 이어갔으나 지난해 전기료 인하에 따른 기저효과의 소멸 등으로 당분간 1%대 후반 수준을 보이다가 점차 물가안정목표인 2%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되었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당분간 1%대 중반을 이어가는 등 수요 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였다.
주택가격은 정부의 8.2 대책 발표 이후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둔화되었으나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소폭 반등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점, 가계대출은 증가규모가 축소되었으나 예년보다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점 등도 고려하였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2017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밝힌 기본방향에 따라 금융중개지원 대출제도를 개편하여 9월부터 시행하였다.
먼저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신성장·일자리지원 프로그램으로 확대 개편하여 신성장동력발굴 및 일자리 창출 등에 기여하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였다. 또한 대기업 구조조정, 전반적인 소비 회복세 미흡 등의 영향으로 경영 및 고용유지에 어려움을 겪는 지방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지방중소기업지원 프로그램의 특별지원한도 운용을 재개하였다.
아울러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변동성을 완화하고 금리경로 이외 신용경로의 원활한 작동을 통한 통화신용정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중소기업대출안정화 프로그램을 도입하였다.
한편 지난해 3월 한시적으로 확대한 한도 5조 원 운용을 상시화하여 금융중개지원대출의 총 한도를 25조 원으로 유지하였다.
한국은행은 금융·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지속하였다. 미 연준의 정책금리인상이나 대차대조표 정상화 프로그램 시행 발표 시, 그리고 계속된 북한 도발 시 등에는「통화금융대책반」회의를 개최하여 국제금융시장에서의 CDS 프리미엄이나 환율의 변동, 시장참가자의 반응 등을 살피고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 및 대응방안을 논의하였다.
특히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고조되었던 9월에는 국외사무소와 연계한 비상점검체제를 가동하여 모니터링을 강화하였다. 10월 추석 연휴 기간 중에도 국제금융시장 상황을 매일 점검하였다.
또한 잠재적 위험요인의 선제적 포착 및 조기 경보(early warning)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였다. 6월「금융안정보고서」발간과 9월「금융안정회의」개최를 통해 부문별 금융안정 상황을 취약성 측면에서 면밀히 평가하고 금융시스템의 대내외 충격에 대한 복원력을 점검하였다.
가계부채 누증에 따른 리스크 증대 가능성에 대비하여「가계부채점검반」회의 등을 통해 가계대출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는 한편 「가계부채 관리협의체」,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여하여 정부 및 감독당국과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대응방향에 대한의견을 개진하였다.
향후 통화신용정책 방향
한국은행이 10월 19일 발표한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상품수출 및 설비투자의 호조가 이어지고 민간소비도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개선흐름을 이어가 금년 중 성장률이 3.0%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에는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정책 등의 영향으로 민간소비 증가세가 확대됨에 따라 2.9%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에 대한 지출부문별 기여도를 보면, 내년에 수출 기여도가 높아지고 내수 기여도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성장경로에는 세계경제 회복세 확대에 따른 수출 및 설비투자 개선세 강화, 사드 갈등 완화에 따른 대중 교역여건 개선, 정부의 가계소득증대 정책에 따른 소비 회복세 확대 등 상방리스크와 미국 등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악화,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북한 리스크 고조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 하방리스크가 혼재해 있다.
소비자물가는 금년 중 2.0%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2018년에는 오름세가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물가경로에는 상·하방리스크가 혼재되어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중립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상방리스크로는 글로벌 경기개선에 따른 국내경제의 회복세 강화, 북한 리스크 및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 고용여건 개선에 따른 임금 상승폭 확대 등이 있으며 하방리스크로는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 민간소비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딜 가능성 등이 잠재해 있다.
향후 통화신용정책 운영에 있어 고려해야 할 주요 사항 중 성장과 물가 간 관계 변화 및 원인, 주택 및 가계부채 관련 정부대책이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 북한 리스크가 금융·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보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과 우리나라 모두에서 성장과 물가 간의 관계가 약화되었다.
이는 노동시장의 구조변화, 국내외 경쟁 심화, 인플레이션기대 약화 등의 구조적 요인과 함께 유휴생산능력 상존에 따른 성장의 물가에 대한 영향력 축소 등 경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구조적인 요인들이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는 어렵겠지만, 향후 견실한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유휴생산능력이 해소될 경우 물가 오름세를 제약했던 경기적 요인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앞으로 주요국과 우리나라의 성장세 지속 여부, 유휴생산능력 해소 속도 및 이에 따른 물가 흐름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분석해 나갈 필요가 있다.
금융권 가계대출은 금년 1∼3월 중 증가규모가 축소되었으나, 5월 이후 주택가격 상승 기대 등으로 증가규모가 다시 확대되었다. 이에 정부는 8.2 대책 등을 통해 주택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를 강화하였다. 특히 8.2 대책에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지정, 주택금융 규제 강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강화 등이 포함됨에 따라 주택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고 거래량이 감소하였으며 가계대출은 증가폭이 다소 축소되는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도 정부의 주택 및 가계부채 관련 대책의 영향으로 주택시장이 안정되고 대출가능 규모가 줄어들면서 가계대출 증가규모가 축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입주 및 분양 물량 증가, 기승인된 집단대출 취급, 대출 관련 규제 강화 전 선수요 등에 따라 가계대출 증가세가 단기간 내 크게 둔화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가계대출 동향을 계속하여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북한 리스크가 최근 들어 고조되었지만 국내 금융·외환시장은 대체로 과거와 유사하게 일시적으로 변동성이 확대되었다가 안정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그간의 학습효과와 함께 전쟁과 같은 극단적 상황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한 데 기인한다.
그러나 북한의 잦은 도발 등으로 한반도 긴장수위가 한층 증대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북한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과거보다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북한의 추가 도발 등 사태 추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북한 리스크의 전개양상을 계속 주의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가되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추이와 이에 따른 금융·경제 상황의 변화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다.
또한 소비자물가 외에 근원물가, 기대인플레이션, 국제유가, 글로벌 인플레이션, 각종 보조 물가지표, GDP갭 및 고용·제조업의 유휴 생산능력 지표 움직임 등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우리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점을 감안하여 금융시장의 안정이 확고히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 등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는 대내외 여건 변화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자본유출입 동향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것이다. 이와 함께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금융불균형 확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계속 유의할 것이다.
한편 국내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물가도 목표수준의 오름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므로 그동안 저성장·저물가에 대응하여 확대해 온 통화정책 완화의 정도를 조정할 수 있는 여건이 점차 조성되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변화 등 불확실성 요인이 잠재해 있으므로 최근과 같은 경기의 개선흐름이 앞으로도 견조할지, 그리고 지속가능한지를 점검해 나갈 것이다.
한국은행 |
기사최종편집일:2024-04-30 13:57: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