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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택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국가에선 가계의 소득 수준에 견줘 집값이 크게 오르거나 가계 부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나 ‘집값 거품’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은 이런 나라들에 견줘 비교적 집값이 덜 오른 국가로 집계됐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간한 ‘글로벌 주택시장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국제통화기금(IMF)의 올 1분기 ‘글로벌 주택가격지수’는 2008년 1분기의 98.7%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 지수는 국제통화기금이 60개국의 주택가격을 단순 평균해 구한 값으로, 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 가격’을 기준으로 작성된다.
이 지수에 따르면, 세계 주택가격은 2008년 1분기에 2000년대 들어 최고점을 나타낸 뒤 금융위기로 거품이 가라앉으면서 2012년 1분기(저점)에는 고점대비 10.1%나 하락했다. 이후 상승세로 돌아섰으며, 올해 1분기에 저점 대비 상승률은 9.3%에 이른다.
미국 댈러스(Dallas) 연방준비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이 각각 작성하는 주택가격지수를 보면,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 간 주택가격 흐름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 선진국 주택가격은 2007년 1분기~2013년 1분기에 평균 14.7%(실질 가격 기준) 하락한 뒤 그 이후부터 올해 1분기까지 12.4% 상승했다. 반면 인도 등 신흥국들은
위기 국면에서도 주택가격은 꾸준히 상승하며 2008년 1분기~2017년 1분기에 15.2% 올랐다. 한국은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질 주택가격이 1.6% 상승했다.
보고서는 또 금융위기 이후 가계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 변화(2010=100)를 봤더니, 조사대상 31개국 중 지난해 이 비율이 2007년보다 높아진 나라는 12곳이며, 나머지는 위기 이전보다 더 낮아졌다고 밝혔다.
한국도 2007년 이 비율이 103.8에서 2016년 86.9로 낮아졌다. 한국의 주택가격이 과거보다 좀더 적정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은은 “세계 경제 성장세의 강화로 세계 주택가격도 당분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위기 이후 주요국들이 금융 규제를 강화한 터라 금융위기 때와 같은 주택가격 급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한은은 “캐나다나 뉴질랜드 등 주택가격이 적정 수준 이상으로 오른 것으로 보이는 지역은 집값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며, 위기 이후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되며 가계 부채가 크게 늘어난 아시아 신흥국은 주택 가격 급등락 상황에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행의 ‘글로벌 주택시장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글로벌 주택가격 현황
글로벌 주택가격은 금융위기 직후 급락하였으나 2012.1/4분기를 저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글로벌 주택가격은 최근 2년간 연평균 1.9% 상승하면서 2017.1/4분기중 금융위기 직전(2008.1/4분기)의 98.7% 수준을 회복했다.(IMF 작성지수 기준) 2016년중 주요 23개국중 주택가격 상승국은 21개, 하락국은 2개(이탈리아, 남아공)이며 전년대비 10% 이상 상승한 나라도 2개(뉴질랜드, 캐나다)를 기록했다.(FRB Dallas 작성지수 기준)
선진국과 신흥국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금융위기 이후 주택가격 회복패턴이 상이하다.
선진국 주택가격은 2007.2/4(정점)～2013.1/4분기(저점)중 14.7% 하락한 후 상승세로 전환하여 2017.1/4분기 현재 저점 대비 12.4% 상승했다.(FRB Dallas 작성지수 기준)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은 스웨덴(2009~16년 기준, +55.3%), 노르웨이(+31.0%) 등 북유럽, 호주(+27.5%), 뉴질랜드(+37.5%)는 최근까지 큰 폭 상승했다.
반면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를 연이어 경험한 그리스(△44.7%), 이탈리아(△23.9%), 스페인(△33.9%)은 아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신흥국의 경우 선진국과 달리 큰 폭의 조정 없이 상승세를 지속하여 2017.1/4분기 현재 금융위기 직전(2008.1/4분기)보다 15.2% 높은 수준이다.(BIS 작성지수 기준) 금융위기 이후 외국자본의 주택구입이 증가한 홍콩(2009~16년 기준, +83.1%), 인도(+78.5%) 등의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BIS는 우리나라를 신흥국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009~16년중 실질 기준으로 1.6%, 명목기준으로 19.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에는 중국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으나 다른 신흥국은 러시아, 브라질 등 자원수출국을 중심으로 약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주택시장의 주요 여건
경기 및 소득여건 = 경기흐름을 나타내는 GDP갭과 주택가격 순환변동치는 비교적 높은 동 조성을 나타내는 모습이다.
선진국의 경우 2013년 이후 경기회복과 함께 주택가격도 회복되고 있으나 상승기간, 누적상승률 및 상승속도가 위기 이전에 비해 미약한 편이다. 금융위기 이후 상승기간은 16분기로 이전의 40분기에 미치지 못하고 누적상승률도 11.2%로 이전의 37.4%를 크게 하회했다.
상승속도(누적 주택가격 상승률/상승 기간)의 경우 아직 0.51을 나타내고 있어 위기 이전 0.72보다 완만했다.
신흥국 경기와 주택가격은 선진국에 비해 동조화 정도가 미흡하지만 대체로 비슷한 흐름을 시현했다. 부동산규제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 중국을 포함하는 경우 신흥국 경기와 주택가격간 상관관계가 크게 약화되어 신흥국에서 중국을 제외했다.
최근에는 신흥국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러시아 등 자원수출국의 영향으로 신흥국 주택가격이 약세를 보이면서 일시적으로 두 흐름이 상반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가계의 구매력을 나타내는 1인당 실질소득과 주택가격도 높은 상관관계를 시현했다.
2013~16년중 이스라엘, 캐나다, 스웨덴 등은 높은 소득 증가에 힘입어 주택가격도 빠르게 상승했다. 한편 금융위기 이전(2000～07년) 주택가격은 1인당 실질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2.7배 속도로 상승하였으며 최근에도 2.6배 속도를 유지했다.(선진국 기준)
따라서 향후 선진국 경제가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신흥국의 성장모멘텀이 강화되면서 글로벌 경기 및 소득여건은 각국 주택가격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여건 = 금융위기 이후 각국은 경기부양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책금리가 인하됨에 따라 모기지금리가 큰 폭 하락했다. 특히 미 연준은 2008.12월부터 4조달러, ECB는 2014.10월부터 2.1조 유로 규모의 양적 완화를 실시했다.
또한 주요국은 과도한 주택가격 상승 및 가계부채 확대가 금융시스템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됨에 따라 각종 금융규제를 강화했다.
주택금융규제 강화 조치는 2000～07년중 60여건에서 2008～16년중 140여건으로 크게 증가했다.(57개국 기준) 캐나다가 2008년 LTV, DSR 등 주택금융규제를 신규 도입한 이래 스웨덴(2010년), 노르웨이(2010년), 네덜란드(2011년), 뉴질랜드(2013년), 영국(2014년), 미국(2014년), 아일랜드(2015년) 등이 차례로 도입했다.
또한 홍콩이 2010년 DSR규제를 강화하고 말레이시아는 1998년 폐지한 LTV규제를 2010년 복원하였으며 싱가포르는 2013년 DSR규제도입 및 LTV규제 강화를 추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선진국은 주택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감소하였으나 신흥국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미국, 아일랜드, 스페인 등에서는 경기부진 및 정부규제로 가계부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모기지대출이 감소하거나 증가율이 둔화됐다. 신흥국은 글로벌 유동성이 유입되면서 중국, 태국, 홍콩 등 아시아 국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확대됐다.
따라서 향후 미국, EU 등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행되면서 그간 신흥국을 중심으로 크게 늘어난 가계부채가 주택가격의 상승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주택공급 여건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주택시장이 위축됨에 따라 주택공급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글로벌 주택재고는 2001～07년중 연평균 1.1% 증가하였으나 2013～15년에는 0.6% 증가했다. 특히 그리스, 아일랜드 등 유럽 재정취약국의 경우 위기 이전에는 주택재고 증가율이 다른 나라를 상회하였으나 위기 이후 정체수준을 기록햇다.
다만 최근 들어 주요국의 주택투자 증가세가 점차 회복되는 모습이다. 대다수 국가의 주택투자가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독일, 캐나다 등은 주택투자 규모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상회했다. 주택공급의 선행지표인 주택건축허가면적도 미국은 2011년 이후, 유로지역은 2014년 이후 증가세로 전환됐다.
따라서 향후 주택공급은 글로벌 경기 개선, 선행지표의 호조 등에 비추어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선진국을 중심으로 주요 대도시의 주택공급이 제약되면서 대도시와 다른 지역간 주택가격 상승률 격차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주택가격 평가
국가별 동조성 평가 = 금융위기 이후 국가별 주택가격 변동패턴은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 가능하다.
금융위기의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은 한국, 인도, 호주 등은 큰 폭의 조정 없이 완화적 금융환경에 힘입어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미국, 영국 등과 이들의 영향을 크게 받은 독일, 일본 등은 주택가격이 큰 폭 하락 후 반등했다.
재정위기 후 구조개혁을 추진 중인 유럽 재정취약국과 국제원자재가격 하락으로 장기간 경기부진이 이어진 러시아 등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가별 주택가격 변동방향이 다양하게 나타나면서 국가별 동조성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2000년과 2008년을 기준년(100)으로 두고 주요국의 주택가격 변화를 살펴보면 주택가격 변동범위는 2007년 83.0~185.0에서 2016년 49.8~220.7로 크게 확대됐다.
주택가격 적정성 평가 = 주택가격의 적정성 평가지표인 가처분소득대비 주택가격비율(PIR : Price to Income Ratio)과 임대료대비 주택가격비율(PRR : Price to Rental Price Ratio)을 각각 살펴보면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국가와 하회하는 국가가 혼재돼 있다.
PIR은 전체 31개국(22개 선진국 및 9개 신흥국 기준)중 19개국이 금융위기 이전보다 낮아진 반면 12개국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PRR의 경우에도 31개국중 19개국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낮아졌으며 12개국은 높아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PRR은 낮은 임대료대비 주택가격비율은 통상 주택가격 상승압력으로 작용한다.
한편 IMF(2017)의 밸류에이션갭(valuation gap) 추정 결과에 따르면 캐나다, 벨기에, 뉴질랜드 등은 기초경제여건을 반영한 적정수준을 크게 상회하고 미국, 스페인, 포르투갈 등은 적정수준을 하회했다. IMF는 수요요인(가처분소득, 가계순금융자산, 모기지금리), 공급요인(1인당 주택재고) 및 세제변수(소득 및 모기지 공제) 등 6개 변수를 이용한 국가패널 모형을 통해 적정수준의 주택가격을 추정하고 있다.
종합평가 및 시사점
글로벌 주택가격은 향후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강화되면서 당분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급변동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금융시스템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거시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에서는 장기간 주택공급이 제약되어 왔으나 최근
들어 주택투자가 회복되는 모습이다. 또한 대다수 국가의 주택가격이 동반 상승한 금융위기 이전과 달리 최근에는 국가별로 다양한 변동패턴을 시현하고 있다.
다만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가계의 원리금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국가의 주택시장 및 실물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캐나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등 일부 선진국은 주택가격이 적정수준 이상으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향후 주택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
또한 홍콩,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신흥국은 가계부채 규모가 금융위기 이후에도 큰 폭으로 확대되어 온 만큼 주택가격 급등락이 발생할 경우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는 점에 대해 유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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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4-26 09:55: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