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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2017년 무역 규모는 2014년 이후 3년 만에 1조달러를 돌파하며 세계 6위로 올라서면서 겉보기에 장밋빛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둘러싼 교역상황은 미국 중국 등이 무역 장벽을 높여 위기를 맞기도 했다. 2017년 초 등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기조로 한미 FTA 개정 협상, 반덤핑 및 상계관세 조치 강화,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등으로 우리나라를 궁지에 몰았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빌미로 한국 기업과 제품에 대해 보복에 나서면서 중국에서 현대ㆍ기아차의 판매량은 반 토막이 났다. 이런 위험 요소는 여전히 남아있어 2018년 한국경제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연간 무역액은 2014년(1조982억달러) 이후 2년 연속 무역 1조달러에 미달했지만, 2017년 다시 1조달러 고지를 회복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2월 14일 기준 우리나라의 2017년 무역액은 1조달러를 돌파했다.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단기간 수출 5,000억 달러 돌파(11월 17일), 11월까지 연간 누계 기준 사상 최대 수출실적(5,284억달러) 등의 신기록도 세웠다.
특히 올 1~9월 누적 교역액이 7,852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9.2% 증가, 전세계 교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3%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초로 3%대 진입한 것은 물론 역대 최고의 글로벌 교역 비중 달성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017년 우리나라 무역이 선전할 수 있었던 건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선진국과 신흥국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성장세가 동시에 확대되는 호황기 속에 수출시장 다변화, 중소ㆍ중견기업 육성 등 정부 정책이 성과를 내고 수출 주력상품인 반도체가 사상 최대실적을 이끈 덕분이다.
2017년 반도체 수출은 883억달러를 기록, 2016년보다 무려 56.6%나 증가했다. 2017년 벤처기업 수출액도 처음으로 200억달러로 늘어났다.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2014년 37.6%에서 2017년 11월 누적 기준 36.5%로 하락해 시장 의존도를 낮췄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2017년 경제성장률이 3%를 넘어설 것이라 하는데 이 중 70~80%가 수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2018년에도 우리나라 무역액이 1조 달러를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나, 97년 외환위기 이전 한국이나 80년대 후반 일본과 닮아있다는 두 가지 경계의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주력산업을 제외할 경우 경기 및 기업의 수익성 개선 정도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97년 외환위기 이전의 상황과 유사하나, 전반적인 대외건전성과 재무건전성이 개선된 점은 차이점이다.
빠른 인구고령화와 경제 활력 저하, 정부 재정부담의 확대, 저금리에 기반한 부채증가와 자산가격 상승 등에서 80년대 후반 일본의 모습과 유사하나, 경기 사이클과 자산가격의 과열정도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우리 경제가 97년 외환위기나 90년 일본의 버블붕괴와 같은 극단적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은 낮으나, 소비·투자의 부진, 생산성 저하, 정부의 재정부담 확대 등으로 일본식 장기 저성장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어 이에 대한 고민과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최근 한국경제 상황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 내용을 중심으로 최근 국내 경제상황과 전망 등을 살펴본다.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한 두 가지 인식
2017년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과 우려의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과 고정투자의 호조세를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장기간의 저성장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긍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2017.3/4분기 GDP 성장률(전기대비 1.5%, 전년대비 3.8%)은 각각 2010년과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이러한 한국경제의 ‘서프라이즈’에 대해 두 가지 경계의 목소리도 공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우리 경제의 회복세가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의 호황에 의한 ‘착시’이며, 그러한 효과를 걷어내면 전반적인 경기 및 산업의 수익성 개선 정도가 크지 않아 97년 외환위기 이전과 유사하다는 입장이다.
다른 한쪽에서는 한국 경제가 ‘인구 고령화’로 인해 경제의 활력이 저하되면서 재정부담이 커지고, 저금리를 바탕으로 부채가 증가하고 자산가격이 상승했던 80년대 후반 일본과 닮아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97년 외환위기 이전 한국과 최근 한국의 경제상황 비교 = 최근 한국경제의 회복세에 일부 주력 산업(반도체)의 호조에 따른 영향이 크고, 임금상승, 원화가치상승 등으로 기업 경영여건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97년 외환위기 이전의 상황과 유사하다.
97년에는 누적된 경상수지 적자 금융기관의 미흡한 리스크 관리, 과도한 기업부채 등 우리 경제의 취약성이 동아시아 외환위기 등을 계기로 경제위기를 촉발하였으나, 현재 우리 경제는 대외 건전성이 확충되고 금융·기업 부문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최근 한국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과 시사점
일부 주력 산업 중심의 호황과 기업의 고비용 구조가 유사 = 97년 외환위기 이전과 현재 모두 반도체 산업 주도로 경기가 개선되었으며, 반도체 산업을 제외할 경우 경기 회복속도는 다소 미흡한 편이다.
94~95년 우리 경제는 수출이 연평균 24% 증가하며 9.4%의 고성장을 기록했으며, ’17년에도 수출이 17.5%(1~10월) 증가하며 잠재성장률(2.8~ 3.0%) 이상의 성장이 예상된다. 두 시기 모두 주력산업인 반도체 산업의 호황이 경기 개선에 미친 영향이 컸으며, 반도체 산업을 제외할 경우 경기 회복세는 다소 미흡한 편이다.
우리 경제는 수출·생산 중 10~15%를 반도체 산업에 의존해 왔으며, 반도체 생산의 성장 기여율은94~95년에는12.5%에서17년(1~3분기 평균)에는14.9%로 상승했다. 제조업 생산내 반도체 산업 비중은 94~95년 6%, 16.하반기~17년 상반기 11%이다. 수출 중 반도체 산업 비중은 94~95년 12.6%, 17년(1~10월) 16.6%를 기록했다.
임금 상승, 원화가치 상승, 금융비용 증가 등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유사하다. 94~95년 경제 성장률은 높았지만, 과도한 부채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임금의 빠른 상승, 원화 가치의 고평가 등으로 기업의 생산비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94~95년 과점 산업에 대한 진입 규제 완화, ‘대마불사’의 금융관행 등으로 대기업을 중심으로 차입에 기반한 중복 과잉 투자가 나타났다. 91~94년 노동비용은 평균 7.2% 상승했으나 노동생산성은 6.1% 상승에 그쳤다. 94년 외환자유화 이후 외자유입이 확대되고, 시장평균환율제도를 운영하여 글로벌 달러화가 상승하면서 원화 가치가 고평가 상태다.
현재에도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비용 증가, 통상 갈등에 따른 원화 절상압력,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등으로 기업의 경영여건 악화가 우려된다.
거시건전성 및 금융기관·기업 재무 건전성은 과거대비 개선 = 경상수지 흑자기조 지속, 외채의 만기구조 개선, 외환보유액 규모의 확대 등으로 우리 경제의 전반적인 대외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내수, 특히 설비투자의 빠른 증가세로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었으나, 최근에는 수출 호조와 내수 부진 등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단기 채무를 중심으로 외채가 빠르게 늘고 외환보유액이 미비했던 반면, 최근에는 단기외채 비중이 줄고, 외환보유액이 크게 확충됐다. 감독규정 강화로 자본적정성, 유동성 등 금융기관의 건전성도 크게 개선됐다.
’97년 외환위기 이전에는 금융자유화와 외환자유화 시행 초기로 금융기관들이 외형 확장에만 주력하고 리스크 관리가 미비한 실정이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거치며 바젤Ⅱ.Ⅲ를 적용하는 등 감독 규정이 강화되며 금융기관의 자본적정성, 유동성 등이 대폭 개선됐다.
외환위기 이후 보수적인 경영행태 확산으로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양호한 편이며, 최근 수년간 기업의 전반적인 수익성도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기업의 수익성이 저조한 가운데, 무리한 설비투자와 외형 경쟁으로 기업부채, 특히 단기부채가 대폭 증가하며 부실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업 수익성이 개선된 가운데, 보수적 경영행태와 저성장 기조 고착화 등으로 기업 투자와 차입이 위축되며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다.
외환위기시에는 반도체산업을 제외할 경우 94년부터 기업 수익성이 저하되기 시작했으나 최근에는 산업 전반적으로 기업 수익성이 개선됐다. 제조업의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 비율)이 100% 이하로,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비율)이 130% 이상으로 상승하는 등 재무 건전성도 양호한 편이다.
80년대 후반 일본과 최근 한국의 경제상황 비교
인구 고령화로 경제의 활력이 저하되고 정부의 재정부담은 확대된 점, 2) 저금리에 기반한 부채조달을 바탕으로 자산가격이 상승한 가운데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인상이 단행된 점에서 두 시기가 유사하다. 하지만, 두 시기간의 경기 사이클이 다르고, 한국의 자산시장이 80년대 말 일본에 비해 과열정도가 낮다는 점에서 차별적이다.
빠른 고령화로 경제 활력이 저하되고 재정부담이 확대 = 인구 고령화의 속도, 단계 등에서 최근 한국과 90년 전후 일본의 상황은 유사하다. 85년 일본은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이미 10.3%에 이르러 ‘고령화사회’에 진입했으며, 버블붕괴 후인 95년에는 동비중이 14.5%까지 상승했다.
일본의 고령화 추이는 1985년 10.3% → 90년 12.0% → 95년 14.5% 등이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한국은 2000년에 65세 이상 비중이 7.2%로 고령화사회로 진입했으며, 2018년(14.3%), 2025년(20.0%)에 각각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로 진입 예상된다.
한국은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기까지 18년의 시간이 소요되어, 주요국 평균 대비 2배 이상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고령사회 전환 속도는 미국 73년, 영국 47년, 독일 40년, 일본 24년 등이다.
인구 고령화로 소비 등 경제의 활력이 저하되고, 정부의 재정부담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전체 GDP 구성에서 민간소비의 비중이 낮아진 것은 두 시기가 유사하다.
GDP 대비 민간소비 비중은 일본이 80년 60.2%에서 90년 56.8%로, 한국이 2006년 54.0%에서 16년 48.8%로 양국이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 비중이 하락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경제적 요인이 있겠으나, 빠르게 진행된 인구 고령화가 평균소비성향을 낮춘 주요 요인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연령별 조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고령층의 소비성향이 낮은 경향을 보이고 있다. 비교적 양호했던 일본의 재정상태는 버블 붕괴를 계기로 급속도로 악화됐다.
86~90년중 일본의 평균 재정수지비율(GDP대비)은 0.3%로 매우 양호한 상태였으며, 정부부채비율은 평균 69.2%로 다소 높았으나 완만하게 하락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버블 붕괴가 시작된 91년 1.7%였던 재정수지비율은 10년만에 -6.2%로 악화되었으며, 동기간 정부부채비율도 66.2%에서 148.0%로 급등했다.
경기 부진으로 세입이 줄어든 반면, 경기부양·복지지출 증가 등으로 세출은 늘어 재정수지가 빠르게 악화되었으며, 세입 부족분 충당을 위한 국채 발행 증가로 정부부채비율도 급등했다. 재정수지비율은 98년 10.2%, 정부부채비율은 2014년 242.1%로 최악을 기록했다.
한국의 재정부문은 아직 양호하나,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2016년 재정수지비율과 정부부채비율은 각각 1.8%, 38.3%로 비교적 건전했다. 다만, 현 정부의 재정확장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복지제도 확충, 인구 고령화 등으로 중장기적으로 재정부담은 점차 확대 예상된다.
저금리를 바탕으로 부채가 증가하고 자산가격이 상승한 점도 공통적 = 일본과 한국 모두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 상황이 가계부채의 급증을 야기했다.
일본은 80년대 단행된 공격적인 금리인하 등으로 부채가 빠르게 증가했다. 80년 초반 9%였던 기준금리가 87.2월 당시 사상최저 수준인 2.5%까지 낮아졌으며, 이후 89.4월까지 27개월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부채와 기업부채가 85~90년중 연평균 각각 11.2%, 11.1% 증가했으며, 기준금리가 사상최저로 낮아진 87~89년에는 평균 14.2%, 12.1%씩 증가했다.
한국도 2010년대 들어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가계부채가 급증했다. 2012년 이후 지속된 기준금리 인하(3.25% → 1.25%), 규제완화에 따른 부동산경기 회복으로 최근 3년간 가계부채가 두 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다.
다만, 2016년부터 강화된 가계부채 및 부동산시장 규제 강화로 가계신용 증가세가 2017.3/4분기 전년대비 9.5%로 둔화됐다.
자산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80년대 초부터 상승세를 보였던 일본의 자산가격은 금융자유화(84년), 플라자합의(85년) 이후 시행된 경기부양책과 결합되어 본격적인 자산버블을 형성했다. 80.1월 6,768이었던 니케이지수는 89.12월 38,916으로 5.7배 상승했으며, 80~90년 사이 6대 도시의 평균지가는 4.3배(상업용은 6.3배) 급등했다.
일본은행의 급격한 금리인상 등이 자산시장의 붕괴를 촉발시킨 주요 원인이다. 저금리를 유지해오던 일본은행은 89.5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3.25%로 75bp 인상한 것으로 시작으로, 90.8월까지 총 5회에 걸쳐 350bp를 인상했다.
90년대 초반 급격한 금리인상과 함께 자산시장을 겨냥한 대출규제 등으로 부동산·주가 등 주요 자산가격이 급락하며 버블이 붕괴됐다.
한국도 2016년 이후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2017.11월에는 금리 정상화 차원에서 기준금리 인상(+25bp)을 단행했다. 한국도 서울 강남지역의 재건축시장을 중심으로 최근 주택시장이 과열징후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16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11.3대책에 이어, 17년 6.19, 8.2, 10.24 대책까지 가계부채 급증 및 주택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단행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추가적인 금리인상에 대해 신중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나, 6년 5개월만의 통화정책기조의 변화는 자산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생산성 저하는 일본보다 부정적 = 우리나라는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이 지속된 가운데, 생산성 증가세도 낮은 수준이다.
80년대 일본 경제는 장기간 호황국면이었으나, 한국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저성장이 지속된 이후 최근에야 회복세에 들어선 모습이다. 86~90년중 일본의 연평균 GDP 성장률은 5.0%로 이전 5년(4.3%) 대비 높아진 반면, 2012~16년 중 한국의 성장률은 2.8%로 이전 5년(3.8%)대비 하락했다.
일본은 80년대 후반까지 투자 및 생산성 증가가 양호했으나 우리 경제는 이미 투자부진과 생산성 저하현상을 경험하고 있다. 일본은 80년대 후반까지 총요소생산성(TFP) 증가세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버블붕괴 이후 혁신(ICT) 투자 부진과 함께 생산성 증가세가 급속히 둔화되면서 ‘잃어버린 20년’의 한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보수적인 경영행태로 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총요소생산성이 감소세로 전환되어 일본보다 심각하다.
자산시장 버블형성은 수준의 차이 = 부동산시장·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의 과열정도가 일본에 비해 낮다.
한국도 최근 10년간 주택가격이 상승했으나 일본에 비해 상승폭은 제한적이다. 5개광역시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음에도 불구하고 상승률은 48% 수준이다. 2007.11월~17.11월중 주택가격 상승률은 전국 25.1%, 수도권 11.1%, 서울 14.9%, 5개광역시 48.1, 기타지방(수도권, 5개광역시 제외) 34.0% 등이다.
2013년 이후 서울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컸으나, 2017년 11월 기준 주택가격은 지난 저점(2013.9월) 대비 11.9%(강남3구 16.3%) 상승했다. 기타지방의 주택가격은 2016년 이후 약세로 전환됐다.(16년 0.2%, 17년 0.6%)
2010년 이후 국내 주택가격 상승폭은 17%로 주요 48개국 중 29번째이며, 소득 대비 주택가격(PIR)은 86.4로 2010년(100) 대비 오히려 하락했다.
밸류에이션 등을 고려한 한국의 주가 수준도 과열국면으로 보기 어렵다. 6년간(2011~16년)의 박스권에서 벗어난 KOSPI지수는 2017년 연간 상승폭이 22.2%를 기록했으나, 선진국(18.6%)과 신흥국(30.0%) 증시의 중간 수준이다.
KOSPI의 12개월 예상 PBR과 PER은 각각 1.1배, 10.7배로, 선진국(2.4, 18.1)과 신흥국(1.7, 13.8) 평균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시사점
대외건전성 및 재무건전성 개선, 자산시장의 과열정도 등을 고려할 때 97년 외환위기나 90년 일본의 버블붕괴와 같은 극단적 위기가 재현될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급속한 인구 고령화에 따른 소비·투자의 부진, 생산성 저하, 정부의 재정 부담 확대 등으로 우리 경제의 일본식 저성장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려워, 이에 대한 고민과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내수-수출간 불균형 성장의 탈피가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가계의 소득여력 증대를 통한 내수기반 유지가 필요하다. 기업들도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혁신적인 투자를 늘려 생산성과 자본수익률을 개선시키는 동시에, 비효율부문에 대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 노력이 요구된다.
일본 경제가 90년 버블붕괴 이후 장기간 다시 도약하지 못하고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하게 된 계기는 ‘혁신적인 투자의 부족’이 결정적이었다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글로벌 수요 회복, 이익 개선으로 가려진 일부 공급과잉 및 경쟁력 열위 사업 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구조조정 노력도 필요하다.
정책 측면에서도 재정건전성 유지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통화정책도 경제활동과 자산시장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적절한 완급조절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빠른 인구 고령화, 복지·사회안전망 확충, 내수진작 등으로 향후 재정지출 확대가 불가피하나,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는 증세 등을 통한 세입 보전이 어려우므로 선제적인 재정여력 확보가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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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03 0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