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외화채시장이 단기적으로 시장변동성 확대와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약세 국면을 보일 수 있다고 국제금융센터가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아시아 외화채는 장기적으론 ‘인구고령화, 부의 축적에 따른 견조한 역내수요’ 등으로 성장 추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시아 외화채시장 '신용스프레드'가 2월 초를 저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펀드자금도 유출초로 반전했다. 지난 2년간 하락세를 지속했다.
금융센터는 아시아 외화채 시장이 반등한 배경에는 '위험선호 약화, 자금조달/환헤지비용 상승, 미 금리상승과 달러 약세' 등이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글로벌 위험선호가 약화됐다. 2월초 물가상승 우려감에 미 주식시장 조정이 나타났다. 이후로 미·중 무역갈등 이슈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졌다. 이러한 여파가 크레딧 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자금조달 및 환헤지 비용 상승도 원인이 됐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미국채 발행 증가, 해외 유보이익 본국 환수 등으로 달러자금시장의 유동성이 축소됐다. 조달비용이 크게 늘면서 신용스프레드에도 영향을 끼쳤다.
밸류에이션과 수급 부담도 원인이었다. 투자심리가 약화됐지만 중국계를 중심으로 대규모 조달 수요가 지속됐다. 수급 여건이 악화되면서 신규발행프리미엄(NIP)이 상승했다.
마지막으로 미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 약세가 외화채 시장 반등 배경이 됐다. 올들어 미 국채금리가 급등하고 달러약세 기조가 지속됐다. 장기물 중심으로 달러채 선호도가 약화됐다고 금융센터는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의 ‘아시아 외화채시장 신용스프레드 상승 배경 및 평가’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아시아 외화채권시장 신용스프레드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 2년간 하락추세를 지속하였던 아시아 외화채권시장의 신용스프레드가 2월 초를 저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서고 펀드자금도 유출로 반전됐다.
아시아 신흥국 달러채의 크레딧 스프레드는 2월초 저점 대비 투자등급이 +18bp, 하이일드는 +36bp 상승(4/3일, Bloomberg Barclays EM Asia USD Credit Index 기준)했다.
한국물 달러채 스프레드도 상승했다.(외평채 `27년: 2/1일 46bp → 4/3일 67bp) 아시아 신흥국 외화채권(G3통화) 펀드자금은 `17년 중 $25.7억 순유입되었으나, 금년 2~3월 중에만 $10.7억 순유출됐다.
투자심리가 약화되고 벤치마크 금리와 신용 스프레드가 함께 상승하면서 발행 시장도 다소 위축됐다. 아시아(ex. Japan) G3 통화표시 채권 발행액은 1월에 $371억으로 전년 동기대비 55% 급증했으나, 2월 설 연휴 이후로 신규발행이 둔화됐다. 1분기 발행액 합계는 $772억으로 전년 동기대비 -9.2% 감소했다.
신용스프레드 상승 및 펀드 유출 배경
아시아 외화채권시장의 신용스프레드가 상승하고, 펀드자금이 유출로 돌아선 배경에는 △글로벌 위험선호 약화, △자금조달/환헤지 비용 상승, △밸류에이션 및 수급 부담, △미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약세 등이 있다.
글로벌 위험선호 약화 : 2월초 미국의 물가상승 우려로 주식시장 조정이 촉발된 후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지면서 크레딧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500억 규모의 고율 관세부과를 결정하고 중국도 미국산 대두, 자동차 등에 대한 보복관세로 대응하면서 양국간 무역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 경제규모를 감안 시 관세부과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는 전망이나, 갈등 해소가 쉽지 않은 가운데 금융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저해하고 있다. 철강·알루미늄 수입을 국가안보에 연관시켰다는 것은 향후 다양한 품목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지금까지의 조치가 미 무역적자 축소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한 만큼 앞으로 추가적인 수입제한 조치가 나오면서 무역갈등이 심화될 소지가 있다.(BoA-ML)
중국의 강경대응 등으로 무역갈등이 단기에 진정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며,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도 신흥국 크레딧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우려 속에서 최근 글로벌 경기회복 모멘텀도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국가에서 제조업 PMI가 작년 말에서 금년 초에 고점을 기록한 후 하락하고 있다.
자금조달 및 환헤지비용 상승 : 최근 글로벌 달러자금시장의 유동성이 축소되면서 조달비용이 크게 상승하고 신용스프레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Fed 금리인상과 B/S 축소 △미 재무부 단기증권 발행 확대, △세제개편에 따른 해외 유보이익 본국 송금 영향 등으로 달러화 조달비용이 급증했다. 3개월 USD LIBOR는 4/3일 2.32%로 `17년말 대비 63bp 상승했으며, 자금시장의 유동성과 신용위험 수준을 나타내는 LIBOR-OIS 스프레드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59bp로 급등했다.(전년말 대비 +33bp)
달러자금 조달비용이 상승하면서 아시아 주요 통화의 FX 스왑레이트도 크게 하락하였으며(환헤지비용 상승), 그 결과 달러채권의 헤지 후 수익률이 급감했다. 아시아 투자자들은 달러채권 투자 시 환위험을 헤지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 헤지 비용 증가로 달러채 투자의 기대수익이 크게 감소하고 동일 발행사의 로컬통화채권 수익률을 하회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산업은행의 `21년 만기 달러채 수익률(YTM)은 3.30%이지만 환위험 헤지(1년 FX swap) 후 수익률은 1.97%로 동 은행의 `21년 만기 원화채 수익률인 2.43%를 하회했다.(4/3일 기준) 자금조달비용이 상승하면서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중국계 은행, 헤지펀드, PB 등의 투자등급물 수요가 위축될 전망이며, 미국계 투자자들의 경우 아시아 크레딧물과의 수익률 차이가 좁혀지고 유동성은 풍부한 MMF 투자비중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밸류에이션 및 수급 부담 : 그동안 아시아 시장은 우호적 여건 속에서 대규모 공급을 소화하는데 무리가 없었으나, 최근 투자심리가 약화되면서 수급요인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인민은행이 3/22일 주요 정책금리(reverse repo, SLF 등)를 5~10bp 인상하는 등 레버리지 억제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작년부터 중국계 부동산기업을 중심으로 역외 외화채권시장을 통한 대규모 조달수요가 지속되고 있다.
1분기 아시아 외화채권 발행액 $772억 중 중국계가 $473억으로 61.3%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의 전체 발행규모는 전년비 -9.2% 감소했으나, 중국계 발행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역내 발행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역외시장을 통한 대규모 차환 수요로 지속적으로 공급물량이 출회될 전망이다.
지난 2년간 아시아 크레딧 시장의 호조세가 이어진데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도 상당하다. 매크로 환경은 여전히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현재 아시아 크레딧물은 잠재적인 이벤트 리스크를 감안할 때 스프레드 수준이 불충분하다. 수급여건이 악화되면서 당분간 발행시장에서 프리미엄(NIP)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HSBC) 투자자들은 최근 중국계 매수세가 크게 감소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현금보유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미 국채금리 상승과 달러약세 : 재정적자 확대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미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달러약세 기조도 지속되면서 고정금리채 및 장기물을 중심으로 달러채에 대한 선호가 약화되고 있다.
달러채의 벤치마크인 미 국채금리(10년)는 2월 중 3%에 근접하는 급등세를 보인 후 최근 2.8% 내외에서 등락했다.(전년 말 대비 +39bp) 주요 IB들은 `18년말 국채금리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3.15%로 상향했다.(9개기관 중간값)
미 국채금리 상승 및 변동성 확대로 듀레이션 위험이 증가하고, 달러약세 기조도 이어지면서 달러채의 투자유인이 저하되고 있다. 금년 들어 아시아 달러채 시장의 투자수익률은 -1.48%로(Bloomberg Barclays EM Asia USD Credit total return index), 스프레드보다는 주로 미 국채금리 상승에 영향 받았다. 미 국채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듀레이션 위험이 증가하면서 투자자들은 단기물과 변동금리채를 선호하고 있다.(HSBC)
평가 및 전망 = 아시아 외화채 시장은 인구고령화와 부의축적에 따른 견조한 역내수요를 바탕으로 장기 성장추세가 예상되지만, 단기적으로는 시장변동성 확대와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약세국면을 보일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단기금리 상승과 수익률곡선 평탄화, 글로벌 달러유동성 축소 등으로 인해 크레딧 시장의 수급여건이 조기에 개선될 여지는 제한적이다. 아시아 달러채 발행시장이 수요자 우위로 전환되면서 신규발행프리미엄(NIP)이 지난해 평균 5bp에서 최근 15bp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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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17 09:0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