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글로벌 무역갈등 심화 등 대외충격에 취약신흥국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지난 9월 2일 발표한 ‘취약신흥국의 최근 거시경제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터키 금융불안 등을 계기로 취약신흥국의 환율, 주가, 금리 등이 급변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취약신흥국은 터키,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멕시코, 인도네시아, 브라질, 인도, 러시아, 필리핀 등 취약 10개국으로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리서치가 지난 8월 14일 선정했다. 이들 국가는 모두 재정수지 적자 기조를 지속했다. 재정적자 규모와 통화가치 하락 간 비교적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한은은 브라질, 인도, 아르헨티나, 남아공의 재정적자가 우려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경상수지 적자 기조도 만성화됐다. 터키,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남아공 등은 적자 규모와 통화가치 하락 간 상관관계가 높았다. 2016~2017년 GDP 대비 경상수지 비중을 보면 △터키(-4.7%) △아르헨티나(-3.7%) △콜롬비아(-3.8%) △남아공(-2.8%) 등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원유, 가스 등 자원수출 중심의 무역구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2년 중 취약신흥국의 성장률은 대체로 예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하락했다. 올해 들어 통화 가치가 큰 폭 하락한 아르헨티나, 브라질, 남아공, 러시아 등은 같은 기간 1~3%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터키의 경우 최근 성장률은 높지만 2013~2015년 6.6%에서 2016~17년 5.1%로 둔화했다.
대부분 취약신흥국의 물가상승률은 대체로 저물가 기조를 보였다. 반면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 아르헨티나, 터키는 올해 들어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확대됐다.
2013~2015년과 2016~2017년의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을 보면 아르헨티나는 26.3%에서 31.4%로, 터키는 8.0%에서 9.5%로 커졌다.
한은은 “낮은 세계 경제 참여도 등을 고려할 때 이들 국가의 금융불안이 여타 신흥국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안전자산선호 강화(risk-off) 등이 신흥국 전반의 경기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취약신흥국의 최근 거시경제 상황’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취약신흥국 환율, 주가, 금리 등 급변…국제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최근 터키 금융불안 등을 계기로 취약신흥국의 환율, 주가, 금리 등이 급변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취약신흥국은 터키,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남아공, 멕시코, 인도네시아, 브라질, 인도, 러시아, 필리핀 등 취약 10개국을 의미한다.
향후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과 글로벌 무역갈등의 심화가 예상되는 상황인 점을 고려할 때 취약신흥국의 금융불안 확대 여부에 대한 관심이 증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성장, 물가, 경상·재정수지 등 거시 실품지표를 중심으로 최근 취약 신흥국의 기초 경제여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장) 최근 1~2년중 취약신흥국의 성장률은 대체로 예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하락했다. 금년 들어 통화가치가 큰 폭 하락한 국가들(아르헨티나, 브라질, 남아공, 러시아 등)을 보면 최근 1~2년 중 성장률이 1~3%의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터키의 경우 최근 성장률은 높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둔화됐다.
(물가) 취약신흥국의 물가상승률은 아르헨티나 및 터키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글로벌 저물가 기조에 부합하는 낮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그간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었던 아르헨티나, 터키 등의 경우 금년 들어서는 통화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확대됐다.
(경상수지) 대부분의 취약신흥국에서 경상수지 적자 기조가 만성화돼 있다. 러시아의 경우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는 원유, 가스 등 자원수출 중심의 무역구조에 주로 기인하고 있다. 터키,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남아공을 중심으로 적자규모와 통화가치 하락간에 높은 수준의 상관관계가 형성돼 있다.
(재정수지) 취약신흥국은 모든 국가에서 재정수지 적자 기조를 지속하고 있다. 재정적자 규모와 통화가치 하락간 비교적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가운데 브라질, 인도, 아르헨티나, 남아공의 재정 적자가 우려되는 수준이다.
취약신흥국의 거시경제 상황을 살펴본 결과, 터키, 아르헨티나, 남아공, 브라질 등의 취약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다음으로는 인도네시아, 러시아, 콜롬비아 등의 취약성이 우려되고 있다.
주요 취약신흥국의 거시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향후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글로벌 무역갈등 심화 등 대외충격에 이들 국가의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낮은 세계경제 참여도 등을 감안할 때 이들 국가의 금융불안이 여타 신흥국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안전자산선호강화(risk-off) 등이 신흥국 전반의 경기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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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17 09:0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