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전문적인 자산관리서비스가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중은 4.8%로 전년 대비 9.2%p 하락하는 등 한국 부자들은 체계적인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점차 크게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부자 중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리밸런싱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2%에 불과, 포트폴리오의 정기적 관리에 대한 인식이 낮은 수준이다.
한국 부자의 자산관리 최대 관심사는 ‘부동산 투자정보’가 25%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나 전년 대비 하락한 반면, ‘세무 상담’, ‘상속/증여 상담’, ‘가업승계 상담’ 등의 전문적 컨설팅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는 증가했다.
현재의 세금 납부액이 재무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이 60%를 상회하며 세금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절세를 위해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도 27%로 높아, 절세 니즈가 적극적 행동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금융기관을 통해 부동산 자산관리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한국 부자의 비중이 45%로 전년 대비 크게 증가하였고, 향후 이용 의향도 전년 대비 상승한 점을 볼 때, 부동산을 포함한 전체 투자자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려는 니즈가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자산관리 태도와 인식
대형 연기금(pension plan)의 자산관리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자산배분(asset allocation)’, 즉 특성이 다른 여러 자산에 적절한 비중으로 나누어 투자했는가가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2010년 이후 국내 투자 자산군(asset class)별 연간 수익률을 분석해보면, 예금 상품의 금리는 매우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나 특정 시점(2011/2017년)에는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주식의 경우에는 2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하지만 변동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특정자산에만 편중된 투자는 위험하며, 목표 수익과 위험에 근거해 다양한 자산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니즈가 증대하고 있다.
한국 부자 중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전문적인 자산관리서비스가 필요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중은 4.8%로 전년 대비 9.2%p 하락했으며,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중도 증가, 체계적인 자산관리의 필요성을 점차 크게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미 한국 부자의 약 60%가 현재 금융기관을 통해 자산관리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며, ‘수수료를 부담하더라도’ 고품질의 포트폴리오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70%를 상회한다.
보유자산규모별로는 금융자산이 많은 그룹(50억원 이상)이 적은 그룹(10~50억원) 대비 자산관리서비스의 필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으며, 현재 자산관리서비스 이용률에서도 금융자산이 많은 그룹(81%)이 적은 그룹(55%)과 큰 격차를 나타냈다.
한 번 자산배분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고 해서 자산관리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시장 환경의 변화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개별 자산들이 각기 다르게 반응하며, 정해진 수익/위험 목표에 부합하도록 주기적으로 자산별 투자 비중을 조정해주어야 하는데, 이를 ‘리밸런싱(Rebalancing)’이라 한다. 하지만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한국 부자 중 포트폴리오를 주기적으로 리밸런싱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1.5%에 불과, 포트폴리오의 정기적 관리에 대한 인식이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보유 금융자산이 많을수록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리밸런싱 하는 비중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인공지능 및 데이터 분석 기술의 발전과 함께 컴퓨터가 다양한 정보를 분석, 자산배분 및 리밸런싱 등을 수행하는 자동화된 자산관리서비스가 활성화되는 추세이다. 실제로 자동화된 자산관리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한국부자의 비중은 54.7%로 전년(19.0%) 대비 35.7%p나 증가했다. 주로 포트폴리오 설계 정보 등 제시된 결과를 참고(34%)하거나 자산관리 전담직원의 서비스와 병행하여 활용(18%)하고 있으며, 자산관리 전담직원을 대체하여 활용하는 비중은 4.5%로 낮았다.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보유 부자의 경우 10~50억원 보유 부자 대비 자동화된 자산관리서비스 이용 경험률은 크게 높은 반면, 전담직원을 대체하여 활용하는 응답자는 오히려 없었다.
자동화된 자산관리서비스를 이용해 보지 않은 한국 부자 중 향후 이용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14.9%로 이용 의향이 없는 50% 대비 크게 낮아, 심리적 진입장벽이 여전히 존재한 다. 향후 이용의향이 있는 응답자는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한 분석 및 서비스’, ‘자동화된 시스템의 객관성 신뢰’, ‘간편한 자산관리’ 등을 주 이유로 꼽았으며, ‘리밸런싱의 자동 실행’, ‘낮은 수수료’ 등의 응답도 포함되었다.
반면, 이용의향이 없는 응답자의 경우에는 ‘수익성 및 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아서’, ‘자산관리는 스스로 하고 싶어서’, ‘직원(사람)과의 충분한 상담 필요’ 등의 이유를 제시했으며, ‘제공되는 정보의 신뢰성 부족’, ‘세무/법무 등 전문적 서비스 부족’ 등도 자동화된 자산관리서비스 이용을 주저하게 만드는 이유로 들고 있다.
한국 부자의 자산관리 최대 관심사(1순위)는 ‘부동산 투자정보’가 24.7%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나, 전년(34.9%) 대비 10.2%p 하락했다. 1년 후 국내 부동산 경기가 비슷하거나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 비중(74.5%)이 전년(72.8%) 대비 증가한 점, 향후 수익률이 높은 유망 투자처로 ‘국내 부동산’을 응답한 비중(29.0%)이 전년(32.2%) 대비 감소한 점을 고려할 때,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 등과 함께 부동산 투자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하락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또한 ‘앞으로 부동산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다’에 대한 동의율도 71.8%로 전년 조사(67.1%) 대비 상승한 점도 이러한 인식을 뒷받침한다.
다음으로 ‘금융시장 및 금융상품 정보’(24.7%). ‘은퇴/노후 설계’(17.8%), ‘세무 상담’(9.0%) 등을 꼽았으며, ‘포트폴리오 설계/조정’의 관심도는 전년 대비 다소 하락한 반면, ‘세무 상담’, ‘상속/증여 상담’, ‘가업승계 상담’ 등의 전문적 컨설팅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는 증가했다. 보유자산 규모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는데, 금융자산 규모가 클수록 금융 및 부동산 관련 정보, 은퇴/노후 설계 등의 서비스에 대한 관심은 감소하는 반면, 세무, 상속/증여, 가업승계, 법률 등 전문 지식에 기반해 개별 고객별로 맞춤화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절세 등 세부 금융 니즈
“죽음(Death)과 세금(Taxes)을 제외하고는 이 세상에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다.”는 말처럼, 세금 문제는 한국 부자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이다. 실제로 현재의 세금 부과율이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인식하는 한국 부자의 비중이 61%로 높고, ‘그렇지 않다’는 응답 비중(3.5%)도 전년(10.5%) 대비 7%p 하락했다. 또한 현재의 세금 납부액이 재무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이 60%를 상회하며 전년 대비 10.4%p 상승, 세금에 대한 고민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부자의 동의율이 69%로 10~50억원 보유 부자(59%) 대비 높아, 보유 자산규모가 클수록 세금에 대한 재무적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세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국 부자가 취한 행동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보험 등 절세 금융상품 가입’(31.8%)이었으나, 전년(56.4%) 대비 크게 감소하였다. 하지만 금융소득 종합과세 강화에 대한 논의 등이 확대되면서 절세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금융기관에서 세무 관련 상담’(30.3%), ‘외부 세무사와 상담’(30.0%)이 높은 비중을 나타냈으나, 절세를 위해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도 약 27%로 높아, 절세 니즈가 적극적 행동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보유자는 세무사와의 상담 비중이 금융자산 10~50억원 보유자 대비 18.2%p 높게 나타나는 등 보유 금융자산이 클수록 세무사/금융기관 등 전문가의 활용 비중이 높은 반면, 주변 지인 및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 획득 비중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한 아무런 행동을 취하지 않은 비중도 금융자산 보유 규모가 클수록 낮았다.
세금 혜택을 위해 금융상품에 가입한 부자의 경우, 연금저축/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소득/세액공제 금융상품’의 이용률이 65.4%로 가장 높았으며, 비과세 상품인 ‘장기저축성보험’(55.1%), 투자수익이 비과세되는 ‘국내 주식/주식형 펀드’(37.8%) 등의 가입률이 높았다. 높은 금리 및 비과세 혜택으로 관심이 높은 ‘브라질 국채 등 채권’(22.0%)과 2017년 말 분리과세 혜택이 종료되어 절판마케팅이 이루어진 ‘하이일드펀드 등 분리과세 펀드’(18.9%)의 활용 비중이 전년 대비 각각 6.5%p, 7.4%p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고자산가의 부동산(거주용 부동산 제외) 투자 비중은 16.8% 수준인 반면, 한국 부자들의 부동산 투자 비중은 40%를 상회한다. 이처럼 한국 부자에게 있어 부동산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핵심 투자자산으로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자산관리도 금융자산과 부동산자산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인식하고 있다. 실제로 금융기관을 통해 부동산 자산관리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한국 부자의 비중이 44.8%로 전년(28.7%) 대비 크게 증가하였고, 향후 이용 의향(59.0%)도 전년(53.3%) 대비 상승한 점을 볼 때, 부동산을 포함한 전체 투자자산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려는 니즈가 커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부동산 투자 시 필요 정보로 ‘부동산 시장 예측 정보’(46.5%)의 응답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지역별 상세 개발 정보’(25.6%) > ‘부동산 수급 정보’ (17.5%) > ‘부동산 포트폴리오 설계 정보’(10.4%)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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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20 12: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