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연구소는 6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형성된 한국 부자의 주식 투자에 대한 인식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한국부자’를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개인’으로 정의하고, ‘2018 한국 고자산가 투자행태 조사’를 통해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였다.
조사 참여 한국 부자(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개인)의 보유 금융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11.8%로, 미국 금리인상,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무역 분쟁 등의 영향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지며 조사 시작 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주식을 보유 중인 부자의 주식 보유 규모는 평균 3.6억원(중앙값 2.0억원)으로, 주식 보유 일반 투자자의 3천4백만원 대비 크게 높았다.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한국 부자 중 5개 이하 종목만을 보유한 비중이 70%를 상회하고 있으며, 특정 주 종목(주식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에 절반 이상의 금액을 투자한 비중도 54%로 높아, 충분한 분산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국 부자의 투자주식 유형은 주식의 미래 성장성에 주목하는 성장주가 62%의 비중을 차지, 기업의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주식인 가치주(42%) 대비 투자 선호도가 높았으며, 중소형주(33%)보다는 대형주(48%)의 보유 비중이 높았다. 또한 배당주 보유율은 45%로 높은 비중을 나타냈으나, 특정 테마주는 18%로 가장 낮았다.
한국 부자의 암호화폐 투자 경험률(24%)은 일반 투자자(14%)를 크게 상회하나, 향후 암호화폐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한국 부자의 비중은 2%에 불과, 암호화폐의 미래 성장성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포트폴리오 내 주식의 역할과 기대
한국 부자(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개인)의 보유 금융자산 중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13.5%에서 꾸준히 증가, KOSPI 지수가 2,300포인트를 돌파한 2017년 20.4%를 기록했으나, 2018년 조사에서는 11.8%로 조사 시작 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무역 분쟁, 신흥국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 부자의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다른 국가의 고자산가5들과 비교할 때 현금 및 예적금이 절반 이상으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반면, 주식 투자는 북미, 서유럽, 일본/호주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다수의 이머징 국가들이 포함된 아시아(일본 제외) 지역 국가들보다 낮은 비중을 보였다.
하지만 국내의 일반 투자자와 비교해서는 한국 부자의 직접투자(주식/채권) 비중이 크게 높음을 확인할 수 있으며, 보유 금융자산이 5~10억원인 그룹에 비해서도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이는 보유자산 규모가 클수록 위험 감수능력(Ability to take risk)이 증가하는 경향에 부합한다. 한국 부자들은 기본적으로 안정적 투자성향(안정추구형+안정형)이 높으나, 위험을 감수하며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적극적 투자성향(적극투자형+공격투자형)의 비중도 21.2%로 일반투자자의 6.5%를 크게 상회했다.
그리고 일반 투자자 대비 적극적인 투자성향은 금융에 대한 높은 이해도에 기반한다. 한국 부자 중 자신의 금융지식이 높은 수준이라고 인식하는 비율은 57.6%로, 일반 투자자 대비 32.7%p나 높다는 점이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본인의 금융지식 수준이 낮다고 인식하는 부자의 13.5%만이 적극적 투자성향이라고 응답한 반면, 금융지식 수준이 높다고 생각한 부자의 경우 27.0%가 적극적 투자성향이라고 응답하는 등 금융지식 수준과 투자성향은 밀접한 관련성을 보였다. 또한 금융지식이 높은 수준이라고 응답한 부자의 금융자산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4.7%로, 금융지식이 낮은 수준이라고 응답한 부자의 7.9% 대비 크게 높아, 자신의 금융지식 수준에 대한 인식이 실제 주식투자 행동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투자는 결국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파는 것(Buy Low & Sell High)”이 성공의 핵심이다. 하지만 투자자는 사람이기 때문에, 주가가 더 오를 것이라는 욕심(Greed)과 주가가 더 떨어질 것이라는 두려움(Fear)의 감정에 의해 높은 가격에 사서 낮은 가격에 파는 우를 범하곤 한다. 성공적 주식 투자자는 욕심을 내야 할 때와 두려움을 느껴야 할 때를 정확히 아는 사람들이며, 이에 대해 살아있는 투자의 전설 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고, 남들이 욕심을 낼 때 두려워하라”는 말을 남겼다.
한국 부자의 주식 투자를 통한 연간 기대 수익률은 2015년 9%(중앙값 기준)에서 2018년 20%로 지속적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2017년 주식시장의 호황과 함께 형성된 수익률에 대한 높은 기준이 아직 수정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주식 투자를 통해 연 10~20%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부자의 비중이 30.5%로 가장 크나, 50% 이상의 수익을 기대한다고 응답한 비중도 28.7%로 높았다. 주가 하락 시 손해를 보더라도 보유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추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회피하는 ‘손절매’와 관련해서는 한국 부자의 28%가 주식 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절매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평균적으로 손절매의 기준이 되는 손실률은 15%(중앙값 기준) 수준이나, 25% 이상의 손실이 발생해야 손절매를 하겠다는 비중이 21.1%로 10% 미만의 손실 발생 시 손절매를 한다고 응답한 비중(20.1%)보다 높았다.
주식 보유 현황 및 투자 방식
한국 부자의 주식보유율은 54.0%로 전년 조사 대비 20.1%p 하락, 2018년 주식시장에 대한 의구심을 반영하고 있다.
주식을 보유 중인 부자의 주식 총 평가액는 평균 3.6억원(중앙값 2.0억원)으로, 주식 보유 일반 투자자의 3천4백만원 대비 크게 높았다. 주식 보유 일반 투자자 중 보유액 5천만원 미만 비중이 84.1%로 대다수를 차지한 반면, 주식 보유 부자 중 5천만원 미만은 5.6%에 불과했고, 10억원 이상 보유자도 8.3%의 비중을 나타냈다.
소수의 종목에 집중하는 투자 전략과 다수의 종목에 분산하는 투자 전략 중 무엇이 우월한가에 대해서는 상반된 의견이 존재한다. 피델리티 마젤란펀드(Fidelity Magellan Fund)를 운용하며 경이적 수익률을 기록한 피터 린치(Peter Lynch)는 “10개 종목에 투자하면 2~3개는 10배가 넘는 수익을 안겨주고, 5~6개는 그저 그런 수익을 내며, 1~2개는 큰 손실을 냈다.”며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한 반면, 워렌 버핏은 “분산투자는 무지를 덮기 위한 방어막”이라며 자신이 투자하는 종목을 잘 모르는 사람이나 분산투자를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국내 주식시장에 참여한 전체 투자자 중 1개 종목에 전액을 투자한 비율이 41.6%로 매우 높으며, 5개 이하 종목을 보유한 비중은 83.2%에 달한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 한국 부자의 경우에도 5개 이하 종목만을 보유한 비중이 70%를 상회하고 있으나, 1개 종목만을 보유한 비중은 4.6%로 낮아 전체 투자자 대비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부자의 경우 10개 이상의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비중이 29.5%로, 금융자산이 낮은 그룹(10~50억원) 대비 17.3%p나 높았다.
하지만 다수 종목을 보유하더라도 특정 주 종목(주식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목)에 50% 이상의 금액을 투자한 한국 부자의 비중이 54.1%로 높아, 충분한 분산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금융자산 규모별로는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보유 그룹 중 주 종목에 50% 이상의 금액을 투자한 비율은 36.4%로, 금융자산 50억원 미만 보유 그룹의 55.8% 대비 낮았다. 최근의 한 연구에 따르면, 1926~2016년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창출된 전체 투자수익의 10%(3.5조달러)가 ExxonMobil/Apple/Microsoft/GE/IBM 등 단 5개 주식이 벌어들인 것이며, 지난 90년간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2만5천개 이상의 주식 중 절반 이상이 가장 안전한 자산 중 하나인 미국 국채(Treasury Bill)보다 낮은 수익을 거뒀다. 이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는 좋은 종목을 찾아낼 수 있는 안목의 중요성과 동시에, 그런 우량 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얼마나 확률이 낮은 일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한국 부자 중 코스닥(KOSDAQ) 시장에 투자하는 비율이 76.9%(복수응답)로, 코스피(KOSPI) 시장 투자 비율 75.5%를 오히려 상회했다. 이는 주식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올해 조사시점 기준 직전 1년간(2017. 5 ~ 2018. 5) 코스닥 지수 증가율(626.43→879.66)은 40.4%로, 코스피 지수 증가율(2219.67→2423.01) 9.2%의 4배 이상 높았다. 하지만 코스피 시장에만 투자하는 한국 부자의 비중은 21.8%로, 코스닥 시장에만 투자하는 비중(18.1%) 대비 높았다. 또한 2013년 7월 개장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KONEX) |
기사최종편집일:2024-05-07 11:28: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