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핀테크(금융기술)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은행의 핀테크 업체 지분보유 제한이 완화될 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총리는 지난 11월 16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김태영 은행연합회 회장과 15개 시중·국책은행의 은행장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고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금융기관의 핀테크 기업 보유 필요성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며,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게 해당 사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국내 은행 등 금융회사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제24조(다른 회사의 주식소유한도), 은행법 제37조(다른 회사 등에 대한 출자제한 등)에 따라 비금융회사인 핀테크 업체 지분을 15% 초과해 보유할 수 없다. 은행 입장에서는 유망한 핀테크 업체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싶어도 이 규정이 발목을 잡고 있는 실정이다.
핀테크 업체들 입장에서도 국내 금융회사의 투자를 받으면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가능한 데다 개발한 기술을 곧바로 금융사 디지털 플랫폼에 접목하는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규제로 인해 금융사들의 투자는 거의 받지 못하고 일반 투자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은행권이 이처럼 핀테크 업체 지분보유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한 것은 디지털 금융에서 핀테크 업체들이 빠르게 시장을 점령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비바리퍼블리카·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업체들이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인 간편송금 서비스는 작년 한해에만 2억3633만건, 11조9541억원의 이용실적을 기록했다. 은행권에서는 올해 핀테크 업체들의 간편송금 이용실적이 4억건, 2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금융권 전체 간편송금시장의 97%에 달하는 점유율이다.
이처럼, 핀테크 부상과 더불어 은행의 핵심 수익원으로 여겨졌던 대출업무가 점차 핀테크 시장에 개방되고 있다.
미국의 중소기업 대출시장은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시장이다. 2000년대 중후반 출현한 미국의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은 2016년말 약 73억달러 규모로서, 전체 기업대출시장의 1.3%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 시장점유율은 낮지만 그 혜택을 받는 중소기업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Morgan Stanley는 2020년경 전체 중소기업 대출의 약 16%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희원 KDB 미래전략개발부 연구위원이 최근 ‘美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의 동향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 내용을 중심으로 미국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 사례를 짚어보고, 금융혁신과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국내은행들의 대응전략 수립에 참고할 만한 시사점을 찾아본다.
미국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 동향
시장 현황 및 전망 = 글로벌 금융위기 및 소형은행 감소 등에 따른 중소기업 대출 부진으로 생겨난 공백을 메우는 과정에서 태동한 것이 미국의 온라인 대출시장이었다. 미국 최초의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회사로는 1998년 창업한 CAN Capital이 거론되며, 2000년대 중후반 지금은 유명한 OnDeck, Lending Club, Kabbage 등이 차례로 출현하며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게 되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데이터 기반의 고도화된 온라인 신용평가기법 등 데이터 기술의 발전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이었다.
이후 핀테크 붐과 아울러 막대한 벤처자금이 유입되며 미국의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은 빠르게 성장하였다. 특히 2014~2016년 초 많은 수의 신생업체들이 난립하는 격변기를 거치게 되는데, 단적인 사례로 최초의 온라인 대출 컨퍼런스인 LendIt의 참가자 수는 2013년 359명에서 2015년 3,500명 이상으로 대폭 증가하였다.
미국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의 전체 크기는 정확한 산정은 어렵지만 2016년 기준 약 73억달러(약 8.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대안적 금융시장의 21.2%에 해당하며, 전체 기업대출시장의 약 1.3%(2015년 기준)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이처럼 아직 시장점유율은 낮지만 그 혜택을 받는 중소기업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7년 美FRB의 서베이에 따르면, 온라인 대출을 경험한 중소기업의 비중은 2014년 18%에서 2017년 24%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다.
향후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의 전망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Morgan Stanley에 따르면, 2014년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규모는 약 46억달러로 전체 중소기업 대출의 2.1%를 차지하며, 2020년까지 연평균 47% 수준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20년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규모는 470억 달러에 달하며, 전체 중소기업 대출의 약 16%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동 연구에서 전망한 점유율의 상당부분이 새로운 시장 창출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이는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이 전통적 대출시장을 잠식하기 보다는 기존의 소외된 고객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리라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참여자 현황 = 미국의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에는 다양한 시장참여자가 존재한다. 이는 크게 온라인 대출기업(Online Lenders)과 대출 플랫폼 기업(Multi-Lender Marketplaces), 데이터 제공 기업(Data Providers)의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온라인 대출기업은 다시 ① 자본을 조달하여 자기계정의 자금으로 대출을 지원하는 직접대출형 기업(Online Balance Sheet Lenders)과 ②중소기업과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를 온라인으로 중개하는 P2P 대출기업(Peer-to-Peer Transactional Marketplaces)으로 양분할 수 있다. 또한, 최근에는 ③지급결제/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Payments/Ecommerce Platforms)과 ④단기운전자금을 제공하는 대금결제 지원형기업(Invoice and Payable Financing)도 새로운 온라인 대출기업 유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여섯 가지 미국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 참여자 그룹은 직접대출형 기업, P2P 대출기업, 지급결제/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대금결제 지원형 기업, 대출 플랫폼 기업, 데이터 제공 기업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직접대출형 기업 = 직접대출형 기업은 중소기업이 온라인으로 대출을 신청하면, 이를 즉각 심사하여 지원여부를 결정한 뒤 자기계정의 자금으로 대출을 지원한다. OnDeck(’07년 설립)과 Kabbage(’09년 설립)가 가장 대표적인 회사들이다. 통상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직접 자본을 조달하나, 최근에는 대출채권 유동화 등 자금조달 수단이 다양화되는 추세이다. 이들은 다른 온라인 대출기업과 비교하여 조달비용이 높고 고위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P2P 대출기업 = P2P 대출기업은 중소기업이 무담보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를 온라인으로 중개한다. 애초에 개인대출시장을 겨냥하여 출발하였으나, 이제는 중소기업 등으로 대상고객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회사로는 Lending Club(’06년 설립)과 Prosper(’05년 설립)가 있으며, 이 두 회사의 미국 내P2P 대출시장 점유율은 2014년말 기준 약 98%에 육박하고 있다.
지급결제/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 최근에는 대형 지급결제/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들도 온라인 대출시장에 진출하며 주목받고 있다. Square, PayPal, Amazon 등이 대표적인 기업들이며, 이들은 충성도 높은 고객과 실시간 축적되는 방대한 고객 정보 등을 기반으로 기존 참여자들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이중 Amazon은 이미 2011년부터 Amazon Lending이란 이름으로 자사 온라인 판매고객을 위한 대출서비스를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2017년까지 20,000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총 30억달러의 대출이 이루어진 바 있다.
대금결제 지원형 기업 = 대금결제 지원형 기업은 크게 매출채권 할인(Invoice Financing) 유형과 구매자금대출(Payable Financing) 유형으로 구분된다. 이 중 온라인 매출채권 할인의 경우, P2P 대출과 유사하게 플랫폼을 기반으로 투자자와 신속한 매출채권 회수를 원하는 사업자를 기술적으로 연결시킴으로써 사업자의 단기운전자금 확보에 기여한다. 이는 신용위험이 투자자에게 전가되지 않고, 할인율이 경매방식으로 결정되며, 할인방식의 자율성이 높다는 점 등에서 기존의 팩토링이나 매출채권 할인과 차이가 있다.
대표적인 업체로는 Fundbox(’12년 설립), BlueVine(’13년 설립) 등이 있으며, 신용카드 업무 등을 취급하는 다국적 금융회사인 American Express도 주요 player 중 하나이다. 동사는 2011년부터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을 취급하기 시작했으며, 자사카드 이용기업들을 대상으로 단기신용대출과 신용카드 매출채권 할인 등을 제공하고 있다.
대출 플랫폼 기업 = 대출 플랫폼 기업은 온라인 대출기업들처럼 대출서비스를 직접 제공하지는 않으며, 타사의 다양한 대출상품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들의 대출 플랫폼에는 온라인 대출기업뿐 아니라 Community Bank 등 전통은행들도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대출 플랫폼 기업 및 서비스로는 Fundera와 Intuit QuickBooks Financing이 있으며, 이들은 온라인 투자자와 차입자들이 직면하는 탐색비용을 완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이들의 수익은 일반적으로 거래 성사시 대출기업으로부터 소정의 수수료를 수취함으로써 발생한다.
데이터 제공 기업 = 후술하겠지만, 온라인 대출기업들이 전통은행과 특히 다른 점은 기업신용평가에 머신러닝 등 데이터 분석기술을 도입하여 동태적(dynamic) 정보 등 이전에 없던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를 활용한다는 점이다. 동태적 정보란 신용평가에 많이 활용되는 재무제표 등 과거의 정태적(static) 정보와 달리, 현재의 영업활동이나 사업성 판단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뜻한다. 여기에는 실시간 계좌정보, 매출채권·재고자산 등 상거래정보 등이 있으며, 전기 및 수도 사용량 등의 공공정보도 포함될 수 있다.
대표적인 데이터 제공 기업 및 서비스로는 전통적인 FICO를 포함하여 Intuit Account Aggregation, FreshBooks, Dun&Bradstreet(D&B) 등이 있다.
미국 전통은행들의 대응전략
미국의 전통은행들도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의 성장에 맞서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은행들마다 중소기업 대출전략 및 투자 의지·규모 등에 따라 달리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크게 ① 전략적 파트너십 전략(Strategic Partnership Strategy) ②독립적 파트너십 전략(Arms-Length Partnership Strategy) ③직접 개발 또는 인수/투자 전략(Build or Buy/Incubation)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전략적 파트너십 전략 = 전략적 파트너십은 전통은행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략으로, 기존의 사업모델을 훼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강화할 수 있는 전략이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첫째, 전통은행이 자신의 중소기업 대출상품을 대출 플랫폼 기업을 통해 판매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Celtic Bank와 LiveOak Bank는 온라인 대출 플랫폼 Fundera를 통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온라인 대출상품 확보 및 대출 플랫폼 기업과의 소프트웨어 통합 등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아직 많은 수의 전통은행들이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
전통은행이 온라인 대출기업에 자신의 대출운용 프로세스(접수, 심사, 실행, 사후관리 등) 중 일부를 위임하는 전략이다. 이때 온라인 대출기업이 대출절차에 관여하는 수준에 관계없이 대출은 어디까지나 은행의 명의로 이루어진다. "White Labeling"이라고도 부르는 이 전략을 통해, 전통은행은 별도의 개발비용 없이 온라인 대출기업의 고도화된 기술과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가장 잘 알려진 사례로는 2016년 초 JPMorgan Chase(이하 JPM)와 OnDeck의 파트너십을 들 수 있다.
이 파트너십에서 JPM은 OnDeck의 신용평가모델을 통해 중소기업 대출여부를 결정하며, OnDeck은 JPM으로부터 신용평가수수료 등을 수취한다. 이를 통해 JPM은 기존 대형은행들의 참여가 제한적이었던 20만달러 이하 소액대출을 취급함으로써 고객저변을 넓히고, 대출 승인기간 1일 이내의 신속하고 자동화된 대출결정으로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독립적 파트너십 전략 = 독립적 파트너십 전략은 앞서 살펴본 전략적 파트너십에 비해 소극적인 방식으로, 고객기반을 확대하거나 새로운 대출상품을 출시하는 대신 기존의 사업모델과 상호 보완성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세부적으로는 첫째, 전통은행이 자신의 대출거절 고객을 온라인 대출기업 또는 대출 플랫폼 기업에 소개하고 향후 거래 성사시 소정의 수수료를 수취하는 전략이 있다. 가령 BBVA Compass는 2014년 자신의 대출거절 고객을 OnDeck에게 소개해주는 파트너십을 체결하였다. 참고로 영국에서는 2016년부터 대형은행에 한하여 대출거절 중소기업을 온라인 대출 플랫폼 기업에 소개해 주는 것이 의무화되었다.
전통은행이 온라인 대출기업의 대출채권을 매입하는 전략이다. 이는 별도의 대출상품을 보유하지 않고도 대차대조표 내의 자산구성을 다변화하고자 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이다. 미국에서는 2013년 Titan Bank가 Lending Club의 대출채권을 매입한 이래, 지역 중소은행을 중심으로 고수익 온라인 대출채권에 대한 투자가 점증하고 있다. 한편, 이러한 대출채권 매각 내지 유동화는 온라인 대출기업들의 주요한 자금조달원천으로 점차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직접 개발 또는 인수/투자 전략 = 앞서의 전략적/독립적 파트너십 전략 이외에도 전통은행이 온라인 대출기업을 인수 또는 투자하거나, 직접 온라인 대출서비스를 개발하여 판매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우선 전통은행의 온라인 대출기업 인수 사례로는 2012년 SunTrust의 FirstAgain 인수를 들 수 있다. 다만, 인수 전략은 규제 문제 및 합병 비용, 그리고 최근 핀테크 회사들의 높은 기업가치 등의 사유로 선호되는 방식은 아니다.
둘째, 투자·육성 전략의 경우 성공가능성이 높거나 자사에 도움이 될 온라인 대출 관련 스타트업을 초기에 잘 선별하여 지분을 취득하고 육성하는 전략이다. 미국 대형은행들의 온라인 대출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 건수를 보면, 현재까지 Goldman Sachs와 Citi가 3건으로 가장 많으며, 그 다음으로 JPMorgan Chase 및 Morgan Stanley, Wells Fargo가 각각 1건씩 보유하고 있다.
셋째, 몇몇 은행들은 자체 내부개발을 통해 직접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Wells Fargo가 2016년 5월 출시한 FastFlex가 대표적이다. FastFlex는 Wells Fargo의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하며, 기존 상품과 가장 다른 점은 대출신청 다음날 바로 인출이 가능할 만큼 대출 승인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이다.
Wells Fargo는 이러한 단독상품 출시를 위해 상품기획, 시스템 구축, 시범운영 등에만 약 18개월의 오랜 준비기간을 거친 것으로 밝혀졌다.
결론 및 시사점
지금까지 미국의 중소기업금융 현황 및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의 주요 동향과 전통은행들의 대응전략에 대해 살펴보았다. 온라인 대출시장의 성장에 대해서는 장밋빛 기대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최근에는 우려의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다수 온라인 대출기업들의 폐업이 발생하는 가운데, 시장이 다소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온라인 대출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던 막대한 벤처자금이 조금씩 빠져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벤처자금이 이탈하는 것은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숙하여 기존 시장 내에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주요 원인이며, 부실대출 스캔들 및 이에 대응한 정부규제 강화 등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시장이 다소 정체하는 가운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지 못한 온라인 대출 기업들은 계속해서 적자를 시현하고 있다. 예컨대, 2014년 나란히 상장에 성공한 OnDeck과 Lending Club은 설립 이래 지속적인 적자를 시현하고 있으며, Lending Club은 2016년 부실대출 스캔들 이후 적자 폭이 더욱 증가하였다. 그 결과 양사의 주가는 미국 증시의 역사적인 호황에도 불구하고 상장 이후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
한편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이 가진 가장 큰 불확실성 가운데 하나는 이들의 사업모델이 모두 미국경제의 활황기에 등장하였으며, 아직 경기침체 내지 신용수축 단계를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를 고려할 때, 이들의 사업모델이 경기침체 국면에 어떠한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도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의 부상이 기존 전통적 은행 및 금융업계에 미친 파급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데이터 기반의 대출심사 및 신속한 대출승인 절차, 고객 친화적 프로세스 등은 전통 은행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빠르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예컨대, 실시간 현금흐름을 활용한 신용평가모델은 아직 명확하게 증명되지는 않았으나, 전통은행들 사이에서도 부실 예측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많은 은행들이 빠르고 간소화된 대출 프로세스 등을 통해 중소기업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려 노력하는 점도 새롭게 부상한 온라인 대출시장의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5년 이후에야 8퍼센트, 렌딧, 펀다 등과 같은 P2P 대출기업이 본격 등장하는 등 아직 시장 초기 단계로서, 시장·정책·기술 등 여러 측면에서 미국과 직접 비교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정부의 개인정보보호정책 등으로 데이터 활용이 미국에 비해 부진한 편이다. 지속적 공공데이터 개방에도 불구하고 활용도 높은 데이터는 양적으로 부족하고, 빅데이터 활용과 분석 수준은 63개국 중 56위(IMD, ’17)에 불과하다. 아울러 미국과의 인공지능 기술 격차는 1.8년으로 평가되며 데이터 부족까지 감안하면 그 격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책·기술 환경 등이 점차 개선되면서 온라인 대출시장도 점차 변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2015.1월 IT·금융 융합 지원방안 을 마련한 이래 2018.3월 핀테크 혁신 활성화 방안 등을 통해 새로운 기술에 의한 금융혁신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책여건 개선과 기술수준 발전으로 온라인 대출시장이 점차 성장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은행들 역시 영업환경 변화에 대응한 경영전략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온라인 중소기업 대출시장의 사례는 국내은행들의 대응전략 수립에 참고할만한 시사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전략 및 투자 의지·규모 등에 따라 은행별로 대응전략이 상이한 가운데, 그 형태 역시 대출운용 프로세스를 위임하는 데서부터 온라인 대출채권을 매입하거나 기업을 직접 인수하는 형태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는 점은 국내은행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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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03 0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