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0.75%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기준금리와 함께 국채(4,350억 파운드) 및 비금융회사채(100억 파운드) 등 보유채권 잔액도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했다. 이번 위원회 회의에서는 9명의 위원 전원이 금리 동결에 찬성표를 던졌다.
시장에서는 영국 경제의 성장세가 주춤한 데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금리 동결을 전망해왔다. 영란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배경에는 현재의 경제흐름이 지난 11월 전망 범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 수요와 공급이 대체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영국의 경기는 소비지출의 경우 실질소득 증가(노동시장 호조에 따른 임금상승세 강화 등에 기인)로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이어가는 반면, 기업투자는 Brexit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3분기 연속 감소하고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세계경기 둔화 등으로 약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2018년 4분기 경제성장률(3분기 0.6%)은 No Deal Brexit 우려가 확산되면서 서비스 및 제조 부문을 중심으로 0.2%(11월 전망 0.3%에 비해 0.1%p 하향조정)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PI(2018년 11월 2.3%)는 중기적(향후 1~2년)으로는 임금 등 국내물가 상승압력이 지속되며 목표수준을 상회할 전망이지만 최근 국제유가의 큰 폭 하락 등을 반영하여 2019년 1월에 1.75%까지 일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는 세계경제가 유로지역을 중심으로 하방리스크가 더 높아졌으며 금융여건도 회사채스프레드가 크게 확대되는 등 악화되었다고 평가하면서 원만한 Brexit를 전제로 향후 수년간 영국의 경제성장률(연간 1.75%)은 잠재성장률(1.5%)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통화정책 긴축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Brexit와 관련한 향후 통화정책은 사전에 정해진 것(예: no deal Brexit시 완화)이 없으며 Brexit 이후 수요, 공급 및 환율 움직임 등에 따라 긴축‧완화 양방향 모두를 고려할 것임을 재강조했다.
한국은행 런던사무소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들은 Brexit 관련 불확실성으로 인해 영란은행의 정책대응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하면서 영란은행이 경제성장률 및 인플레이션율 단기 전망을 소폭 하향 조정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Morgan Stanley는 노동시장 개선 및 완화적 재정정책에 따른 물가압력에 대응하고자 하는 영란은행의 정책스탠스에는 변화가 없다고 평가되며 Brexit 관련 불확실성 완화를 전제로 2019년 중 두 차례(5월, 11월) 정책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JP Morgan은 물가상승률이 일시적으로 목표를 하회하더라도 그 이후에는 물가상승세가 확대되어 전망기간 전체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할 것이며 임금 상승세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영란은행의 hawkish한 정책 스탠스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Brexit 및 글로벌 무역분쟁 관련 불확실성이 축소되면 영란은행이 2019년 5월 이후로 금리 인상을 미루기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HSBC는 통화정책회의 의사록에서 임금 상승 압력을 강조하는 등 여전히 hawkish한 면이 우세하나 전월에 비해서는 그 강도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평가하며 기존의 2019년 5월 정책금리 인상 전망을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를 하회한 데다, Brexit 과도기간(transition period)에 원활히 진입하면 파운드화가 강세 전환되어 수입물가 측면에서의 압력도 완화될 것이므로 영란은행이 금리 인상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Citi은행은 최근의 경기둔화 폭은 영란은행의 전망 조정 폭보다 더 클 것으로 평가되어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정책금리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설령 May 총리의 EU탈퇴 협정안이 1월 중순에 의회비준을 받는다하더라도 영란은행이 Brexit 진행의 영향을 판단하여 정책을 결정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수밖에 없어 2019년 5월 이후에나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Barclays는 성장률 및 물가상승률 전망 하향 조정으로 영란은행의 금리인상 시기는 상당 기간(6개월 이상) 지연될 수밖에 없으며 임금인상률도 통계 집계시차 등으로 인해 후행성을 가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영란은행이 2020년까지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
기사최종편집일:2024-05-17 09:0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