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글로벌 경제에 대한 주요 기관들의 전망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 그리 우호적이지 못하다.
주요국 실물경제의 위축과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양한 위험요인들로 인해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다. 지난 10월 발표된 IMF의 금융안정보고서(GFSR)에서는 2019년도 세계 경제에 대해 ‘The winter is coming’이라는 표제문구로 표현함으로써 하방 리스크 확산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2019년도 글로벌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글로벌 실물경제의 위축, 중국경제의 둔화 및 미중 무역갈등 지속, 미 금리인상 및 신흥국 금융불안 가능성 등으로 요약된다.
◇ 글로벌 실물경제의 위축
IMF가 2018년 10월 발표한 2019년도 전세계 성장률은 3.7%로 지난 7월 전망 때보다 0.2%포인트 하락하였다. 이중 선진국의 성장률은 2018년중 2.4%에서 2019년중에는 2.1%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었으며 이중 미국은 2018년중의 2.9%에서 2019년중 2.5%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최근 들어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둔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고 미국의 장단기금리차도 평활화되고 있어 그간 나홀로 활황을 보이던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최근 정점에 가까워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부 투자은행들은 미국의 2019년도 경제성장률이 1%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 견해를 보이기도 하였다. 독일과 일본의 경제성장률은 2018년 3/4분기중 일시적인 요인까지 겹치며 마이너스를 보여 여타 선진국의 실물경제 회복도 아직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신흥국의 경우에는 7월 전망 당시에 비해 0.4%포인트나 감소하였는데 특히 중국의 성장률이 6.2%까지 떨어지고 원자재 수출국의 경우에도 국제유가 및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라 성장률의 하향 전망세가 두드러진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2019년도 성장률이 2018년중 예상치(2.8%)보다 0.2%포인트 하락한 2.6%를 나타내어 3달만에 0.3%포인트 하향 조정되었다.
이러한 경제성장률의 저하는 최근 빠르게 진행되어 온 글로벌 경제의 산업생산 둔화와 교역량 감소와도 맥을 같이 한다. 글로벌 산업생산은 2017년 하반기 이후 둔화폭이 커지고 있으며 세계 교역량도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2018년 상반기중 역성장을 보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추세는 2019년중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어 수출의 성장기여도가 큰 우리나라 등에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 중국경제의 둔화 및 미중 무역갈등
2018년중 경제성장률이 크게 둔화된 중국은 2019년에도 하향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중국경제는 투자와 소비가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제조업 PMI와 신규수출주문지수도 2018년 하반기 이후 크게 하락하고 있다. 그나마 2018년중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미국의 관세 인상 이전에 밀어내기식 수출에 일부 기인한다는 견해도 있는 만큼 2019년중 미국의 대중국 관세가 상향조정되는 경우에는 수출이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는 2018년 이후 중국정부가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의 정책전환을 시도하고 있는데다 미국과의 무역갈등 등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첫째, 중국 정부는 2018년 들어 경제정책 방향을 질적성장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디레버리징 정책을 시행하였다. 이에 따라 부채를 통한 과잉투자 억제와 기업 및 지방정부의 부채 축소 및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유동성 공급 축소와 신용증가가 억제되었다. 그 결과 지방정부의 인프라사업 진행이 위축되고 기업의 신용경색도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정책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디레버리징 정책의 속도조절과 재정확대를 도모하고 있으나 2019년중에도 이러한 정책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여 성장탄력이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미중 무역갈등은 2018년 12월초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잠시 휴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그 불씨는 여전히 잠재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데다 미중간 무역관세 논쟁이 3개월간 시간을 번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양국간 관세 등과 관련한 세부사항에 대한 협의가 원활히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아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IMF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이 예고한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2019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보다 1.2%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골드만삭스나 제이피모건 등 일부 민간 투자은행들도 이러한 점을 근거로 중국의 2019년중 성장률이 5%대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하였다.
양국간 무역갈등은 전세계에서 수출비중이 큰 아시아 국가들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타격을 주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는 우리나라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의 재점화 등으로 중국경제가 경착륙하는 경우에는 중국의 위안화 환율의 절하 가능성이 고조되고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가 재부상하면서 관세 등 무역분쟁에서 환율 및 금융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실물경기 침체와 맞물려 중국의 주가 급락이 나타나는 경우 금융시장의 불안감과 변동성 확대가 2019년중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에도 변동성 확대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 미 금리인상 및 신흥국 금융불안
역사적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미국 금리의 상승에 따른 국제금리의 상승시 일정 시차를 두고 신흥국의 위기발생이 빈번히 나타났다. 1980년대 남미의 외채위기와 1990년대 아시아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모두 미국의 금리인상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 속도가 최근 다소 둔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는 하나 2019년 중에도 미국은 속도를 조절해가며 예정된 수순대로 점진적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신흥국 및 글로벌 경제는 실물경제의 위축으로 정책금리의 인상여력이 크지 않아 내외금리차는 지금보다 확대될 수 있다. 이 경우 신흥국으로부터 국제자본의 이탈은 2018년 하반기 이후에서 관찰되는 포트폴리오투자자금의 유출이 2018년중에 이어 2019년에도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2019년중 글로벌 실물경제가 위축되는 국면에서 국제자본이동의 확대는 주가 등 금융자산 가격의 변동성을 더욱 크게 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풍부한 미국 등 선진국의 확장적 통화정책과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은 글로벌 경제를 지탱하고 신흥국의 금융불안을 억제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였으나 미국의 금리인상과 통화정책 정상화로 글로벌 금융안정성이 저하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간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에 따른 글로벌 부채증가는 국제금리 인상 등으로 새로운 위험요인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2018년중 외환부문의 취약성이 크게 부각되었던 아르헨티나, 터키 등의 정책대응 어려움이 2019년중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이며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 전망으로 자원수출 의존도가 큰 신흥국의 위기가 신흥국 전체의 리스크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시사점
위에서 언급한 글로벌 경제의 하방 리스크는 우리 경제에 다음과 같은 시사점과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첫째, 우리나라 경제는 2019년중 2% 중후반대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나 글로벌 경제의 하방 리스크가 확산될 경우 이의 달성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특히 새로운 성장동력을 단기간에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경제의 둔화와 미중간 무역갈등 가능성의 상존은 우리 경제의 성장기반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이후 미국보다 중국경제에 더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호한 경제성장률의 유지는 건실한 실물경제의 유지는 물론 그 나라의 신인도를 굳건히 하여 외부충격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을 낮추어 주므로 금융안정 달성에도 매우 중요한 요건임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따라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잠재성장률 향상 및 경제의 역동성 제고에 노력하여야 함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둘째, 2018년까지 미 금리인상 및 미 달러화 강세 등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자본유출이 크지 않았으나 내외금리차가 현재보다 확대되고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에는 자본유출 가능성이 커질 수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 미국의 경우 정책금리가 2020년 1/4분기까지 점진적으로 인상되고 미국채 금리는 2019년중 3.5% 수준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국내 금리는 내수부진 및 성장세 둔화를 반영하여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양국간 내외금리차가 더욱 확대될 소지가 있다. 최근의 한미 금리역전 현상은 그 크기와 지속기간 면에서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내외금리차의 추가적인 확대시 자본유출 압력이 커지고 금융안정의 유지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자본시장의 관점에서도 이러한 글로벌 경제여건을 반영하여 보다 보수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1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국내 주가의 경우 2019년중 미 주가의 상승탄력 둔화, 중국 주식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 신흥국 금융불안 등으로 2019년 하반기 이후에나 안정세를 회복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지금까지 시장에서 형성된 주가 등 자산가격에 대한 기대가 불안정해 지면서 자산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 아울러 2019년중 글로벌 유동성의 축소 및 부채상환 압력이 신흥국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므로 리스크 관리에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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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4-26 16:07: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