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를 2.25~2.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12월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트럼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준이 FOMC 회의서 2018년 들어 네번째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월 17일과 18일 트위터를 통해 “강한 달러와 사실상 인플레이션이 없는 상황에서 연준이 또 한차례의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며, “숫자로만 판단하지 말고, 시장을 느껴라”며 연준의 금리인상을 압박한 바 있다.
이번 금리인상은 2018년 들어 3월, 6월, 9월에 이은 네번째다. 이로써 한미간 기준금리 차이는 상단기준으로 다시 0.75%포인트로 확대됐다.
하지만 연준은 2019년도 금리인상 횟수전망을 기존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했다. 2020년 1회 금리인상 횟수전망은 그대로 유지했다. 연준이 금리인상 횟수전망을 낮춤으로써 시장에 통화완화적인 신호를 보냈지만 통화완화로 완전히 돌아선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준 위원들의 개별적인 금리인상 전망을 담은 점도표에서 여전히 17명 중에서 6명이 2019년 3회의 금리인상 전망을 고수했다. 또한 연준은 정책성명서에서 금리 목표범위의 일부(some) 추가적인 점진적 인상이 경제활동의 지속적인 확장 등과 일치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GDP(국내총생산)성장률 전망치를 2018년 3.1%에서 3.0%로, 2019년 2.5%에서 2.3%로 각각 하향했다 또 인플레이션 전망치도 2018년 2.1%에서 1.9%로 2019년 2.0%에서 1.9%로 내렸다.
한편, 정부는 12월 20일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국내 시중금리 상향 움직임은 감내할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이호승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연준의 금리인상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차관은 “기준 금리 역전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가 제기돼 왔지만 외국인은 자금 순 유입을 유지하고 있다”며 “외환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심지어 CDS프리미엄이 역대 최저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으로 외국인 자금흐름에 즉각적인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차관은 “미 연준이 2019년 기준금리 인상횟수를 하향 조정한 것은 미국 경제 성장세 둔화를 의미하고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신흥국 경제 불안이 다시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국내 금융시장의 추가 불안 요인에 대해 철저히 대비하기로 했다. 정부는 관계기관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해 국내외 금융시장과 외국인자금 유출입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할 방침이다.
[금리인상 영향] 대출금리 더 오른다
1500조 가계빚 ‘시한폭탄’…저신용 취약차주 149만명 ‘뇌관’ 우려
미국이 2018년 들어 4번째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향후 ‘속도 조절’을 시사했지만 2019년에 2차례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한미간 금리차는 다시 0.75% 포인트로 벌어졌다. 이에 따라 국내 대출금리 역시 오름세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1500조원을 돌파한 가계부채가 뇌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리 상승기에는 취약계층의 채무 상환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국내 가계부채는 지난 2018년 9월 말 기준 1514조 40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전년동기대비 6.7% 증가)
한국은행의 ‘금융 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3개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인 취약차주의 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율(LTI)이 2018년 9월말 현재 259.6%로 전체 차주의 LTI(215.7%)를 상회하고 있으며, 최근 그 격차는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67.6%로 나타났다.
한은은 “가계의 전반적인 채무상환능력, 가계대출의 상환구조 등에 비추어 볼 때 현 시점에서 가계 부채로 인한 시스템 리스크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봤지만 ‘취약차주’의 원리금 상환액이 연 소득의 70%에 육박하고 있어 금리인상 시 뇌관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는 것이다.
특히 대출금리 오름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에선 미국의 금리인상이 국내 시장 금융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상승과 금융시장의 금리 상승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자금을 조달한 수신상품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이다. 국제금리, 은행채 채권금리, 예금금리가 상승하면 코픽스도 함께 오른다. 특히 코픽스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된다. 미국 기준금리 상승이 국내 가계대출 금리 상승 요인이 되는 이유다.
지난 2018년 11월 코픽스는 잔액 기준 1.96%로 2015년 2월(2.03%) 이후 3년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에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는 5%대에 육박했다. 시중은행 가운데 KB국민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변동금리는 연 3.48~4.68%로 가장 높았다. 잔액 기준은 연 3.62~4.82%를 기록했다.
미국 연준의 이번 금리인상에 이어 2019년에도 두 차례 더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에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금융전문가들은 시장금리가 더 오를 여지가 큰 만큼 대출 규모를 줄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
기사최종편집일:2024-05-03 0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