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토대로 한국 가구의 소득과 순자산을 분석한 결과, 상위그룹 가구 소득은 50대 중반, 중위그룹은 40대 후반, 하위그룹은 40대 초반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룹 분류기준은 상위그룹 상위 15~35%, 중위그룹 상위 40~60%, 하위그룹 상위 65~85%로 설문조사 대상 한계 및 오차 등을 감안해 최상위, 최하위 15%를 각각 제외하고, 상위 25%, 50%, 75%를 중심으로 상하위 10%p 범위 안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총 세 개 그룹을 비교한 결과다.
상위그룹의 소득은 50대 중반에 가장 높으며, 55세를 기점으로 이후 가파르게 하락했다. 개별 가구의 소득이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반퇴 등으로 인해 가구 소득이 급감하는 경우가 점점 증가하면서 전체 평균이 빠르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중위그룹의 소득은 40대 후반 전후로 약 10년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55세 이후로 하락했다. 중위그룹 또한 반퇴 등으로 가구 소득이 감소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했다.
하위그룹의 소득은 40대 초반에 가장 높고, 이후 서서히 하락하며 55세부터 하락속도가 약간 가속화됐다. 40대 초반에 업무 숙련도와 연차가 충분한 수준에 이르며 타연령대에 비해 소득이 높은 편이다.
연령별 순자산 규모는 상위그룹 가구의 경우 60대 초반에, 중위그룹은 60세 전후, 하위그룹은 40대 초반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공통적으로 40대 초반까지 순자산이 증가하다 40대 중반부터 50세 후반까지 순자산이 감소하거나 증가속도가 둔화되고, 이후 다시 60대 초반까지 순자산이 완만히 증가하다가 63세부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가장 높은 40대, 50대에 순자산이 감소하고 있는데, 이는 이 시기에 가구 지출이 가장 높아 일부 자산을 처분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소득 상위와 중위그룹 가구는 60세 이전에 순자산이 약간 더 증가하면서 생애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하위그룹 가구는 40대가 정점으로 이후 60세 전후에도 이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소득 중 저축(순저축+부채원금상환) 비중은 상위그룹은 40% 내외, 중위 그룹은 30% 내외, 하위그룹은 20% 내외이며, 40~50대에는 저축의 대부분이 부동산 투자에 소요됐다.
부채원금상환은 순자산을 증가시킨다는 측면에서 저축의 일종이다. 주택담보대출로 주택을 구입하고 이를 장기간 상환하면, 가입시에 만기자금을 받는 저축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소득 중 소비지출 비중은 40대 후반에 가장 높아지며, 40~50대에 원금상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주택담보대출을 통한 주택 마련 및 상환이 이 시기에 집중됨을 알 수 있다.
상위그룹은 40대에도 소득의 10% 가량을 순저축에 할애할 수 있지만, 중위그룹은 5% 미만으로 저축 여력이 극히 부족해졌다. 하위그룹은 30대 후반부터 순저축이 마이너스로 나타나고 있어 자산을 축적할 수 없는 상황이다.
목돈 지출은 30대에는 내구재, 50대에는 교육비 지출이 높게 나타나며, 상위그룹과 중위그룹에서는 의료비용도 50세를 전후해서 크게 소요됐다.
하위그룹은 소득 대비 목돈 지출 규모가 30대 30% 중반에서 50세 50%까지 육박했다. 그 결과 50세 전후로 순저축이 가장 크게 마이너스로 나타나고 있다. 상위그룹은 40%, 중위그룹은 50% 수준에서 횡보하나, 충분한 소득으로 순저축은 플러스를 유지했다.
내구재 관련 지출은 30대에 주로 비중이 높게 나타나며 이후 서서히 감소했다. 이는 소득 증가 등으로 인해 내구재에 드는 목돈의 부담이 다소 감소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교육비 지출은 50대에 가장 높게 형성됐다. 사교육, 유학, 대학등록금 등 50대의 부담이 높아지면서 전체적인 목돈 지출 비중도 상승했다.
상위그룹과 중위그룹의 경우 50대 전후로 의료비 지출이 상승했다. 반면 하위그룹은 소득의 5%를 넘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질병 치료 외의 목적으로 의료비를 지출하기 어렵고, 치료 목적의 지출도 최대한 미루기 때문으로 추정되고 있다.
순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은 평균 20% 수준에 불과한 상태로, 상위그룹은 비거주 부동산 비중이 60세에 20%를 상회하나, 하위그룹은 동일한 연령대에 임대보증금 자산이 20% 이상 남아 있다.
가구의 자산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부동산자산과 임대보증금이다. 거주관련 부동산자산(임대보증금 포함) 비중은 상위그룹은 60대 중반까지 하락세, 중위그룹은 횡보, 하위그룹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상위그룹은 30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거주용외 부동산자산이 증가했다. 거주용 부동산자산을 제외한 나머지 자산의 포트폴리오가 금융과 부동산에 고르게 나눠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위그룹은 비거주 부동산 자산이 40세 10% 수준에서 60세 15% 수준으로 서서히 증가했다. 자산에 여유가 생기거나 투자에 관심이 있는 가구 비중이 나이가 많을수록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위그룹은 50대 후반에도 여전히 상당수의 가구가 전월세 형태로 살고 있다. 소득과 자산이 부족하여 자가에 거주할 수 없는 계층에 해당하며 자가에 거주하는 가구의 경우도 자산 규모상 수도권 외 지역이나 아파트 외의 주택에서 주거하는 확률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퇴 시 노후 소득 영향 요인
65세 은퇴를 가정할 때 상위그룹은 최소생활비 이상의 노후 소득을 기대할 수 있으나, 중위그룹은 최소생활비의 76%, 하위그룹은 51%만 충족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그룹은 65세 순자산이 평균 4.6억원으로 은퇴시 최대 230만원의 노후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 중위그룹은 65세 순자산이 평균 2.1억원으로 은퇴시 최대 140만원의 노후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 하위그룹은 65세 순자산이 평균 0.6억원으로 은퇴시 최대 91만원의 노후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
65세 시점의 순자산은 상위그룹이 하위그룹의 7.6배, 중위그룹이 하위그룹의 3.5배이지만 65세 은퇴시 노후 소득은 상위그룹이 하위그룹의 2.5배, 중위그룹이 하위그룹의 1.5배에 불과하다. 저소득층 지원 목적의 기초연금이 지급되면서 소득격차가 감소했다. 국민연금 또한 자산재분배 효과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자산 격차를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다.
노후 소득은 국민연금이 가장 큰 바탕이 되며, 자산 비중이 높은 주택연금이 나머지 대부분을 메우고, 금융소득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비중을 차지, 하위그룹은 기초노령연금이 많은 부분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 소득의 약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공적연금과 기초연금 : 상위그룹 노후 소득의 45%, 중위그룹의 58%, 하위그룹의 81%를 공적연금과 기초연금이 부담했다.
기초연금은 65세부터 1인당 25만원이 지급되므로 2인 가족일 경우, 최대 50만원의 노후 소득을 확보할 수 있다. 국민연금을 받거나 자산이 많을 경우 감액되거나 받지 못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가입기간과 가입기간 내 평균소득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현재 65세 기준 상위그룹은 월 104만원, 중위그룹은 월 76만원, 하위그룹은 월 39만원 가량을 받을 수 있다. 현재 65세 기준으로는 은퇴시 상위그룹은 평균 월 104만원, 중위그룹은 월 76만원, 하위그룹은 월 39만원의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가구당 국민연금 평균 보유 1.5건 기준)
납입 상한 금액이 있고, 평균 소득과 자신의 소득의 평균 값을 기준으로 지급하므로 소득 재분배 효과가 발생한다. 실제로는 국민연금 도입 시기, 가입시기별로 서로 다른 소득대체율 등으로 받을 수 있는 금액에 차이가 있다. 외벌이, 맞벌이 여부, 맞벌이시 각자의 가입 기간 등에 따라서도 가구별 소득에 큰 차이 발생한다.
공무원, 군인, 교원 등 공적 연금은 국민연금보다 납입률이 높은 대신 보장성이 높아서 더 많은 금액을 지급 받을 수 있다. 하위그룹은 노후 소득의 거의 대부분(81%)을 기초연금과 공적연금에 의존하고 있다. 하위그룹은 노후 최소생활비(184만원)의 40% 가량을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으로 충당했다.
노후소득의 나머지 부분을 메워주는 부동산 자산: 상위~중위그룹에서는 부동산 자산이 노후소득의 30~40% 이상 창출 가능하다. 65세 기준 상위그룹의 자가 순자산은 평균 2억6000만원, 비자가 부동산 순자산은 평균 1억1000만원으로, 자가 기준으로 주택연금 가입 시 월 65만원 확보가 가능하다. 비자가 부동산 처분 후, 자가 주택의 부채를 상환하거나 시가가 높은 주변 아파트로 이주할 경우, 최대 월 94만원 확보도 가능하다.
중위그룹의 자가 순자산은 평균 1.3억원으로 주택연금 가입 시 월 33만원 확보 가능하다. 비자가 부동산 처분 시 월 41만원까지 확보 가능하다. 하위그룹의 자가 순자산은 평균 4천만원으로 주택연금 가입 시 월 10만원 확보 가능하다. 하위그룹에는 무주택자도 많기 때문에 월 10만원의 주택연금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이다. 유주택자의 경우만 한정하면 주택연금이 월 17만원으로 증가했다.
부동산을 다수 보유한 가구의 경우, 자가는 주택연금으로 활용하고, 그 외 부동산은 월세 등 다른 형태의 노후 소득 마련 수단으로 활용 가능하다. 상위그룹과 중위그룹은 저축 여력에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축적된 부동산 순자산에도 큰 차이가 발생하며, 이는 두 그룹간 주택연금 규모를 두 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상위그룹의 국민연금은 중위그룹의 1.4배에 불과하다.
상위그룹은 부동산 자산을 활용함으로써 은퇴 후 최소생활비를 무리 없이 조달할 수 있으며, 중위그룹은 최소생활비에는 미치지 못했다. 상위그룹은 국민연금+주택연금(전액) 확보 가능 규모가 월 197만원으로 은퇴 후 최소생활비(184만원) 이상을 부동산 자산만으로 확보할 수 있다. 중위그룹은 기초/국민연금+주택연금(전액) 확보 가능 규모가 월 122만원으로 은퇴 후 최소생활비(184만원)의 2/3 정도를 부동산 자산만으로 확보 가능하다.
대부분의 가구는 안정적인 노후 생활을 위해 자가 주택을 소득화할 필요가 있다. 중위그룹이 부동산 자산 중 자가를 활용하지 않을 경우, 금융자산을 활용해도 은퇴 후 최소생활비의 절반에 불과한 월 98만원에 불과하다. 상위그룹도 자가 주택을 활용하지 않고 금융자산만 활용 시 월 136만원만 확보할 수 있어 최소생활비에 미달했다.
중위그룹과 하위그룹은 최소생활비 확보를 위해 은퇴 이후에도 일정 수준의 노동을 지속해야 한다. 중위그룹은 최소생활비 대비 약 45만원 정도의 소득이 부족하고, 하위그룹은 최소생활비 대비 약 90만원 정도의 소득이 부족하다. 노후 소득 부족은 절반가량이 70세 이후에 은퇴하는 실질적인 이유에 해당된다.
금융자산의 활용은 노후 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함: 각종 금융상품, 개인연금은 노후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한 수준이다.
금융자산은 전체 자산의 20% 내외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노후 소득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금융자산이 가계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한계상, 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의 3층 연금만으로는 충분한 노후 소득을 확보할 수 없다. 가계 자산의 대부분을 부동산 자산이 차지하고 있으므로, 금융상품의 일종인 개인연금으로 기초연금, 공적연금이 다 충당하지 못하는 노후 소득을 채울 수 없다.
상위그룹은 노후 최소생활비 이상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으나, 중위 및 하위그룹은 노후 최소생활비를 조달할 수 없어 은퇴를 할 수 없다. 국민연금, 부동산 자산으로 상위그룹은 최소생활비 조달이 가능하다. 가계 자산 중 비중이 작은 금융 자산(개인연금 포함)은 노후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편이다.
중위그룹과 하위그룹은 은퇴시 최소생활비 조달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은퇴를 미루고 계속 노동을 해야 한다. 기초연금, 국민연금이 최소 생활비의 절반은 해소해 주기 때문에 노동 부담은 크게 감소하게 된다. 1인 가구는 기초 생활비는 별로 감소하지 않지만 소득은 크게 감소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된다.
소득 절벽과 금융 자산 활용
50대 후반에 반퇴 시, 근로소득이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소득 절벽’을 경험하게 된다. 반퇴시 소득은 이전에 비해 최대 40% 수준까지도 감소하게 된다. 반퇴시, 이전보다 소득이 낮은 직장에 재취업하거나 임금근로 → 자영 간 전환 등으로 소득을 마련하게 된다. 55~59세 연령에서 임금근로 대비 자영업자의 소득이 더 낮게 나타나고 있다.
기초연금이 지급되는 65세 이전에 반퇴를 하게 될 경우, 소득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충격이 발생하게 된다. 65세 이후는 기초연금+국민연금을 수령하므로 소득 감소 완화/해소 가능하다. 국민연금은 현재는 61세부터 수급 가능하므로 61세 이전에 특히 소득/지출 불균형이 심화됐다. 국민연금이 지급되지 않는 61세 이전에는 소득 감소를 온전히 가계 자산을 소모하여 보충해야 한다.
반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연령은 55세 전후로, 최악의 경우 약 5년 정도 소득이 크게 감소하고, 추가로 5년 정도 더 소득이 모자란 상태가 지속된다. 목돈 지출은 50대 후반에도 여전히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소득 감소에 따른 재정 악화가 심화된다. 60대 초반에도 목돈 지출이 상당부분 지속되는 경우 악화된 재정이 개선되기 어렵다.
금융자산은 전체 노후소득에서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를 차지하지만 효율적으로 활용 시 소득 절벽 시기를 건너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다수의 자가 주택외 부동산자산은 월세, 반전세 등의 형태로 가계 소득에 기여하면서 소득 창출에 활용될 수 있다.
반면, 자가 주택은 실제 거주공간으로서의 효용성 및 노후를 대비하는 최후의 수단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자산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대다수의 가구들에게 있어서 금융자산만으로 충분한 소득 기여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 현재 금융소득(배당, 이자 등)만으로 감소된 소득을 채울 수 있으려면 자산 최상위권에 포함돼야 하며, 일반적인 가구의 금융소득 규모로는 소득절벽의 소득-지출 격차를 해소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소득 절벽 시기에 소득-지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금융자산을 준비하고 활용할 수밖에 없다. 55세 보유한 금융자산을 65세까지 소진할 경우, 상위그룹은 평균소득의 12%, 중위그룹은 9%, 하위그룹은 5%를 대체할 수 있다. 맞벌이 중 한명이 반퇴하고, 반퇴 후 소득 감소폭이 크지 않을 경우, 금융자산으로 소득 감소를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소득 절벽 시기에 금융자산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사용하는가 하는 것이 노후/은퇴 대비 전략의 한 축이 되어야 한다.
한편 설문 조사 대상 은퇴전 가구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은 평균 8920만원으로, 이 중 예적금/개인연금의 안정형 자산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은퇴전 가구는 현재 예적금이나 개인연금과 같은 안정형 금융상품을 보유한 경우가 56.4%로 가장 비중이 크고, 주식이나 편드 등 투자형 금융상품으로 보유한 경우가 22.2%, 요구불예금의 유동성 금융상품으로 보유한 경우가 18.1%이다. 은퇴가구는 안정형 자산의 비중이 72.3%로 집중되어있는 상황으로 은퇴전 가구와 금융자산 보유행태의 차이를 나타냈다.
은퇴전 가구 중 장기간 종사하던 직장이나 직업에서 퇴직하여 새로운 일자리로 옮긴 상태인 반퇴가구의 경우는 금융자산 보유행태가 공격적인 경향이 나타나 유동성 자산 비중은 감소하고 투자형 자산 비중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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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03 0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