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 연준(Fed)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비둘기파 방향으로 선회하면서 은행업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미국 대형은행지수는 3월 18~25일 10% 급락 후 최근 회복 중이지만 3월 이후 S&P 500지수 대비 6.5%p 언더퍼폼했다. 은행업에 주로 투자하는 ETF(XLF)에서는 FOMC회의 이후 현재까지 $8.1억 자금이 유출됐다.
국제금융센터는 미국의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은행권 영향을 점검하는 ‘최근 美 통화정책 선회와 은행권 영향에 대한 시각’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Fed가 FOMC회의에서 기준금리 경로 및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함에 따라 경기둔화 우려가 대두되면서 금리가 큰 폭 하락했다.
보고서는 “Fed의 정책선회로 국채금리 동반 하락을 촉발했고 美 국채 3m/10y 금리차는 3월 22~28일 역전됐다”며 “현재 금리차가 정상화 중이지만 (+)버퍼가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금리 민감도가 높은 은행 업종에 대한 사업수익성 및 성장성 우려가 점증하면서 3월 이후 美 대형은행(BKX) 지수는 S&P500지수를 6.5%p 언더퍼폼했다. 지난해 이후 상대 수익률 격차는 최고 수준으로 확대된 것이다. 현재 은행주는 Value trap(주가가 밸류에이션이 낮은 상태로 장기간 유지되거나 하락세를 거듭) 상황이며 12개월 Foward P/E가 9~10배로 7년래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美 금융업종을 추종하는 최대 ETF인 XLF에서는 2018년초 및 2019.3월 FOMC 회의 이후 현재까지 각각 $70억, $8.1억 규모의 자금이 유출됐고, 은행업종 추종 ETF인 KBE에서는 FOMC회의 이후 $1,100만 유출됐다”고 밝혔다.
해외 분석기관들은 이번 美 통화정책 선회가 △수익성 개선 중단 △매출 둔화 △Credit cost의 완만한 상승 △유사경쟁업체 대비 경쟁력 약화 등으로 이어지면서 美 은행권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다소 커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은행 수익성 개선에 제동 : 최근 금리인상기 동안 진행된 NIM 개선(2015년 3.0% → 2018년 3.4%)이 금년에는 정체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GFC 이후 은행 전체 이익에서 이자수입 비중이 확대 추세를 보이고 있다.(이전 57% → 2018년 66%)
상업은행 NIM은 GFC 이후 저금리 영향으로 하락했으나(2008년 3.3% → 2015년 3.0%) 금리인상기에서 수익성이 점차 개선됐다.(2018년 3.4%). 그러나 금리 인상이 중단되고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완만해짐에 따라 NIM 상승세 둔화가 불가피하는 시각이다. GFC 이후 은행들의 이자수입 의존도가 높아진 점을 감안하면 수익 둔화 폭이 예상보다 클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GFC 이후 규제 강화로 시장성 수신보다 조달비용이 낮은 핵심예금(당좌예금, 보통예금 등 입출금이 자유로운 요구불 예금) 중심으로 예금 조달을 확대하고 IB 부문 등 비이자수익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시장은 2019~2020년 주요 대형은행들의 NIM이 3.4%대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추정치가 낙관적(optimistic)이며 하방리스크가 존재하고 있으며, 현 금리전망 하에서 대형은행 NIM이 올해 정점(peak-out)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해외 분석기관들의 전망이다.
매출(Volume) 성장 둔화 우려 :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대출 수요가 줄어드는 한편, 장단기금리 축소로 은행권 자체적으로 대출태도를 강화하면서 대출에 소극적 모습을 나타낼 소지가 있다.
최근 Fed의 은행 대출 담당자 서베이(국내 73개, 외국계 22개 은행 대상, 19.1월)에 따르면 2018년 4분기 은행권 대출기준을 강화했다는 순응답자의 비율이 상승했다. 다수 은행들은 올해 대출기준을 점진적으로 강화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최근 기업대출(C&I)을 중심으로 견조한 대출자산 성장이 이어지고 있으나 GFC 이후 순이자마진에 대한 의존도가 증가한 상황에서 은행권의 수익성이 대출여력 및 대출결정에 보다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자본비율이 높을수록 대출 가용성 제약은 덜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Credit cost의 완만한 상승 : 통화정책이 완화될 경우 차주의 채무부담 경감으로 여신건전성에는 일부 긍정적이다. 그러나 이보다 경기둔화에 따른 가계소득 및 기업현금흐름 감소로 전체 상환능력이 저하되면서 은행권 부담이 커질 소지가 있다.
현재 美 은행들은 24개 분기 연속 역사적 평균 이하의 credit cost를 기록했다.(과거 평균 20개 분기) 2008년 위기 이후 금번 사이클에서는 기업대출(C&I)이 가장 빠르게 증가해왔으나 대손비용률 및 하이일드채권 부도율 등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고서는 금리동결이 장기화되면서 향후 은행권의 credit cost 부담은 일부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며, 은행권 NCO비율은 예상보다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해외시각을 전했다.
온라인 은행 대비 경쟁력 약화 소지 : 일각에서는 온라인/모바일 은행들이 최근 3년간 기준금리 인상분을 예금금리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온 결과 기준금리 동결 상황에서 예금 유입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금리인상기 동안 대형은행과 온라인은행의 deposit beta(연준의 기준금리 인상분 가운데 예금이자 등 은행권의 예금원가)간 현저한 차이가 존재하고 있따. 온라인 은행의 CD/예금상품에 대한 deposit beta는 53%/43%인 반면 대형은행들은 19%/0%에 불과하다.
2015년말 이후 Fed가 기준금리를 225bp 가량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형은행 예금금리는 여전히 0%에 가깝게 유지되고 있다. 향후 기준금리 동결이 장기화될 경우 온라인 은행의 예금 유치액이 빠르게 증가해 수익성이 개선될 소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Fed의 통화정책 선회는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통화정책 변화로 이어지는 만큼 국내 은행권도 유사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은행권도 금융여건 변화기에 맞춰 수익 제고 및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외적으로는 美 은행들의 1분기 실적발표에 주목하는 한편, 국내외 영업환경 및 크레딧 건전성 악화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시장은 금번 실적발표에서 1분기 실적 자체보다 은행들의 사업전망 및 중장기 실적 가이던스 제시에 관심이 있다고 소개했다.
일부 IB들은 단기적으로 은행권에 대한 연준의 금리정책 선회 및 수익률곡선 평탄화의 영향보다 경기 둔화에 따른 IB, 트레이딩 등 자본시장 수익 감소세가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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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07 11:28: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