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와 금융시장 연계성 강화 등으로 중국의 통화정책에 대한 이해도 제고 필요성은 증대되고 있으나 해석의 어려움도 함께 커지고 있다.
최근 KDB미래전략연구소 이은영 연구위원은 ‘시진핑 시대 중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특징 분석’ 보고서를 통해 “시진핑 정부의 통화정책은 △기조 전환에 매우 신중하고 △단기 정책금리를 비롯한 각종 정책수단을 조합해 특정 분야에 유동성을 선별적으로 공급하는 방식을 선호하며 △통화정책을 정부의 경제정책과 금융규제에 부합시키는 방향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경제가 중속 성장 구간에 진입하면서 경제 분야별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금융기관간 수신 경쟁과 시장성 수신 비중이 확대되면서 기준금리, 지준율 등 기존의 정책수단이 부작용을 유발할 소지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시진핑 정부는 경제구조개혁과 금융리스크 억제를 우선시하면서 통화정책을 이에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 결과 금융리스크 억제 정책효과는 가시화되고 있으나 시진핑 정부가 다른 한편으로 강조해온 혁신과 창업의 주체인 민영기업이 자금난을 겪는 등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혼선에 따른 부작용도 야기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기준금리나 지준율 조정만으로 중국의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단언하거나 중국경제 위기론의 근거로 활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된다”며 “중국정부는 창구지도 등을 통한 시장 개입이 금융배분 비효율성 개선에 적합한지에 대한 근본적 고찰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KDB미래전략연구소의 ‘시진핑 시대 중국의 통화정책 변화 및 특징 분석’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과도기적 현상과 향후 전망
금융리스크 억제가 시진핑 정부의 최우선 목표로 대두된 상황에서, 제도권 금융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민영기업들이 의존해온 그림자금융에 대한 규제는 강화되었고 은행권은 금융당국의 건전성 평가 기준에 부합하기 위해 연이은 지준율 인하에도 대출금리 인상 등을 통해 수익성을 모색했다.
그런데 이러한 금융규제 강화 정책과 이에 수반되는 통화정책 조치들은 민영기업 자금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이는 중국의 금융당국이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드러내는 단면이기도 하다. 시진핑 정부는 시종일관 혁신과 창업을 중시해왔으며 선별적 지준율 인하 조치 등을 통해 민영기업과 영세기업에 대한 대출 확대를 독려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은행권은 통화정책 기조가 긴축적으로 인식될 경우 과거에 그러했던 것처럼 민영기업에 대한 신용 공여를 차별적으로 축소하거나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관행을 강화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 변화에 따른 과도기적 현상
장단기 금리역전 = 시진핑 정부 출범 이전에는 지준율이나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은행간 단기시장금리도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 이에 인민은행은 공개시장에서는 유동성 순공급 규모를 확대하여 통화량을 조절하고 통화긴축에 따른 충격을 완충했다.
2010년과 2011년의 은행간 RP금리 상승 시기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반면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에는 공개시장조작을 통한 시중 유동성 회수 규모와 기간이 늘어났고, 지준율이나 기준금리 인상 없이도 은행간 시장금리가 급등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심지어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시중의 유동성을 회수하는 기간에 단기 시장금리가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를 상회하는 경우도 빈번해졌다. 특히 2018년 상반기에는 연이은 지준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동기간 지준율과 은행간 단기금리 추이만 보면 지준율의 정책 효과가 약화되었다고 판단하기 쉽다. 그러나 2017년부터 가시화된 중국의 실물경기 회복세와 단기 정책금리 인상 조치 등을 함께 고려해본다면 당시 중국의 통화정책 당국이 지준율 인하를 통해 통화완화 시그널을 시장에 전달하고자 했다고 보기 어렵고 지준율의 정책효과가 약화되었다는 근거로 적절치 않다.
국유기업에 대한 은행권의 선호와 정부의 디레버리징 정책 상존 = 중국 통화정책 관련 기존 연구 중에는 국유기업 여부에 따라 통화정책 영향이 상이하다는 주장을 제기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钱雪松 외(2015)는 지준율과 통화어음 금리가 국유기업의 대출금리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반면 민영기업에는 유의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분석 결과를 도출했다.
동 연구는 이에 대해 민영기업들이 장기간 은행대출에서 소외되어 非제도권 금융으로부터 高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왔기 때문에 은행대출 부문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통화정책 긴축 정도에 상대적으로 민감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이는 He and Wang(2013)이 국유기업의 금리 탄력성이 민영기업 대비 낮다고 주장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발표된 Chen 외(2018)는 VAR 모형을 통해 2000년 1월부터 2017년 6월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금융권의 국유기업 선호로 인해 국유기업은 통화긴축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고 통화완화 시기에는 더 유리한 금융조건을 얻게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민영기업의 수익성은 국유기업에 비해 줄곧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시중 은행의 경영 자율권도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국유기업 선호 현상은 지속됐다.
일정 규모 이상 광공업 기업 중 민영기업의 자산 대비 세전이익 비율은 2017년 기준 9.5%로 국유기업의 3.9%를 상회했다. 특히 시진핑 정부는 ‘대중창업, 만인혁신(大衆創業, 萬衆革新)’을 기치로 내세워 중소기업, 영세기업에 대한 금융권의 자금지원을 장려해왔다.
영세기업 대출 비중이 높은 은행에 대해서는 선별적 지준율 인하라는 ‘혜택’을 부여하고, 2018년 6월에는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담보범위에 영세기업 대출전용 금융채AA 등급과 회사채AA+, AA 등급을 포함시키는 등 민영기업을 수혜대상으로 하는 대출 확대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은행권의 국유기업에 대한 대출 선호는 오히려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국유기업과 민영기업간 대출비중 격차는 2010년 22.1%p에서 시진핑 정부가 출범한 2013년에는 7.1%p까지 축소됐으나 이후 확대 추세가 지속되어 2016년 19.9%p를 기록했다. 중국 민영기업 자금난의 기저에는 뿌리 깊은 은행권의 국유기업 대출 선호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구조 하에서는 그림자금융 억제, 금융 디레버리징을 위한 금융감독 강화 등에 따른 충격이 민영기업에 집중될 소지가 크며, 완화 혹은 긴축에 대한 명확한 시그널을 주지 않으려는 모호한 통화정책 운영 방식은 창구지도와 같은 시장개입 수단을 유지해야 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은행권의 금리결정 기제 및 경영 효율성 개선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통화정책 전망
최근 인민은행은 은행권 금리규제 수단으로 활용해왔던 기준금리보다는 공개시장조작, 단기 정책금리 등 시장 친화적 정책 수단을 적극 활용하며 통화정책을 ‘미세조정’하고 있다. 또한 통화정책 운용을 경제구조개혁과 긴밀히 결합시켜 시장의 자원배분 역할을 강화하고 가격수단을 통해 통화정책의 실물경제 파급경로를 개선할 것임을 표명하기도 했다.
새로운 인민은행장으로 선임된 이강 총재 역시 2018년 4월 보아오 포럼에서 단기자금시장 금리와 채권 금리는 시장이 결정하고 은행권 기준금리는 인민은행이 결정하는 이른바 이중적 금리제도를 개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향후 중국 통화정책 체계를 시장과 금리 중심으로 완전히 전환시킨다는 목표 하에 진행되는 것인지 확언하기 어렵다. 인민은행은 최근까지 금리, 환율 등의 시장화 개혁 방침을 언급하면서도 창구지도와 대출관리의 시그널 기능과 경제구조 전환 촉진 역할 역시 중요하게 평가하는 등 정부의 직접적인 금융 개입을 여전히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중적 금리제도 개혁 = 중국의 새로운 통화정책 운영체계는 7일물 RP 금리를 중간 목표로 하는 정책금리밴드 체제(corridor system), 즉 금리밴드 상･하단을 조정하여 은행간 7일물 RP 금리를 유도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2015년 인민은행 마쥔(马俊)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은행간 7일물 RP 금리를 정책금리의 목표로 설정하고 공개시장조작, 유동성지원창구 금리 조정 등을 통해 시장금리를 목표 수준으로 유도하는 정책금리 체제를 제안한 이후 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인민은행은 2015년 1분기 통화정책보고서에서 SLF 금리가 정책금리밴드의 상한으로 기능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시험해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후에도 7일물 SLF 금리의 금리상단 역할을 지속적으로 언급하며 단기 자금시장의 금리 안정에 기여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현재까지는 SLF 금리가 정책금리밴드의 상단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진핑 정부 출범 이후에 발표된 연구들은 대체로 중국의 통화정책 파급경로가 점차 선진국과 유사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즉, 금리경로 유효성이 제고되고 있다는 의미이다. Fernald 외(2014)는 기존 연구들에서 금리경로가 유의하지 않았던 원인으로 중국 GDP 등의 실물지표 신뢰성 문제를 제기하며, 실물경제를 제대로 반영하는 요인 변수를 대상으로 분석해보면 금리가 경기상황과 물가 등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도출된다고 주장했다.
孙丹, 李宏瑾(2016)은 금리자유화의 진전 등으로 통화정책 가격 수단의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향후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단기금리를 중간 목표로 하는 통화정책 체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Güneş 외(2018)는 인민은행이 초과지준부리를 하단으로 하고 SLF 금리를 상단으로 하는 금리밴드 체제를 발전시키고 있으며 은행간 7일물 RP 금리가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연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책수단 다양화로 인해 통화량이나 금리변수가 중국의 통화정책 기조를 명확히 반영하기 어려워졌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은행권의 금리 결정 기제 개선 = 일반적으로 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Libor, CD 등의 금융시장 조달금리 혹은 Cofix와 같이 정기예금 등 은행권 전체 자금조달구조를 종합한 조달금리를 지표금리로 활용한다. 여기에 은행들이 차주의 신용도, 대출기간 등을 감안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한 가산금리를 더하면 최종적인 대출 금리가 된다.
그런데 중국의 은행들은 인민은행이 제시하는 대출 기준금리를 대출 지표금리로 활용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정부의 비준을 거쳐 결정하는 동 금리는 예금 기준금리와 연동되어 예대마진이 보장되었으므로, 자금조달을 전적으로 예금 수신에 의존하던 시기의 중국 은행들에게는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특히나 고속 경제성장이 지속되고 예금금리가 낮게 유지되어 자금의 초과 수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러하였다. 이는 인민은행이 통화량 조절 수단을 통해 은행권의 가용자금과 신용 공급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적으로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신용경로가 유효하게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했다.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은행권 금리결정 메커니즘 영향에 대한 연구들에 따르면, 금리자유화의 진전 및 통화정책 운용수단에서의 가격 수단 중요성이 확대되면서 중국 은행권의 내부 금리결정 시스템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张爱红 외(2017)에 따르면 2017년 상반기 장쑤성 은행권의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상승 추세를 지속하였는데, 이는 그림자금융 규제를 비롯한 각종 금융감독 강화로 민간기업의 제도권 금융 수요는 증가한 반면 은행권은 경영 안정성 강화를 위해 대출심사에 한층 보수적인 태도를 보인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장쑤성 대다수 은행들은 동기간 시장금리 상승을 반영하여 내부이전가격(Fund Transfer Price, 이하 FTP)을 인상하였고, 특히 은행간 자금시장 의존도가 높은 주식제 은행과 도시상업은행의 경우에는 FTP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반면 예금수신 의존도가 높은 대형 국유은행과 농촌상업은행의 FTP는 시장금리보다는 예대 기준금리와의 연계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张爱红 외(2017)의 분석에 따르면, 이는 장쑤성의 은행들이 자금조달 수단과 운용처에 따라 별도의 FTP 시스템을 운용하기 때문으로, 그간 중국의 이중적 금리제도로 인해 은행권의 내부 금리결정 기제 역시 이원화되어 통화정책 금리경로 작동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은 지속 = 금융당국은 제도적 금리자유화 이후에도 창구지도와 같은 非제도적 수단을 통해 예금, 대출 금리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완전 금리자유화 수준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소요될 것으로 판단된다.
일례로 2012년 예금금리 상한 확대 이후 대형은행들은 여타 은행과 달리 예금금리를 상한보다 훨씬 낮게 유지했는데, 이는 수신 경쟁 과열을 우려한 인민은행의 창구지도 영향으로 추정된다. 2013년 7월 대출금리 하한 폐지 직후에는 일정기간 은행권의 기준금리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대출 비중이 오히려 감소세를 나타냈는데, 당시의 과잉투자 업종에 대한 디레버리징 정책과 창구지도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중국정부는 2015년 증시 급락에 대주주의 주식 매입을 잠정적으로 금지시키거나 환율의 시장화 개혁을 되돌리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최근 중국정부가 환율 안정과 거시경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하면서 ‘역주기 조절’이라는 표현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중국의 금리, 환율의 시장화 조치는 불가역적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며, ‘역주기 조절’이라는 명목 하에 정부의 시장 개입 행위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2015년, 2016년, 2018년 하반기와 같이 중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된 시기에는 기준금리 조정이 없었음에도 비교적 낮은 금리를 적용한 대출 비중이 빠르게 확대됐다. 말하자면 시중 은행들이 실물경기 냉각기에 즉각적으로 대출금리를 인하하는 등의 소위 ‘역주기 조절’ 행위를 해왔다는 것인데, 이는 은행의 자율적인 판단, 혹은 간접적 통화정책 수단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직접적 창구지도에 의한 것일 개연성이 높다.
시사점 및 대응방향
시진핑 정부는 공식 출범한 2013년부터 경제구조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왔으며 이에 따른 다소간의 성장 둔화에 대해서는 감내할 여력과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신창타이’라는 용어를 통해 피력해왔다.
수요 측면에 있어서는 정부지출 위주에서 민간투자와 민간소비 위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공급 측면에 있어서는 한계기업 퇴출, 산업구조조정을 통해 기업의 생산 효율성과 산업 부가가치 등을 개선하는 등 성장 속도보다는 경제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금융의 실물경제 지원 역할을 강조하면서 금융리스크 억제를 매우 중시하는 기조를 견지했다.
중국의 통화정책 운용방식은 신창타이 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코자 하는 시진핑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하에서 변화하고 있으며, 다원화된 정책 목표 중에서 특히 경제개혁과 금융안정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화정책 관련 중대 사안 결정은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하고 통화정책의 기조 역시 중국 최고 지도부가 참석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와 전인대 정부업무보고 등에서 발표되는 등, 제도적인 측면에서도 통화정책에 대한 중국정부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이로 인해 인민은행은 디레버리징과 실물경제 안정, 실물경기와 상이한 부동산 경기 관리, 공급과잉 해소와 미래 성장산업 육성, 국유기업 개혁 및 민영기업 지원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이는 인민은행이 다양한 정책수단을 도입하여 선별적인 운용 방식을 모색하는 동시에 ‘미세조정’을 강조하며 기조변화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배경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기준금리나 지준율 조정만을 근거로 중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를 판단하거나 이를 중국경제 위기론의 근거로 활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시진핑 정부 하의 통화정책은 공급측 개혁과 금융리스크 억제 정책에 보조를 맞추는 방식으로 전개되었다는 점 역시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2018년 말 개최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설명하는 ‘온건･중립’이라는 문구 중에 ‘중립’이 삭제된 점, 2019년 1월 ‘전면적’ 지준율 인하가 실행되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중국경제의 경기하방 압력이 예년에 비해 높아졌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시진핑 정부의 지난 통화정책 운용방식으로 볼 때 대내외 불확실성과 경기하방 압력이 다소 완화되면 통화정책이 다시 경제개혁과 금융리스크 억제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판단된다.
신창타이 시대 중국경제가 직면한 각종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통화정책 운용을 경제개혁 및 금융규제 정책 등과 결합시키는 시도들은 일정 부분 긍정적 측면이 있다.
중국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팽배했던 2016년 3분기를 기점으로 중국의 생산자물가(PPI)가 상승세로 전환되고 실물경기도 개선된 데에는 이러한 정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유기업 부채비율 역시 축소되는 추세에 있다.
그러나 복잡하고 모호한 통화정책 운용방식, 시장참가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부족 등은 중국 은행권의 관행적인 국유기업 선호와 결부되어 최근 민영기업 자금난을 발생시키는 원인으로도 작용하였을 개연성이 높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나서 ‘國進民退’, 즉 ‘중국정부가 국유기업을 중시하고 민영기업은 홀대한다’는 시중의 우려를 진화하고 나서야 민영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이 다소 원활해졌다는 사실은 중국의 고질적 금융자원 배분 비효율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창구지도 등의 방식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한편으로 우리나라 금융기관들은 중국 국유기업과 은행권이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님을 명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2018년 들어 시진핑 정부는 국유기업의 부채 규모를 전수조사하고 동일 업종 비국유기업에 비해 부채비중이 과도한 국유기업은 제재하는 한편 은행권의 부실채권 기준을 강화하는 등 국유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압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2019년 들어서는 금융기관 파산 및 퇴출 시범사업 추진 방침을 공개하는 등 은행권 개혁에 대한 정책 의지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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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4-26 16:07: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