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금융센터는 미국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완화적 기조로 전환되어 신흥국 통화정책 여력이 확대됨에 따라 아시아 신흥국의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아시아 신흥국 통화정책 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2018년 하반기부터 보호무역주의,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확대로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하고 있다.
실물경제 둔화로 대다수 국가가 기준금리 인하 또는 동결로 전환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한 가운데 국제금융센터는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에 맞춰 자본유출 압력 완화 및 환율안정 차원에서 금리를 인상해 온 아시아 신흥국(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은 기준금리 인하, 한국 및 태국은 동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외에도 통화정책 효과 제고 및 신용경색 우려 완화를 위해 지준율 인하 등의 조치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책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 기대가 정책 의도를 적절히 반영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가별 동향 및 전망
인도네시아 =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은 최근 통화정책회의(3.21일)에서 기준금리 동결(6.00%), 금융시스템 내 유동성 확대 조치 시행을 발표했다.
기준금리 동결 배경은 대외 안정 강화 및 경상수지 적자 축소와 동시에 국내 금융자산의 매력(attractiveness) 유지를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동성 확대 조치는 기간부 환매조건부채권(term-repo)의 정기적 거래를 통한 금융시스템 내 유동성 확대, MIR(은행의 제3자펀드 대비 대출·기업 유가 증권 비율) 상(80~92% → 84~94%) 등 은행대출 확대, 전자결제체계 도입을 통한 경제 활동 촉진 및 금융 포용 확대 등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물가상승압력 둔화, 달러 대비 루피화 가치 안정, 연준의 금리동결, 경상수지 적자 완화 전망 등의 영향으로 2019년 2~3회 금리 인하 의견이 다수라고 소개했다.
인하전망 우세 : 주요 IB는 물가상승압력 둔화(3월 2.48%, 목표치 3.5%±1%) 및 루피아화 가치 안정, 연준 금리 동결 등의 영향으로 2019년 금리인하(50~75bp)를 전망했다. BoA는 연준의 정책기조 완화로 BI의 금리인하 여력이 확대된 가운데 루피아화 가치 안정 영향으로 6~8월 중 75bp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GS는 미 국채(10년물) 금리 하락, 달러 대비 루피아화 절상(2018.10월 고점 대비 +7%), 긴축적 통화 및 재정정책에 따른 성장세 약화 등을 고려했을 때 2019년 50bp 인하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CS는 연준 금리 동결, 루피아 가치 안정 등의 영향으로 3개월 내 25bp, 12개월 내 75bp의 금리 인하가 기대했다.
HSBC도 금리 인하의 두 가지 전제조건(경상수지 적자 완화, 美 연준의 완화적 기조)이 충족돼 2019년 50bp 인하(2020년 75bp)를 전망했다. 무역수지가 2월 흑자 전환(2018.12월 -10.3억 달러 → 2019.2월 +3.3억 달러)하고 증권자금 유입(portfolio inflows)도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필리핀 = 필리핀 중앙은행(BSP)은 최근 통화정책회의(3.21일)에서 기준금리 동결(4.75%), 2019년 물가 전망 하향을 발표했다.(3.1%→3.0%)
동결 배경 : 저유가 등으로 물가상승압력이 둔화(2018.10월 6.7% → 2019.3월 3.3%)한 가운데 예산 교착상태 지속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를 고려한 조치다. 디오코 총재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 기조 등 통화정책 수행환경이 변화하는 경우, 그동안의 긴축기조를 전환(reverse)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니군도 부총재는 지급준비율(RRR) 인하를 당면과제(live issue)라고 언급했다.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완화 등을 고려할 때 2019년 1~3회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하다. 또한, 통화정책 전달경로(transmission)의 유효성 제고를 위해 지급준비율(18%) 인하가 선행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하전망 우세 : 주요 IB는 물가상승압력 둔화 및 신용 경색 우려를 고려할 때 2019년 금리 인하(25~75bp)를 예상하고 있다. GS는 경제성장이 약화(softening)된 가운데 연준의 금리 동결 등 대외적 통화정책 환경이 완화적(benign)으로 변화하여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1회에서 3회(75bp)로 상향될 것으로 전망했다. BC는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리스크 감소, 물가상승률 둔화 지속 등의 영향으로 5월 25bp(2019년 50bp) 인하를 전망했다. 물가상승률의 급격한 둔화, 실질 금리 플러스 전환, 유동성 경색 등을 고려할 때, 긴축정책은 더 이상 최적 정책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지준율 인하 선행 : 필리핀은 지준율이 18%(아시아 신흥국 중 최고수준)에 달해 은행대출 확대에 제약을 받는다. 따라서 금리 인하 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지준율 인하가 선행될 것으로 HSBC 등은 전망했다.
인도 = 인도 중앙은행(RBI)은 최근 통화정책회의(4.4일)에서 기준금리 인하(6.25% → 6.0%), 정책 기조 중립 유지, 물가 및 경제전망 하향 조정 등을 발표했다.
인하 배경 : 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negative output gap)하고, 대외적 요인(global front)으로 경제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투자 촉진을 통한 경기부양 필요성이 확대됐다.
물가는 낮은 식료품 가격 상승률, 연료가격 상승세 둔화, 예상보다 낮은 근원인플레이션, 가계 및 기업의 기대인플레이션 하락 등을 고려해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경제는 국내 투자 약화 및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한 수출 둔화 등을 고려해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FY2020 7.4%→7.2%)
전망 : 국내외 경기 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완화로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확대됐다. 2, 4월에 이어 25bp 추가 인하(2019년 총 3회, 75bp) 전망이 지배적이다.
인하전망 우세 :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 완화로 추가 금리인하 여력이 확대되었으나 물가 상승 리스크로 인해 1회의 추가 인하 이후 금리 동결(5.75%)이 기대되고 있다. 6월(혹은 8월) 25bp 인하될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약세, 유동성 부족(tight liquidity) 등을 고려할 때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상황이다. 식료품 가격 둔화로 물가상승압력이 낮고, 높은 실질대출금리(real lending rate) 및 주요국 금리 동결도 금리인하 여력을 확대시켰다.
HSBC는 물가상승률 둔화로 6월 추가 금리인하(25bp)를 전망했다. 다만 이상기후(강수 부족), 총선 이후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 등 물가 상승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JP Morgan도 근원물가상승률(core)이 소비자물가상승률(headline)보다 높을 때 소비자물가가 근원물가로 수렴하는 현상이 존재해 향후 물가상승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 한국은행(BoK)은 최근 통화정책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동결했다.(1.75%)
동결 배경 : 세계경제 성장세가 완만,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조절 및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로 변동성 축소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 전망 경로를 다소 하회해 당분간 1%를 밑도는 수준에서 등락하다가 하반기 이후 1%대 중반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전망 : 경기 하방위험(반도체경기 둔화 등)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통화정책의 경기부양 부담이 감소해 2019년 금리 동결(2020년 인하) 기대가 우세하다.
동결전망 우세 : 대다수 IB는 금리인하에 대한 한국은행의 신중한 태도를 고려할 때 2019년 금리 동결(2020년 인하)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되는 경우 조기 인하(2019.4분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C는 국내 수요 및 수출 둔화가 경기에 부담을 주고 있으나 가계부채 우려 등으로 금리인하 가능성은 낮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현재 기준금리 수준이 중립금리(실질GDP가 잠재GDP와 일치하고 물가상승률이 안정된 상태의 실질단기금리)에 가깝고 실물경제의 성장을 제약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BoA도 통화당국은 확장적 재정정책하에서 올해 관망세(step aside)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2019년 기준금리는 동결, 정책기조는 점차 완화적(incrementally dovish)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BC는 재정정책의 경기부양효과가 불충분한 경우 2019.4분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CS는 3개월 내 기준금리 동결이 기대되지만 대외수요가 부진(sluggish)할 경우 12개월 내 25bp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Nomura는 한국의 경기둔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수준을 상회하고 있어 2019.4분기 금리 인하(25bp)를 예상했다.
태국 = 태국 중앙은행(BoT)는 최근 통화정책 회의(3.20일)에서 기준금리 동결(1.75%), 2019년 물가 전망 유지(1.0%), 경제 전망 하향(4.0%→3.8%) 등을 결정했다.
동결 배경 : 대외 수요 약화에도 불구하고, 소득 증가에 따른 민간소비 확대 추세 등으로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며 금융 여건도 개선됐다고 봤다.
소비자물가는 식료품 가격 상승이 근원인플레이션 둔화(전망치 10bp 하향)를 상쇄해 1.0% 증가할 전망이다.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대외 수요 약화 등을 고려할 때 경제성장률 전망은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
전망 : 작년 하반기 금융불안 우려로 금리를 인상(25bp)했으나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경기 둔화 등 대외 수요 위축 등을 감안해 2019년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동결전망 우세 : 주요 IB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2019년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다만, 저금리 기조 지속에 따른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불안이 확대되는 경우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GS는 완만한(moderating) 성장세, 인플레이션 감소, 연준의 완화 기조 등을 고려할 때 2019년 금리 동결이 기대된다는 시각이다. BoA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 확대, 인플레이션 둔화 전망 및 주요국 중앙은행의 완화적 기조 등을 고려할 때 2019년 금리 동결(2020년 인상)을 전망했다.
BC는 미중 무역분쟁 및 중국 경기둔화 등의 영향으로 대외수요가 약화돼 금리 인상 사이클은 종료된 것으로 평가했다. Citi는 주요국 통화정책 완화에도 불구하고 금융 안정을 위해 2019.4분기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사점 및 향후 전망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에 맞춰 자본유출 압력 완화 및 환율안정 차원에서 금리를 인상해 온 아시아 신흥국(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은 기준금리 인하, 한국 및 태국은 동결이 예상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의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외에도 통화정책 효과 제고 및 신용경색 우려 완화를 위해 지준율 인하 등의 조치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유동성 확대를 위해 MIR 인상 등 거시건전성 조치를 발표했다. HSBC는 시스템 내 신규 유동성(fresh liquidity) 공급을 위해 지준율 인하 등 추가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시각을 피력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은 기준금리 인하가 시중 은행의 대출 증가로 연결될 수 있도록 지준율을 인하(~300bp)할 것으로 예상된다.
BoA는 인도 중앙은행이 공개시장조작 및 외환개입을 통해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는 경우에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금리 하락(lower lending rates)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는 FX스왑 공개입찰(3.26일)을 통해 $50억 수준의 루피화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고 있다.
보고서는 “정책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장 기대가 정책 의도를 적절히 반영할 수 있도록 정책당국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며 “연준의 통화정책 전망이 다소 불확실한 상황에서 신흥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가능성도 유동적으로 변화할 소지가 있어 정책당국의 신중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대다수 의원은 금리 동결이 적절하다고 판단했으나 일부 의원들은 ‘경제성장세 지속 시 연말 금리 인상’이나 ‘경제 상황에 따른 양방향 조정 모두 가능’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HSBC는 한국의 경우 기준금리가 중립금리 근처에 있어 통화정책 결정이 유동적(flexible)이고 지표의존적(data-dependent)인 경향이 있으므로 향후 경제지표 변화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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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4-19 10:30: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