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년 5개월 만에 한국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월 14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작년 4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소비·설비투자 증가세가 이어지고 12월에는 경기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동반 상승하는 등 경기개선의 흐름이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광범위하게 확산하거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한국 경제의 개선 흐름이 제약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현대경제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한국 경제 파급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연구원은 “중국에서 발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됨에 따라 부정적인 파급효과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며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분석했다”고 밝혔다.
먼저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될 시 중국의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2차로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한국 경제 파급 영향’이라는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중국 경제 파급 영향
최근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초기대응 미흡 등으로 첫 발병사례 보고 1개월 만에 발병 확진자 수가 7,000명을 넘어서는 등 전파 속도가 매우 빠르다.
과거 비슷한 사례로 거론되고 있는 SARS의 경우 2003년 2분기 투자 및 수출 대비 소비에 대한 직접적인 충격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2분기 중국의 소비 증가율은 전년동기대비 10.4%(1분기 14.0%)로 일시 하락했다. 반면, 투자 및 수출증가율은 모두 전년동기대비 35% 정도의 높은 증가율을 유지하는 등 소비에 비해 충격은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경우 확산 집중 시기로 예상되는 2020년 1분기에 중국 전역 대도시 중심의 이동 통제, 도로 폐쇄 등으로 인한 소비 부문의 충격이 예상된다. 이에 더해 설 연휴기간 연장 등으로 인한 제조업 부문 생산 및 그로 인한 수출 부문의 영향도 예상되어 중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 영향는 SARS 당시에 비해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지금과 같은 추세로 계속 확산되는 것을 가정할 경우, 중국 경제에서 소비와 투자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2020년 1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은 기존의 성장 추세에서 0.3~0.5%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중국의 질병 통제가 차질을 빚을 경우 2분기 이후의 성장률에도 부정적 영향이 지속될 우려가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한국 경제 파급 영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 영향은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수출 및 관광 위축 등으로 발현된다. 이를 추정하기 위해 과거 SARS와 MERS 사례를 바탕으로 금융부문과 실물부문의 영향을 추정했다.
먼저 금융시장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국내 금융시장은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가 우려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SARS에 대한 소식이 국내로 알려진 이후 국내 주식시장과 원화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이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MERS의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에도 유사한 양상을 보인 바 있다.
실물부문 중 관광부문은 과거 SARS, MERS 유행 기간 동안 외국인 관광객 수가 크게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중국 내에 집중될 경우 2020년 1~4월 외국인 관광객은 61.6만 명, 관광수입은 0.9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중국을 넘어 국내에서도 크게 확산된다면 2020년 1~4월 외국인 관광객은 최대 202.1만명, 관광수입은 최대 2.9조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2020년 1분기 중국 최종소비 및 GDP가 감소하면서 한국의 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중국의 2020년 1분기 경제성장률이 0.3~0.5%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명목 수출액은 약 1.5~2.5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소비는 국내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빠르게 확산될 경우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MERS 유행 시점에 내국민의 국내 소비지출 증가율이 크게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 내에서 집중적으로 확산되는 경우에도 국내 가계의 소비심리 악화 등으로 2020년 1분기 내국인의 국내 소비지출이 0.1%p 이내로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서의 전염을 넘어 국내에서도 크게 확산된다면 2020년 1분기 내국인의 국내 소비지출은 최대 0.4%p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신중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중국 내에 집중할 경우(CASE 1), 2020년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0.2~0.3%p, 연간 최대 0.1%p 하락압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한국 내에서도 추가적으로 확산된다면(CASE 2), 2020년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동기대비 0.6~0.7%p, 연간 최대 0.2%p 하락압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시사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이슈가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민간의 경제심리 위축 방지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표명 및 자신감 피력과 시장 상황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하고 효과적인 경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첫째, 무엇보다도 정책 당국과 국민 간의 상황에 대한 객관적 인식 공유와 질병을 조기에 극복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하여 민간 주체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취약한 한국 경제가 이번 외생적 충격으로 더블딥에 빠지지 않도록 실물 경기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과 '메르스 슈퍼 추경'과 같은 단계별 정책적 대응 수준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셋째, 소비 심리 악화에 따른 내수 경기 위축을 막기 위해 다양한 미시적 정책들이 동원되어야 한다.
넷째, 중국 경제가 성장 둔화로 대외 여건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에 대비하여 국제금융시장에서의 글로벌 자금 이동과 국제 교역 시장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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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03 0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