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30년 동안 소득 수준은 높아졌지만 소득 격차는 벌어졌고, 건강이 좋아졌지만 안전에 관한 행복도는 크게 낮아졌다.
한국경제학회 한국경제포럼에 실린 ‘행복지수를 활용한 한국인의 행복 연구’에 따르면 물질적·사회적 기반에 관한 한국의 행복지수는 1990년과 2017년 모두 OECD 31개국 가운데 23위를 기록했다.
박명호 한국외대 교수와 박찬열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은 삶의 질과 밀접한 27개 지표를 바탕으로 OECD 36개 회원국 중에서 규모가 작은 곳을 뺀 31개국의 행복지수를 물질적·사회적 기반에 관한 분야와 격차에 관한 분야로 나눠 산출했다.
물질적·사회적 기반에 관한 분야에서 한국의 순위는 약 30년 전과 같았지만, 세부적으로는 차이가 났다. 한국은 소득 수준이 1990년에 OECD 28위였으나 2017년에 20위로 여덟 계단 올라섰다. 당시 6,516달러에 불과하던 1인당 GDP가 2만9천743달러로 뛰어오른 영향이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며 건강 지표 순위도 26위에서 10위로 급상승했다.
반대로 안전에 관한 지수는 1990년 15위로 중위권이었으나 2017년 최하위권인 30위로 떨어졌다. 한국인이 체감하는 심리적인 안전 수준이 다른 선진국보다 나빠졌고, 자살률도 올라갔기 때문이다. 주거에 관한 지수도 22위에서 24위로 밀려났다.
물질적·사회적 격차에 관한 분야에서 한국인의 행복수준은 1990년 29위에서 2017년 30위로 한 계단 하락했다.
소득격차는 1990년 21위에서 2017년 27위로 여섯 계단 내려왔다. 국민들의 전체적인 소득 수준은 높아졌지만, 격차는 벌어지며 전체적인 행복도를 깎아내린 셈이다. 성별격차는 1990년과 2017년 모두 조사대상국 가운데 꼴찌인 31위였다.
박명호 교수는 “한국인의 행복수준은 OECD 국가들과 비교해 하위권에 속한다”며 “물질적·사회적 격차에 관한 부분은 OECD 국가들과 비교해 더 빠르게 악화하는 양상이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이 한국, 칠레, 멕시코, 폴란드처럼 행복수준이 하위권인 국가로 좁혀 분석한 결과, 소득수준이나 일자리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격차도 행복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유엔(UN)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행복지수는 2015년 47위에서 2019년 54위로 하락했다.
한국경제학회 한국경제포럼에 실린 ‘행복지수를 활용한 한국인의 행복 연구’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물질적 기반, 양호한 성장세…물질적 격차는 악화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1990~2017년 기간 대분류 및 중분류 수준의 글로벌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우선 긍정적 요인의 물질적 기반은 양호한 성장세를 시현하였지만 부정적 요인의 물질적 격차는 악화되었다. 소득, 고용, 교육, 건강 등 긍정적 요인은 지난 20년 간 지속적 상승세를 보였지만 소득 격차 및 고용 격차는 다소 악화된 양상을 나타냈다. 또한 행복지표 중 사회적 기반을 나타내는 세부지표는 지난 20년 간 다소 악화된 추세를 보였다.
한편, OECD 회원국 간 지표의 수렴 여부를 살펴본 결과 물질적 기반은 회원국 간 수렴 현상을 보였지만 사회적 기반의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OECD 회원국 간 물질적 격차는 개선된 반면 사회적 격차의 간격은 거의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위상
한국의 영역별 지수 변화 추이 = 영역별 지수 변화 추이에서 한국은 분석기간 동안 대분류 긍정적 요인은 연평균 0.27%의 증가율을 보이며 개선되는 추세를 보인 반면, 부정적 요인은 -0.05%의 증가율로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회원국 평균 수준과 비교해 보면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 모두 OECD 평균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OECD 회원국들의 평균 증가율 보다 낮은 개선 속도를 보이며 격차가 점점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시기별 변화를 살펴보면 한국의 긍정적 요인 변화추이는 90년대에는 -0.03% 증가율을 보이며 다소 악화된 반면, 2000년대 이후 최근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0년대에는 OECD 평균 증가율을 상회하는 개선 속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의 부정적 요인의 경우 90년대에는 거의 변동이 없다가 2000년대 들어 비교적 크게 악화되었으나, 2010년 이후 최근까지는 점차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중분류 수준에서 한국의 국민행복지표 변화 추이를 살펴보면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 모두 물질적 영역에서는 양호한 개선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사회적 영역에서는 감소세를 보이며 상반된 모습이 두드러진다. 중분류 수준은 물적 기반 및 사회적 기반 모두 OECD 평균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지만 물질적 기반과 물질적 격차는 분석기간 동안 한국이 OECD 평균에 비해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기반의 경우 최근 들어 증가세로 돌아서기는 하였으나 분석기간 연평균 -0.54% 증가율을 보이며 OECD 평균 수준에서 더 멀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한국의 물질적 기반과 물질적 격차는 1990년과 2017년 모두 OECD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나 그 간격이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사회적 기반과 사회적 격차는 모두 OECD 평균에 못 미치면서 그 격차도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위상 : 상대적 지위 = 한국은 행복지표의 관점에서는 OECD 국가들과 비교하여 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긍정적 요인의 경우 27개국 중 23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부정적 요인은 30개국 중 30위로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긍정적 요인을 구성하는 요소들 역시 하위권 수준이다. 그 중 물질적 기반은 23위 수준을 유지하였고, 사회적 기반은 1990년에는 21위로 중위권 국가였으나 지속적으로 순위가 하락하여 2017년에는 25위로 악화되었다. 물질적 기반의 구성요소들 중에서는 소득, 건강과 같이 순위가 크게 개선된 영역도 있고, 고용, 교육 영역은 소득, 건강 영역과 함께 OECD 국가들 중 중위권 또는 중상위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물질적 기반에서는 주거, 환경 등이 하위권 수준이며 최근까지도 순위가 더욱 하락한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사회적 기반을 구성하는 요소들 중에서는 가족 영역에서 한국의 순위가 가장 높았는데,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순위가 하락하였으며, 안전 영역 역시도 순위가 크게 하락하였다. 사회적 기반에서는 문화여가생활 영역이 유일하게 순위가 소폭 개선되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OECD 국가들 중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한편, 부정적 요인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주로 하위권에 위치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물질적 격차의 순위는 최근 들어 다소 개선되었다. 다만, 물질적 격차의 구성 요소 중 고용격차 순위는 개선되고 있으나, 소득격차 순위는 오히려 악화되었다. 소득격차는 1990년에는 31개국 중 21위로 중위권 수준이었으나 지속적으로 순위가 하락하여 최근 2017년에는 27위에 위치하였다.
물질적 격차 중 고용격차는 최근 26위로 하위권 수준이기는 하나 1990년 28위를 기록한 것에 비추어 그나마 양호하게 개선되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격차를 구성하는 성별격차와 세대갈등은 모두 분석대상 31개국 중 최근 31위를 기록하며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대갈등의 경우 1990년에는 28위로 최근에 비해서는 좀 더 양호한 상황이었으나 점차 더욱 더 악화되고 있어 이에 대한 중점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행복 결정 요인 분석
분석 결과 = 모형의 추정을 위한 종속변수는 국가별 행복 수준을 대표하는 변수로 UN World
Happiness Report의 주관적 행복 수준 값을 지수 산출에 사용한 LSM 방법을 사용하여 0~1 범위로 정규화하여 사용하였다. UN의 World Happiness Report 자료의 가용 시기는 2005-2017년 기간이므로 분석 기간 또한 해당 기간에 국한하여 분석하였다.
행복지표 분석대상 OECD 회원국 31개국 중 긍정적 요인 및 부정적 요인을 구성하는 소분류 지수의 결측이 있어 지표시산에서 제외된 벨기에, 아이슬란드, 뉴질랜드, 슬로바키아, 터키의 경우는 회귀분석에서도 사실상 제외하였다.
한국과 유사한 국가군은 앞서 제시한 행복지표 상중하 그룹 구분 및 군집분석 결과 가장 빈번하게 한국과 유사도가 높은 것으로 제시된 멕시코, 칠레, 폴란드를 대상으로 분석하였다.
분석결과에서 OECD 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 분석과 한국 유사 특성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모두 긍정적 요인은 행복수준에 유의한 양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긍정적 요인이 개선될수록 국민 행복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으며, 계수 값의 크기로 가늠할 수 있는 영향을 주는 정도는 OECD 회원국 전체와 비교하여 한국 유사 특성 국가들의 경우가 오차범위내로 거의 유사한 것으로 보인다.
관심변수인 부정적 요인의 경우 두 경우가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OECD 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음의 유의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한국 유사 특성 국가들에서는 양의 유의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OECD 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경우 부정적 요인이 행복 수준에 유의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오히려 음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긍정적 요인을 제외한 분석결과에서도 유사한 결과를 보여 다중공선성으로 인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결과는 크게 두 가지 원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횡단면에서 행복수준과 부정적 요인의 상관관계가 모호한 측면이 있다. 그리스 등 일부 국가는 행복수준이 매우 낮은데도 불구하고 부정적 요인은 양호한 수준을 보인다. 또한 행복 수준이 매우 높지만 부정적 요인은 다소 낮은 국가들이나 부정적 요인은 상위권이나 긍정적 요인은 하위권에 속하는 국가들을 관찰할 수 있다.
둘째, 국가별 시계열에서도 일부 국가에서 행복수준과 부정적 요인의 상반된 추세가 관측되었다. 행복수준이 감소 추세이나 부정적 요인은 완만히 개선되어가는 국가(덴마크, 스페인, 일본, 이탈리아, 그리스 등)도 있고, 반대로 행복수준이 증가 추세이나 부정적 요인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는 국가(헝가리, 체코 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의 수준, 그리고 각각의 추세가 복합적으로 행복수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경우 유사 특성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결과 부정적 요인이 행복수준에 양의 유의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계수 값의 크기가 긍정적 요인과 비교하여 오차 범위내지만 좀 더 큰 것으로 나타나 한국 유사 특성 국가들에서는 행복수준의 결정요인으로 긍정적 요인 뿐 아니라 부정적 요인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동 연구의 ‘한국형 행복지표’ 개발에서 중점을 둔 것처럼 한국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는 긍정적 요인 뿐 아니라 부정적 요인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다.
결론
한국형 행복지표를 만들기 위해 행복의 증진 또는 저해 요인을 구분한 지표체계를 활용해 한국인의 행복의 특징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우선 국제비교가 가능하면서도 우리나라의 상황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지표체계를 개발하고자 하였다. 동시에 유사 지표들과 차별화된 한국형 지표를 개발하였다. 그 결과 기존 행복지표와는 달리 사회적 불평등, 혹은 양극화 현상을 행복지표에 포함시켰다.
본 지표 체계를 활용해 OECD 국가 간 지표 변수의 글로벌 트렌드를 분석한 결과 긍정적 요인의 물질적 기반은 양호한 성장세를 시현하였지만 부정적 요인의 물질적 격차는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고용, 교육, 건강 등 긍정적 요인은 지난 20년 간 지속적 상승세를 보였지만 소득 격차 및 고용 격차는 다소 악화된 양상을 드러냈다.
한편, OECD 회원국 간 지표의 수렴 여부를 살펴본 결과 물질적 기반은 회원국 간 수렴 현상을 보였지만 사회적 기반의 회원국 간 격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OECD 회원국 간 물질적 격차는 개선된 반면 사회적 격차의 간격은 거의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행복 수준을 OECD 회원국과 상대적으로 비교한 결과 한국의 행복수준은 전체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 요인을 구성하는 요소들 역시 하위권 수준인데, 물질적 기반은 23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사회적 기반은 1990년에는 21위로 중위권 국가였으나 지속적으로 순위가 하락하여 2017년에는 25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요인을 구성하는 요소들도 하위권에 위치하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물질적 격차는 최근 다소 순위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국민행복 지표를 활용한 한국의 위상 및 변화 추이를 살펴본 결과 한국은 긍정적 요인보다는 부정적 요인이, 물질적 영역 보다는 사회적 영역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정적 요인이나 사회적 영역은 최근까지도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지 못한 채 OECD 국가들에 비해 더 빠르게 악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이런 점에서 정책적 관리의 필요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마지막으로 한국 관련 행복 결정 요인의 분석을 시도하였다. 관측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과 유사한 국가군을 선정하여 한국과 이들 국가를 대상으로 패널회귀분석을 하였다. 한국은 칠레, 멕시코, 폴란드 등과 함께 긍정 요인과 부정 요인이 모두 하위권에 속하는 집단으로 분류되어졌다. 또한 종속변수는 국가별 행복 수준을 대표하는 변수로 UN World Happiness Report의 주관적 행복 수준 값을 지수 산출에 사용한 LSM 방법을 사용하여 0~1 범위로 정규화하여 사용하였다. UN World Happiness Report 자료의 가용 시기는 2005~2017년 기간이므로 분석 기간 또한 해당 기간에 국한하여 분석하였다.
패널자료를 사용한 분석에 보다 적합한 모형을 찾기 위해 pooled OLS 모형, 고정효과모형, 확률효과 모형을 각각 추정하고 하우스만 검정을 실시하여 해당 자료 분석에 가장 적합한 고정효과 모형을 채택하였다.
분석결과 OECD 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 분석과 한국 유사 특성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모두 긍정적 요인은 행복수준에 유의한 양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변수인 부정적 요인의 경우 두 경우가 극단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OECD 회원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는 음의 유의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한국 유사 특성 국가들에서는 양의 유의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가장 관심이 큰 한국 유사 특성 국가들에 대한 분석에서는 부정적 요인이 행복수준에 양의 유의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계수 값의 크기가 긍정적 요인과 비교하여 오차 범위내지만 좀 더 큰 것으로 나타나 한국 유사 특성 국가들에서는 행복수준의 결정요인으로 긍정적 요인 뿐 아니라 부정적 요인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한국형 행복지표’ 개발을 위해서는 행복의 긍정적 요인 뿐 아니라 부정적 요인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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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4-26 16:07: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