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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2019년 성적표
등록일 [ 2020년03월04일 14시48분 ]

국내 주요 은행들의 지난해 성적표가 공개됐다.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누르고 연간 당기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국민은행은 위험관리 중심의 보수적 경영 전략으로 타 은행 대비 순이자마진(NIM) 하락을 선방한 데다, DLF·라임사태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던 것이 안정적인 실적으로 이어졌다. 건전성 관리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생산성부문은 신한은행이 가장 앞서 있어, 향후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간 리딩뱅크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 중 지난해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올린 곳은 국민은행이었다. 국민은행은 전년보다 8.0% 증가한 연간 2조 439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리딩뱅크를 다투고 있는 신한은행(2조 3292억원)을 제쳤다. 국민은행은 상대적으로 대출 자산을 적게 늘리면서 오히려 NIM 하락을 방어했다

하나은행은 전년 대비 연간 당기순이익이 3.4% 증가한 2조 1565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9월 통합은행이 출범한 이후 최대 실적이지만, 하나은행 순익에는 3분기 발생한 명동사옥 매각익 3200억원(세후)이 반영돼 있다. 우리은행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24.2% 감소한 1조 540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우리은행의 경우 작년 초 금융지주 체계로 새 출발하면서 우리카드 등 자회사를 분리한 측면이 있어 작년 실적과의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 우리은행 측은 “자회사 이전으로 인한 회계상 손실을 감안하면 우리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조원(비지배 지분이익 제외)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해 순이자마진(NIM)은 감소세를 나타냈지만 핵심이익인 순이자이익은 신한은행(5.0%)과 국민은행(4.3%), 우리은행(3.4%), 하나은행(2.2%) 등 4대 은행 모두 증가세를 나타냈다. 수수료수익 등 비이자이익은 하나은행이 43.1% 급등했고 우리은행이 4.5% 증가했다. 국민은행(0.9%)과 신한은행(0.3%)은 제자리걸음했다.

생산성 부문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수위를 다퉜다. 은행의 생산성을 가늠할 수 있는 1인당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은 신한은행(2억4112만원)과 하나은행(2조4067만원)이 2억원을 넘겼고, 국민은행(1억9586만원)과 우리은행(1억7787만원) 순이었다.

경영효율성 지표인 영업이익경비율(CIR)을 살펴보면 신한은행이 46.5%로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40%대를 나타냈다. 하나은행(51.3%), 국민은행(53.1%), 우리은행(56.3%)은 모두 50%를 넘겼다. 영업이익경비율은 판매관리비를 영업이익 대비 얼마나 지출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데, 낮을수록 생산성과 경영효율성이 높다는 의미다.

건전성 지표는 국민은행이 가장 우수한 성적을 보였다. 국민은행은 12월 말 기준 연체율 0.24%로 하나은행(0.20%)에 이어 두 번째로 낮게 나타났으며, 부실채권을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37%로 4대 은행 중 가장 낮았다. 반면 리스크 감내 여력인 NPL커버리지 비율은 130.16%로 가장 높았다. 

신한은행은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년동기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NPL커버리지 비율이 141.79%에서 115.93%로 대폭 하락했다. 하나은행은 연체율이 4대 은행 중 가장 낮았고,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전년보다 0.13%포인트 개선된 0.39%를 나타내는 등 건전성 지표가 좋아졌다. 다만 NPL커버리지 비율이 94.13%로,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100%를 밑돌았다. 우리은행은 연체율이 전년보다 0.01%포인트 개선됐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을 0.11%포인트 좋아졌다. NPL커버리지 비율도 전년 동기보다 3.1%포인트 상승한 122.4%를 기록했다.

지난해 은행들은 어려운 업황 속에 전반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우호적 부동산시장 여건에 따른 가계대출 성장 제약과 마진 하락 압력을 감안하면 올해도 이자이익 정체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비이자이익 확보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DLF, 라임사태 등으로 은행권 전반의 수수료이익 확보가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4대 금융그룹 지난해 순익 11조원 또 ‘역대급’ 실적

한편, 지난해 금융지주사들도 역대급 실적을 올리며 잔치를 이어갔다. 저금리 기조와 대출 규제 등으로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깬 결과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총 11조278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10조5천200억원)보다 4.8% 증가한 규모다.

1·2위 실적을 올린 신한·KB금융은 각각 3조4천35억원, 3조3천118억원의 순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하나금융의 순이익은 2조4천84억원으로 지주 체제 전환 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리금융은 1조9천41억원으로 지주 체제 전환에 따른 회계상의 순이익 감소분(1천344억원)을 더하면 우리은행 시절을 포함해 경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 등으로 어려운 경제여건에 부동산 규제, 기준금리 인하,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경쟁 심화 등 악조건 속에서도 일제히 호실적을 거뒀다.

KB금융은 “은행과 카드의 견조한 이자이익 증가와 수수료이익 성장 등에 힘입은 결과”라고 했고, 우리금융은 “우량기업 대출 위주로 자산을 늘리고 핵심예금을 증대해 수익구조를 개선했고 자산 건전성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이 늘었고 대체로 비은행 계열사, 글로벌 부문의 기여도도 개선됐지만 여전히 수익의 상당 부분을 떠받치는 것은 이자이익이다. 그룹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63∼85%에 이른다.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7조9천827억원으로 전년보다 4.8% 늘었고, KB금융은 3.3% 증가한 9조1천968억원이었다. 하나금융은 5조7천737억원으로 2.4% 증가, 우리금융은 5조8천937억원으로 4.3% 늘었다.

다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수익성은 전보다 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전분기보다 각각 3∼7bp(1bp=0.01%포인트) 낮아졌다.

신한은행 4분기 NIM은 1.46%로 전분기보다 7bp가 낮아졌고, 국민은행 1.61%(전분기 대비 6bp↓), 하나은행 1.41%(6bp↓), 우리은행 1.37%(3bp↓)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차례 인하함에 따라 은행의 예대마진이 낮아진 영향이다. NIM은 은행 등 금융사가 운용자금 한 단위당 이자 순수익을 얼마나 냈는지 보여주는 수익성 지표다.

금융지주의 실적 증가세가 올해에도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노용훈 신한금융 부사장은 콘퍼런스콜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5bp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NIM은 3bp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열 하나금융 부사장은 “기준금리 한차례 인하시 연간 500억∼600억원의 이자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환 KB금융 부사장은 “올해는 저금리 저성장,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은행 중심의 이자이익 성장이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준금리 한차례 인하를 가정했을 때 연간 NIM은 1.6% 내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지주사들은 비이자이익 확대,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WM) 역량 강화,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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