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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 침체 등으로 경영여건 급변
등록일 [ 2020년05월06일 09시51분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예상을 넘어 빠른 속도와 강한 강도로 전 세계를 확산되고 있다. 각국 모두 내수 부진에 직면했고, 글로벌 경기는 침체 가능성 소위 말하는 ‘리세션(Recession·불황)’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모든 나라가 코로나19를 겪고 있다는 점에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충격 강도가 셀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 4월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연 0.75%로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한 말이다.

미 연준 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관광, 제조업 등의 위축 징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월 3일 긴급회의를 통해 연방기금금리를 0.5%p 인하한 바 있다. 연준이 긴급회의를 통해 기준금리 인하한 사례는 지난 2001년 9월(9·11 테러 관련), 2009년 1월(금융위기 관련) 등 8번째다.

이는 코로나19의 실물경제 파급효과와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코로나19의 미 은행 산업 영향 점검’ 자료를 중심으로 미국 은행산업의 현황을 점검해본다.


실물경제 침체, 경기부양 대책 등으로 경영여건 급변

미 은행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실물경제 침체, 미 정책당국의 경기부양 대책(급격한 금리인하 대출금 상환 연기, 신규 대출 확대 등)으로 경영여건이 급변하고 있다. 미 경제의 `20년 성장률 전망 컨센서스는 2월말 0.7~2.0%에서 3월말 △9.0~△0.5%로 큰 폭 하향 조정됐다. 무디스와 피치는 미 은행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미 대형은행들은 대손충당금 적립 급증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급감한 `20.1Q 실적을 발표했다.(WFC -89%, JPM -69%, GS -46%, Citi -46%, BoA -45%, MS -30%) 은행 주가는 종합지수 및 `08년 금융 위기 시보다 가파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은행 위험 파급경로는 △부실대출 증가 → 자산건전성 악화 △커미티드라인 인출&신규대출 증가 → 유동성 감소 △이자마진 감소&대손비용 증가 → 실적 악화 등이다.

자산건전성 악화 : 3월중 미 은행 대출잔액은 기업대출 위주로 큰 폭 증가했다. 연체율은 `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유가 하락과 코로나19 타격이 큰 업종에 대한 익스포저가 큰 은행을 중심으로 상승 전환할 전망이다.

Whiting Petroleum의 파산으로 하이일드 에너지업체의 12개월 누적 디폴트율은 9.9%로 상승했으며, 금년말에는 17%(전고점전고점: `17.1월 19.7%)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업 대출 및 상업용 모기지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경기침체 시 숙박업종은 2년래 10%, 리테일업종은 3.6%까지 상업용모기지 디폴트율 상승 가능성이 있다.

이동제한이 여름내 유지될 경우에는 주거용 모기지도 최대 30% 디폴트 위험이 있다고 Moody’s는 전망하고 있다.

유동성 감소 : 기업의 단기조달금리인 CP금리와 미 국채 금리간 스프레드가 `08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커미티드라인(revolving credit) 이용도 급증하고 있다.

기업들은 3/9일 이후 커미티드라인 등을 통해 은행으로부터 $2,893억억(커미티드라인 $2,215억억, 신규대출 $678억억)를 조달했다. 투자적격등급(IG) 기업은 전체 조달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19년말 은행의 커미티드라인 잔액은 약 $1조로 추정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현금 확보를 위한 커미티드라인 이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커미티드라인 이용 증가는 신규대출 확대, 대출금 상환 유예 등과 맞물려 은행의 유동성 및 자본비율을 하락시킬 소지가 있다.

실적 악화 : 시장참가자들은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 순이자마진 축소, 조달비용 상승 등 은행실적 악화 요인이 늘어남에 따라 `20/`21년 은행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은행들이 현행기대신용손실(Current Expected Credit-Loss) 사전 도입, 부실대출 증가에 대비하여 대손충당금 적립(영업외 비용)을 크게 늘릴 가능성이 있다. 순이자마진은 금리인하 등으로 코로나19 이전부터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준이 코로나19 진정 후에도 낮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순이자마진 개선이 더딜 전망이다.


금융위기 시에 비해 재무제표 크게 개선

미 대형 은행의 재무제표는 금융위기 시에 비해 크게 개선되었으며, 아직까지는 CDS 프리미엄 상승폭도 당시 수준을 크게 하회하고 있다.

은행 재무건전성 개선 : 미 은행의 보통주자본비율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1~16%로 과거에 비해 크게 상승했으며, 단기 유동성규제비율인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100%를 상회하고 있다.

`20.1Q중 대손비용이 급증한 것은 현행기대신용손실 시행 일정에 따라 은행들이 올해부터 현행기대신용손실을 반영하기 시작한 점에도 크게 기인하고 있다.

연준에 따르면 미 대형은행은 보통주자본 $1.3조조, 고유동성자산 $2.9조 등 충분한 자본 및 유동성 버퍼를 보유하고 있다. `08년과 비슷한 수준의 상각이 이루어질 경우에도 자본비율은 `08~`09년의 자본재확충 직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커미티드라인 소진 시의 은행 자본비율 하락 효과도 -1.1%p로 추정되고 있다. 예대율 하락(`08년 97% → `20년 75%), 단기자금 조달비중 축소 등으로 단기유동성도 양호한 편이다. 3월에도 예수금이 대출과 동반 급증하면서 예대율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자금조달 관련지표도 당시 수준을 하회 : 은행의 CDS프리미엄, 단기 조달금리 등은 `08년 금융위기 시와 비교하여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연준 대출창구(Fed Discount Window) 이용 규모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CDS 프리미엄은 연준의 공격적 유동성 공급 대책 발표 이후 재차 하락세에 있으며, `20.1Q 실적 급감 발표 직후에도 대체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여타 단기 유동성 지표들도 미 통화정책의 영향을 받으면서, `20년중 하락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은행들이 최근 연준 대출창구 이용을 재개하였으나, 이는 연준이 세부 이용 내역 비공개 전환 등으로 은행의 이용을 유도한 점이 크게 작용하였으며 금액도 금융위기 시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장기화 시 은행의 경기부양 여력 한계 봉착

현재로서는 미 은행이 시스템 불안보다 수익성 악화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가 다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에는 은행의 경기부양 여력이 한계에 봉착하고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정책당국이 은행의 대출여력 강화를 위해 각종 규제 조치들을 한시적으로 완화했으나, 이로 인해 은행의 건전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발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경우에는 부실자산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미 은행산업 여건을 가늠할 수 있는 요인들로 실업률, 대손충당금, 배당금 등의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 은행이 자사주 매입을 유보한 데 이어 배당금 지급도 중단하게 될 경우에는 은행의 펀더멘털이 견조하지 않다는 시그널을 주게 될 소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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