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소기업 대출 목표액을 당초 49조원에서 59조원으로 10조원 확대하고, 소상공인 초저금리 특별대출 지원 한도도 1조2000억원에서 5조8000원으로 약 5배 증액했다. 효과적인 여신심사를 통해 기업들이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구조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IBK 주요 역할이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서면으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돈줄이 끊기는 기업들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기은의 역할을 충실히 해 실물경제의 버팀목이 되겠다고 천명한 것이다.
윤 행장은 “공직에 있을 때는 거시적인 안목에서 국가 경제 정책을 수립·추진했는데, 은행에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고객에 대한 금융서비스 제공 등 실물경제에 가까운 위치에서 현장을 체감하고 있다”며 100일간의 소회를 전했다.
엘리트 경제관료 출신으로 거시·국제 경제에 정통한 윤 행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이 금융시스템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그는 “우리나라 은행과 금융회사 건전성은 양호한 데다 다른 나라에 비해 재정 여력이 건실하고 충격 흡수 여력이 커서 지금의 위기가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전이될 소지는 매우 낮다”고 진단했다.
윤 행장은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IMF(국제통화기금) 상임이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사, 문재인 대통령비서설 경제수석 등을 역임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과 서울대 경제학과 80학번 동기이자 행정고시 27회 동기다.
윤 행장은 취임 당시 노동조합과 합의한 노조추천이사제 추진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사안으로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노조가 전문성을 갖춘 훌륭한 분을 추천하고 그분이 은행 발전에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사례를 축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기은의 지주회사 전환은 역대 은행장들이 중장기 계획으로 내놨던 과제다. 윤 행장은 “지금으로서는 IBK금융그룹 차원에서 자회사와의 시너지를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지주회사 전환 문제는 좀 더 시간을 가지고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취임 직후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은행을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고 피해기업의 자금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현장을 점검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가 기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코로나19는 경기 침체를 불러와 중소기업 여신건전성 악화, NIM(순이자마진) 하락 등으로 경영에 큰 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며 “일시적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은 지원하면서도 한계기업은 적절한 구조개선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가 진정되고 우리 경제가 정상화되면 새롭게 유입된 고객과 대출 자산이 기은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희망적 전망도 덧붙였다.
윤 행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감안해 핵심성과지표(KPI) 개편도 예고했다. 이미 기은은 지난 3월 대면영업의 어려움, 소상공인 지원 역량 집중 등을 고려해 13개 지표를 중심으로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윤 행장은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에 역량을 모으고 직원들의 업무 부담을 완화하면서도 은행 건전 경영을 도모하는 데 주안점을 둘 계획”이라며 개편 방향을 설명했다.
윤 행장은 최근 라임펀드·디스커버리펀드 지급 유예 사태에 대해 “운용사를 수시로 방문해 지급유예 상황, 피해 소지 등을 최대한 파악하고 본점에서 진행 상황을 고객에게 수시로 안내하고 있다”며 “전무이사를 단장으로 하는 '투자상품 전행 대응 TF'를 구성해 정보 신속 제공, 법률 검토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 중이고, 고객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행장은 “지금의 희망퇴직제도는 다른 공공기관과의 형평성 때문에 보상 수준이 너무 낮아 실효성이 없고 은행도 임금피크 인력을 유지하는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며 “기은뿐만 아니라 다른 국책은행 노사가 함께 개선 방안을 만들고, 노사 간 협의를 바탕으로 정부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은 임금피크 인력은 2019년 말 530명이었지만 2021년에는 1041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윤 행장은 지난달 외부 전문가 출신인 서병기 신임 IBK투자증권 사장을 임명했다. 외부 전문가 기용 확대 여부에 대해 “해당 분야 전문성이 중요한 자회사는 외부전문가 영입이 바람직하다”며 “은행과 업무 관련성이 높고 협력이 필요한 경우 은행 내부 출신이 시너지와 조직 안정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답했다. |
기사최종편집일:2024-04-23 12:18: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