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코로나19 확산으로 크게 위축된 민간소비는 2/4분기 들어 코로나 확산세 진정, 정부정책 등에 힘입어 부진이 완화되었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국내 확산세가 다시 심화되면서 민간소비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딜 가능성이 증대되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될 경우 대면서비스 소비의 위축이 이어지면서 고용 및 소득여건의 개선이 지연되고 소비심리도 빠르게 회복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최근 민간소비 동향
코로나19 직후 크게 위축된 민간소비는 2/4분기 중 다소 회복되었으나 회복 양상은 재화와 서비스 소비 간 상이한 모습을 나타내었다.
재화소비는 정부지원책 등의 영향으로 2/4분기 중 큰 폭으로 반등하였다. 재화형태별(소매판매 기준)로 보면 내구재의 경우 개별소비세 인하, 신차출시 등으로 승용차가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온라인 교육,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컴퓨터, 가구도 상당폭 늘어 소비 증가를 견인하였다. 준내구재는 회복이 제한되면서 전년동기대비 감소세를 나타내었으며, 비내구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였다.
서비스소비도 다소 회복되었으나 재화소비에 비해 회복속도가 완만한 모습을 보였다. 부문별(서비스생산 기준)로는 숙박·음식, 예술·스포츠·여가, 운수·창고 서비스 등에 대한 소비가 코로나19 이후 크게 감소한 후 반등하였으나 여전히 전년동기 수준을상당폭 하회하였다. 반면 금융보험 서비스 등은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내었다.
한편, 거주자 국외소비는 국가간 이동제한, 감염 우려에 따른 해외여행 급감 등으로 크게 위축되었다.
민간소비 회복의 제약요인
경제활동 제약이 완화된 2/4분기 들어 민간소비의 부진이 완화되었으나 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될 경우 대면서비스 소비 부진 지속, 고용 및 소득 여건개선 지연 및 대체소비 확대 관련 불확실성 등이 향후 민간소비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먼저 코로나19가 단기간에 종식되기 어려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확산에 대한 우려가 이어짐에 따라 대면서비스 기피 경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대면활동 위축은 경제활동 제약이 완화되더라도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 등으로 보건상의 안전성이 입증되기 전까지 뚜렷하게 나아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이는 향후 고용 및 소득 여건의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대표적인 대면서비스 업종인 숙박·음식, 교육, 예술·스포츠 등은 여타 산업에 비해 취업유발효과가 높아 고용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향후 대면접촉 최소화, 인건비 절감 등을 위해 자동화·무인화가 가속화될 경우 기존 일자리를 추가로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자영업자 사업소득도 소비심리 개선 지연, 외국인 관광객 급감 등으로 당분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고용 및 소득 충격은 임금수준이 낮은 서비스업 및 임시일용직 근로자,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에 집중될 수 있다. 2/4분기 중 가계소득은 이전소득이 크게 늘면서 전체적으로는 증가했지만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상당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성향이 높은 저소득층의 소득여건 개선이 지연될 경우 경제 전체의 소비 부진을 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코로나19를 계기로 저숙련 근로자에 대한 기업의 노동수요가 줄어들 수 있는 점도 취약계층의 소득여건 개선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대면서비스 및 해외여행 관련 지출 감소가 여타 재화 및 서비스 소비로 대체되는 정도도 향후 민간소비 회복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대면접촉도가 높은 서비스소비가 줄어드는 대신 온라인게임, OTT서비스(Over-thetop) 등 비대면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온라인 구매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이 여타 재화 및 서비스에 대한 대체소비가 증가하였지만 단기적으로는 소비심리 개선 지연 등이 전체 소비의 회복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에 따른 저축 증가는 향후 소비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면서비스 부문 빠른 회복 기대하기 어려워
앞서 살펴보았듯이, 향후 민간소비 경로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상당한 제약요인들이 잠재해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됨에 따라 대면서비스 부문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서비스 업황 부진은 취약계층의 고용 및 소득여건을 악화시켜 소비 부진의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향후 민간소비 회복은 예상보다 더디게 이루어지면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하는 데 상당한 기간이 소요7)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정부의 소득 및 소비 지원정책과 소비위축에 따른 저축 증가 등은 향후 민간소비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사최종편집일:2024-05-16 15:3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