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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법 개정안…취득원가→시가로 변경
등록일 [ 2020년09월28일 17시26분 ]

최근 지배구조 관련 이슈가 있는 기업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며 요동치고 있다. 21대 국회서 보험업법 개정안과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이 쟁점으로 떠오르자 규제환경 변화가 기업의 지주회사 전환 시기를 앞당길 것이란 전망에서다.

특히, 삼성 승계와 관련, 최근 이재용 등이 불구속 기소됨으로써 향후 삼성의 지배구조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검찰은 지난 9월 1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섬 전·현직 임원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의 기소에서 삼성생명과 관련한 이 부회장의 핵심 혐의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을 앞두고 이 부회장이 직접 워런 버핏을 만나 제일모직의 주요 자산인 ‘삼성생명 지분 매각’과 삼성생명의 주요 자산인 ‘삼성전자 주식의 이면약정을 통한 처분’을 논의하고도 합병 관련 투자자에게 이런 위험 정보를 고의로 은폐했다는 내용이다.

이 부회장 공소장에는 이 부회장이 인수 협상자로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정하고 버핏과 구체적인 매각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적시돼 있다. 삼성생명을 사업회사(생명보험·삼성전자 지분 보유)와 지주회사(기타 금융 계열사 지분 보유)로 인적분할해 총수 일가는 지주회사 지배권을, 지주회사는 사업회사 경영권 지분을 확보한 뒤, 버크셔 해서웨이가 지주회사로부터 사업회사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거래가 핵심 내용이다. 여기에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7~10년간 보유하며 삼성에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이면약정도 담겨 있다. 이 거래에는 삼성생명의 주요 자산인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당시 제일모직이 19.34%를 보유한 삼성생명의 지분 가치 판단에 중요한 정보였다.

그런데도 이 부회장은 이런 정보를 투자자에게 알리지 않고, 합병 관련 투자설명서 등에는 오히려 제일모직 주요 자산인 삼성생명 지분을 처분 없이 계속 보유하는 것처럼 기재했다는 게 검찰의 수사 결과다.

또한 삼성생명이 보험계약자 돈으로 취득한 삼성전자 지분을 통해 ‘이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로 이 부회장이 지배력을 행사한다는 비판이 커져 이른바 삼성생명법 등 재벌개혁 입법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 사익을 위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주식 처분을 은밀하게 추진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도 커다란 부담이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계열회사의 주식을 취득원가 기준으로 총자산의 3%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보험업법이 현재 논의 중인 시가기준으로 개정이 이뤄지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이용우 의원(더불어민주당, 고양시정)은 지난 8월 18일 보험회사의 계열사채권 및 주식의 투자한도 산정 시 현재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것을 공정가액을 기준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보험회사가 계열사채권 및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한도가 자기자본의 60%(자기자본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이 총자산의 3%에 해당하는 금액보다 큰 경우에는 총자산의 3%)로 규정되어 있다.

이용우 의원은 “이 한도를 산정할 때 분모인 총자산에서는 공정가액을 기준으로, 분자인 계열사채권 및 주식합계액에서는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며, “이는 IMF사태 이후로 우리나라의 모든 회계처리를 공정가액으로 즉, 시가로 평가하도록 하였으나 유독 보험업권만 계열사 채권 및 주식취득한도산정시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특혜시비 논란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특히 보험회사 자산운용에서 지켜야 하는 자산부채관리(ALM)원칙에 따라 보험금지급만기와 운용자산의 만기를 일치시켜야 함에도 불구하고 취득원가로 평가할 경우 시가와 평가액의 괴리에 따른 위험이 고객에 전가될 위험성이 증가한다는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며 “또한 보험회사가 특정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해도 취득원가 기준으로는 보유에 아무 문제가 없게 되어 포트폴리오 집중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용우 의원이 대표발의한 보험업법이 취득원가 기준을 시가로 변경하도록 개정되면 삼성생명이 가진 삼성전자 주식 가운데 상당 부분을 처분해야 한다.

이용우 의원실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508,157,148주이다.(우선주 43,950주 별도 보유) 지분율 8.51%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의 취득원가는 5,444억 1,750만 7,000원이며, 장부가액은 26조 8,306억 9,741만 4,000원이다. 취득원가와 장부가액이 50배 가까이 차이가 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각종 이슈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크게 반등해 9월15일 종가 기준(61,000원) 31조원 가량으로 삼성생명 총자산(289조원)의 10%가 넘는다. 보험업법 개정안 논의가 본격화할 경우 삼성으로서는 그룹 지배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한 삼성물산 주가도 급등하고 있다. 이는 향후 삼성물산 위주의 지배구조 재편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증권가는 삼성물산에 대해선 선제적 대응이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명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생명은 상당 수량의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야 한다. 이는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분을 취득해 배당 확대와 지주사 전환 등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웠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재편 여부나 발표시점은 예측할 수 없지만 지배구조 재편은 쉽사리 변동이 어려운 대형주 기업가치에 대대적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주가 동인”이라면서 “법안 통과에는 절차가 필요하고 거버넌스 이슈도 지켜봐야 하겠지만 향후 관심이 고조될 여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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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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