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통위는 단기간 내 통화정책 기조 변경 가능성은 제한했으나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했다.
4월 금통위는 국내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으나 코로나19 전개상황에 대한 점검 필요성을 감안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0.50%)
한은 총재는 코로나19 감염자수 증가와 백신 접종 지연 등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에도 불구 올해 3%대 중반 성장률 달성이 가능하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강한 자신감 표명했다. 미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세계경제 성장세 확대 등에 기인한 수출과 설비투자 호조, 내수 회복 조짐으로 경기가 강하게 반등함에 따라 기존 성장률 전망(3.0%)의 상향조정을 시사했다.
또한 코로나 위기를 계기로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경제 성장세가 확대되면서 GDP 갭의 마이너스 폭 축소도 빨라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코로나19 확산 경로의 불확실성으로 잠재성장률 추정이 어려운 점은 사실이나 차기 수정 경제전망 등을 통해 새로운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공개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나아가 금통위 내 경기 회복 흐름 강화로 금융안정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의견이 개진될 수 있는 상황임을 인정하고 다수 위원들이 금융불균형을 우려했다고도 언급했다. 다만 통화정책 정상화에 있어 경제 회복세 안착이 중요하며 채권매입 계획도 이행(상반기 5~7 조원 매입 계획, 현재까지 2조원 매입)할 것이라 언급해 정책기대 쏠림을 방지했다.
시중금리는 매파적 금통위 결과로 상승했으나 추가적인 국고채 단순매입 기대와 대외금리 하락으로 장기금리 상승 폭은 3~5년물 대비 상대적으로 제한했다.
향후 통화전책 방향
금통위 내 통화정책 정상화에 대한 언급은 지난 2월 회의부터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강한 경기 회복세로 금통위 내 매파적 의견이 확대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2월 금통위 당시 고용지표가 크게 부진하고 내수 회복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았던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위원들은 금융안정 필요성에 대한 의견 개진을 강화시켰다. GDP 갭 축소와 물가 상승으로 실질 정책금리가 하락하고 있으며 이는 민간부문의 레버리지 추구 성향을 강화시켜 금융불균형을 누증시키고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음을 우려했다.
한편 지난 2월 회의 이후 수출(3월 수출액 역대 3위 기록)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고,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소매매출과 고용이 호전되는 등 국내 경제는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헬스 등 최근 호조 품목들의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었음은 물론 석유화학(역대 월 최고 수출액)과 일반기계(역대 두 번째 최고 수출액) 등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3월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급등(2019년 3월 대비로도 10% 이상 증가) 국내 카드 승인액도 20% 이상 급등 3월 취업자수 역시 코로나 이후 전년대비 증가 전환됐다.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주식에서 가상화폐로의 가계자금 이동이 부각되고 있는데다 가계부채 증가세와 주택가격 상승세도 강화되면서 금융불균형 누증 부담은 확대됐다. 금번 회의에서 총재는 암호화폐는 적정 가치 산정이 어렵고 가격 변동성이 클 뿐만 아니라 지급수단으로서 활용 가능성도 낮으며 과도한 투자시 금융안정 리스크가 높아진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금번 금통위에서는 금융안정 우려와 함께 경기의 빠른 반등 속에 상대적으로 확대된 통화정책의 완화정도를 조정할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확대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금통위 내 금리인상 소수의견 등장 시기는 백신 보급 속도가 좌우하겠으며,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경제 회복세 안착은 코로나19 불확실성이 해소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금통위 내 인상 소수의견은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 통제가 어느 정도 확실시 되어야 등장할 전망이다. 연준 인사 블러드 총재 등 역시 테이퍼링의 필요조건을 “미국인의 75% 백신 접종을 완료”라고 언급하는 등 코로나 위기 종결 가시화가 통화정책 정상화의 전제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부는 11월까지 전 국민의 70% 접종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목표이나 현재까지 1회 이상 백신 접종을 한 인구 비율은 3% 미만으로 주요국 대비 매우 저조한 편이다. 또한 주요 제약사의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백신 공급 계획과 미국 3차 접종 선언 등으로 미국 외 지역의 백신 수급이 악화되고 있어 집단면역 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경제의 강한 회복에도 불구하고 코로나 통제 지연 등으로 올해는 기준 금리 동결이 유력 인상 시기가 앞당겨진다면 내년 1/4분기가 될 가능성 존재한다. 한은 총재 임기 종료(3/31), 신정부 출범(5/24)에 따른 정책점검 필요로 2/4분기는 정책 휴지기가 될 수 있어 코로나 통제와 경기 회복이 뒷받침될 경우 1/4분기 금리인상도 가능하다.
연준 역시 올해 중순부터 테이퍼링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통화정책 정상화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경우 빠른 백신 보급과 대규모 재정 부양책 등으로 올해 성장률이 6% 이상의 강한 반등을 할 것으로 보여 당초 계획보다 통화정책 정상화 시점이 앞당겨질 전망이다. 3월 FOMC에서는 2023 년까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위원이 과반 이상(17명 중 12명)이나 인상 시점을 앞당기는 위원들의 수가 계속 증가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은 7월이면 전 국민의 90%가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할 것으로 보이며 연준이 강조하고 있는 광범위하고 포용적인 완전고용 역시 경제 정상화와 실업 관련 지원책 축소 대규모 재정 부양책으로 실질적 진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실업급여 등 지원책 축소 및 코로나 통제로 인한 보육 필요 감소 등이 장기 실업자의 고용시장 복귀 유인을 높이는 가운데 일자리 증가에 초점을 둔 정부정책도 고용회복을 유도하고 있다.
테이퍼링 이후 QE 종료 금리인상 수순을 감안할 때 연준 금리인상은 2023년으로 예상되나 테이퍼링이라는 통화정책 정상화 시작은 국내 인상 부담을 완화시킬 전망이다. 과거 연준 테이퍼링은 9개월 가량 진행(QE3 당시 국채/MBS 각각 매월 400억/350억 달러 매입, 현재는 국채/MBS를 800억/400억 달러 매입 중), 기준금리 인상은 저유가 심화에 따른 저물가 등으로 QE 종료 이후 1년 2개월 후 시작했다.
향후 연준 테이퍼링 논의와 국내 추가적인 추경 편성 가능성 등이 금리 상승요인이 되겠으나 1/4분기와 같은 금리 급등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미국 장기금리가 대규모 재정정책과 백신 보급 가속화 빠른 경기 반등에도 불구하고, 금리상승 재료 선반영 및 우호적인 수급 등으로 급등세 진정되고 있다. $2.2 조 인프라 투자안 발표에도 불구 실제 지출은 장기간에 걸쳐 이루어지는데다 증세 등을 통한 재원 조달 계획 공화당 반발에 따른 법안 통과 불확실성 등이 금리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 한편 2~3월 美 국채 매도를 지속하던 일본 투자자들이 회계연도 종료 이후 채권매수를 재개하고 미국의 압도적인 성장 속 글로벌 자금 유입도 더해져 미국채 입찰 호조 지속되고 있다,
한편 경기 회복과 통화정책 정상화에 기반한 시장금리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연준의 테이퍼링 논의와 국내 손실보상제 논의가 금리 상승압력을 부각시킬 수 있으나 1/4분기와 같은 금리 급등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미국 장기 시장금리는 상단으로 인식되어오던 연준의 장기 기준금리 수준까지 상승해 경기회복과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를 상당부분 선반영했기 때문에 금리 상승폭이 제한될 전망이다.
더욱이 수요 측면에서도 글로벌 주가 상승세 완화 및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투자 매력 증가, 한은의 채권매입과 견조한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 등이 금리 상단을 제한할 전망이다.
금통위에서 한은의 채권매입에 대한 의지 표명은 향후 추가적인 추경편성에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 연초 이후 외국인 채권자금은 작년 한해 순투자 규모가 유입되는 등 견조 다만 헤지펀드 자금 유입이 대거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자금유출입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하나금융경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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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4-26 16:07: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