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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전셋값 40% 떨어지면 가구당 평균 1억 이상 보증금 못받아
등록일 [ 2023년01월04일 15시29분 ]

2022년 6월부터 주택 전셋값 하락세가 시작되고 이후에는 하락폭도 확대되고 있어 전세보증금 반환을 놓고 집주인과 세입자 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셋값이 10% 하락할 경우 약 4만4,000가구는 전세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셋값이 40% 수준까지 떨어지면 이런 가구는 약 13만가구까지 늘어난다.

한국은행은 22일 발표한 ‘2022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참고자료로 담은 ‘최근 주택임대차시장 여건 변화가 가계대출 건전성 등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이같이 분석했다.

그 결과, 전셋값이 10% 하락하면 임대가구의 85.1%는 금융자산 처분만으로, 11.2%는 금융자산 처분과 함께 금융기관 차입(대출)을 통해 전세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3.7%에 해당하는 약 4만4000 임대가구는 금융자산 처분과 추가 차입을 통해서도 전세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다. 이 경우 한은은 가구당 평균 약 3000만원이 부족할 것으로 봤다.

또, 전셋값이 20% 하락하면 금융자산 처분과 추가 차입을 통해서도 전세보증금 하락분을 마련하기 어려운 임대가구는 약 7만6000가구로 늘어나고, 가구당 평균 전세보증금 반환 부족액은 5400만원으로 파악됐다.

만약 전셋값이 30%, 40% 수준까지 떨어지면 이런 가구는 각각 약 10만7000가구, 13만가구까지 확대되고 전세보증금 반환에 부족한 금액은 가구당 평균 7600만원, 1억원 이상으로 각각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주택임대차시장 상황

주택 전세가격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2021년 4분기 이후 오름세가 크게 둔화되면서 2022년 6월부터 하락 전환되고 하락폭도 확대되고 있는 모습이다. 반면 월세가격은 전세수요의 월세화 등으로 상승세를 지속하는 등 임대차시장의 여건이 변화하고 있다.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주택가격 상승 기대 약화로 주택매수심리가 위축될 경우 대체로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이동하면서 매매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전세가격은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주택시장에서는 전세가격이 매매가격과 동반 하락하고 월세가격은 상승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이자부담이 크게 늘어 거액의 보증금을 필요로 하는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수요가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전세 공급 대비 수요 상황을 나타내는 전세수급지수가 2021년 12월 이후 공급 우위 기조로 전환되고 최근에는 월세수급지수를 큰 폭 하회하는 등 그 정도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2년 1~9월 전체 전월세거래중 전세가 차지하는 비중도 48.2%로 2021년 대비 8.3%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 전세가격 등락률(전월대비)을 보면, 176개 시·군·구 중 전세가격 하락지역이 2021년 10월에 는 4개에 불과하였으나 금년 10월에는 165개로 하락세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주택임대차시장 여건 변화의 영향

최근 전세가격의 하락은 그간 과도하게 상승하였던 전세가격이 일정 수준 조정되는 양상을 내포하고 있으며 실수요자의 거액 임차자금 조달부담 감소, 갭투자 유인 축소 등을 통해 주택시장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측면이 있다. 반면 전세가격이 단기간내 빠르게 하락할 경우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반환부담이 가중된다.

한은의 분석에 따르면 전체 전세임대가구 중 약 80%가 전세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됐다. 전세가격 하락 지속시 임대인은 보유 금융자산 처분 및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전세보증금 차액을 임차인에게 반환해야 하는데, 일부 임대가구의 경우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 10% 하락시 임대가구의 85.1%는 금융자산 처분만으로, 11.2%의 가구는 금융자산 처분과 함께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서 보증금 감소분을 마련할 여력이 있지만 나머지 3.7%의 가구는 금융자산 처분 및 추가 차입을 통해서도 이를 마련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가구의 반환 부족자금 규모는 가구당 평균 3,000만원 정도로 추정됐다.

특히 투자 목적으로 전세를 안고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의 경우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의 차이가 작은 주택이 투자대상이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택가격 하락 조정시 전세보증금 이하로 주택가격이 낮아지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반환 관련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

한편 임차인 입장에서는 전세가격 하락으로 주택임차를 위한 신규 거액자금에 대한 대출수요는 줄겠으나 대출금리 상승으로 기존 전세자금대출 차입자는 이자부담이 더 늘어나게 된다. 이에 전세 주거 비용이 월세 대비 상대적으로 커짐에 따라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월세수요 증가 등으로 월세가격이 상승하면 기존 월세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을 가중시켜 가계 재무건전성을 떨어뜨리게 된다.

가계대출 건전성에 대한 영향

가계부채 누증 완화 = 최근 주택임대차시장의 변화는 그동안 전세가격 상승과 맞물려 큰 폭으로 늘어났던 전세자금대출의 증가속도를 둔화시키고 기존 전세자금대출의 상환도 촉진함으로써 가계부채 누증 완화에 기여하게 된다. 

전세자금대출은 2017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면서 2021년 상반기까지 30%를 상회하는 높은 증가율을 보이다가 이후 대출금리 상승, 전세가격 하락 및 전세수요의 월세화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큰 폭 둔화돼 2022년 10월에는 8.4% 증가에 그쳤다. 전세자금대출의 상환율(대환 제외)도 최근 들어 반등하고 있는데,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부담 누증으로 상환 유인이 커진 가운데 전세가격 하락으로 전세보증금 하락분만큼 대출이 상환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전세자금대출 건전성 점검

전세자금대출 차주의 특성을 살펴보면, 고신용 및 고소득 차주의 대출 비중이 2022년 3분기말 현재 각각 84.7%, 62.7%로 주택담보대출 차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높지만 저신용 및 저소득 비중은 다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30대 청년층 비중이 58.7%로 주택담보대출 차주(23.8%)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모습이다.

DSR 수준도 31.5%(주담대 차주 60.6%)로 상대적으로 낮아 부채상환능력은 비교적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전세자금대출 연체율 또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을 밑도는 수준에서 대체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기간 중에도 전체 가계대출의 연체금액이 크게 늘지 않고 연체율이 하락할 수 있었던 것은 전세자금대출 위주의 대출 증가세가 컸던 데에도 기인한다. 다만 최근 들어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연체율이 상승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은 주택담보대출과 달리 대부분 보증부로 취급되고 있어 임대인 또는 임차인의 대출 상환의무 불이행시에도 보증기관의 대위변제를 통해 대출금 회수가 가능하므로 대출취급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신용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낮은 대신 보증기관에 관련 신용위험이 집중되는 특징이 있다. 아직까지는 보증기관의 보증공급 대비 대위변제 발생 비율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 들어 전세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임대인이 많아짐에 따라 보증사고 증가로 대위변제가 늘어나고 있다.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위험성 경계해야”

이처럼 최근 주택임대차시장의 변화는 가계부채 누증 완화 등 금융시스템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측면이 있다. 특히 임차인 입장에서는 전세가격 하락으로 전세자금대출 상환이 늘어나는 등 임차자금 조달부담이 감소한다. 반면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반환부담 가중으로 유동성 및 신용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한은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능력이 전반적으로는 양호해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되지만 금리 인상 기조 등으로 주택가격 하락 기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그 위험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우려가 있는 지역, 갭투자자 또는 과다차입자가 보유한 임대주택 등을 중심으로 보증금 반환과 관련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이 경우 주택시장 전반의 위축은 물론 금융기관의 주택관련대출 건전성 저하와 함께 보증기관의 신용보증 채무이행 위험을 확대시킬 수 있다.

한편, 한은은 전세자금대출이 일부 갭투자 자금으로 활용되면서 주택가격 상승 및 주택시장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해 온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대출 목적에 따라 DSR 규제 등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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