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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통화정책·금융기관 자구노력 등 병행돼야"
등록일 [ 2023년01월04일 15시36분 ]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2022년 하반기 들어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서도 양호한 금융기관의 복원력과 대외건전성을 바탕으로 금융중개기능이 원활히 이루어졌지만 일부 단기 자금조달시장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금융시장은 주요국 통화긴축 강화,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됐으며, 회사채시장을 중심으로 신용경계감이 높아진 가운데 우발적인 신용사건이 가세하며 ABCP 등 단기자금시장의 자금중개기능이 저하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금융시스템 불안 상황을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가 금년 10월 위기단계(임계치 22)인 23.6까지 상승했다가 11월 들어 정부와 한국은행의 시장안정화조치 이후 소폭 하락(23.0)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은은 2022년 하반기 이후 대내외 높은 물가상승압력에 대응한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지는 가운데 경제주체의 위험선호 약화 등으로 그동안 누증된 금융불균형이 소폭 축소되면서 금융시스템 내 중장기적 취약성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판단했다.

한은은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가 지속되고 주식, 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폭이 확대됐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큰 비은행금융기관에서 유동성 리스크가 부각되고 복원력도 다소 저하되는 모습을 보였으나 은행부문의 양호한 자산건전성과 복원력에 힘입어 금융기관 전반은 대체로 안정성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전반적인 금융취약성을 보여주는 금융취약성지수1)(FVI)가 지난 2021년 하반기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22년 3/4분기에는 44.9까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성 평가

2022년 하반기 중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부문별로 보면, 먼저 신용시장에서는 민간신용 레버리지가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가계부문의 경우 가계신용 증가세가 상당폭 둔화됐으나 여전히 GDP 대비 높은 수준이다. 

기업부문의 경우 금융기관 대출을 중심으로 기업신용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으나 차입금리가 상승하고 회사채·CP 등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은 제약되는 모습이다. 수익성 등 기업부문의 재무상황은 대체로 양호했으나 금리상승, 원자재가격 상승, 부동산경기 둔화 등으로 인해 건설업·부동산업 등을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일부 저하됐다.

자산시장에서는 채권 및 주식 가격이 높은 변동성을 나타내며 큰 폭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 및 한국은행의 시장안정조치와 금융권의 자구노력 등에 힘입어 금융시장 상황이 점차 개선되고 있으나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므로 가격변수의 변동성이 상시 확대될 위험이 있다. 

아울러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미분양 주택도 증가하고 있어 부동산금융이 부실화될 위험이 높아졌다.

금융기관의 경우 연체율이 낮은 수준을 이어가는 가운데 은행권을 중심으로 자본비율이 규제 기준을 크게 상회하는 등 양호한 복원력을 유지했다. 다만,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자산가격 하락, 은행권으로의 자금 쏠림, 부동산 PF에 대한 부실우려 등이 맞물리면서 시장성수신에 의존하는 증권회사·여신전문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리스크가 다소 높아졌다.

한편, 외환시장에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 달러 강세 등으로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 유입이 둔화되고 금융기관들의 대외자금 조달 여건도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금융기관의 외화자산 투자 확대 등으로 환율의 국내 금융시스템 파급경로가 과거에 비해 강화되고 다변화돼 있어 환율 변동성 확대가 금융기관의 유동성 및 건전성 관리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리스크 요인

한은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이 정책당국과 시장의 노력으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향후 대내외의 작은 충격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들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지속,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에 따른 실물경기 둔화, 자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 및 글로벌 달러유동성 축소 가능성 등이 국내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높은 물가상승압력의 지속으로 주요국의 통화정책 긴축기조 강화가 이어질 경우 시장금리 상승, 원화의 평가절하 및 자산가격 하락세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더해 글로벌 경기 둔화가 심화되어 소득 및 매출이 감소할 경우 취약 가계·자영업자, 한계기업 등을 중심으로 잠재부실이 현재화될 수 있다.

또한 부동산금융 등 민간신용 규모가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우발적 신용사건 발생 등으로 신용경계감이 높아지는 경우 부동산가격이 급격히 조정되면서 차주의 부실화 및 금융기관의 건전성 악화가 초래될 수 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는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로 글로벌 달러유동성이 축소되면서 국내 자본유출입 변동성이 확대되고 우리나라의 대외건전성 악화 및 금융기관의 외화유동성 부족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국내 및 국제사회의 탄소중립정책 기조 강화 및 암호자산시장과 기존 금융시장 간 연계 
성 확대는 중장기적 시계에서 금융안정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책 대응 방향

개별 금융기관의 부실위험 차원이 아닌 시장의 유동성 사정 악화에 대해서는 정책당국의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지적인 유동성경색이 금융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통화정책 기조와 조화를 유지하면서도 미시적 시장안정조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는 시장참가자의 불안을 조기에 해소해 불안 확산에 따른 연쇄적인 손실을 줄임으로써 경제 전체의 손실비용을 줄이고 금융불안이 시스템리스크로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더불어 금융기관의 자구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금융업권 간 협약 체결 등을 통해 경쟁적 자금회수를 억제하고 유동성 상황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대형금융 기관들은 단기자금시장 등 금융시스템 내 원활한 자금순환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아울러 부동산경기 위축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부동산 기업금융의 잠재부실 현재화를 방지하기 위한 중장기적인 정책수단을 마련하되, 이 과정에서 초래할 수 있는 도덕적 해이 가능성도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금리 및 경기둔화 흐름에 대비해 민간부채에 대한 관리 노력도 유지되어야 한다. 부동산 임대업 등 특정 부문에 대한 과도한 신용공급을 제한하는 한편 가계·자영업자의 분할상환대출 비중 확대 등을 통해 기존 차주의 대출 상환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다만, 금융시스템에 지속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취약부문에 대해서는 채무재조정 등 선별적 지원을 지속해야 할 것이다.

금융기관들의 복원력도 제고해야 한다. 특히, 유동성 및 신용 위험이 높아진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 비상유동성 조달 채널을 확충하고 대손충당금 추가적립, 자본확충 등을 통해 손실흡수 능력을 높여야 한다. 은행의 경우 양호한 복원력을 유지하고 있으나, 신용리스크 과소평가 가능성 등을 감안하여 신용위험평가 및 대손충당금 적립 수준 등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으며, 환율 변동성 확대로 인한 리스크가 은행을 통해 금융시장 유동성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외화유동성 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새로운 금융환경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중장기적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탄소국경세 도입 등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정책 강화는 국내 기업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정책당국과 기업들은 선제적인 대응 노력을 강화하여야 할 것이다.

이밖에, 최근 FTX사 파산 사례와 같이 암호자산시장이 기존 금융시장의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므로 금융시장 안정을 도모하고 투자자와 이용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암호자산시장에 대한 규제체계 개선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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