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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채 금리 4.8%…16년 만에 최고치
등록일 [ 2023년10월30일 18시39분 ]

최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8%까지 치솟았다. 16년 만에 최고 기록이다. 시카고옵션거래소 변동성 지수가 12.3% 오른 19.78을 찍었다. 5개월 만에 최고 기록이다.

고금리·고환율·고유가가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물가와 성장, 금융 안정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발 고금리 시대가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원화 가치와 주가가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4일 하루 동안 14원이나 올라 1,363원대로 급등했다. 달러 당 1,445원까지 치솟았던 작년 9월의 악몽이 재현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6개월 만의 최저로 내려갔다.
 
금리 억누르기의 부작용은 부채에 대한 경각심을 이완시킨다는 것이다. 가계와 기업이 빚 무서운 줄 모르면 여러 악영향을 만든다. 가계대출도 부담스럽고 빚을 못 갚는 한계 기업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0.5%에서 3.25%로 올렸던 작년엔 개인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가계부채가 사상 처음으로 7조8,000억원 줄었다. 하지만 올 들어 금리가 계속 동결되자 역설적이게도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영끌 빚투’가 다시 고개 들었고 가계 부채도 10조원 이상 늘어났다.

금리 동결은 경쟁력을 상실한 한계 기업들의 퇴출도 막고 있다. 대기업을 제외한 상장 기업의 40%가 영업 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이른바 ‘좀비 기업’인데도 금리 억누르기 덕에 연명하며 경제의 효율을 저하시키고 있다.

2분기 기준 가계부채는 1,862조 8,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0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더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일부에서 빚을 내 부동산·주식 투자에 나서는 이른바 ‘영끌빚투’가 고개를 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기준 4,141억2,000만 달러로 전달 대비 41억8,000만 달러 감소했는데, 이 달러 대비 원화가치가 1,400원대로 떨어졌던 지난해 10월(4,140억1,000만 달러)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낮다. 금리 동결은 경쟁력을 상실한 한계 기업들의 퇴출을 막는 등 다른 경제·사회적 비용도 키우고 있다.

한편, 경기를 부양하려면 금리를 내려야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금리는 미국보다 2% 포인트나 낮은 상황이다. 반대로 환율에 대응하려면 오히려 금리를 높여야 한다. 

슈퍼 엔저도 한국경제의 복병이다. 원·엔 환율이 100엔에 800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을 정도다. 일본은 수출과 관광이 늘면서 올해 성장률 1.8%를 찍을 전망이다. OECD 전망에 따르면 한국은 1.5%에 그쳐 25년 만에 일본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정부는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전방위로 시장 개입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한훈 차관이 주재한 주요 식품기업 대표 간담회를 열어 물가안정 협조를 당부했다. CJ제일제당·오뚜기·농심·롯데웰푸드·SPC·동원F&B·오리온·삼양·해태제과·풀무원·동서식품·매일유업·LG생활건강·대상·빙그레·샘표식품 등 국내 대표 식품회사 16곳 대표와 주요 임원이 참석했다.

같은 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장영진 1차관이 주재한 ‘공산품 가격 점검 회의’에서 제조 업계뿐 아니라 유통업체까지 불러 물가안정 협조를 당부했다.

농식품부 역시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를 불러 “원가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소화해달라”고 요구했다. 

이같이 꼬일 대로 꼬인 현 경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고통스럽더라도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 인상이란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최근 나오고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 금리를 올릴 경우 저성장이 심화하고 가계부채 상환 부담이 가중할 거란 우려가 있지만, 못지않게 장기간 금리 동결에 따른 부작용과 사회적 비용이 커졌다”며 “결정을 미룰수록 부담이 커지는 만큼 물가안정 차원뿐 아니라 가계부채 등 경제 건전성을 관리하는 측면에서도 금리 인상을 검토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금리를 3.75%로 올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며 “중동 사태가 심화해 물가가 오를 경우 금리 기조를 바꾸자는 견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출과 소비 위축을 감수하면서 한은이 금리를 올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이자 부담이 커지면 일부 한계 차주와 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을 중심으로 대출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고민은 크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등 선진국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한은이 금리를 올려 경기를 더 얼어붙게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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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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