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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불균형 재확대 가능성·금융안정 리스크 평가
등록일 [ 2023년10월31일 09시37분 ]

우리나라의 ‘가계 및 기업 신용/명목GDP 비율’은 높은 수준이다. 주택시가총액은 지난 20여년간 명목GDP보다 빠르게 증가해 글로벌 금융위기시 명목GDP의 2배 수준에서 최근 3배까지 늘어났다.

이와 함께 낮은 대출금리, 규제 완화 등 완화적인 금융여건이 지속되면서 가계신용도 확대됐다. 그 결과, 우리나라 가계신용/명목GDP 비율은 최근의 하락에도 선진국(23년 1/4분기말 73.4%) 및 신흥국(48.4%) 평균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23년 2/4분기말 101.7%e)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체됐던 기업신용/명목GDP 비율은 2018년 이후 시설·운전자금 수요 증가를 비롯해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확대 노력, 코로나19 금융지원조치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상승(23년 2/4분기말 124.1%e)하여 외환위기(113.6%) 및 글로벌 금융위기(99.6%) 당시 수준을 넘어섰다.

최근 주택가격의 반등세가 나타나고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확대됨에 따라 가계부채/명목GDP 비율은 상승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주택가격은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가 2021년 하반기 고점 대비 25% 내외로 하락했다가 금년 들어 상당폭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부터 금년 3월까지 감소했던 가계대출은 4월 이후 주담대를 중심으로 늘어났다. 가계의 대출수요 규모를 추정해본 결과, 향후 3년간 가계부채는 정책대응이 없다면 매년 4~6% 정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명목GDP 성장률이 연간 4% 수준을 보인다고 가정할 경우, 가계부채/명목GDP 비율이 내년부터 재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불균형이 다시 확대될 경우 금융안정을 저해하고 중장기적으로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불균형이 재확대될 경우 중장기적 금융안정 상황을 판단하는 금융취약성지수(FVI)가 재차 높아질 수 있다. 

또한 대내외 여건 급변시 위험회피 강화에 따른 디레버리징 가속화와 자산가격 급락으로 인해 소비 및 투자 위축이 심화될 경우에는 향후 GDP 경로상 하방위험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대출 부실위험에도 불구하고 취약부문 비중이 크지 않고 원리금 상환유예 종료(9월말)의 영향도 제한적이라 대출 전반의 부실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그간의 빠른 대출 증가 등의 영향으로 낮은 수준을 보여왔던 연체율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대출금리 상승, 경기회복 지연 등으로 신규연체가 늘어나면서 오르고 있다. 연체율은 당분간 오름세를 유지하더라도 상승폭이 둔화되고 금융기관의 연체채권 정리규모도 함께 늘어나고 있어 장기평균 수준 정도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가계 및 자영업자 대출에서 연체율이 높게 나타나는 취약차주 대상 대출의 비중은 2023년 2/4분기말 7.1% 정도로 추산된다. 또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중소기업 대출에 대한 만기연장 및 원리금 상환유예 중 상환유예 지원액(23년 6월말 5.2조원, 전체 지원액의 7%)이 크지 않고 충분한 분할상환기간(최대 60개월)이 주어져 부실위험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PF 대출의 경우 정부 대응 등으로 부실 우려가 진정되고, 점차 안정화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은 PF 정상화 지원펀드 및 대주단 협약 등을 통해 부실하거나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에 대한 정상화 및 정리를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로 인해 전체 PF 대출의 90%를 차지하는 은행·보험사·여전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낮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일부 비은행권의 경우 PF 대출잔액 규모 자체는 크지 않으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취약부문의 부실 확대에도 불구하고 금융기관의 복원력은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추정되어 금융시스템 차원의 리스크 확산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가계(자영업자) 및 기업 대출에서 취약부문의 비중은 제한적이나 이들의 부실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 금융업권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현 수준의 1.5~3.0배)에 이르는 경우를 가정하고 자본비율 하락 정도를 시산해 본 결과, 이러한 예외적인 상황에서도 각 금융업권의 평균 자본비율은 여전히 규제기준을 상당폭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은 대출 증가세를 적절히 관리함으로써 향후 금융불균형 확대 흐름을 완화(가계신용/명목GDP 비율 하향 안정화 등)하는 데 정책적 노력을 보다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의 공급속도 조절에 이어 장기 주담대, 인터넷전문은행 대출 등 최근 크게 늘어난 부문을 중점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중장기적으로 차주단위의 DSR 규제를 정착해나가는 가운데, 경기대응완충자본(Countercyclical Capital Buffer, CCyB) 부과(24년 5월 예정)와 함께 거시건전성정책 운영 기조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주택공급을 관리하는 한편, 분할상환 대출 비중 확대 등을 통해 가계부채의 질적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기업신용이 비생산적 부문에 과도하게 유입되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제약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대출 부실 증대 가능성에 유의하는 한편, 특히 비은행권의 경우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신용 경계감이 확산될 경우 자금조달여력이 낮은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유동성위험이 증대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예금인출 사태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은 새마을금고의 경우 경영건전성 개선 노력을 지속하고, 단기 시장성자금 조달 의존도가 높은 일부 비은행금융기관도 자금조달 애로가 증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금융기관의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을 지속적으로 유도해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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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준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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