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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통위는 6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물가·성장 불확실성을 경계했다.
10월 금통위는 주요국의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로 향후 물가 및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을 감안해 기준금리 3.50% 동결을 결정했다. 금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금통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통방문에서는 국내 경제의 소비 회복세가 다소 더딘 모습이나 수출 부진 완화로 완만히 경기가 개선되는 가운데 금년 성장률은 8월 전망치(1.4%)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고용상황은 낮은 실업률과 견조한 취업자수 증가가 이어지며 전반적으로 양호하다고 평가했으며, 향후에도 지난 전망에 대체로 부합하는 완만한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단, 통방문 내 지정학적 리스크·긴축 장기화 영향으로 성장 경로가 하향될 수 있는 점을 추가했다.
소비자물가의 경우 최근 반등세에도 불구하고 기조적 물가 둔화흐름은 유효할 것으로 판단 중이나,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영향 및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에 따른 상방 리스크로 인해 인플레이션의 목표 수렴 시점이 예상보다 지연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석유류와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최근 소비자물가가 반등세를 보였으나, 수요측 물가압력 약화 및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완만한 둔화세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금통위 당시 우려했던 가계부채의 경우, 9월중 증가 폭이 다소 둔화되었으나 주택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이어지며 통방문 내 중장기적 관리 필요성을 시사했다.
한은 총재는 포워드가이던스 변화를 통해 향후 경제의 상/하방 불확실성이 모두 높음을 강조했다.
총재는 금통위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정책 방향에 대한 금통위원 의견 분포가 대외 여건 변화로 인해 기존 가이던스(필요시 3.75% 인상 가능성, 전원)와 달라졌음을 언급했다. 금번 회의에서는 성장 불확실성을 고려해 금리 인하 옵션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1명), 물가위험 확대로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이 강화되었다는 의견(5명)으로 이견이 발생했다.
현재의 한국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금융상황지수, 물가상승률의 둔화 추이 등을 토대로 판단할 때 충분히 긴축적 통화정책 영역에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증가와 관련해 여전히 미시적 정책을 우선시해 대응할 단계임을 언급했으며, 부동산 PF의 경우 시스템리스크로 번지지 않은 채 완만히 조정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시장의 우려를 일축했다.
미국의 중립금리 상향과 재정건전성 우려 등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국내 환경이 다소 차이가 있음을 언급하며 최근의 한-미 장기금리의 동조화 현상에 대한 경계를 표명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와 총재의 물가전망치 상향 가능성 언급으로 발표 당일 시장금리는 상승했다. 10월 18일 가자지구 내 병원 폭발로 유가가 급등하고, 美 대통령의 이스라엘 지원패키지 언급에 미국 재정적자 우려가 확대되며 당일 채권시장은 금리 상승세로 출발했다.
이후 금통위의 금리 동결 결정에도 높아진 국제유가와 환율의 파급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 전망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총재의 언급에 추가 상승 마감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
최근 미국發 장기금리 급등 영향으로 한-미 통화당국의 추가 인상 필요성은 오히려 감소했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Fitch) 과정에서 지목된 재정적자 우려를 시작으로 재무부의 국채발행 확대 계획, 일본은행의 YCC 유연화 등이 맞물리며 美 장기채 투자심리 악화됐다.
이후 9월 FOMC의 점도표·성장률 전망치 상향, 파월 의장의 중립금리 상승 가능성 인정 발언과 견조한 고용·소매판매 등 美 경제지표 호조로 장기금리 상승세가 지속됐다.
아울러 미국채의 주요 투자주체였던 일본과 중국의 매수세 감소와 연준의 양적긴축(QT)에 따른 수급여건 악화, 헤지펀드의 美 국채선물 대규모 매도 등에 약세 폭이 확대됐다.
근래의 장기금리 급등세로 인해 연준 내에서 추가 인상 없이도 긴축 수준이 강화되었다는 의견들이 제기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이 현 수준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증대됐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은 “인플레이션 수준이 여전히 높지만 국채금리 상승이 경제활동을 더욱 억제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 연준은 추가 통화긴축에 좀 더 신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9월 FOMC의사록에서도 추가 인상 신중론이 언급되는 등 연준의 매파적 색채가 다소 완화됐다.
국내 통화정책 또한 물가 목표 진입 시점 지연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금일 총재 발언(한국 기준금리는 충분히 긴축적)과 근원물가의 기조적 둔화 흐름 등을 감안 시 추가 금리 인상보다는 긴축 장기화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단, 시장금리는 중동 리스크의 전개양상과 정책 여건 불확실성에 따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대규모 이스라엘 기습이 감행(10.7일)되고 이후 이스라엘의 전쟁 선포(10.8일)와 반격이 이어지며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다. 배경으로는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강경책, 하마스의 사우디-이스라엘 화해(미국 주도의 관계 정상화) 견제, 중동 질서 변화에 반발한 이란의 하마스 지원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불안 억제 노력(이스라엘 방문·지원 약속)에도 불구 가자지구 병원 폭격(10.18일)이 발생하며 갈등 심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주변 산유국으로의 확전 우려와 중동에 대한 국제 제재 강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
특히, 금년 들어 이란의 원유생산 증가로 유가 상승압력이 낮아졌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란으로의 리스크 확산은 원유 수급여건을 악화시켜 유가 상승압력 자극 우려가 있다.
전쟁 발발 직후에는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금리 하락 요인이 우세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후 갈등이 고조되며 국제유가가 상승하고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을 위한 국채발행 우려가 재부각되며 글로벌 장기금리도 재차 상승세로 전환했다.
과거 중동전쟁 시의 원유 수급 악화 경험 등을 고려 시,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 현실화에 대한 경계심으로 인해 당분간 시장금리의 변동성 확대 국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
기사최종편집일:2024-05-16 15:32: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