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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업 생산이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설비투자와 건설기성 투자도 각각 6%·8%대 감소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산업활동을 살펴보면 생산의 경우 광공업(△3.2%), 서비스업(△0.8%), 건설업(△8.7%)이 감소하는 등 전산업 생산(△2.1%)이 조정받는 모습이다.
지출 측면에서는 소매판매(1.6%)가 준내구재(△2.7%) 감소에도 내구재(3.0%) 및 비내구재(2.4%)가 늘면서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7.8%)와 운송장비(△2.9%)가 감소하면서 줄었고(△6.6%), 건설투자도 토목(△6.0%)과 건축(△9.5%)이 연초 큰 폭 증가 후 반락(△8.7%)했다.
이같은 지표에 대해 통계청은 생산·투자 분야에서의 부진이 연초 호조를 보였던 데 따른 기저효과일 뿐이라고 항변한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나쁜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기획재정부 역시 전산업 생산이 5분기 연속 증가하면서 1분기 국내총생산을 통해 확인된 양호한 경기 회복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3월의 지표는 조정된 모습이지만 견조한 수출 개선세와 1분기 주요 제조업종 실적 호조 등은 제조업･수출 중심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내수도 소매판매･서비스업생산의 전체적인 흐름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차츰 회복되는 모습이며, 최근 방한 관광객 증가와 양호한 소비심리 등은 내수 여건이 개선되고 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의 경우도 건설투자가 선방한 가운데, 설비투자는 연말 큰 폭 늘었던 기저의 영향으로 소폭 줄면서 1분기 국내총생산 실적과 부합하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이같은 전망과는 달리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수출기업보다는 내수기업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월 기업 체감경기는 소폭 상승한 가운데, 대기업은 상승했지만 중소기업은 전월에 비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형태별로는 수출기업은 상승했으나 내수기업은 전월에 비해 하락했다.
기업들의 애로사항으로는 내수부진과 불확실한 경제상황, 원자재 가격상승 등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의 경우 내수부진과 함께 인력난·인건비상승 등 추가 요인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최근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 올해 5월 BSI 전망치가 94.9를 기록하며 기준선 100을 하회했다. 이 전망치는 전월에 비해 3.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 조사에서 5월 부문별 BSI는 모두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 부문 부진은 2022년 10월부터 20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내수·수출·투자의 트리플 악화는 지난 2022년 7월부터 2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 안정됐다지만 여전히 3%대를 기록하고 있는 높은 물가 상승률은 경제를 더욱 불안하게 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 2년간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8.9%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 5년간의 물가상승률(7.0%)과 박근혜 정부 5년간 물가상승률(4.3%)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지난해 농산물이 상승을 주도하면서 3.6% 상승률을 기록한 소비자물가는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3%대를 기록하면서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총선 이후 신선식품부터 가공식품까지 품목을 가리지 않고 가격이 치솟으며 서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급박해지자 정부는 긴급 가격안정자금을 무제한 투입하는 등 물가 잡기에 나섰지만 한동안 고물가 부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제 상황은 한국 경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불확실한 미국 기준금리 향방, 중동 정세의 악화 등 급박한 국제정세 변화로 유가·금리·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결국, 최근 우리경제는 전년도 초저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반도체 수출 증가로 경기 반등 조짐은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고유가·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내수 부진 및 기업 수익성 악화로 경기 회복이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이같은 경제 상황으로 인해 가계와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최근 은행권의 원화대출 연체율이 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2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전월 대비 0.06%p 올라 지난 2019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0.51%를 기록했다.
이처럼 기업들은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중고 지속과 중동사태 악화로 시계 제로의 경영불확실성에 직면해 있으며, 가계와 자영업자들은 내수 부진과 물가폭등으로 인해 더 큰 고통을 겪고 있다.
경제 지표는 ‘경제위기 가능성’을 가리키지만 정부는 ‘견조한 수출 개선세’와 ‘양호한 소비심리’라고 강조한다.
확증편향과 정치 프레임으로,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정부의 상황 판단은 경제상황에 대한 오판을 부르고, 부적절한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끝내 경기를 망가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책기조를 전반적으로 바꿔야 한다.
특히,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대중 교역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최근 대미국, 일본, 아시안 수출이 소폭 증가하고 있지만 그동안 최대 흑자국이었던 대중국 수출이 되살아나야 한다.
이와 함께 경기심리 안정을 위해 대외리스크 대비를 강화하고, 물가·환율 안정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또한, 한국경제 뇌관으로 부상할 수 있는 가계대출에 대해선 취약차주에 대한 채무조정 활성화를 유도하는 등 정책적 보완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
기사최종편집일:2024-05-20 17:28: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