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제4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준비하며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과와 안정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금융연구원은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 성과를 다각도로 분석하고, 신규 인가를 위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했다.
금융소비자 편의성 : 디지털 혁신 성과, 금리 혜택은 부족
연구원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소비자 편의성 제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모바일앱 중심의 간편한 서비스는 금융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으며, 디지털 기반의 혁신 서비스로 은행 이용의 문턱을 낮췄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이후, 모바일앱 사용자 평가가 크게 개선되었고, 이를 통해 소비자 편의성이 높아진 점은 확실한 성과로 꼽힌다. 하지만 소비자 금리 부담을 낮추는 데는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예금 및 대출 금리 현황 = 인터넷전문은행의 예금금리는 도입 초기인 2017~2019년 사이에는 시중은행과 지방은행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후 점차 비슷한 수준으로 낮아졌다.
반면 대출금리는 2022년 이후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을 상회하는 경우가 많아져, 소비자 입장에서 금리 부담이 완화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의 한계 =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목표로 했으나, 실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초기에는 중금리대출의 상당 부분이 정책상품인 사잇돌대출에 의존했으며, 이 중 66%가 고신용자(신용 1~3등급)에게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차별화된 신용평가시스템(CSS)의 고도화는 2021년 이후 금융당국이 이행 실적을 강력히 관리·감독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이는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초기 목표가 실질적으로 지연되었음을 의미한다.
은행산업 경쟁 촉진 효과: 제한적인 성과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은 은행산업의 경쟁 촉진이라는 또 다른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제한적인 성과를 보였다.
가계대출 시장의 집중도 완화 = 가계대출 시장의 시장집중도(HHI)는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이후 꾸준히 하락했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시중은행 간의 경쟁을 심화시키며 일정 부분 기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 대출 시장의 영향 미미 = 반면 중소기업대출 및 개인사업자대출 시장에서는 시장집중도에 유의미한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이 가계금융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유지하면서 기업금융 분야에서의 역할이 부족했음을 보여준다.
시장지배력 지표의 하락 =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이후, 러너지수와 Boone지수 등 시장지배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들이 하락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는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권 경쟁 촉진 정책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강조됐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그 자체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정책적 시사점 : 정교한 심사 기준과 다양한 정책 병행 필요
한국금융연구원은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심사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요소를 중요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교한 신용평가체계 구축 및 실행 가능성 =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차별화된 신용평가시스템의 설계와 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역량은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평가 기준이 되어야 한다.
대주주의 자금조달 능력 및 역할 =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컨소시엄들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금융에 특화된 계획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대주주의 자금조달 능력과 경영 안정성을 철저히 검증할 필요가 있다.
건전성 관리 역량 = 은행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건전성 관리 체계를 철저히 평가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사업 계획의 현실성과 실효성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인터넷전문은행의 도입만으로는 경쟁 촉진 효과가 미미할 수 있으므로, 지방은행 및 저축은행의 대형화와 디지털화를 포함한 다양한 경쟁 촉진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정책이 금융소비자와 사회 전반에 미칠 영향을 사전에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미래를 위한 과제와 기대
인터넷전문은행은 금융소비자 편의성 제고와 디지털 금융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금리 부담 완화와 시장 경쟁 촉진이라는 목표에서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 있다.
제4 인터넷전문은행의 인가는 이 같은 성과와 한계를 면밀히 분석해 더욱 정교한 심사 기준과 정책적 방향성을 수립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당국과 업계는 이를 통해 소비자 혜택을 극대화하고, 금융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기사최종편집일:2025-02-14 10:30: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