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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한·미 상장사의 실적을 분석해본 결과 한국 기업은 거의 모든 업종에 걸쳐 성장성과 수익성이 미국 기업에 뒤쳐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재와 산업재 등 자본재 업종에서 격차가 크고 이는 기업 간 경쟁력 차이보다는 경제 여건의 차이가 주요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은 설비투자 수요와 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나 한국은 재고부담 및 중국의 과잉설비 부담이 여전해 한·미 기업의 실적 차별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 기업의 실적 부진이 지속될 경우, 미국의 금리 인상이 국내 기업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므로 재무안정성이 저하된 기업들의 재무구조 건전화를 지속적으로 유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전통적으로 대출 수요가 높았던 업종들의 업황 회복이 요원함에 따라 향후 새로운 대출수요 발굴을 통한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한·미 상장기업 실적 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한·미 상장사 실적 동향 및 비교
올해 2분기 상장사 실적발표 결과 한국 기업은 미국 기업에 비해 매출 증가와 수익성이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 미국 기업의 경우 매출액 성장세가 점차 확대되고 있으나 한국 기업은 소폭 감소했다. 미국 상장사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0% 증가하여 2013년 1분기 이후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미국기업 매출증가율(YoY, %)은 1.8(3Q.13) → 2.5(4Q.13) → 4.2(1Q.14) → 5.0(2Q.14) 등이다.
반면, 국내 기업 매출액은 저조한 증가세를 보이다 올해 2분기 소폭 감소세로 전환됐다. 한국기업 매출증가율(YoY, %)은 -0.9(3Q.13) → 0.3(4Q.13) → 0.8(1Q.14) → -0.4(2Q.14) 등으로 나타났다.
수익성 = 한국 상장사의 영업이익률은 미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며, 미국 기업의 수익성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는데 반해 국내 기업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올해 2분기 12.4%로 2013년 2분기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사상 최고치(‘11년 3분기 12.9%)에 근접했다. 미국기업 영업이익률(%)은 12.1(3Q.13) → 12.3(4Q.13) → 12.3(1Q.14) → 12.4(2Q.14) 등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기업 영업이익률은 올해 2분기 5.6%로 낮은 수준인데다 소폭 하락하며 2013년 1분기 이후 최저치로 하락했다. 한국기업 영업이익률(%)은 5.8(3Q.13) → 5.7(4Q.13) → 5.8(1Q.14) → 5.6(2Q.14) 등이다.
결과적으로 양국 기업 간 영업이익률의 차이(올해 2분기 6.8%p)는 2005년 1분기 이후 최대 폭(‘12년 2분기 7.1%p)과 유사한 수준으로 확대됐다.
업종별 비교에서도 대부분의 업종에서 한국이 비교 열위를 보였다.
업종별 매출액 = 2013년 이후 업종별 매출액 추이를 비교해보면 대부분의 업종에서 한국이 미국에 비해 매출 증가세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1분기 이후 IT 업종을 제외한 8개 업종의 매출액 증가율이 한국이 미국에 비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IT 업종의 경우 향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매출 둔화 등으로 인해 매출 성장세 둔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IT 업종 역시 단기적으로는 미국 기업 매출증가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기업은 전업종에서 매출액 증가가 나타난데 반해, 한국 기업은 에너지, 소재, 산업재, 통신서비스 등에서는 매출액이 오히려 감소했다.
업종별 수익성 = 양국 업종별 수익성을 비교해보면 모든 업종에서 미국 기업의 이익창출능력이 높으며, 일부 업종에서 그 차이가 과거에 비해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 업종에서 한국 기업들이 미국 기업들에 열위를 나타냈다. 한국 기업들의 미국 기업들에 대한 영업이익률의 상대적 열위는 과거부터 이어져온 현상이나 소재, 산업재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그 차이가 과거대비 크게 확대됐다.
한·미 기업 간 실적 차별화의 원인과 전망
최근 양국 기업 및 업종 간 실적 차이가 확대되고 있는 데는 경제 여건의 차이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실적 차이를 가져오는 요인은 기업 간 경쟁력의 차이 및 거시 경제 여건의 차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실적 차이가 확대된 업종에서 한국과 미국의 경쟁 강도가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쟁력 차이 확대를 실적 차별화의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실적 차이가 확대된 업종은 철강, 화학 등 소재 업종과 조선, 운송, 건설 등 산업재 업종으로 이들은 미국과 경쟁하는 업종이 아니다. 그보다는 양국 업종별 실적 차이는 거시 경제 여건, 특히 투자 사이클의 차이가 주요한 원인이다.
양국의 매출 증가나 수익성 차이가 크게 확대된 업종은 고정투자와 관련성이 높은 철강 등 소재 업종과 기계, 건설, 운송 등의 산업재 업종이다. 미국의 경우 자국 내 수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반면, 국내 기업들은 내수뿐 아니라 수출 수요에 영향을 크게 받고, 특히 소재, 산업재 업종의 경우 중국의 투자 사이클에 매우 민감한 편이다. 미국은 가동률(올해 7월 79.2%)이 금융위기 이전 수준(‘04.01~’08.09 평균 79.5%)을 회복하면서 설비투자 증가세가 확대되고 자본재 업종 매출 및 수익성이 개선됐다.
그러나 한국의 자본재 업종은 국내 전방산업 성장성 정체 및 중국 중심의 해외 수요 부진에 따라 매출액이 정체 또는 감소했다. 일례로 국내 철강 산업의 수요는 내수부진 및 수출 정체에 따라 2011년 이후 2년 연속 감소했다.(2011년 85.5백만톤 → 2012년 84.6백만톤→ 2013년 81.0백만톤)
또한 자본재 업종은 중국이 구조적 과잉설비 문제에 직면해 있어 국내 업체들과 중국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었으며, 이로 인해 수익성이 하락했다. 중국 정부는 중국내 과잉설비에 대응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해외 수요 확보를 제시했다. 이로 인해 중국 기업들이 수출에 나서면서 한국 기업과 같이 역내에 있는 동일업종 기업 간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국내 제조업체의 평균 가동률은 78%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나 대내외 경기회복이 매우 완만하여 투자 수요를 자극하기에 부족하고, 자본재 재고율은 2010년 말부터 2013년 말까지 상승한 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외형 및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
경제 여건 상 국내 자본재에 대한 수요가 단기간 내에 과거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운 반면, 미국은 양호한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미 기업간 실적 차별화 역시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국내외 수요 정체에 따른 국내 기업의 고정자산회전율 저하 등으로 국내 설비투자 유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기업 고정자산회전율(%)은 268.8(‘10) → 263.2(’11) → 260.8(‘12) → 256.5(’13)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과잉설비 해소는 단기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고, 국내 자본재 업종의 수출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어 수익성 및 성장성 회복이 단기간에 나타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WSJ의 최근 보도3)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건전성과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가동률은 80% 수준이나, 중국 제조업 전체의 가동률은 여전히 7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산업 과잉공급 해소를 정책 우선순위에 두고 있으나 가동률 회복이 더딘 점으로 미루어 정책 실행 강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한국의 대중수출 증가율은 최근 3개월 연속 전년동월대비 감소세를 기록했으며, 자본재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서서히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대중수출 증가율(YoY, %)은 2.3(‘14.4월) → -9.4(5월) → -1.0(6월) → -7.1(7월)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미국은 기업들의 외형 성장과 더불어 기업 대출이 회복세를 보이는 등 투자 확대를 위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어 향후 자본재 업종의 업황 개선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다. 미국 기업대출 증가율(YoY, %)은 10.1(‘14.4월) → 10.6(5월) → 10.4(6월) → 10.9(7월) 등이다.
향후 시사점
향후 국내 기업실적의 회복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미연준이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경우 국내 기업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의 고용시장 및 여타 경제지표가 꾸준히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미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 실업률은 올해 4월부터 연준이 정책 기준으로 제시했던 6.5%를 하회하고 있다. 미국 실업률(%)은 6.7(‘14.3월) →6.3(4월) → 6.3(5월) → 6.1(6월) → 6.2(7월) 등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올해 2분기 GDP 성장률은 4.2%를 기록해 1분기의 부진이 일시적이었음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 GDP 성장률(QoQ, 연율화, %)은 4.5(3Q.13) → 3.5(4Q.13) → -2.1(1Q.14) → 4.2(1Q.14) 등으로 나타났다.
8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국내 정책 여건은 미국과 상이하나 미연준의 금리인상 등 출구전략이 본격화되면 국내외 금리 상승이 불가피하고 기업들의 자금조달비용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미 간 경기 차이에서 기인한 기업실적 차별화가 장기적으로 심화되는 경우, 금리 상승이 기업 재무건전성에 미치는 영향도 차별화 될 수 있다.
경기가 양호한 미국은 금리 상승에 따라 자본비용이 증가하더라도 수요 증가에 따른 이익 증가가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한국 기업은 수익성 회복이 더딘 상태에서 이자비용만 상승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올해 2분기 실적이 발표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국 상장사의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추이를 보면,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추가적으로 취약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된다. 분석대상 기업들을 부채비율을 기준으로 5분위로 나눴을 때, 재무구조가 취약한 5분위에 속하는 기업군의 부채비율은 260.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또한 부채비율 5분위 기업군의 이자보상배율(올해 2분기 0.27배)이 1배 이하에서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 입장에서는 전통적으로 자금 수요가 컸던 업종들의 업황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향후 새로운 대출 수요처 발굴을 통해 대출 포트폴리오를 보다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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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최종편집일:2024-05-03 09: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