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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금통위 결과 분석 및 향후 전망

등록일 [ 2015년01월05일 11시30분 ]

10월 금통위는 지표 부진과 경제주체 심리 개선 등을 고려해 8월에 이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했다.
10월 금통위는 마이너스 GDP갭의 해소 시기 지연 가능성과 물가 상승압력 약화, 경제주체들의 심리 개선 부진으로 인한 성장 하방위험 확대 가능성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수준인 2.00%로 인하했다. 금번 금리 인하에는 한 명의 금통위원이 금리 동결 의견을 주장하며 이견을 표명했다.
한편 한은 총재는 2.00% 기준금리 수준이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에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으로 판단했으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시사는 제한했다. 다만 유로존 경기 침체 가능성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현했다.
금통위 직후 시중금리는 장기물을 중심으로 하락하였으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며 전구간에서 전일 대비 보합권으로 마감했다. 금통위 당일 금리 하락폭은 국고1년 -0.4bp, 국고3년 +0.6bp, 국고10년 -1.3bp 등이다.
경제지표는 소비를 중심으로 다소 개선되었으나, 설비투자 등이 여전히 부진하고 경기 회복 강도는 미약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8월 전산업생산은 자동차업계 파업, 조업일수 감소 등으로 인한 광공업생산 부진(-3.8%, MoM)의 영향으로 3개월만에 하락세로 전환한 가운데, 설비투자가 큰 폭 감소(7월:3.4% → 8월:-10.6%, MoM)하며 투자 부진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한편 소매판매 증가폭이 확대되는 등 경기는 소비를 중심으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선행지수 또한 건설수주 증가 및 고용상황 개선 등에 힘입어 상승하고 있다. 하락세를 이어가던 제조업BSI는 소폭 개선되며 기업 심리 위축 장기화 우려가 일부 완화되었으나 소비자심리는 보합(8월: 107 → 9월:107)에 그치는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 회복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CPI 상승률 둔화가 심화되고, 근원 인플레이션이 하락함에 따라 저물가 장기화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측 물가 상승압력 약화, 국제 유가와 농산물 가격 안정 등의 영향으로 3개월 연속 둔화되며 1.1%(YoY)를 기록했다. 특히 디플레이션 논쟁에 대한 반박의 근거였던 근원 인플레이션이 여행비 하락과 기저효과에 의해 큰 폭 하락하며 저물가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증대하고 있다.
아울러 수출입 물가상승률 역시 상당기간 마이너스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8월 생산자 물가 또한 마이너스로 반전(7월: 0.2% → 8월:-0.2%, YoY)됨에 따라 근원인플레이션 및 CPI의 상승압력은 제한적인 수준이 그칠 전망이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

한은 수정 경제전망, 2014/2015년 경제 성장률 및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기존 예상보다 심화된 2분기의 경기 부진 및 3분기의 미흡한 소비 개선과 설비투자 부진 등을 배경으로 금년 성장률을 3.9%에서 3.5%로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수출부문 증가세가 휴대폰 수출 부진 및 현지 부품 조달 확대 등에 의해 크게 둔화됨에 따라 수출 기여도가 내수 기여도를 밑돌 것으로 전망했다.
2015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글로벌 경기 부진 가능성 및 정부의 경기부양책 효과(0.2%p 성장률 제고) 등을 종합 고려해 4.0%에서 3.9%로 조정했다. 그러나 한은 총재는 정부의 경제대책과 확장적 예산편성 효과 등을 제외시 최근 경기회복 모멘텀은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금년 물가상승률 전망 역시 농산물가격 및 국제유가의 하락세 장기화 등에 의한 상승압력 약화에 의해 기존 1.9%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2015년에는 수요측면의 물가 하방압력 완화, 농산물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물가 상승압력이 다소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4%로 조정했다.
한편 향후 성장경로 상에는 투자심리 회복 지연, 세수부족, 지정학적 리스크 등 하방 리스크가 다소 우세하다고 평가했으며, 마이너스 GDP 갭의 해소는 기존 전망대로 내년 하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시기는 다소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10월 금통위는 마이너스 GDP갭의 장기화 가능성을 우려하며 GDP갭의 적정 균형 수준 회복을 위해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GDP 갭 해소 시기 이연 및 대외 하방 리스크 확대 가능성 등은 금리 인하의 배경이 되었으나, 정책 실효성 논란 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금통위는 '15년 경제성장률을 3.9%로 전망함에도 불구하고, 성장 모멘텀 확보 및 대외리스크 확대 가능성 등을 고려해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와 동일한 수준인 2.00%로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한편 경제의 구조적 불균형 문제로 통화정책 파급효과가 제한되는 상황에서, 금리인하로 인한 가계소득 증가 및 소비 증대 가능성 또한 높지 않다는 점에서 금리인하의 실효성 논란이 부각되고 있다. 이성태 前 한은 총재 역시 저물가와 저성장을 해결하기 위해서 통화정책보다 고용과 분배를 개선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기준금리 인하와 새 경제팀의 경기부양책 등 일련의 정책들이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개선에 집중하기보다는 현재의 저성장 국면을 해소하기 위한 단기적 방안에 치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경제의 구조적 개혁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상당기간 저성장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가계부채 문제 및 내외 금리차 축소로 인한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은 추가적인 통화 완화정책을 제약하는 요인이다. 기준금리 인하와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 이후 8월과 9월의 가계대출이 큰 폭 증가한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하로 가계부채 증가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주택시장 상승 기대가 확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계대출이 크게 증가할 우려가 적다고 언급했다.

최근 가계대출이 자영업자의 사업자금과 생계형 자금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계부채 질이 악화될 소지가 존재하는 등 향후 가계부채 문제를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 현재의 주택금융규제 완화 조치와 금리인하는 기존 부채 보유자들의 디레버리징을 유도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달러화 강세에 대한 기대와 맞물린 내외 금리차 축소는 외국인 채권 자금 유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추가 금리인하는 제한적일 전망이다. 한편 외국인 자금 유출을 우려한 금리 하한 수준에 대한 논쟁이 불거지고 있으나, 한은총재는 자본유출을 우려한 금리하한의 보수적 운용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유로존 경기 침체 가능성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은 향후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를 재부각시킬 가능성이 있다. IMF는 10월 경제전망을 통해 유로존 경기침체 가능성, 지정학적 위험, 美 통화정책 정상화 등의 글로벌 경제의 하방 리스크 확대를 감안하여 세계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14년: 3.4%→3.3%, '15년: 4.0%→3.8%) 2015년 미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은 상향(3.0%→3.1%), 유로존(1.5%→1.3%)과 일본은 하향 조정(1.1%→0.8%), 중국은 유지(7.1%)했다.

아울러 OECD, World Bank 등 역시 유로존 등 일부 국가의 저물가·저성장 고착화 등 경제 부진이 글로벌 경제 성장을 제약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특히 IMF는 유로존이 6개월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38%라고 경고했으며, OECD는 유로존 구조개혁을 촉구 하는 등 유로존의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에 따라 독일 주요 경제지표 부진을 중심으로 한 유로존 경기 침체 가능성,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제 둔화, 일본 경기 재둔화 가능성 등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독일의 8월 산업생산(-1.5%, MoM)과 8월 수출(-5.8%, MoM) 증가율이 모두 '09.1월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유로존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확대는 국내 경제의 하방리스크를 확대시키며 향후 추가 금리인하 기대를 부각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주요국 완화정책 기조 지속은 국내 시중금리의 반등 압력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ECB는 유로존의 경제침체 및 디플레이션 우려를 배경으로 통화 완화정책을 상당기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글로벌 경기 둔화에 의한 주요국 통화 완화정책 기조 지속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시중금리 또한 반등 압력이 상당기간 제한될 전망이다. 9월 금통위에서 일부 위원은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 역시 금리를 대외 수준에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글로벌 차원의 양적완화 추세 지속은 국내 통화정책의 운신폭을 확대시켜주는 배경이 될 전망이다. 美 연준 역시 9월 FOMC에서 세계 경제성장 둔화와 달러 강세 등을 우려하며 초저금리 정책 지속을 결정한 것으로 나타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약화된 상황이다. IMF는 美 통화 긴축이 채권가격 급락의 트리거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 OECD는 주요국 완화정책 기조 유지를 권고한 상황에서 美 통화정책 정상화에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채권시장은 유럽의 경기 둔화 우려와 연준의 금리 인상시기 지연 가능성 등을 배경으로 강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美 국채 10년물 금리는 10.15일 장중 1%대를 기록했다.
금번 금리인하 이후 상당기간 동결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향후 유로존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등 대외 리스크가 확대된다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금통위의 8월과 10월 기준금리 인하 단행은 정부의 강한 정책주문이 단초가 되었다는 점에서 정책 공조를 넘어선 금통위의 독립성 훼손 및 신뢰성 약화에 대한 논란이 부각됐다. 또한 한은의 지속적인 전망 하향 조정은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명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독립성 침해 논쟁의 빌미로 작용했다.
한편 금통위가 하반기 중 금리인하를 두 차례 단행한 상황에서 당분간 추가 금리인하를 통한 정부와의 정책공조 가능성은 제한될 것으로 판단되며, 상당기간 금리 동결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유로존의 경기 침체 우려 확대, 중국의 성장률 둔화, 엔화 약세로 인한 기업 실적 부진 우려 증대 등 대외發 리스크가 확대된다면 내년 중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재부각될 전망이다. 한편, 최근 엔/달러 환율과 원/달러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엔화 약세 및 원화 강세로 인한 기업 실적 우려는 일부 완화된 상황이다.
다만 美 금리 상승으로 인한 내외 금리차 축소 및 자금 유출 가능성, 가계부채 악화 우려 심화 등 대내외 여건이 조성되지 않는다면, 통화정책의 운신폭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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