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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금통위 결과 분석 및 향후 전망

등록일 [ 2015년01월05일 14시53분 ]

금융통화위원회는 엔저 우려에 따른 국내 경기회복의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인하의 정책효과 점검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11월 금통위는 엔저 우려 및 심리 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지난 두 차례(8월과 10월) 금리 인하에 대한 정책효과 점검 필요성, 글로벌 경기 여건 변화의 확인, 가계 부채 증대 우려 등을 고려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폭과 속도에 대해 면밀히 검토할 것을 강조하면서, 향후 정책방향이 금융시장 안정에 중점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아울러 한은 총재는 최근 환율 변동이 경기의 불안요인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다양한 점을 고려해 금리조정을 통한 엔저대응의 한계를 지적했다. 또한 현 기준금리 수준이 경기 회복을 지원하기에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이라는 견해를 유지했다.
11월 중순 엔저 심화 우려로 하락세를 이어갔던 시중금리는 경제부총리의 금리조정에 대한 중립적 발언과 만장일치 금통위를 계기로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되며 반등했다.(국고3년 금리 11.6일: 2.08% → 11.13일: 2.21%) 금통위 당일 외국인은 국채선물(3년)시장에서 대규모 순매도(10,698 계약)로 대응했다.
주요 경제지표의 개선세는 제한적인 가운데, 경제주체들의 심리 회복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3/4분기 GDP 성장률은 민간소비 반등세 등에 힘입어 전기 대비 0.9%(YoY 3.2%)를 기록했으나, 수출이 현지생산 증가 및 對中 수출 위축 등에 의해 둔화되고, 설비투자가 전기 대비 하락세로 반전하는 등 성장세는 제한적이다. 부문별 성장률(괄호 안은 2Q 성장률, QoQ, %): 민간소비 1.1(-0.3), 건설투자 2.9(1.4), 정부소비 2.2(0.3), 설비투자 -0.9(1.1), 수출 -2.6(1.7) 등이다.
9월 산업생산은 건설업 부진으로 -0.9%(MoM)를 기록하며 2개월째 하락세를 지속했고 소매판매는 이른 추석의 영향으로 3.2% 하락했으나,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증가했다.(8월:-10.8% → 9월:13.2%, MoM)
아울러 제조업 업황BSI는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경영환경 불확실성, 실적 악화 등을 배경으로 반락하여 연중 최저치 기록(9월: 74 → 10월: 72)했으며, 소비자 심리지수(9월: 107 → 10월: 105) 역시 하락해 경제주체들의 심리 회복세가 둔화됐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소폭 반등했으나, 근원 인플레와 기대 인플레는 하락하며 저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10월 소비자 물가상승률(1.2% ,YoY)은 지난달 대비 0.1%p 반등했으나,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의 하향 안정세 등에 의해 여전히 1% 초반대를 기록했다. 아울러 근원 인플레이션(1.8%)은 서비스 및 공업제품 가격 안정세 등에 의해 하락하였고, 장기간 2.8% 수준을 지속하던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하락했다.
한편 10월 금통위 의사록에서는 저물가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드러냈으나, 금번 기자 간담회에서 한은 총재는 구조적 요인에 의해 적정 인플레이션 수준이 하향되었음을 강조했다. 지난 금통위에서 일부 위원은 물가상승률이 1% 미만으로 하락시 정책 대응이 어려워질 가능성을 우려한 바 있다.
美 연준은 시장 예상대로 10월 양적완화를 종료한 가운데, BOJ는 예상 밖의 양적완화를 단행함에 따라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10월 FOMC에서는 시장의 예상대로 양적완화를 종료하고, ‘상당기간’ 초저금리 정책기조를 유지함에 따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연준이 美 고용과 경기상황에 대해서 이전보다 낙관적으로 평가해 시장은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했으나, FOMC 당일 美10년 금리는 2bp 반등에 그쳤다.
한편 10월 말 BOJ가 디플레이션 해소 지원 등을 배경으로 예상 밖의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에는 엔저 심화에 대한 우려가 증대되고 있다. BOJ는 10.31일 소비세율 인상 효과를 제외한 '14년 CPI 상승률을 1.2%로 전망하는 가운데, 디플레이션 우려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예상 외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다만,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엔저로 인한 경제 전반의 우려는 다소 과도한 수준이라 평가하며, 엔저 가속화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

환율 변동에 의한 경기 불확실성 확대에도 불구, 금리 인하를 통한 엔저 대응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BOJ의 전격적인 양적완화 단행 이후 원/100엔 환율은 하락세를 지속함에 따라 엔저 심화에 대한 수출 둔화 등의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한편 10월 금통위 역시 민간소비와 기업 투자 개선이 미약하고 경제성장에서의 수출 기여도가 낮아진 상황에서 엔저 심화로 인한 수출 악화 및 경제성장 제약 가능성을 우려했다. 특히 과거 원/엔 환율 하락 시기에는 중국의 고성장 및 양호한 세계 경기를 기반으로 수출이 확대됨에 따라 엔저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되었으나, 최근에는 중국과 유럽을 비롯해 글로벌 경기가 부진한 상황에서 엔저의 부작용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아울러 중국 시장에서 한·일의 수출 경합도가 80%에 달하고 있으며, 특히 컴퓨터와 정밀기기, 통신기기 등에서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엔저에 대한 대응은 금리 조정이 아닌 외환시장을 통해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정책 노력이 강화될 것으로 판단되며, 한은 총재 역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가격 경쟁력이 확보됨에 따라 엔저로 인한 부담이 완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과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엔화 약세가 동반된 시기(2000~2001년)에도 원/엔 동조화를 통해 원/달러 환율 상승을 통해 수출 둔화 위험을 완화시키며 엔화 약세에 대응했다.
한편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부채의 경우, 급증세 지속 여부 및 부실화 가능성이 향후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함에 따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국내 가계부채는 꾸준히 증가세를 유지하여 '14.6월말 1,040조원(가계신용통계 기준)에 달하고,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13년말 160.7%(자금순환 기준)으로 '12년 OECD 평균 137.8%을 크게 상회하며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한편 자영업자의 기업대출 등을 감안한 실질 가계부채 규모는 공식통계보다 크며, '14년 하반기 두 차례의 금리인하와 주택금융규제 완화로 부채 규모는 급증했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10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저금리와 주택금융규제, 주택 거래 호조(10월 아파트 거래량 '08.4월 이후 최고치)를 배경으로 6년래 최대폭 증가했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는 3.6조원('14.6월)→ 3.1조원(7월)→ 5.0조원(8월)→ 4.3조원(9월)→ 6.9조원(10월) 등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한은 총재는 가계대출이 주담대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고,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확산될 가능성이 낮아 가계대출 급증 현상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주택금융규제 완화 이후 은퇴 계층의 주담대 수요가 큰 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들 계층은 부채 증가율 대비 소득 증가율이 낮고 해당 자금 용도 또한 주택구입 외 목적이라는 점에서 가계부채의 부실화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중 50대/60대 이상 차주의 비중은 '09년 26.9%/15.1% → '14.3월 31.0%/19.7% 등의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한은 역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 본격화 및 자영업 진출 확대와 맞물려 주택금융규제 완화 및 저금리 상황이 은행 주담대를 구조적으로 확대시킬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영세 자영업자 중 55세 이상 자영업자의 비중는 27.2%(2000년) → 38.8%(2012년) 등이다. 자영업자들의 주담대 대출 용도는 주로 사업자금 마련 혹은 생계 자금 마련이 주목적으로 나타났다. 특정 계층의 가계대출 부실화는 여타 부문으로 금융 시스템 리스크를 전이시키고,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해 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가계부채 증대는 향후 소비를 위축시키고, 장기적으로 성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은 원리금 상환 부담, 노후자금 마련, 전월세 증가 등의 이유로 가계수지 흑자율 확대에도 불구하고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가계부채 수준 고려시, 향후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가중시켜 중기적으로 소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금번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중의 감소에도 원리금상환 비중은 증가하며 원금상환을 하고 있는 가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가처분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액은 19.1%('13년) → 21.5%('14.3월) 등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가계부채 증가가 소비위축과 디레버리징을 유발하여 성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 시각을 통해 정책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
금통위는 금융시장 안정에 중점을 두며 상당기간 동결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가계부채 문제의 악화 가능성이 통화정책의 최대 제약요인으로 작용하며 정책운신폭을 제한할 전망이다. 아울러 美 테이퍼링 종료 이후 내외금리차 축소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가능성,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 역시 향후 금리 동결의 배경이 될 전망이다. 美 10년과 국고 10년 금리차(기말, bp)는 93.0('14.1월) → 63.8(6월) → 43.1(11.13일) 등이다.

한편 추가적인 경기 모멘텀 확보를 위해서는 추가 금리 인하보다 미시적 정책 조정 및 경제 전반의 구조 개선 노력 강화 등의 필요성이 증대될 전망이다. 통화증가율의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통화승수는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한은 총재는 금리정책의 파급효과를 제약하는 요인으로서 경제 구조적인 경직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시장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지속될 가능성이 커, 시중 금리의 반등압력 지속 가능성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환율 변동에 의한 경기 불확실성 확대, 중국과 유럽 등의 경기 둔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수출 둔화와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회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2014년 3.5%, 2015년 3.9% 등이다.

아울러 엔저 우려와 더불어 경기 취약업종과 비우량 기업의 업황 부진 및 수익 양극화 지속 등으로 기업들을 비롯한 경제주체들의 심리 회복 개선 또한 제한적일 전망이다. 또한 기업 실적 편중 등의 양극화는 고용과 임금, 설비투자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성장잠재력을 저하시키는 문제 또한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다.
저물가 장기화 우려 역시 추가 금리인하 기대를 부각시킬 가능성이 높아, 시중금리의 상승 추세로의 반전은 상당기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은 총재는 글로벌 차원에서 물가 목표 달성이 어려운 점을 언급하며, 저물가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을 인정하고, '16년 물가목표 설정에 물가상승 압력을 제한시키는 구조적 요인들을 반영하겠다고 언급했다.

내년 1분기 중 경제지표 부진 등의 영향으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기대가 재부각될 가능성이 크나, 가계부채 및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 등으로 통화정책의 딜레마가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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