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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기업이 상향조정된 기업 수를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금융지주 계열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기업 신용등급 동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신용평가회사인 한국신용평가가 올 상반기 중 신용등급을 변경한 33개 기업 중 하향조정된 업체가 23개로 상향기업 수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한국기업평가는 신용등급 하향기업 수 대비 상향기업 수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인 0.27배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기업들은 해운·항공 등 운송업종과 건설업종이 주를 이뤘다.
최석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신용도 전망이 '부정적'으로 부여된 기업군에서 우선적으로 하향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국내기업 신용등급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 내용을 요약한다.
국내 기업 신용등급 전반적으로 하락세 보여
국내 신용평가사들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중 국내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기업 수가 상향 조정한 기업 수를 상회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에 따르면 신용등급 상하향 비율(=상향 기업수/하향 기업수)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인 0.27배로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의 경우 상반기 중 신용등급이 변경된 33개 업체 중 하향된 업체가 23개로 상향 업체 수를 크게 상회했다.
업종별로는 해운, 항공 등 운송 업종과 건설 업종이 하향 업종의 주를 이루었으며, 상향조정은 음식료, 전기·가스 업종 등에 고르게 분포하며 업종별 편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금호타이어 등에 대한 신용등급 상향 조정이 있었으나 조선, 건설 등의 대형 업종을 중심으로 한 신용등급 하락 및 향후 전망의 하향 조정이 계속되고 있는 등 하반기 들어서도 기업 신용도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신평은 올해 9월 중 금호타이어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상향 조정했다. 반면, 한신평과 한기평은 9월 들어 동부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B+에서 B-로 두단계 강등했으며, 이후 한기평은 한화건설의 신용등급을 A0에서 A-로 한단계 강등했다.
또한 한기평은 올해 9월 상반기에 대규모 적자를 낸 현대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업체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현대중공업: AA+ → AA / 대우조선해양: AA- →A+ / 한진중공업: BBB+ → BBB) 기업 신용도 하락에 따라 투자등급(BBB 이상) 회사채 비중은 80%대로 하락했다.
최근 신용등급이 조정된 주요 기업들에 대한 신평사들의 평가를 요약해보면 비재무적 요인보다는 재무적 요인 변화가 신용등급 조정의 주요인이다. 기업의 신용등급은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현금흐름 적정성 등 재무적 요인과 시장 및 경쟁 상황, 지배구조, 사업포트폴리오 등 비재무적 요인을 통해 산정되는데, 신용평가사들이 밝힌 최근 기업들의 신용등급 변동 사유를 보면, 비재무적 요인보다는 재무적 요인이 주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사들의 경우 신용등급 하향 조정 사유는 실적과 재무구조의 악화다. 한기평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글로벌 1, 3위 조선사이나, 심각한 장기업황 부진에 따른 경쟁 심화로 수주환경이 크게 악화되면서 수익성이 저하되었다고 지적했다. 불황기에 점유율 개선을 위해 공격적으로 저가수주에 나섰기 때문에 중단기적으로 손익 및 현금흐름의 개선이 어려울 전망이다.
반면, 한신평은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금호타이어에 대해 우수한 시장지위에 기반한 안정적 사업구조와 수익성 및 재무구조의 개선 추세 등을 고려해 평가등급을 상향했다고 언급했다. 해당 기업의 시장 지위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는 수익성 및 재무구조의 개선이 신용등급 변화의 주요인이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국내 기업들의 재무적인 측면, 즉 실적과 재무구조 추이를 고려할 때 향후 기업신용도 하락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수년간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라 국내 기업 실적은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비금융 상장사의 영업이익은 2010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또한 대내외 수요 부진 속 경쟁 심화로 인해 기업 수익성 역시 저하되고 있다.
기업별로 보더라도 이익 규모의 감소가 추세적으로 진행되거나 적자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상장사 중 3년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하거나 적자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의 비중(기업수 기준)은 올해 2분기 16.2%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과거평균(14.2%)을 상회하고 있다.
기업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있는 기업의 비중도 높은 상태이며, 신용등급이 존재하는 기업에서 그 비중은 더욱 상승하고 있다. 차입금의존도가 30%를 상회하는 동시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21.5%를 기록해 2011년(30.2%) 이후 2년 연속 하락했으나, 금융위기 기간이었던 2008년(21.9%)과 유사해 여전히 높은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상장 기업 중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이 존재하는 261개 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면 차입금의존도가 30% 이상인 동시에 상승세를 보이는 기업은 89개로 34.0%를 차지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존재하는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을 산출해 본 결과,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의 비중은 36.0%(2013년 말 기준)로 2000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실적 회복 없이 부채상환능력 약화가 재무구조 악화로 이어지는 과정이 지속되고 있음을 의미하며 기업 신용도의 하락 가능성 역시 높은 상태에서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대내외 경기 회복 지연으로 중단기적인 기업 실적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기업신용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등급 전망이 ‘부정적’인 기업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신용등급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국내 기업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이루어진다면 향후 신용도 전망이 ‘부정적’으로 부여된 기업군에서 우선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신평사들이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기업들을 업종별로 보면 건설, 운송, 조선, 철강, 기계 업종 등 자본집약적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다. 또한 실적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정유, 화학, 증권 업종 등에 대한 신용등급이나 신용등급 전망에 대한 하향 압력도 커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
기사최종편집일:2024-05-17 09:02:00
